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섬 - 역신의 제단 네오픽션 ON시리즈 24
배준 지음 / 네오픽션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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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컬트는 신비주의적이고 초상적인 현상에 대한 탐구를 하는 형이상학적인 과학이라고 설명합니다. 한마디로 과학적으로 설명하지 못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오컬트의 매력은 긴장감을 놓지 못하는 것이라고 할까요?

초조하면서 언제 터질지 모르는 긴박감이 강합니다. 영화 <파묘> 역시 오컬트 영화로 보는 내내 긴장을 풀지 못했습니다.

탁월한 재미와 흡인력으로 무장한 작가로 평가하고 있는 배준 작가는 제1회 자음과모음 경장편 소설상 <<시트콤>>으로 수상했으면 당시 심사위원으로부터 만장일치 지지와 기대감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일까요? <<도깨비 섬>>역시 전건우 소설가가 이 작품에 대해 놀라움과 함께 박수를 보냅니다.


주인공 '주영'은 대학 친구 '수현', '한아', '은솔'과 함께 요트 여행을 합니다. 여행 중 '은솔'의 멀미로 어느 외딴섬에 잠시 쉬어갑니다. 작은 섬은 외부인 방문이 전혀 없는 듯 보였습니다. 섬 안으로 가는 동안 낯선 남자아이를 만납니다. 주영은 왠지 미묘한 위화감을 느끼게 되고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길수록 은솔의 낯빛은 창백해집니다.

주영 일행은 아이를 살핀 결과 정상인이 아닌 시청각장애인임을 알게 됩니다.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았던 아이는 정확히 그들을 향해 뛰어오는 걸 주영은 생각하며 의심합니다.

그때 수현이 든 과자 봉지 뒷면에 실린 실종 아이 사진을 보면서 눈앞의 아이와 많이 닮았다는 사실에 놀랍니다. 그리고 '도련님'이라고 불리는 이 아이를 주영 일행은 섬으로부터 탈출시키려는 계획을 세웁니다. 과연 이 섬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요?


약 300페이지 분량의 소설책은 이미지가 잘 떠오르면서 긴장을 멈출 수 없는 매력이 있습니다. 읽어가면서 영화 <파묘>나 <사바하>가 떠올랐으며 <<도깨비 섬>>을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한다면 어떤 배우들이 하면 좋을지 자연스럽게 상상하게 됩니다.

실종 아동과 닮은 시청각장애인 소년을 도련님이라 부르며 보호하는 외딴섬사람들, 그리고 그들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는 주영 일행 사이에서 벌어지는 대립이 숨 막 힘입니다.

대기업의 부탁으로 제주에서 온 무당. 주영 일행은 도깨비에 홀린 듯 난폭해지며 잔인해집니다. 수현을 항상 따라 하며 그녀 곁을 지키던 주영은 처음으로 수현 그림자에서 벗어납니다. 마치 도깨비를 믿는 사람처럼 보이지 않는 어떤 그림자에서 현실로 돌아오는 과정처럼 말입니다. 도깨비의 저주처럼 섬 밖으로 나갈 수 없다는 섬사람들이 생각하는 재앙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오컬트 장르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읽어보길 바랍니다.

읽으면서 떠오르는 이미지로 상상해 보는 재미가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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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임 소설, 향
조경란 지음 / 작가정신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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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란 작가 개정판으로 쓴 <<움직임>>은 가족 이야기다.

혼자 남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선택한 외갓집.

외할아버지를 따라 삼촌과 이모가 사는 곳으로 갔지만 낯설었다.

혼자가 아닌데 혼자였다.

나의 새로운 가족들이다.

아니다.

차라리 가족이라는 허울을 뒤집어쓴

이상한 동물원이라고 말하는 게 정확하다.


가족이지만 서로 각자의 삶을 살아간다. 이곳을 벗어나고 싶지만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쉽게 떠나지 못한다. 떠났어도 다시 돌아온다.


다른 소설과 달리 대화체가 거의 없는 소설이다.

담백하면서도 가독성이 있는 것이 마치 에세이처럼 느껴지는 소설이다.

