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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너선 아이브 - 위대한 디자인 기업 애플을 만든 또 한 명의 천재
리앤더 카니 지음, 안진환 옮김 / 민음사 / 2014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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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어렸을 땐 위인전을 많이 읽었다. 집엔 딱히 그것 외엔 읽을만한 책이 없었다. 어느정도 읽고나니 대체적인 패턴이 보였다. 재밌는 이야기가 대부분 그렇듯 위인전도 '기승전결'의 반복이다. 태어나서 성장하여 역경을 겪고 극복하여 승리한다 또는 행복해진다. 아이브 경도 비슷하다. 아니, 별로 역경이라고 할 만한 것은 없었다. 오히려 운이 아주 좋았다.


좋은 아버지(은세공인이자 영국 디자인 교육의 거물)를 두고, 훌륭한 가정교육(사물에 대해 디자인 적으로 접근한 아버지의 교육), 영국의 진보적인 디자인 교육(뉴섬브리아 대학)을 통해 성장한 아이브는 멋진 인맥들(그리니어, 브러너, 잡스) 덕분에 자신이 하고 싶은 디자인 업무를 하면서 부도 얻고 사회적 명예도 얻었다. 


책의 줄거리는 이게 전부다. 저 위의 문장 중 '디자인 업무' 부분을 여러 단계로 나눠서 보여준다. 뉴턴, 아이맥, 아이북,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이런 식으로. 


물론 운이 전부는 아니다. 자신의 타고난 재능과 환경을 통해 이를 자신만의 작품으로 만든건 아이브경의 노력이다. 특히 아이브경이 디테일에 보이는 집착은 여러 사람들의 입을 통해 논해진다. 거기다 더해 영국신사 같은 온화한 성격, 인내심, 팀을 이끄는 리더십, 겸손과 더불어 조직에서 자신의 위치를 설정해 나가는 능력은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애플이라는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조직에서 많은 사람들이 우러러 보는 위치에 있는 아이브 경이기에, 나 한사람 정도는 질투해도 좋지 않을까 싶다.


질투1.


앞에서 언급했지만 아이브 경은 영국 디자인 교육의 혜택을 받았다. 저자가 얘기하는 패스트 팔로워들은(대표적으로 우리나라) 그런 교육을 받지 못했다. 지금에 와서 누구나 비판하는 주입식 교육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정말 우린 가진게 없어서 였다. 이미 저 앞에 달리고 있는 사람을 따라잡는 방법은 천천히 걸어가는 법을 깨우치고 달리는 법으로 나아가는게 아니라 달리는 법을 외우는 거다. 난 우리의 주입식 교육이 그런 환경에서 나올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문화적 다양성에 따른 형식적인 차이는 있겠지만.


질투2.


그리고 또하나, 지금의 애플은 아이브 경이 처음 들어갔던 그 때의 애플이 아니다. 혁신적인 애플은 이미 너무나 거대해져 버렸다. (시총 5480억달러, 삼성전자의 약 2.5배/6.21기준) 예전의 애플이 자동차업계의 테슬라라면 지금의 애플은 GM이다. 너무 큰 공룡. 


그리고 책 속에서 계속 나오는 산업디자인 중심의 조직. 그 하드웨어 중심의 문화가 계속 적인 혁신을 낳을 수 있을까? 책의 말미에 iOS를 만들었던 포스톨이 아이브에 밀려 밀려났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또한 중국 출장에서 산업디자인 팀(디자이너)과 프로덕트 디자인팀(엔지니어)의 숙소를 차별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방대한 책의 양에 비해 매우 짧은 한두 문장이었지만 난 그 어떤 것보다 더 특별해 보였다. 애플의 시작이 엔지니어 중심의 조직에서 디자인을 중시했던 것이라면 애플의 끝은 (하드웨어적)디자이너 중심 조직 때문에 올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구글, 페이스북, 텐센트, 라인 등 세계는 소프트웨어 경쟁 중이다. 3D 프린터가 실제 산업분야에서 적용될 미래 사회에서 애플이 가지고 있는 (하드웨어) 디자인적 경쟁력이 얼마나 유지될 수 있을까. 그리고 애플이라는 조직이 가지고 있는 폐쇄적 조직문화가 지금의 오픈화된 소셜네트워크 사회에서 얼마나 발전 될 수 있을까. 혁신적 리더를 잃은 애플이 아이브 경에 의해 다시 진화 할 수 있을 것인가.




저자는 희망적인 전망을 제시한다. 아이브 경은 사용자의 디자인 경험을 중시하며 다른 조건에 영향받지 않는다. 따라서 소프트웨어 분야도 계속적으로 잘 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얘기한다. 하지만 디자이너와 프로그래머는 다르고 서로 다른 급의 호텔에서 자면서 두 집단을 잘 아우를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은 잘못된 생각인 것 같다.


책이 쓰여진 이후, 구글과 애플의 주가를 보면 이런 우려에 대해 우리의 아이브경이 그럭저럭 대처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단, 애플은 헤지펀드의 요청으로 배당 증가와 자사주 매입 증가, 액면분할 등 주가부양을 위한 조치들을 약속했다. 구글은 아직 배당을 한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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