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고 불러야 해?
천준형 지음 / 달그림 / 202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주인공 '명태'의 이름은 정말 많다. 

그리고 관련 된 음식 요리도 찾아보니 은근히 많았다.

내가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가 코다리인데 역시 이 코다리도 명태이다.

다양한 이름을 가지고 있는 생선이며 버릴 것이 하나도 없는 생선이기도 하다.





멋진 책과 더불어 예쁜 그림의 엽서도 함께 받아 기분이 더 좋았다.

우선 책 판형은 직사각형 크기이며 앞표지는 흰색에 분홍과 보라의 색으로 그려진 생선 한 마리와 뒤표지엔 분홍색 바탕에 보라색 테두리로 그린 생선 윗부분과 검은색으로 칠해진 아랫부분이 나타난다.

책의 그림을 살짝 문질러 보면 조금 반짝거리는 듯한 스티커 같은 촉감을 느낄 수 있어 나름 재미있다.

물음표로 시작하는 생선 꼬리가 보이며 << 뭐라고 불러야 해? >> 제목이 다시 보이며 생선의 2/3 정도가 나타난다.

그리고 "나는 _ _ _ _ _인데 말이." 하며 이야기는 시작한다.








바닷속에선 '명태'

그물로 잡혔다고 '망태'

낚시로 잡히면 '조태'

수상 시장에 가면 '생태'

꽁꽁 얼렸을 땐 '동태'

속이 노랗다며 '황태'

껍질이 검어 '먹태'

이제는 하얗다고 '백태'

꾸덕꾸덕 말리면 '코다리'

바싹 말렸을 땐 '북어'

딱딱하다고 '깡태'

말리다 부서지면 '파태'

머리가 없으면 '무두태'

정말 한 마리의 생선에 이렇게 많은 이름이 있다니........

그리고 작가는 독자들에게 묻는다.


"너는 날 뭐라고 부를 거야?

나는 널 뭐라고 부르면 돼?

뭐라고 불러야 해?"

책을 다 읽고 난 후 '나'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난 현 위치에서 어떤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본다.

엄마의 딸로, 집안의 장녀로, 한 가정의 아내와 며느리로, 아이들의 엄마로, 일터에선 선생님으로 불리고 있다.

이 중에서 내가 불리어 지고 싶었던 이름이 있었을까라는 생각도 해보고 지금 불리고 있는 호칭에 대해 만족하고 있는지 또한 내가 불리고 싶은 이름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다.

타인에 의해 불리지는 이름보단 내가 원하는 이름을 생각하며 행복과 더불어 생각해 본다.

한 방송에서 '유재석' 씨가 (예전엔 아저씨라고 불렀는데...._) 다양한 부캐로 활동하는 것을 보고 부럽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자신의 능력이 무엇인지 알아보며 과연 그것이 가능한지 실험하는 건데 유재석씨는 정말 그 캐릭터에 맞는 능력을 잘 보여주었다. 그만큼 노력을 한다는 과정이 포함되는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 또한 지금 불리고 있는 호칭보다 내가 원하는 호칭을 불리길 원한다면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그것이 나를 더 행복하게 하는 원동력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4~7세로 제한을 두지 말고 유아부터 어른까지 충분히 읽고 이야기를 나눌 것이 많을 것 같다.

모든 연령으로 그림책 읽기를 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리시의 다이어리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56
엘런 델랑어 지음, 일라리아 차넬라토 그림, 김영진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표지를 보니 선물 받을 때나 선물할 때의 포장에 대한 그 설렘을 느꼈다.

전체적인 색이 사랑스럽고 스케치한 그림의 표현법이 마음에 들었다.

무언가를 응시하는 소녀의 모습과 팔에 끼우고 있는 꽃다발과 다이어리(Dagboek)가 눈에 띄었다. 소녀는 어디로 가며 저 다이어리 안에는 어떤 내용들이 숨어있을까?








이 책의 내용을 한 문장으로 표현하자면 주인공 리시와 할머니의 관계를 통해 세대 간의 소통과 교감을 다이어리라는 기록을 통해 소중함을 그려낸 그림책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리사와 할머니의 관계가 참 돈독하다는 것을 말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다.

난 할머니가 없었기에 이런 관계가 너무 부럽다. 그런데 왠지 한국 할머니들보다 외국 할머니들이 조금 현대적이라는 느낌이 드는 건 그림 속에서 나오는 차림새 때문일까? 우리나라 할머니와 느낌이 사뭇 다르다.

요즘은 바쁜 엄마 대신 할머니(외할머니)들이 아이들을 많이 키워주신다.

