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런 대가 없이 건네는 다정 - 어쩌면 내게 꼭 필요했던 위로
하태완 지음 / 빅피시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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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다 보면 누군가 건네는 말 한 마디에 상처를 받기도 하고, 말 한 마디에 위로를 받기도 합니다. 사랑해, 고마워, 수고했어, 좋아 등등의 다정한 말을 들을 때는 절로 따스한 감정을 느끼고 뭉클해지기도 합니다. 제목만 봐도 따스함이 묻어나는 '아무런 대가 없이 건네는 다정''모든 순간이 너였다'의 하태완 작가님 신작입니다. 그래서 더 기대하며 기다렸던 책이기도 합니다. 지치고 힘들 때 누군가 건네는 진심 어린 말 한 마디, 때로는 스치듯 만난 진심 어린 문장 한 줄에 크나큰 위로와 용기를 얻고는 합니다. 얼마 전에 이경규님이 결혼을 앞둔 딸에게 '아빠는 언덕이야, 네가 언제든 비빌 수 있는 언덕, 그러니까 언제든 와서 마음껏 비벼도 돼."라는 말을 했는데요. 그 말이 딸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어 줄지는 말 하지 않아도 알 것 같았습니다.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언덕이 있다는 것, 저도 괜스레 뭉클해져서 눈물을 흘렸답니다. 그처럼 단 한 줄의 문장일지라도 진심이 담긴 문장은 누군가가 기댈 수 있는 언덕이 되어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쩌면 내게 꼭 필요했던 위로

오늘의 나를 살게 하는 애틋한 문장들

그러니까,

부디 이 문장들이 당신에게 닿기를

'아무런 대가 없이 건네는 다정' ~

 

 

저자는 긴 시간을 고르고 골라 가다듬은 문장들을 책에 담았다고 하는데요. 살아가면서 마주하게 되는 걱정, 인간관계, , 자존감, 사랑과 이별 등의 장면에서 이 문장들이 살아갈 힘이 되어 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차례를 살펴보면 '지친 마음에게, 네가 읽고 싶은 밤, 나를 살게 하는 단어들, 사람을 곁에 둔다는 것, 당신이 마지막에 내게 건넨 말' 5부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특히 사랑과 이별에 대한 진심이 담긴 문장들이 많았습니다. 오늘은 절절한 사랑과 이별보다는 나 자신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요즘의 저에게 위로를 주는 문장들을 공유할까 합니다.

 

먼저 행복하기

네가 먼저 웃고,

네가 먼저 행복하고,

네가 먼저 사랑하기를.

언제까지고 양보와 배려라는 이름 아래

네 기쁨을 저 뒤로 미뤄둘 생각은 말고,

제발 네가 먼저 깊은 행복에 두 발을 담그기를.

저 사람의 표정이 일그러져 있건,

이 사람의 마음이 시커멓게 타버렸건,

지금 네 표정과 마음만큼 불쌍할 리 없으니

뻔뻔하고 이기적일 만큼 네가 우선이 되기를.

이제는 네가 행복해져도 될 차례니까.

너부터 웃고,

너부터 행복하고,

너부터 사랑해도 되는 거니까.

'아무런 대가 없이 건네는 다정' p. 18~19

 

 

뻔한 위로

내 축축했던 지난날을 꼭 짜서

흰 햇살에 고이 말려놓습니다.

다시 새것처럼 보드라워졌을 때쯤

그것으로 오늘 만난 속상함을 닦아내고요.

(중략)

내게도 행복했던 때가

있었던가 싶겠지만,

빨래처럼 널어둔 지난날을

하나씩 찬찬히 둘러보면

생각 외로 많은 행복이

바삭하게 말라 있을 것입니다.

당신이 앞으로 살아낼 날들에

자주 해가 뜨고 바람이 솔솔 불어

더 많은 지난날이 추억으로 마르기를

그렇게 얻어낸 행복으로

또 오늘과 내일을

열심히 살아가게 되기를 바랍니다.

