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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실격 (오리지널 초판본 고급 양장본) ㅣ 코너스톤 착한 고전 양장본 6
다자이 오사무 지음, 장하나 옮김 / 코너스톤 / 2025년 4월
평점 :
책의 마지막 장의 작가 연대기를 읽으면서, 아 이 책은 결국 작가 자신이 마지막으로 남긴 자신의 삶 자체구나,는 생각을 했다.
공감가지 않는 부분이 없었다. 수기 형식으로 써내려간 이 책은 소설이라기보다는 일기장 같은 것이었다. 인간으로서 속하지 못한 인간세계에서의 좌절과 속하고 싶은 갈망이 뒤섞인 한 인간이 어떻게 무너져가는지를 읽고 나니 씁쓸함과 우울함이 몰려왔다.
소설은 세 장의 사진을 바라보는 '나'와 세 장의 사진 속 주인공인 '나'의 이야기로 시작하는 액자식 구성이다. 사실적이고 비관적인 느낌이 주인공 '나'의 수기에 점철되어, 앉은 자리에서 손을 놓을 수가 없었다. 누구나 느끼는 고독감을 주인공이 술로, 여자로, 나아가 약물로 어떻게 해결하려고 하는지, 그 시작이 되는 가정환경의 불완전함부터 시작해서 현대인이 겪는 고독감을 사실적이고 구체적으로 펼쳐서 읽으면 읽을수록 작가의 실제 이야기가 궁금했는데, 결국 자기 이야기를 쓴 것이라니. 소설의 바다에 헤엄쳤는데, 사실은 그게 현실이었다니 하는 느낌이다.
제목은 숱하게 익숙한데, 그래서 나한테는 제목만 유명한 소설인데, 그 실제를 마주했을 때의 느낌이 신선한 책이었다. 인간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는지, 인간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옳은지, 다양한 의문점을 주는 책이다. 작가의 끝없는 고민이 느껴졌고, 당시 일본사회에서, 지금도 왜 많이 읽히는 소설인지도 알 수 있었다. 평생 인간으로 살아가면서 답 없는 답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내가 찾지 못한 답은 무엇인지, 많은 고민이 든다.
끝없이 공감할 수밖에 없는 한 사람의 인생을 읽은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