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비즈니스의 모든 것 - 디지털 뉴노멀 시대를 지배하는
마이클 쿠수마노.데이비드 요피.애너벨 가우어 지음, 오수원 옮김 / 부키 / 2021년 3월
평점 :
품절


요즘 경영/기업 분야에서 키워드를 생각해보면 디지털, 인공지능, 빅데이터, 플랫폼, ESG 정도가 아닐까 싶다. 이중에서 디지털, 인공지능, 빅데이터, 플랫폼은 같이 엮여서 가는 경우가 많다. 디지털 기술로 플랫폼을 하기가 더 쉬워지고, 인공지능은 플랫폼에서 생성된 빅데이터를 학습하면서 플랫폼을 더 강력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플랫폼은 원래 있었던 개념이다. 전화 통신망이나 전화번호부, 컴퓨터에서 쓰는 윈도우즈 운영시스템 같은 것이 플랫폼의 원형이다. 예전에는 플랫폼이 기존 사업을 압도하지는 않았다. 보조적인 역할을 하거나 디지털 일부 영역에 플랫폼이 국한된 정도였다. 최근엔 차원이 다른 강력한 플랫폼이 탄생했다.

현재 시총 상위에 있는 기업중에서는 플랫폼 기업이 압도적으로 많다.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일라바바, 텐센트가 대표적이다. 애플 같은 경우 시가총액이 2조달러에 달해 프랑스, 영국 GDP 규모랑 비슷할 정도로 커졌다. 플랫폼 기업들은 비대면이라는 특성과 성장주라는 이점으로 코로나 발생이후 더 각광을 받았고 한국의 '서학개미'들도 이들 플랫폼 주식에 많이 투자하고 있다.

(사진 출처: 위키피디아 https://en.wikipedia.org/wiki/Big_Tech )

플랫폼이 더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디지털, 인공지능 기술로 무장한 플랫폼 기업들이 각종 사업영역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쟁상대가 아니라고 생각했던 플랫폼 기업들이 이미 자리잡고 있는 기존 기업들을 위협하고 있다. 플랫폼 기업은 많은 소비자/사용자 기반으로 새로운 비지니스를 새로운 관점에서 만들어 나가고 있다.

이렇게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보니 기존 기업들은 플랫폼에 참여해야 하는것인지, 아예 플랫폼을 새로 시작해야 되는지,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혼돈에 빠지기 시작했다. 주식투자 측면에서도 플랫폼 기업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책과 신문을 통해 다양한 플랫폼에 대한 학습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한국에서 플랫폼에 대한 가장 대표적인 책중에 하나가 <플랫폼 레볼루션>이다. 이 책과 같은 부키 출판사에서 2017년 6월에 출간되었는데, 한국에서만 28쇄를 찍었다고 한다. 나는 그 책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많은 얘기를 들었는데, 사람들이 그 책을 통해 플랫폼 개념을 확립하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한다.

플랫폼은 변화가 빠른 영역이다. 플랫폼에 대해 업데이트된 내용이 담겨있으면서도 충실한 책이 필요한데, 이번에 부키에서 나온 이 책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책은 길지 않으면서도 플랫폼의 개념, 특징과 전략, 실패사례 등을 충실하게 다루고 있다. 제 1저자가 MIT 경영대학원 교수다. 경영 교과서같이 정통적인 부분에 집중하면서 사례를 중심에 놓고 설명하고 있다.

플랫폼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개념은 '네크워크 효과'다. 사용자가 점점 많아질수록 네트워크의 가치가 급속하게 늘어난다는 개념이다. 처음에 플랫폼을 만들면 정말 아무것도 없다. 거기서 공급자나 사용자를 끌여들이는 작업을 해야된다. 돈을 써서 공급자나 사용자를 모으면서 시작할 수도 있다. 아니면 페이스북이나 카카오톡처럼 사용자들이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등 가치를 제공해서 사람을 모은다. 그렇게 사용자가 모이기 시작하면 이익을 만들 수 있는 비지니스 모델을 만들 수 있다. 사람이 많다고 해도 무조건 돈이 되는 모델이 쉽게 만들어지는 건 아니지만 말이다.