그 속에서 손주와 할머니(외할머니)의 관계를 소통하며 공감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이 책에선 할머니가 어릴 때 기록한 다이어리를 통해 아이와의 소통과 공감을 이끌어 낸다. 이처럼 자신의 경험을 기록한 것이야말로 진정한 소통을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또 있을까? 할머니 집에 보여주는 선반 위에 놓여있는 다이어리들이 할머니의 역사를 말해준다. 일기(다이어리)를 통해 공감을 서로 나누는 것이 너무 멋졌다.

기록이 메모가 얼마나 멋지고 중요한지 말하고 있다.

손글씨로 꼭 쓰지 않아도 SNS을 이용하여 메모하며 나중에 책 속 할머니처럼 손주들과 소통할 수 있으며 얼마나 좋을까? 일기를 안 쓴지 정말 오래되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다시 일기를 쓰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일기 속에 나왔던 조각난 병이 실제로 그림책 속에서 찾을 수 있는 묘미가 재미있었다.

열쇠 달린 다이어리를 보고 나더니 아이들도 비밀 일기장이 있다며 이야기한다.

***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의견으로 작성하였습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의 첫 생명 수업 - 십 대에게 들려주는 생명의 존엄성
홍명진 지음 / 뜨인돌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책표지의 인상~

생명이라서 그런지 우주를 표현하는 색이 마음에 들었다. 마음이 차분해지는 효과가 있었다. 나무 속에 있는 여자 아이팔에는 고양이가 있고, 주변에 지구에 존재하는 생명체들이 보였다.

십 대에게 들려주는 생명의 존엄성이라...

요즘 생명에 대해 넘 가볍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 어떻게 아이들에게 이야기하고 접근해야할지 궁금해서 책장을 넘겼다.

◆ 작가에 대하여~

홍명진 작가는 한국외대,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공부를 하였으며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인문 교양 지식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데 관심이 많다. 책 읽는 게 좋아서 짬만 나면 도서관에 가고 생명이나 자연현상을 다룬 책을 읽을 때마다 감탄하고 내용을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

◆ 목차 내용은 ~

목차 내용은 크게 4가지로 나누어져 있다.

1. 생명이란 무엇일까?

2. 지구에 무해한 존재가 되는 법

3. 죽음을 공부하면 삶이 보인다

4. 내 생명에 대하여

그리고 각각에 소주제가 여러 개 있어 자세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 책을 읽고 난 후~

생명이 어떻게 탄생하고 어떻게 죽음을 맞이하는지에 대해 십 대의 눈높이에 맞게 잘 설명하고 있다.

인간은 거대한 지구 생태계의 일부에 불과하며 지구상의 모든 동식물과 생티계 전체로 시선을 돌려야 한다는 작가의 말에 크게 공감하였다. 이 책은 우리와 연결 되어 있는 다양한 생명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존중하고 함께 살 수 있을지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고민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생명이 왜 중요하며 생명의 기원에 대한 두 가지의 주장에 대해서도 잘 설명하고 있다.

책을 읽는 동안 인간보다 훨씬 오랫동안 살고 있는 생명체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고 우주와 자연은 오래되고 장엄하지만 사람들은 자연을 개발의 대상으로만 여겨 환경에 얼마나 나쁜 영향을 주는지를 현재 일어나고 있는 기후변화와 자연생태계의 파괴등 사실적인 사건들을 예를 들며 공감하도록 이야기를 하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의 생활에 편리를 주는 것들이 아름다운 자연을 파괴하는 사진들을 보며 사람들의 생명과 자연의 생명의 차이가 없음을 더 절절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특히 마지막 내 생명에 대하여 부분에선 현재 모든 분야에서 물어보는 '나는 왜 나를 좋아하지 않을까?'라는 부분에선 크게 공감을 일으켰다.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거나 심지어 업신 여기고 낮추어 보는 사람들에게는 두 가지 문제점이 있다.

첫 번째는 남의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태도이다. 남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태도는 많은 한국인들의 특징이기도 하다.

두 번째 문제점은 비교의식이다. 많은 사람들이 남과 비교해서 자신에 대한 가치평가를 내린다.

p178~179


'스펙'이라는 말은 가전제품이나 무기에 쓰던 용어였지만 이제 사람의 능력을 평가하는 일상용어가 되며 사람의 가치를 그렇게 평가하는게 아니라고 하는 작가의 말에 씁쓸함을 느끼는 것에 아무도 반격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자연계는 비교의식에서 자유로운 세계라고 말한다. 있는 그대로를 보고 인정한다는 것이다.

존재 자체가 엄청난 의미가 있음을 꼭 기억하며 생명에 대해 가볍게 생각할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진심으로 바라보며 깊게 생각해보는 시간을 이 책을 통해 가졌으면 좋겠다.