이 뻔하디 뻔한 위로가

뻔하지 않게 가닿기를.

'아무런 대가 없이 건네는 다정' p. 53~54

 

 

달팽이 한 마리

비가 그친 지 얼마 안 된 오후,

흙바닥 위를 열심히 훑으며 가는

부지런한 달팽이를 만난 적이 있다.

(중략)

지나치게 빠르고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지나가는

냉랭한 세상에서 휩쓸리듯 살아오다,

주변의 각진 시선 따위 안중에도 없는 것처럼

제 갈 길을 스르륵 나아가는 그 모습 보고 있자니

문득 느리게 사는 것도 참 멋지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간 의식하지도 못한 채 훌쩍 지나쳐버린

주변의 어여쁜 풍경과 소중한 인연들을

절대로 놓칠 리 없는 느리디 느린 삶.

(중략)

느리게 살아야지.

왠지 모르게 울음이 터질 것 같았고,

그 덕에 조금 더 잘 살 수 있을 것 같았고,

하마터면 그냥 지나칠 뻔했던 그리운 하늘은

그날따라 유난히도 붉게 익어 있었다.

'아무런 대가 없이 건네는 다정' p. 136~138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는 사람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든 간에

나는 나의 색을 잃지 않아야만 한다.

우리는 누구나 어떠한 집단에 속하게 되면

그 무리의 성질을 따라가기 위해 부단히 애쓴다.

(중략)

평소 그리 활발하거나 사교적이지 않은 사람도

그 무리의 분위기에 맞추고 적응하기 위해,

괜히 원래부터 밝은 성격을 가진 것처럼 행동하며

동료들에게 먼저 말을 걸어보기도 한다.

(중략)

이러한 억지로 자아낸 행동들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자신의 본성을 꼭꼭 숨기고 살아야

이 냉정한 사회에서 실패하지 않는다는 것을

무의식적으로 인지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내가 굳이 본성을 애써 숨기지 않아도

나의 능력과 진심을 제대로 알아주는 사람은

분명히 내 앞에 나타나기 마련이라는 사실을

이제는 똑똑히 알고 있다.

(중략)

그러니 우리는 모두,

분위기에 지지 않는 사람이 되어야만 한다.

'아무런 대가 없이 건네는 다정' p. 147~148

 

 


 

관계의 숲

나를 불편하게 만드는 사람은

이제 만나고 싶지 않다.

예전에는 무조건 많은 사람을 만나고

주변을 울창한 숲처럼 빽빽하게

채워넣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관계의 숲이 지나치게 울창해진 탓에

나는 그 속에서 자주 길을 잃곤 했다.

그래서 이제 더는 무리하면서까지

무언가를 가득 채우려 하지 않고,

오히려 불필요한 것들을

정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중략)

그러니 이제는 정말

편하고 소중한 사람들로만 이루어진

'나만의 소소한 숲'을 가꾸고 싶다.

서로 미워하는 마음이나

부정적인 기운이 전염되지 않는,

친절하고 정직한 눈빛이 오고 가는

따스한 숲속에서 충분히 행복하고 싶다.

'아무런 대가 없이 건네는 다정' p. 203~204

 

 

 

아픔을 씻어낼 때

너와 엮인 모든 인연의 실을 놓치지 않으려

내내 애쓰고 속앓이하지 않아도 괜찮아.

맺은 관계를 전부 영원히 지키려고 하는건,

어쩌면 불가능에 더 가까운 지나친 욕심이야.

(중략)

날카로운 모습으로 그 심장 같은 여린 손에

계속해서 깊은 생채기를 내는 인연은

하루빨리 네가 먼저 놓아버려야만 해.

(중략)

네가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사람과

오래도록 쥐고 있어도 버겁지 않을 사람만을

네 삶에 남겨두고서 함께 행복하면 되는 거야.