플랫폼을 만들어서 궤도에 오르는 것 자체도 힘들고 드문일이다. 망하는 기업이 많듯이 망하는 플랫폼도 부지기수다. 사용자가 다른 플랫폼을 동시에 사용하는 멀티호밍도 막을 수 있도록 해야하고, 네트워크 효과를 더욱 강화시키면서 많은 이들을 조율하며 이윤을 만들어나가는 섬세한 작업을 지속해야 한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경쟁자가 출연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플랫폼의 사회적 책임 문제를 다루고 있는 부분이 이 책의 장점이다. 페이스북에서 사용자 정보를 제 3자 기업에게 제공하면서 여론을 왜곡시키는 문제가 발생했고, 구글의 검색시장 독점 이슈 등이 플랫폼 기업들에게 규제를 강제하는 논의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 책에서는 이런 윤리적인 이슈도 다루면서 플랫폼 기업이 알아서 큐레이션을 하고 자율규제를 하는 방법에 대해 권고하고 있다.

풍부한 사례와 체계적인 접근법을 통해 이 책 한권만 잘 읽어도 플랫폼의 개념과 특징 등을 손쉽게 습득할 수 있는 책이다. 투자자나 경영자에게 모두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이다.

< 참고: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리뷰를 썼습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대한민국 신탁설명서 - 신나게 읽고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신탁기본서
황성수 지음 / 지식과감성#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 개인들의 직투 열풍이 뜨겁다. '신탁'이라는 용어는 낯설지도 모르겠다. 금융회사는 주식 매매를 중개해주는 것도 있지만, 전반적인 자산관리를 해주는 게 중요한 사업 영역중 하나다. 시장이 좋을때 주식으로 돈을 많이 번다고 해도 평생 계속하기 보다는 자산의 일정부분은 금융기관에 관리를 맡기는게 현명하다.

자산관리를 할때 대표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바로 '신탁'이다. 영어로는 Trust다. 한마디로 재산을 밑고 맡긴다는 의미다. 자산의 소유권은 바뀌지만 금융기관이 맡긴 사람의 의도에 따라 운용, 관리, 처분해주는 제도다.(p.16~17)

신탁은 기본적으로 1:1 계약이기 때문에 대중적인 상품인 펀드에 비해서 맞춤식으로 설정이 가능하고, 유연하다. 다양한 용도로 신탁을 활용할 수 있다. (p.26)

이러한 신탁의 특징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분야가 '종합재산관리'신탁이다. 금융회사에서는 지금까지는 없었던 새로운 비지니스가 가능한 영역이다. 한국에서 자산가 증가나 노령화 등을 감안하면 유망한 분야로 보인다.

예전에 외국 영화를 보면 유언을 집행하는 데 여러 조건들을 걸어서 자산을 월급처럼 자식에게 주는 장면을 본 적이 있다. 한꺼번에 큰 유산을 받아서 사기를 당하거나 과소비로 날리는 경우가 있을텐데, 신탁으로 이런걸 조건을 짜서 계획적으로 넘겨줄 수 있다. 이런 서비스는 '유언대용신탁'이라고 한다. 유언장을 쓰는 것에 비해서 간편하고 금융회사에서 전문적으로 설계가 가능하다. 이런 서비스도 '종합재산신탁'의 한 유형이다. (p.118~120)

최근에 신영증권에서도 이와 관련된 광고도 만들고 열심히 사업화하고 있다고 한다.

https://youtu.be/Q6XTMZGRkAY

기존에는 '금전신탁'이라고 해서 '투자'쪽에 중점을 준 서비스가 가장 유명했다. ELS를 신탁형태로 담은 ELT라던지, 단기자금을 운용하는 MMT 같은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자사주 신탁 같은 서비스도 기존 자사주 매입 서비스보다 유연성에 따르는 장점에 있어 좋아 보인다.

그 밖에도 자산유동화와 담보관리를 위한 '재산신탁'도 다루고 있다. 부동산을 대출을 받거나 미래의 수익권/매출채권을 유동화(현금화)할때도 신탁을 유리하게 활용할 수 있다.

정리해보면 크게 신탁은 3가지로 구분된다. '금전신탁', '재산신탁', '종합재산신탁'이다.

