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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스트 선생님이 필요해 - 더 자유롭고 평등한 학교를 만드는 열 개의 목소리
홍혜은 외 지음 / 동녘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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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린 글들이 참 좋고 의미 있다. 누가 읽어도 좋을 책이겠지만 교사나 교대생, 사대생들은 꼭 읽어보면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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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나의 춤을 추고 있잖아 - 어느 TV 중독자가 보내는 서툰 위로
이승한 지음, 들개이빨 그림 / 한겨레출판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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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을 읽는데 내 맘 같아서 글 위에 한참을 머물러 있었다. 뒤따르는 글들도 넘 좋았다. 화려한 ‘연예인‘이 아닌 보통의 ‘인간‘을 이해할 수 있게 돕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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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기술 - 출간 50주년 기념판
에리히 프롬 지음, 황문수 옮김 / 문예출판사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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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타인과 긴밀히 결합하고자 하는 것은 인간의 기본 욕구다에리히 프롬의 말을 빌리자면 인간은 어머니의 몸속에서 밖으로 나오면서부터 겪게 되는 분리 불안을 갖고 있다그 불안은 낯선 누군가와의 하룻밤 섹스나 술 마시고 취하며 실컷 떠드는 행위 같은 것으로도 해소될 수 있지만 단지 그 순간에만 유효할 뿐이다불안을 지속적으로 극복 가능케 하는 것은 오로지 사랑이다사랑은 필연적으로 인류의 영원한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우리가 사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는 사랑 무능력자들을 생산하는 데 최적화되어 있다자본주의 사회의 핵심 키워드는 소비사람들은 일상적으로 상점에 가서 물건을 고르고 구매한다그러다 그 물건으로 욕구가 충족되지 않는다고 느끼거나 질리게 되면 금방 버리고 다시 상점으로 가서 새 것을 산다그와 같은 삶의 방식에 익숙해진 이들에겐 사랑 역시 물건과 같다나의 욕구가 상대를 통해 온전히 실현되지 않을 때우리는 새로운 더 나은 대상이 있을 거라 믿으며 쉽게 다른 파트너를 찾아 나선다모든 것을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교환 도구로 만드는 사회그런 사회에선 사람도그 사람들끼리 나누는 사랑도 상품에 지나지 않는다.


다행히 사람은 사회 구조의 영향 아래 있으면서도 나름의 자율성을 지닌다이 사랑 불가능의 시대에도 사랑의 실현이 가능하다는 희망을 품을 수 있는 이유겠다그럼에도 우리 대다수는 쉽게 사랑에 실패한다대부분의 사람들이 사랑의 문제를 사랑하는’, 곧 사랑할 줄 아는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사랑받는’ 문제로 생각하므로, “어떻게 하면 사랑받을 수 있는가어떻게 하면 사랑스러워지는가에 골몰하기 때문이다또 사랑은 대상의 문제이지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훌륭한 사랑의 대상이 나타나면 사랑은 당연히 잘 할 수 있다고 여겨, 사랑할 수 있는 자신의 능력을 키우는 데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게다가 사랑에 빠진다는 최초의 경험과 사랑 속에 머물러 있다는 상태를 혼동하는 까닭에처음에 잠깐 존재하는 격렬한 감정을 진짜 사랑이라 간주하는 것 역시 사랑의 실패를 부추긴다.


이런 에리히 프롬의 지적을 뒤집어 보면 사랑의 실현을 위한 지침들을 엿볼 수 있다상대에 대한 보호,책임존경지식이라는 요소를 염두에 두면서사랑받으려 들기보다 사랑할 줄 아는 능력을 키우고자신에게 완벽한 존재를 찾을 게 아니라 불완전한 존재를 만나 완전한 사랑을 이루려 애쓰며사랑을 설렘이나 격정과 혼동하지 않으면서 인생 전반을 거쳐 꾸준히 실천해야할 어떤 가치로 여겨야할 것이다그 사랑, 보다 편히 실천하시라고 프롬은 방법까지 친절히 제시해 준다. “부단한 훈련정신 집중인내최고의 관심”, 그리고 아는 것을 넘어 실천하는 것그 모든 것을 일정 수준 이상 충족할 때우리는 당신을 통해 모든 사람을 사랑하고 당신을 통해 세계를 사랑하고 나 자신도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랑 능력자'의 경지에 이르게 된다.


오랜만에 다시 접한 사랑의 기술은 거의 모든 문장이 아포리즘으로 다가왔다그 문장들은 스스로를 객관화시켜 보는데 도움이 되었다가령 나는 스스로가 긍정적 의미의 자기애가 강한 사람이라 여기고 있었는데사실 그게 사랑 무능력자의 전형적 특성인 이기심에 가까웠다든가 하는물론 개선의 여지없는 자기 성찰이 특기인 나로서단지 실천 없는 공허한 앎의 양을 조금 더 늘린 것 뿐 아닌가 하는 냉소가 들기도 했지만. 나의 냉소와 별개로 특히 와 닿았던 부분은 형제애성애모성애신에 대한 사랑 등 종류를 막론하고 모든 사랑에 대한 태도는 서로 긴밀하게 닿아 있으며사랑과 전반적인 삶의 태도 역시 분리될 수 없다는 프롬의 말이었다그 말이 사실이라면 나처럼 성애적 사랑에만 집중하는데다 전방위적으로 냉소적인 인간은 필연적으로 사랑 무능력자일 수밖에 없겠다.