허물이 없는 벗 딱 한 명만 있다면

그보다 성공한 인생도 없을 거라는

여기저기 떠도는 흔한 말에는

정말로 틀린 것이 하나도 없어.

(중략)

그간 너와 맞지 않는 사람에게 받았던

무수한 상처와 늘 견뎌야만 했던 아픔,

이제는 천천히 씻어낼 때가 되었어.

'아무런 대가 없이 건네는 다정' p. 253~254

 

 

어쩌면 내 마음을 이렇게 속속들이 알아주는 것인지, '그동안 참 힘들었지? 굳이 잘 하려고 애쓰지 말고, 그저 마음이 가는 대로 해도 충분히 괜찮아!'하고 위로를 건네주는 것 같습니다. 정말 '아무런 대가 없이 건네는 다정'한 문장들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 커다란 위로가 되어주기를 바래봅니다. 부디 그러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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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로빈 - 열네 살, 미국으로 떠난 소녀의 성장 일기
로빈 하 지음, 김선희 옮김 / 길벗스쿨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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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중성적인 매력이 넘치는 한 소녀가 있습니다. 이제 막 사춘기에 접어들었을 것 같은 열네 살의 소녀는 아무런 준비도 없이, 그저 여행이라고만 생각하던 미국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됩니다. '내 이름은 로빈'은 저자인 로빈 하의 회고록이자 창작 논픽셕 작품입니다. 저자는 이 책을 '포기할 줄 모르는 삶을 가르쳐 준 어머니에게 바친다' 라고 했는데요. 책을 다 읽고 나면 저자가 왜 어머니에게 헌사한 것인지를 알게 된답니다. '여자는 약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다'는 말처럼, 저자의 어머니는 혼자 딸을 키우면서도 언제든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었으며, 딸이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하며 당당하게 살아가기를 바라던 엄마였던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엄마 자신이 그런 삶을 선택하였기에, 딸도 그런 삶을 살아갈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 책은 열네 살의 한국 소녀 춘아가 미국에 정착해 로빈으로 살게 되면서 겪게 되는 두려움이나 분노, 인종차별 등과 새로운 가족과의 갈등과 외로움, 그리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통해 설렘과 기쁨을 느끼며 성장해 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열네 살 춘아는 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매년 엄마와 외국으로 휴가를 떠났었기에, 미국에 가는 것도 단순히 여행을 떠나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건 엄마의 재혼으로 인해 미국에서 살아야 한다는 것이었으며, 그렇게 춘아에게는 새로운 가족이 생겼습니다.

나는 몸이 허약해서 엄마는 때때로 잠도 제대로 못 자고 나를 보살펴야 했다. 그래도 엄마는 불평 한마디 안 하고 언제나 제 시간에 일어나 미용실 문을 열었다. 엄마는 나의 완벽한 보호막이었다. 엄마는 내게 바위 같은 사람이었다. 엄마와 함께라면 내게 나쁜 일 따위는 절대로 일어나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내 이름은 로빈' p.48

 

 

엄마와 단둘이 살던 어린 시절의 삶은 평탄하지 않았습니다. 그건 엄마와 로빈의 탓이라기보다는 사회적인 편견으로 인한 것이었습니다. 단지 엄마 혼자 아이를 키운다는 그 이유만으로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사람들, 똑같은 잘못을 했어도 아버지가 없다는 사실이 큰 잘못인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들, 그것은 선생님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사람들에게 정상적인 가족은 아버지가 있어야만 했으니까요.

 

 

이제 아버지뿐만 아니라 언니와 할머니, 그리고 작은 아버지 가족들까지 북적거리는 가족들과 함께 할 수 있으니 행복하게 살아야 하건만, 로빈은 그러지 못했습니다. 미국에 20년 가까이 살았어도 사고방식은 고리타분했던 아버지 가족들, 엄마는 자신의 일이 아닌, 자신의 생각이 아닌, 그저 남편 내조만 잘하면 된다는 식이었습니다. 그렇게 새로 생긴 가족들과도 행복한 삶을 누리지는 못했습니다.

