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션스 서틴'이 개봉된다는 말을 들었을 때

그리고 그 감독이 1편을 만든 소더버그라는 걸 알았을 때

"그런 천재 감독도 돈에서 별반 자유롭지 못하구나" 싶었다.

그 정도 재능이면 얼마든지 새롭고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 것 같은데

전작의 흥행에 안주하며 그리 재미도 없는 작품을 양산하고 있으니 말이다.

물론 난 13을 아직 보지 않았지만 바로 전에 나온 '12'로 미루어 판단하건대

그다지 재미가 없을 것 같다.

 

대부분의 속편이 전편보다 재미가 없는 건 전편의 플롯을 반복하기 때문이고

사람이란, 익숙한 플롯에서 재미보다는 식상함을 느낀다.

하지만 속편이라고 다 같은 속편은 아니어서

오션스 시리즈처럼 안만들어도 되는데 굳이 만듦으로써 민폐를 끼치는 영화가 있는 반면

이야기의 완결을 위해 꼭 필요한 속편도 있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나 매트릭스 시리즈,

그리고 내가 중학교 때 보기 시작한 백 투 더 퓨쳐 시리즈 등이 있다.

이런 것들은 전편보다 재미가 덜할지언정 이야기의 완결이 궁금해 보게 된다.

캐러비안의 해적 3편도 여기에 속한다.

사람들은 별로 재미없다고 말하고

스스로 판단하기에도 전작들에 비하면 유머가 많이 부족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본 걸 후회하지는 않는다.

무엇보다도 두시간 40분의 상영시간 동안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었다는 게 대단한 일,

사전 정보 없이 본 탓에 나갈 때 시계를 보고서야

그렇게나 오래 했나 깨달았을 정도.

굳이 이 영화에서 지루한 부분을 찾자면 초반 20분 정도였는데

그건 조니 뎁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조니 뎁은 여전히 사랑스러웠고

앞으로 그를 볼 때마다 해적의 이미지만 떠올릴 것 같다.

 

영화를 보면서 느낀 점.

출연진들은 한번도 이를 닦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데

매트릭스의 네오가 아침마다 이를 닦는 인상을 주는 반면

이들은, 해적이라서 그렇겠지만, 진짜 안닦고 살 것 같다.

난 이 닦는 걸 워낙 중시하는지라

조니 뎁의 입에서 심한 냄새가 나는 걸 느꼈는데

키라 나이틀리가 조니 뎁에게 키스하려 할 때

그가 "한번이면 충분하다"고 거절한 게 다행이다 싶었다.

다음에 해적 영화가 또 만들어진다면

이도 닦는 깔끔한 해적을 만들어 주길 바란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오뚜기진라면 2007-06-09 0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우님/안녕하십니까. 해적도 시대가 변했으니 이를 닦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