이처럼 유연하고 제도적으로 많은 장점을 가진 신탁은 금융회사에서 차지하는 중요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은 이런 신탁의 개념과 활용방안에 대해서 잘 드러내고 있다. 추상적이고 이론적인 설명에만 그치지 않고 적절한 사례를 제시해 주고 있는 점이 인상적이다. 또한 실무자를 위해 회계, 세금, 신탁법에 대한 부분을 다루고 있어 업무를 할 때 기초적인 개념을 잡을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종합하면, 이론과 사례를 적절하게 잘 배치하고, 실무자를 위한 부분까지 가미하는 등 균형감이 돋보인다. 기존에 신탁은 '금전신탁'에 많이 치우쳐져있는 편이고 종합적으로 신탁을 조망하는 책은 여전히 부족하다. 그만큼 신탁이 커나가는 분야라고 볼 수 있을 것이며, 신탁에 대해 입문하고자 할 때 첫번째로 활용할 수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 참고: 책을 제공받고 리뷰를 진행했습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조지 길더 구글의 종말 - 빅데이터에서 블록체인으로 실리콘밸리의 충격적 미래
조지 길더 지음, 이경식 옮김 / 청림출판 / 201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FANG이라고 표기되는 소위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업들은 한국 주식투자자들도 열심히 직구하는 대표 우량종목이다.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어마어마하다. 애플의 시가총액을 다 합치면 한국 전체 시총보다 크기도 하다. 그만큼 돈을 잘 벌고, 앞으로도 계속 잘 벌꺼라는 기대가 충만하다. 그런데다가 주주환원도 화끈하다. 배당도 주지만 자사주를 화끈하게 산다. FANG 주가를 보면 거침이 없다. 한번만 사놓으면 그냥 계속 가지고 있어도 되는 주식같아 보인다.

좀 맥락은 다르지만, 예전에 '니프티 피트티(nifty fifty)'라는 주식이 있었다. 미국 1960년대 기관주도 장세가 됐을때 기관이 선호하는 '멋진 종목'들이다. 한번 사놓고 고민할거 없이 계속 보유하면 높은 배당수익과 주가상승이 보장된다는 뜻에서 원 디시젼(one decision) 주식이라고도 불렸다. 하지만 개인들도 이 주식으로 모여들었고 결국 거품이 만들어졌다가 꺼지면서 후일에 대폭락을 경험하면서 관심에서 멀어지게 된다.

FANG도 같은 경로가 예정된 건 아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든다. 이 기업들도 언제까지나 성장할 수 있을까? 기술이 바뀌도 환경이 변하면 이 기업들도 살아남을 수 있을까? 새로운 위대한 기업들이 나와서 FANG도 제 2의 GE, IBM이 될까? 그렇다면 언제 FANG주식과 이별해야 될까? FANG이 다 같은 운명을 지닐까? 포트폴리오에 FANG이 없으면 당장 초과수익률 내기도 어려울텐데, 어떻게 해야할까?

지금 당장은 주식을 다 팔아치우고 견디자는건 아니다. 그런데 멀리 보고자 한다면 다른 미래를 미리 생각해는 것도 필요하다. 이 책은 그러한 상상에 도움을 준다. FANG을 가장 기술적으로 대표하는 구글의 미래를 예측한다. 당대에 우리가 알고 있는 모습의 구글은 사라진다는 담대한 주장이다. 예측은 맞을 수도 틀릴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이유에 대해서는 한번 들어볼 필요가 있다. 세상이 어느쪽으로 나갈 수 있는지 하나의 실마리를 알려주기 때문이다.

결론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현재 구글의 중앙집권적이고 집중화된 시스템은 결국 붕괴될 수 밖에 없다는 거다. 기술의 발전과 보안이 주된 원인이다.

'무어의 법칙'이라는게 있다. 마이크로칩의 밀도가 24개월마다 2배로 늘어난다는 법칙이다. 구글의 데이터센터나 빅데이터 분석도 무어의 법칙의 현 단계에서 존재하는 양식이다. 무어의 법칙이 더 진행되면 새로운 기술에 의존하는 형태이 나타난다. 구글이 현재 모습과 아주 달라지지 않고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

저자가 지목하고 있는건 블록체인이다. 비트코인같은 암호화폐에 적용되는 부분말고,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보안도 더욱 향상시키면서도 효율적인 일처리가 가능하다. 현재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같은 회사들이 각자 데이터를 다 데이터센터에 쌓아두고 보안으로 벽을 둘러치고 있는 형태는 비효율적이고 보안에 취약점이 나타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무어의 법칙의 발전같은 기술 발전 환경 속에서 블록체인에 기반한 비지니스모델을 가진 기업이 주도권을 쥐게되면 많은 데이터센터를 지어놓고 있던 구글도 결코 안전할 수는 없다는 주장이다. 나는 간단하게 정리했지만, 구글의 정신에서부터 수학적-철학적 기반에 대한 분석, 블록체인 기술의 태동에서부터 그 철학적, 비지니스적 의미까지 다루고 있는 심도있는 책이다.