 

거기에 더해 영어도 잘 못하는 상황에서 시작한 학교생활은 정말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동양인에 대한 비하와 차별은 물론이거니와 영어를 잘 하지 못하니 수업을 따라가기도 버거웠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한국에서 도착한 택배 상자 하나로 로빈의 삶은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로빈이 좋아하던 만화책이었답니다. 엄마의 도움으로 만화 수업을 듣고, 만화를 그리기 시작하면서 서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친구들이 생겼고, 급작스레 떠나와 작별 인사도 못한 친구들과 편지를 주고받으며 로빈은 위로를 받기도 했습니다.

 

편지가 고작 두어 개쯤 있는 줄 알았다...,

하지만 텅 비었던 내 앨범이 가득 차 있었다.

(중략)

우리가 이 길에서 어떻게 끝나게 될지라도 엄마 같은 사람이 있어서 나는 자랑스러웠다.

'내 이름은 로빈' p.197~208

 

하지만, 로빈은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야만 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요. 이제 막 친구들하고 친해지기 시작했는데, 엄마는 왜 다른 곳으로 가야한다는 것인지...,

 

나는 엄마가 그랬듯이, 어른이 되어 한국을 떠나기로 결심했을지도 모른다.

나는 한국에도, 미국에도 완전하게 속하지 못했다.

난 한국계 미국인이 되었다.

그리고 그건 나한테 괜찮은 일이었다.

'내 이름은 로빈'p.233~234

 

 

열네 살에 급작스레 미국으로 떠난 사춘기 소녀 춘아가 만화를 통해 자신의 삶을 찾아가게 된 이야기를 담은 '내 이름은 로빈', 한국에도 미국에도 속하지 못한 한국계 미국인이지만, 그럼에도 자신의 정체성을 당당하게 드러내며 성장해 가는 이야기 '내 이름은 로빈', 로빈의 이야기는 자신의 길을 찾으려 애쓰는 모든 이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키지 않을까 싶습니다. 끝으로 작가의 말로 전하고픈 말을 대신합니다.

 

세상에 드러낸다는 두려움을 극복할 만큼 엄마가 나를 사랑해 주어서 나는 무척 자랑스럽다. 회고록을 쓰는 건 온 세상이 다 보도록 내 마음을 솔직히 드러내는 일이다. 더군다나 이 작업은 나의 엄마까지 세상에 드러내는 일이었다. 이 회고록을 쓰는 건 내 평생 가장 힘든 일이었다.

(중략)

이 작업은 내 마음을 치유해 주었으며, 엄마를 더 많이 이해하고 존경하게 해 주었다. 그리고 엄마도 이 책을 읽으면서 자신의 과거와 함께 좀 더 평화를 찾으면 좋겠다. 내가 그렇게 했다는 게 난 기쁘다.

'내 이름은 로빈' 이야기를 마치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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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하는 사람 - 민서의 행복 에세이
김민서 지음 / 히읏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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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이 미워졌다가 좋아졌다가 하는 건 내가 나를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애정하는 사람' ~

 

 

누군가 나에게 지금 가장 애정하는 사람은 누구인지 물어본다면, 나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아이들이라고 말할 것입니다. 결혼하기 전에는 누구였을까 생각해보니, 그때는 가족이었던 것 같습니다. 누군가 나에게 안 좋은 말이나 행동을 해도 용서할 수 있지만, 우리 가족에게 하는 것은 절대 용서할 수 없다는 말을 하기도 했었답니다. ''라는 존재보다는 가족이 더 소중한 존재라 생각하며 살아왔었던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나는 사랑을 많이 받은 사람이라고, 그래서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하고는 했었는데요. 어느 날 문득, 내 마음속에 부정적인 감정들이 쌓여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지금껏 살아온 대로 절대로 밖으로 드러내어 표현하지 않았으며, 다른 사람들이 그 감정을 알아채지 못하기를 바랬습니다. 그러다보니 어느 순간, 그 감정들이 쌓이고 쌓여 폭발하고야 말았습니다. 그제서야 깨달았답니다. 세상 가장 애정하는 사람은 내 주변 사람들뿐만 아니라 나 자신도 함께여야 한다는 것을 말이지요.

