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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환 - 20주년 기념 프로젝트 앨범: 환타스틱 프렌즈
이승환 노래 / 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Stone Music Ent.) / 2009년 10월
평점 :
한 때 나의 우상이었던 이승환 옹이 89년도에 데뷔했으니까 벌써 20주년이다. 7집까지는 진심으로 좋아했는데, 8집부터는 의무감에 샀다. 사실 이번 20주년 앨범도 마찬가지.
그렇지만 이번에는 그의 신곡 두 곡이 실려있을 뿐만 아니라, 기존의 그의 노래들을 다른 여러 아티스트들이 참여해서 리메이크 해서 불렀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이건 일종의 헌정앨범 같은 건가.
타이틀곡이라 할 수 있는 'My fair lady'는 7집에 있는 '만추'라는 노래의 느낌도 나고, 아무튼 기존의 그의 노래 색깔에서 거의 벗어나지 못했다. 이승환은 그의 기존 팬들을 너무 사랑하는 것 같다. 팬들 그만 배려해줘도 좋으니까 콘서트에서 뿐만 아니라 음악에서도 새로운 시도들을 잔뜩 하면 좋을텐데.
다른 가수들의 노래는 세상에 뿌려진 사랑만큼을 부르는 알렉스의 느끼한 목소리만 빼면 다들 신선하니 괜찮다. 노브레인, 아웃사이더, MC스나이퍼, 호란, 윤건, 윈디시티, 이하늘, 타이거 JK, 넬, 유희열, 조권, 훼일, 윤도현 등.
특히 어쩌면 20주년 기념의 의미를 가장 잘 살려줄 수 있는 곡인 '텅 빈 마음'을 리메이크해서 부른 윈터플레이! 훌륭하다.
CD케이스에 대한 색다른 시도를 하고픈 맘은 알겠는데, 거대해서 보관하기 좀 힘들고, 아무런 보호 장치도 없이 그냥 하드보드지에다가 씨디를 떡 하니 붙여놔서, 까딱하면 CD에 기스 생기도록 만들어놨다.
나는 나름 결벽증 있고 때때로 획일적인 거에 목 매는 인간이라 나란히 정렬된 CD들을 보면 마냥 흐뭇하다. 따라서 그냥 일반적인 CD케이스가 좋은데, 그런 면에서 이승환과 나의 궁합은 최악이다. 6집부터 정상적인(?) CD케이스가 없다.
뭐 이런 저런 말이 많았지만 이승환의 팬이라면 나처럼 의무감에서라도 하나쯤 사둬야 할 앨범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