저자 조지 길더는 특이한 이력을 가진 인물이다. 하버드에서 정치학을 공부하고 백악관에서도 일했다. 사회, 정치쪽 커리어를 가지고 있다가 40대에 돌연 기술쪽으로 방향을 튼다. 캘리포니아 공대에서 물리학이나 미적분을 배우고 기술쪽 저서를 여러권 펴냈다. <텔레비전 이후의 삶> 같은 경우 인터넷 시대를 먼저 예고한 책으로 널리 알려졌다고 한다. 이 책도 나중에 <텔레비전 이후의 삶>과 같은 지위를 누릴지 모르는 일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국의 젊은 부자들 - 무일푼에서 100억 원대 회사 만든 61인의 현재 진행형 성공기
이신영 지음 / 메이븐 / 2017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재산이나 사업을 물려받지 않고 알바로 모은 자금으로 창업해서 부를 일구는 젊은 사람들의 이야기다. 60여개의 사례를 다루다 보니 깊게 다루지 않지만 젊은 사장님의 패기와 열정이 전해지는 기분 좋은 책이다. 그들이 왜 창업을 하게 됐는가? 어떤 철학과 전략을 가지고 있는가? 어떤 실패 과정을 겪었는지 각자 사연을 들려준다.

한국 젊은이들이 모두다 공무원 시험이나 대기업 입사를 위해 준비를 하는게 아니다. 신문이나 인터넷에 나오는 기사로 어림잡아 쉽사리 판단을 내릴 필요가 없다. 이 책의 저자처럼 의문점을 가지고 발품을 팔면, 창업이 어려운 한국에서도 새로운 발상과 열정으로 혁신적 상품을 세상에 내놓아 사람들에게 이득을 주고 좋은 평가를 받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권오현의 <초격차>나 갤러웨이의 <플랫폼 제국의 미래>에서도 나오듯이 대부분 안정된 기업에서는 좋은 리더를 만나지 않는한 혁신은 잘 일어나지 않는다. 말로는 혁신 캠페인을 하고 혁신 부서를 만들고, 혁신 회의를 하면서 엄청 큰 일을 벌인다. 실질적으로 약간의 개선이나 푸쉬를 통해 다음 분기나 내년도에 기대되는 이익보다 조금 더 높은 목표치를 달성하고자 노력할 뿐이다. 특별히 사고만 안 치면 괜찮은 월급과 지위를 누린다. 세상이 변해가는데 제자리에 머무는 것과 같은 태도는 사실 뒤쳐지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장기적으로는 그런 기업들은 시장에서 퇴출된다.

기존의 기업 틀에서 이걸 깨는 리더가 진정한 좋은 리더다. 그런 사람은 극히 드물다. 대부분 기존에 하던 관성에서 크게 벗어나는 일은 드물고 혁신할 일들은 쌓여간다. 권오현이나 스티브 잡스 같은 이들은 개선에 머문게 아니라 혁신을 이뤘다. 분명 이는 리스크를 가지고 있다. 실패할 경우 일정부분 타격도 있겠으나 그들은 어쨌든 이뤄냈다.

이 책에 나오는 창업자들도 작은 권오현, 스티브 잡스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주변을 잘 관찰했고 사람들의 불편을 해소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남들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지점에서 역발상으로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냈다. 그럴 수 있었던 원동력은 근본적인 부분, 즉 업의 본질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고기를 구워 파는 식당을 한다고 해도 고기냄새가 배지 않도록 연구해서 새로운 기계를 만들어 식당에 적용한다. 또는 기존 금융회사들이 외면해온 소규모 오피스텔과 다세대 주택에서 쉽게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플랫폼을 만든다. 어떤 창업자는 옷의 원가를 획기적으로 낮췄는데, 대기업 의류업체에서 쓰고 남는 원단을 거의 공짜로 받아와서 그걸로 옷을 만들기 때문이다. 원가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싸기 때문에 대단한 경쟁력을 가진다. 유통기간이 얼마 안 남은 상품이나 약간 상처가 난 못난이 과일 같은 B급 상품을 획기적인 가격에 파는 비지니스를 하는 사람도 있다.

