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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의 미래 - 오래된 집을 순례하다
임형남.노은주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3년 10월
평점 :

1
언젠가 부터 우리가 사는 지역 자체가 계급이 되어버렸습니다.
매년 연말이 되면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는 부동산계급도라는 것이 나오고 서로서로 자기의 계급을 이야기하며 신세한탄을 하는 것을 보면 옛날은 어찌 했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물론 조선시대에도 한성이 집값이 너무 비싸 왕이 불러도 고사했다는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습니다만...
2.
<집의 미래 : 오래된 집을 순례하다>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이 책을 제목만 보면 <자연풍경이 좋은 살고 싶은 옛집>을 이야기 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사는 곳이 계급이 된 시대에 한국시대의 옛집과 사찰을 보며 그 지역에 대한 소소한 역사 이야기나 생각등을 적은 책입니다.
이 책은 전반부는 한국의 옛집(이야기, 생각, 조화)를 주제로 이야기를 하고, 하반부는 (처음, 미래,경계)를 이야기하며 한국의 사찰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예전에 읽었던 어느 책에서 삼남의 4대 길지는 경주 안강의 양동마을, 안동 도산의 토계부근, 안동의 하회마을, 봉화의 닭실마을을 이야기 하는 것을 보고 좋은곳에 살고 싶은 사람의 욕구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도 변하지 않겠구라는 생각을 하였는데 이 책에서도 좋은 곳에 살고싶다는 욕구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기도 하였습니다.

3
책 장을 넘기며
- 한국의 옛집
: 산천재, 선교장, 김명관 고택, 운현궁, 임리정, 소수서원, 병산서원, 남간정사, 종묘, 소쇄원, 경복궁
- 한국의 사찰
: 화엄사 통도사, 해인사, 부석사, 내소사, 선운사, 실상사.거돈사지, 기원정사
등을 이야기 하며 그 예 얽힌 새로운 이야기등을 느낄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한번쯤은 가본곳도 있을듯 한데 관광지가 아닌 사람 사는 곳으로의 관점으로 책을 넘기니 사진 한장 하나하나 모두 새롭고 새로운 느낌이 절로 나게 되었습니다.
특히 일전에 읽었던 <여행자를 위한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서 강릉에 있는 통일신라 9세기에 만들어진 굴산사터 당간지주에 대해 "명작의 조건 (몇 번을 보아도 감동이며, 일부러 방문하게 된다)"을 갖춘 명작 중의 명작이며 9세기에 보는 설치미술이라고 극찬하였습니다.
다행히 이 책에서도 이 부분에 대한 내용이 있습니다.천년의 시간을 넘나드는 표현으로 쓰여진 것을 보고 다시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진 시간이었습니다.

4
저는 책을 읽으면 서문을 유심히 보는 편인데 이 책의 서문에는
<건축이란, 집이란 결국 생각으로 짓는것, 모든 집에는 의미가 있고 존재는 존중받아야 한다>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서양의 멋진 건물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지금의 옛집을 만나는 시간이었습니다.그리고 옛집을 만나는 일은 과거의 시간을 만나는 일, 영원한 현재를 살며 미래를 기억하는 일이라 작가의 말에 공감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옛집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께서 관심가지실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