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학보다는 소설에서 배워라>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경영학보다는 소설에서 배워라 - 명작에서 훔친 위대한 통찰
안상헌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0년 7월
평점 :
품절


하나의 텍스트에는 무수한 이야기가 있다. 실체로서의 텍스트는 존재하지만 그것을 받아들이면 무수한 편린들로 나뉜다. 여기 그 실체만으로도 빛나는 텍스트들이 있다. 세월의 시련을 겪었지만 아직도 그 영롱한 빛들을 뿜어내는 ‘고전’이라는 존재들. 저자는 그 고전에 수북이 쌓인 먼지를 입으로 후후 불어내고는 우리에게 말끔한 얼굴을 조그맣게나마 보여준다.

고전에 대해 논하고 책에 대해 논하는 책은 어쩔 수 없이 코끼리 코 만지기다. 독자의 상황과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감상을 말하는 건 그 자체로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다. 이 책은 그런 한계를 인정하고 넘어간다. 아니 그 한계를 오히려 이용한다. 책의 정체성을 경영이라는 부분으로 잡고 인생을 어떻게 경영할까라는 화두로 거대한 고전의 세계를 탐험한다.

미하엘 엔데의 ‘모모’라는 책에 관한 소개가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현재를 즐기며 지금을 사는 것에 대해 이야기 한다. 난 이 책을 읽으며 아무 의미 없이 반복적으로 살지 말고 보다 계획적으로 목적을 가지고 살아야겠다고 다짐했었다. 그러니까 저자는 코끼리의 코를 난 다리 한쪽을 잡은 것이다. 지금 다시 ‘모모’를 읽으면 이번엔 귀를 잡고 ‘반복적인 삶에 조그마한 일탈을 더하자’라고 생각할 지도 모를 일이다.

학교를 다닐 때는 정답이 중요하지만 졸업하고 나서는 올바른 질문을 던지는 일이 더 중요해진다. 정답이란 문제집이나 교과서에만 있는 것이고 세상의 일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기 때문이다. 경영도 마찬가지다. 인생을 경영하고 조직에서 살아나가는 일은 딱 맞는 하나의 답을 찾아가는 일이 아니다. 계속 질문하고 대답하려 노력하고 틀리면 다시 다른 질문을 던져나가는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 소설을 읽고 소설 속의 사람들처럼 질문하고 틀리고 하는 일을 반복해 나가야 한다.

저자가 후 불어서 보여준 말끔한 얼굴을 기억한다. 이제 수북한 먼지들을 탈탈 털어버리고 맨 얼굴로 가장 마음에 든 고전들을 마주하고자 한다. 저자의 머리를 빌려서가 아니라 내 머리로 스스로 생각하기 위해. 이 책은 그 안내자로서 충실한 역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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