창업자들이 자주 경고하는 것중에 하나는 "쏠림현상"이나 트렌드에 힙싸이지 말라는 거다. IT니 화장품 등 당대에 뜨고 있는 아이템이면 이미 성숙시장이고 꺼지기 시작한다는 소리다. 남들이 다 좋다는 거 말고 자신이 잘 알고 있고 애정을 가진 분야로 창업해야 한다. 당장 '유니클로'를 생각해봐도 옷만들어 파는 고루한 사업에서 엄청난 부를 이루니 말이다. 기존에 하고 있는 분야에서 분명 헛점이 있고 개선할 부분이 있는데, 그런걸 하는 사람은 거의 없기 때문에 어디든 기회가 있다고 보면 된다. 의지와 용기만 있다면 누구나 시작할 수 있다는 용기를 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작은 꿈을 위한 방은 없다 - 세계 1등 혁신국가를 만든 이스라엘의 아버지 시몬 페레스가 남긴 마지막 메시지
시몬 페레스 지음, 윤종록 옮김 / 쌤앤파커스 / 2018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최근 한국의 젋은 창업자나 일본의 유니클로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은 비관론과 회의론을 헤쳐나가서 담대한 꿈을 꾸고, 포기하지 않고 밀어부쳐 나갔다는 걸 새삼 깨닫는다. 지금까지 그걸 너만 몰랐냐고 한다면, 내가 살아온 경험과 주변 환경이 그래왔기 때문이라고 말해야 겠다. 공부하고 취업하고 일하면서 눈앞만 보면서 좁게 살고 있다.

간접경험이야말로 독서를 하는 이유라고 본다면 이렇게라도 알게 되는게 독서의 장점을 경험한 셈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곳에 내 감상을 간단히 씀으로써 한명이라도 책을 읽으며 생각이 바뀌고, 꿈을 꾸고 실행해나갈 수 있다면 세상을 바꾸는데 내 독서가 어느정도는 기여하는 게 아닐까 상상도 해본다.

물론 모든 사람이 세상을 바꿀만한 꿈을 꾸고 비난과 고통을 이겨내며 뭔가 행동을 해야되는건 아니다. 자신의 일상과 생계를 유지하면서 자기이 맡은 일을 잘 하려고 노력하는 게 세상을 평온하게 돌아가게 하는 것임을 안다. 적당한 회의주의와 포기속에서 자신의 주변만 잘 정리해도 주변사람들에게 기여하고 세상을 이롭게 하는 셈이다. 사실 그렇게도 못 하는 사람도 많은게 현실이다.

이 책은 중동의 강소국 이스라엘을 만든 창업자 중에 한명인 시몬 페레스가 죽기전에 남긴 유언같은 자서전이다. 이 분은 참 극적인 삶을 사셨고, 여러가지 일들을 많이 하셨다. 한 사람이 이렇게 많은 업적을 남길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족적을 남겼다. 돌아가실때까지 쉬지 않고 꿈을 꾸는 젊은이였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겨우 하나할만한 일을 여럿해냈다.

책을 읽으면 한국의 이병철이나 정주영 같은 기업가가 연상된다. 아무것도 없는 밑바닥에서 창업을 한 점이 공통점이다. 생존이 걸린 도전을 해내서 이뤄냈다는 점도 그렇고, 주변의 비난과 회의론을 뚫고 담대한 꿈을 꾸고 상상력을 발휘해나갔다는 점도 비슷하다.

나는 중동이랑 멀리 떨어져있어서 자세히는 몰랐다. 이스라엘이 선진국에 속하고, 미국과 유럽의 비호아래 옆에 있는 중동국가를 괴롭히는(?) 이미지로 인식되는 측면도 있었다. 그런데 국가가 만들어질때는 일제 치하에서 독립한 한국과 비슷한 면이 있다.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이고, 농사를 짓기에도 척박한 땅이었다. 주변 사방이 적으로 둘러쌓여있고 제대로된 무기조차 없다. 그렇게 척박한 곳이지만 2차 세계대전 이후에 유대인들의 나라를 세우겠다는 운동이 벌어져서 전세계에서 유대인들이 모여든다.