'나'화자로 시작하는 이경의 모습에는 우리가 마음 속에서 꿈틀거리고 있는 불안일지도 모르겠다. 불안한 가정, 불안한 집, 불안한 미래는 나를 항상 움직이게 한다. 내가 여기서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왜 난 여기를 벗어나지 못하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며 삼촌과 이모가 그러하듯 나 또한 자신만의 방식으로 움직인다.

가족을 해치지 않고 가족이 변화하는 힘은 무엇일까?

떠나간 자리에는 새로운 사람이 찾아온다. 어쩌면 이들의 모습에서 '움직임'이 무엇이지 확인할 수 있다.


가족 때문에 힘들다면, 가족으로 인해 내가 불행하다고 생각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집안이 행복하면 모두 화목하다는 '가화만사성' 의미처럼 가정마다 집안이 행복하는 방법은 다름을 책을 통해 알 수 있다.


5월은 가정의 달이라 부른다. 단란한 가족이 있다면 혼자 아파하는 '이경'처럼 불안한 가족도 있다. 세상의 모든 '이경'에게 그녀가 전하는 움직임으로 행복을 향해 한 걸음 나아가길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의견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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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 딕 - 전면 개역판
허먼 멜빌 지음, 김석희 옮김 / 작가정신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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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커다락 고래의 눈으로 인상을 남겼던 <<모비 딕>> 벽돌 책을 다시 읽을 줄은 생각도 못했다. 그때 나에게 모비 딕은 고래에 대한 백과사전이었다. 고래에 대해 연구하거나 궁금한 독자라면 권하고 싶었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읽으니 또 다른 관점으로 다가왔다.

이 글을 번역한 김석희씨는 전면 개역판으로 출간하면서 세 번 정도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있었다. 책을 완독하고 나서야 왜 그런 이야기를 했는지 이해가 되었다. 고래의 눈을 강조했던 초판 책표지보다 전면 개역판으로 출간된 이번 책이 훨씬 부드럽게 다가왔다. 


모비 딕에 집착하는 에이해브, 유일하게 살아남았고 화자인 이슈메일, 냉정하고 현실적인 스타 벅, 유능하고 낙천가이며 항상 파이브를 물고 잉ㅆ는 스터브, 그리고 이슈메일의 유일한 친구이자 동료였던 남태평양 작은 섬의 추장 아들 퀴퀘드를 중심으로 읽었다.


작가 연보 부분을 먼저 읽으면서 작가가 살아온 환경과 생활을 이해하며 작품을 읽으니 훨씬 읽기가 쉬웠다. 약 800페이지가량의 책으로 초보자에게는 다소 어려움이 있지만 매일 정해진 분량만큼 읽으면 완독 할 수 있다.


처음에 읽으면 내가 읽었던 것처럼 고래 백과사전처럼 다가오지만 시간이 지나고 다시 읽으면 인물 중심으로 다가온다. 아마 몇 년 뒤 다시 읽게 되면 또 다른 인생의 길잡이로 다가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 이름을 이슈메일이라고 해두자."


첫 문장이 인상적이었다. 왜 이슈메일이라고 해두는지 궁금증이 증폭되는 문장이라 이 부분을 생각하며 읽으니 재미있게 읽혀졌다. 모비 딕은 간단히 이야기하면 이 글의 화자인 이슈메일이 피쿼드 호 포경선에 올라 에이해브 선장의 욕망대로 모비 딕을 찾아 태평양까지 황해한다. 그리고 모비 딕과 결투한 결과 배는 침몰하고 유일한 생존자는 이슈메일이다. 


이 작품에는 은유와 상징이 많다. 창조 신화, 복수 설화, 민간 전설, 창조하고 파괴하고자 하는 상충하는 충동을 보여준다. 그러면서 작가는 묻고 있다. 독자에게 모비 딕은 무엇인지를.  읽으면 읽을수록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는 고전 소설책이다. 벽돌 책을 읽고 있는 독자라면, 혹은 도전해보고 싶은 독자라면 전면 개역판으로 나온 << 모비 딕>>을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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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목욕탕 상상그림책 5
구사카 미나코 지음, 기타무라 유카 그림, 황진희 옮김 / 옐로스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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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들만 들어갈 수 있는 목욕탕이 있다면?

보름달이 뜨는 날이면 고양이들이 목욕탕으로 간답니다.