이 책은 십 대를 대상으로 한 책이라고는 하지만 초등 고학년이 읽어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생명에 대해 어렵지 않고 쉽게 이야기를 하고 있어 청소년들도 부담없이 읽고 생명에 대해 한 번쯤 깊게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는 시간이 될 것 같다.

***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두의 미술사
마이클 버드 지음, 케이트 에번스 그림, 박재연 옮김 / 이마주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받은 후 크기와 두께에 놀라웠다. 실물의 고급스러움이 물씬했으며 책 커버를 벗겨보니 노란색의 양장본이 나타나고 커버 안쪽엔 이 책에 실린 작품들이 탄생한 장소들을 표시한 세계 지도가 나와있다.

무엇보다 다른 '미술'에 관한 책들보다 크기가 커서 작품들을 더 자세히 볼 수 있어 좋았다. 미술관에서 관람하는 기분이 들 만큼 미술 작품의 원작 색감을 최대한 비슷하게 표현한 것 같았다.

<< 모두의 미술사 >>는 서지정보에 의하면 원제가 'Vincent's Starry Night and Other Stories : A Children's History of Art' 이며 2016년도에 출간한 책이다. 책을 다 읽고 난 후엔 한국어판 제목이 더 어울렸던 느낌이였다.

이 책은 제목처럼 '미술사'에 관한 책이다.

동굴에서 문명으로 / 성스러운 장소들 / 위대한 야망 / 우리가 사는 이야기 / 혁명이다! / 다르게 보기 / 전쟁과 평화 / 여기가 바로 거기야 / 순서로 기원전 40,000부터 2014년까지 있었던 미술사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다만 다른 미술책들과 다른 점은 이 미술품에 대한 작품 설명보다 작품이 탄생한 시공간, 화가의 환경과 작품 그리고 오늘의 시선에서 보는 것이 아니라 '그날 그곳의 시선'으로 평범한 일상이 반짝하며 미술이 시작되는 유레카의 순간들을 추적해 나간다.

그리고 이 책을 어떻게 읽으면 좋을지 몇 가지 방식을 제안하였다.

입장 바꿔 읽기 - 미술가를 돕던 후원자, 미술품을 주문한 고객의 입장

작품들을 추려서 보는 것 - 공예, 삽화,사진, 설치 작품

나만의 미술사 책을 만든다고 가정하며 읽기

- p12-


그래서 부담없이 작품에 대하여 재미있게 접근하여 알아갔다. 모르거나 조금 더 알고 싶었던 부분들은 인터넷이나 유튜브에서 영상을 찾아 같이 읽어보니 더 좋았다.책을 읽으면서 내가 한 번쯤은 보았던 그림과 작품들도 있었지만 전혀 몰랐던 작품들도 있었다. 특히 흥미로웠던 것은 사진 작품이나 설치미술작품 부분이였는데 솔직히 그냥 아무 배경지식 없을 때 이런 작품들을 감상하면 '헉, 이건 뭐지. 이런 것도 예술작품인거야? 그냥 둔 것 같은데. 무엇을 전달하기 위한 것인지 전혀 모르겠다.'라는 생각이 대부분이였다. 하지만 작가가 왜 이런 재료를 사용하여 작품을 만들어가며 무슨 이유로 그리고 어떤 시대에 고객의 입장에서, 후원자에서 이 작품을 선호했는지 알 수 있어 좋았다.

만약 작가가 이런 작품들을 표현할 때 시대적 배경이나 그 상황이 어떤 이유로 어떤 재료로 표현했는지 알 수 없었다면 '미술작품'은 여전히 오리무중인 분야 중의 하나였을 것이다.

'미술사'라고 해서 조금은 어렵고 방대할거라 생각했지만 막상 책을 읽다보니 동굴에서 시작한 예술이 현재까지 진행되어 오면서 남성 위주, 특히 서구 백인 작가 위주의 작품에서 벗어나 여러 문화권과 여성 작가의 작품을 다양하게 시대에 맞게 잘 설명하고 있다. 미술에 대해 조금이라도 흥미가 있거나 알기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새로운 방식과 다양한 관점을 제시하며 쉽고 재미있게 알 수 있는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참, < 파라오의 무덤 설계자 > 부분을 읽다가 좋은 정보도 하나 찾아냈다. 2021년 6월 22일부터 2022년 4월 24일까지 발굴 100주년 기념으로 전쟁기념관 특별전시관에서 특별전, 투탕카멘: 파라오의 비밀 전시회를 하고 있다.

지방이라 조금 아쉽지만 서울에 거주하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 가보라고 권하고 싶다.