그 과정도 험난했다. 국가를 세우겠다는 운동에 회의론과 비관론이 팽배했다. 시몬 페레스와 그와 뜻을 함께한 스승 벤구리온은 그런 패배주의적인 생각에 경악하면서 끝까지 열정적으로 그들을 설득시켜 나간다. 홀로코스트라는 대학살과 전세계에서 유대인에 대한 차별과 공격으로 내년에 유대인 회의에서 못 만날 수 있다는 공포와 회의감 속에서 유대인의 나라가 필요하다는 대의를 먼저 생각했다. 그래서 어렵게 이스라엘이라는 국가를 선포한다.

빈땅에 국기만 꼽는다고 나라가 만들어지는게 아니다. 자신을 지킬 무기나 먹고 살 수 있는 산업도 없다. 그렇다고 도와주는 나라도 없다. 이스라엘을 돕는다고 하다가 중동 국가들에게 밉보이면 별로 좋을게 없기 때문이다. 기름을 수출하는 국가들이 많아서 그들이 뭉치면 경제에도 좋을 일이 없었을 것이다.

국방을 위해 시몬 페레스는 무기 밀수입에 나선다. 음지에서 무기를 수입하고 구해온다. 비행기를 들여오기 위해 부품으로 분해한 후 위장해서 가지고 들어온다. 프랑스와 비밀리에 핵무기도 개발도 추진한다. 핵의 위력이 여기서도 드러나는데, 핵개발이 완료되니 비로소 안보가 굳건해진다. 주변에서 건들지를 않아서 전쟁이 줄어든다. 핵개발에 있어서도 주변에서 회의론과 비관론이 팽배했다. 사람, 기술, 자본도 다 없고 미국이 가만히 놔두지 않을 거고 국제사회에서 고립될거라는 공포가 지배한다. 그럼에도 페레스는 핵무기를 꼭 가져야겠다는 사명감으로 여기저기 뛰어다닌다. 정권이 바뀐 프랑스와 비밀협정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기술자들을 교육시킨다. 리더로서 자신도 핵무기의 디테일한 측면을 알아야겠다는 생각에서 기술자들과 같이 핵공학도 공부하는 점은 대단하다.

엔테베 작전이라고, 최근에 영화로도 만들어진 전대미문의 군사작전이 있다. 이스라엘 사람들을 많이 태운 민항기가 납치되었는데 이걸 구해온 사건이다. 이스라엘에서 몇 천 km떨어진 곳에서 작전을 펼친다. 병력이나 물자 수송 문제 등을 감안하면 주변국의 도움을 받지 않고서는 이역만리에서 작전을 펼치는 건 어렵다. 여기서도 회의론이 많았다. 테러리스트들과 협상하자는 거고, 구출작전은 도저히 불가능해 보인다는 거다. 아무도 구출작전에 대해 상상하지 않았고 디테일한 작전에 대해 감히 상상해보지도 않았다. 여기서도 페레즈는 소수파였지만 구출작전이라는 대안을 마련하고 리더를 설득해 나가서 결국 작전을 성공으로 이끌어낸다. 이 작전은 전설로 남게 된다.

그 밖에도 사회주의적 계획경제로 몸살을 앓고 있던 경제에 벤처붐을 일으켜서 오늘날 혁신적이고 역동적인 이스라엘 경제의 기초를 만드는 부분에도 그가 기여했다. 철천지 원수였던 팔레스타인과 만나서 담대하게 평화협정을 이끌어내는 상상력과 결단력을 발휘한다. 여기서도 주변의 만류와 회의론이 많았으나 그는 도덕적으로 해야한다고 생각되는 일이 있으면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노벨평화상도 받는다.

죽기전에 자서전에서 자기자랑이나 하는게 아닌가 하는 냉소를 이겨낼 정도로 그는 혁혁한 공을 많이 남겼다. 그는 화려한 과거를 회상하기 보다는 젊은이들이 담대하게 상상하고 도전하라는 메세지를 남기기 위해 이 책을 남겼다고 전한다. 요즘처럼 기술이 새로운 차원으로 발전하고 국수주의와 포퓰리즘이라는 새로운 위험이 부각되는 혼란스러운 시기를 예상하지만 거기서도 미래에 대한 낙관을 잃지 않는다. 도덕적인 대의에 기초한 신념을 가지며 담대한 꿈을 꾸는 젊은이들이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일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