'고양이 목욕탕'으로 인사를 중요하게 여기는 모리와 하라 자매가 손님을 맞습니다.

자매가 몇 살인지는 아무도 모른답니다. 대신 손님이 인사를 하지 않으면 호되게 야단을 칩니다. 예의바른 목욕탕! 너무 좋습니다.

"어른 냥이 1000원, 어린이 냥이 500원"이랍니다.

고공 물가에 이런 가격이라니 너무 좋지 않나요?


목욕탕에 들어가기 전에 발톱을 다듬어야 합니다.

날카로운 발톱으로 목욕하면 상대방에게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안녕하세요."하며 서로 인사하는 목욕탕의 정겨운 모습에 울컥해집니다.

고양이들은 탕 안에 들어가기 전에 어떻게 할까요?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 않답니다. 머리를 감고 몸을 한 번 씻고 난 후 탕에 들어갑니다. 주인은 온도가 적절한지 체크합니다. 

새하얀 탕, 새까만 탕, 보들보들 탕 등 각자 취향에 맞게 탕을 사용할 수 있으며 그 중에서 가장 인기 있는 탕은 '캣 타워 탕'이랍니다. 다이빙이 가능하다니 아이들 입장에서는 여기 가고 싶다며 들떠서 말합니다.


무엇보다 목욕탕의 좋은 점은 힘들었던 일, 속상했던 일을 이야기를 풀 수 있다는 점입니다. 서로 서로 이야기를 하다 보면 마음 속 응어리가 풀어진답니다.


목욕을 마친 고양이들은 어떻게 할까요?

정겨운 고양이의 모습에 반하게 되는 책입니다. 또한 고양이들도 목욕탕에 간다는 상상력에 흥분됩니다. 고양이를 키운다면 고양이 목욕탕으로 가보는 건 어떨까요?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 유아 6세부터 초등저학년까지 즐겁게 상상하며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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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쌓는 사람 킨더랜드 픽처북스
아리안나 스퀼로니 지음, 데쿠르 그림, 문주선 옮김 / 킨더랜드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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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쏙 드는군!


담쌓는 사람 그림책의 표지가 독특하다.

한번쯤 봤을 빨간 벽돌로 무장한 아저씨가 한 손에는 삽을 한 손은 독자를 향해 손을 흔들며서 인사하고 있다. 깊은 숲 속에 서 있는 주인공 아저씨는 무엇을 하려는 걸까?


누구에게 방해를 받지 않고 자신만의 자유를 누리기 위해 담쌓는 사람은 적당한 곳을 찾기 시작한다. 마음에 쏙 드는 곳을 찾아 쉬고 있는데 개가 나타나 방해하기 시작하면서 담쌓는 사람은 담을 쌓기 시작한다. 그러다 방해하는 동물이 하나 씩 나타날 때마다 담을 더 쌓기 시작한다. 돼지, 고양이, 새 까지 나타나면서 하늘을 바라보던 천장마저 벽으로 담을 쌓았다.

자연은 아니지만 육면체 담이 되어버린 공간에서 담쌓는 사람은 방해받지 않고 오로지 혼자만의 시간을 즐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혼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외로워진다.

과연 담쌓는 사람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까?


3월이 시작되면서 햇병아리처럼 귀여운 1학년 학생들이 학교에 발을 들여놓는다. 설레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며 긴장되는 기분이 얼굴이 드러난다. 아이마다 가진 기질로 관계를 맺기 시작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관계 맺기를 힘들어하는 아이가 간혹 있다. 그럴 땐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한 두시간이 흐르고 나면 자신이 몰두한 놀이에서 고개를 들며 주위를 살피는 모습이 보인다. 담쌓는 사람처럼 아이 역시 자신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해 담을 쌓고 있었지만 그 내면에는 외로웠음을 알게 된다.


짧은 글이지만 생각하게 되는 글이며 그림과 몰입해서 보게 되는 그림책이다. 만화처럼 느껴지는 그림 속에 유머도 들어있다.

과연 담쌓는 사람에게 손을 내미는 사람이 나타날까?

담 너머에는 어떤 세계가 펼쳐질까?


관계 맺기 두려워하는 어린이나 어른에게 도움이 되는 그림책이다.


***출파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이적인 의견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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