***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의견으로 서평작성하였습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의 시간 뜨인돌 그림책 63
안데르스 홀메르 지음, 이현아 해설 / 뜨인돌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 제목이 붉은 색으로 표현되어있으며 물소의 눈동자도 빨갛다. 이 책에서 보여주는 빨간색의 의미는 무엇일까?

물소가 입에 물고 있는 파이프 연기가 초록으로 퍼진다. 그런데 아이의 옷도 초록, 신발도 초록이다. 과연 무엇을 이야기하려는 걸까?

타이틀 제목 글씨는 초록색이다. 행복해 보이는 엄마와 딸의 모습이 독자로 하여금 저절로 미소 짓게 하였다.

책 속으로 들어가니 첫 장면부터 조금 충격이었다.

우울한 모습의 세 사람

아파 보이는 엄마, 그 모습을 외면하는 딸, 그리고 화분에 물을 주고 있는 할머니

이 첫 장면의 그림만 보고 마음이 짠하였다.

건강했던 엄마의 모습은 사라진 병든 모습과 벽에 걸려있는 행복했던 사진(타이틀 제목 그림), 말없이 꽃에 물을 주고 있는 할머니(외할머니인 듯), 그리고 그 모습을 외면하려고 하는 소녀(딸)의 모습이 나를 참 아프게 하였다.

이 책은 글자 없는 그림책이다.

글자 없이 그림으로 내용을 전달하기 때문에 그림을 자세히 보아야 한다.

색이며, 물건이며 등장인물들의 행동하나 한 눈여겨보게 된다.

사랑하는 사람이 아프면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 그것도 사랑하는 엄마의 아픔을 아이의 심정으로 바라보는 모습

도망치거나 부정할 수 없는 현실 세계에서 아이가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그런 모습들을 가만히 지켜보는 할머니의 마음은 또 어찌 많아 아플지....

엄마의 얼굴에는 병색과 우울이 완연하며 아이는 이 상황을 견딜 수 없어 울면서 자기 방으로 들어가 문을 걸어 잠근다. 걱정된 할머니가 문을 두드리며 살펴보지만 아이는 방구석에 처박혀만 있다.



엄마의 건강하지 못한 모습이 아이에게 얼마나 큰 아픔을 주는지 그림을 통해 전해준다.

딸과 손녀 사이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할머니의 모습도 그림을 통해 그래도 전해진다.

'내가 만약 아픈 엄마라면 / 아이의 마음이라면 / 사랑하는 딸과 손녀를 바라봐야 하는 할머니라면' 입장을 생각하며 건강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스럽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아이는 이 순간을 피하고 싶어서일까?

눈앞에 놓인 곰 탈을 바라본 아이는 탈을 쓰고 어디론가 경사를 오른다. 그리고 그 경사면은 거대한 비행선의 내부로 연결되며 아이는 탈을 쓴 채로 비행선을 조종한다. 그러고는 잠시 사다리에 매달려 구름을 잡기고 하고 동물들과 연주도 하며 기차를 타고 숲에서 열매를 채집한다. 그러다가 파이프를 피우는 거대한 물소와 마주한다.

이 장면은 책 표지와 일치하는데 다만 아이가 곰 탈을 쓴 채로 물소를 마주하는 장면만 다르다.

이렇게 방황한 아이는 다시 비행선으로 돌아와 무언가를 열심히 만든다. 빨간 보석이 하트로 그려지면서 아이는 다시 집으로 온다. 그리고 곰 탈을 벗으며 엄마에게로 달려가 안긴다.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아팠다.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슬픔이 큰 아이의 감정과 모습이 그래도 나에게 투영되는 기분이었다. 책 속 아이처럼 어릴 때는 아니지만 그렇게 건장했던 아빠가 많이 아파하는 모습을 보았을 때 정말 감당하기가 힘들었다. 다 내 잘못인 것 같기도 하고 더 살고 싶다는 아빠의 목소리가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아픈 몸을 감당하기 힘들어하시는 모습들이 아직도 생생하며 그 모습을 지켜보아야 했던 엄마, 그래도 우리 형제들은 서로 말은 하지 않았지만 각자 나름대로 그 슬픔을 견뎌야만 했던 기억이 되살아났다.


아이의 방안을 잘 살펴보면 아이가 경험하면서 보고 만난 것들이 무엇인지 잘 알 수 있다. 어쩌면 큰 슬픔과 불안을 예전에 엄마와 함께 했던 경험으로 도망치려고 하지 않았을까 생각하며 물소의 빨간 눈동자는 아이의 불안과 슬픔을 나타내며 그것을 이제 도망치지 않고 물소를 대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남은 시간 동안 더 많이 사랑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일 것이다.

이 그림책의 내용은 작가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만든 첫 글 없는 그림책이라고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