한편 개인에 초점을 두고 사랑을 이야기하던 프롬은마르크스주의의 영향 아래 있는 사람답게 사회구조 변화의 중요성을 간과하지 않는다. “인간 실존의 문제에 대한 유일한 합리적 해답으로서 사랑에 진지하게 관심을 두고 있는 사람은사랑이 고도로 개인주의적이고 말초적인 현상이 아닌 사회적인 현상이 되기 위해서는 사회구조에 중요하고도 급진적인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할 것이다.” 한국에서는 프롬이 문제 삼는 자본주의가 극도로 천박하게 구현되어 있다더구나 오랜 권위주의 문화가 프롬이 공서적 합일이라고 칭하는, 다른 사람의 일부가 됨으로써 고립감과 분리감에서 도피하고자 하는 미성숙한 사랑을 좇는 이들을 대량 생산하고 있기도 하다. “좋은 사회가 좋은 시민을 만든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을 떠올린다면결국 사람들 간의 사랑을 방해하는 요소를 줄이고 오히려 북돋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사회구성원 개개인이 보다 성숙한 형태의 사랑을 추구할 수 있는 필요조건이겠다그리고 그와 같은 조건 아래에서 개개인이 가꾸는 성숙한 사랑은 아무리 좋은 제도라 해도 채울 수 없는, 결합을 갈망하는 사회의 빈 곳 구석구석을 기꺼이 메워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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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강상중 지음, 오근영 옮김 / 사계절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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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마츠시마 마사아키는 나의 룸메이트였다. 그가 인사말 이외에 구사할 수 있는 그럴듯한 한국어 문장은 하나 정도였다. “야이노무 자식아!” 말썽을 피울 때마다 그의 할머니가 그에게 했던 말이라고 했다. 마사아키의 할머니는 재일 1세대였다. '구정명'이라는 한국식 이름이 있었던 마사아키는 재일교포 3세였겠다. 《어머니》를 읽으면서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그의 할머니를 떠올렸다. 그의 할머니가 강상중의 어머니와 비슷한 연배일 것이고, 유사하게 버거운 삶을 살아왔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사아키와 사는 동안 가끔은 의아했다. 그를 혼내는 순간에 자연스레 ‘조선말’을 꺼내고는 했던 할머니와 달리, 왜 마사아키는 한국말을 전혀 하지 못하는 걸까. 이 책을 읽으며 나름대로 답을 내렸다. 재일에 대한 차별과 배제가 상존하고, 품어줄 조국이 없다시피 한 상황에서 한국어 구사능력을 보전하는 것은 의미가 없었을 거라고.

 

2. 일찍이 한국사회에서 서경식 같은 재일 ‘디아스포라’의 글이 꽤 읽힌 바 있다. 부끄럽게도 읽어본 적은 없다. 사실상 이 책 《어머니》로 재일조선인, 넓게는 디아스포라들의 사연을 처음 제대로 접한 것이다. 그들이 겪은 생활고가 같은 시기 조선 땅에 있었던 이들의 경험에 비해 더 힘들었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러나 그들은 재일에 대한 일본인들의 경멸적 시선과, 각종 유무형의 사회적 자원을 차지하는 경쟁에서 쉽게 낙오될 수밖에 없는, 단순히 물질적 문제로 환원시킬 수 없는 현실까지 견뎌내야 했다. 그런 현실을 비켜가 보고자 떠나온 조국으로 눈길을 돌리면, 전쟁으로 인한 폐허와 분단, 가난과 혼란이 있었을 뿐이다. 결국 그들에게는 타국에서 이방인으로 어떻게든 힘겹게 살아내야만 하는 하나의 선택지 정도만 있었고, 많은 이들이 야쿠자가 되는 등 어두운 길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강상중의 가족 정도면 일본에서 꽤 성공한 축의 재일조선인 부류에 속하는 것일지도.

 

3. 언제부터인가 내셔널리즘에 반감을 갖게 되었다. 그것이 ‘집단 이기주의’와 동의어로 느껴졌다. 역사학을 전공하면서 ‘민족이나 국가는 근대적 개념이며, 상상된 것’이라는 탈근대주의의 관점을 수용했다. 같은 맥락에서 내셔널리즘보다는 코스모폴리터니즘이 훨씬 우월한 것이라 여겼다. 그래서였을까. 언젠가 엄마와 함께 ‘고려인’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를 보고 있을 때, ‘역시 뿌리가 중요하다’는 엄마의 말에 ‘뿌리 같은 게 뭐가 중요하냐, 어디서든 한 인간으로 잘 살면 되지’라는 말을 너무 쉽게 내뱉었던 것 같다. 그때와 달리 뿌리 뽑힌 채 여기저기서 표류하는 난민들을 보며, 또 《어머니》라는 책을 읽으며, 허울 좋은 코스모폴리터니즘은 세계 어느 곳이든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재력과 사회적 지위를 가진 이들의 전유물에 가까운 반면, 현실적으로 가진 것 없는 이들이 ‘한 인간’으로 제대로 살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조건이 ‘국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전히 밀양과 강정마을 등에서 국가에 의한 폭력이 자행되는 한국, 그리고 글로벌 시장의 공세 앞에 안정된 국가들마저 허물어지는 지금 같은 세상에서 하기엔 지나치게 공허한 생각일 수 있겠으나, 여전히 다른 대안적 울타리는 쉽게 상상할 수 없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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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는 삶에 관하여 (2017 리커버 한정판 나무 에디션)
허지웅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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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자식에게 물려줄 수 있는 책만 사겠다는 다짐을 어기고 이 책을 사게 만든 건 허지웅의 글이 가진 힘이다. 그의 글은 지극히 사적이며, 대체로 가볍지만 읽는 이의 마음을 건드린다. 그걸 가능케 하는 건 가볍지 않은 그의 경험과 독서력이 만들어준 그의 문체, 그리고 솔직함일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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