 

민서의 행복 에세이 '애정하는 사람' 은 바로 나에게 들려주고픈 이야기를 담은 책입니다. 이 책은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에 출연한 것을 시작으로 음악과 연기 활동을 하며 지내고 있는 저자가 자신을 사랑할 수 있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성장 에세이입니다. 혹시 '주변 사람들의 행복이 곧 나의 행복이다' 생각하면서도 어느 순간 '그 사람들은 왜 나를 그렇게 생각해주지 않을까?' 하며 상처받고 눈물을 흘리지는 않으셨나요? '애정하는 사람'은 그런 사람들에게 토닥토닥 위로의 말을 건넵니다. '나만 그런 건 아니었다' 위로받고, 이제부턴 '세상에 둘도 없는 가장 소중한 나를 사랑해주자'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답니다. 사랑을 받은 사람이 사랑을 줄 수도 있다는 말처럼, 누군가 나를 사랑해주는 것뿐 아니라 나도 나를 사랑해주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이지요.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안 해주고 있었다는 것, 다른 사람을 챙기는 데에는 그렇게 눈에 불을 켜고 있었으면서, 가끔은 자신에게 상처를 주면서까지 남의 편의를 봐주기도 했으면서, 생각이 거기에까지 닿았을 때, 나는 재빨리 몸을 일으켜서 이것저것,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챙기기 시작했다. '애정하는 사람' p.15

 

 

다른 사람을 챙기는데 누구보다 앞장서면서도, 남의 편의를 봐주느라 스스로에게 상처를 입히면서도, 정작 가장 소중한 나를 위해서는 아무 것도 안 해주고 있는 건 아닌가요? 그러다 어느 순간, 그 모든 것들에 상처받지는 않으셨나요? 이 말은 스스로에게 해 주고 싶었던 말이기도 했답니다. 그래서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기 시작하고,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거기에서 찾은 기쁨은 그 어느 기쁨보다 크다는 것을 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모두가 좋아도 내가 좋지 않으면 안 좋은 거라고

이제 가끔은 스스로에게 말해줄까 해.

그렇게 조금씩 솔직해져도 괜찮겠다고 생각해.

(중략)

솔직한 게 좋다. 편치 않은 마음을 담아두지 않고 그때그때 비워 두는 것, 그리고 좋은 마음을 더 투명하고 맑게 그 사람 앞에서 내비치는 것이 좋다. 그러다 보면 취향도 나라는 사람의 존재 자체도 조금씩 더 분명해지는 느낌이랄까.

(중략)

자신의 감정 앞에서 솔직한 사람들이 있다. 지금의 상황이 싫다, 그건 먹고 싶지 않다, 그곳에 가고 싶지 않다, 그렇게 조금의 용기는 필요하지만, 자신의 좋고 싫음을 확실하게 말할 줄 아는 사람들. 나는 늘 그런 사람들을 좋아했다. 물론 그러기가 쉽지는 않았지만, 나 역시 남들에게 그런 사람으로 보이길 바랐다. 타인에게 무해한 선에서 자신을 아낄 줄 아는 멋진 사람 말이다. 애정하는 사람' p.47~108

 

 

모두가 좋다고 하면, 나는 절대 그렇지 않음에도 '좋은 게 좋은 거지'하며 넘어갈 때가 많았습니다. 그 중 누군가 '아닌 건 아니다' 라는 말을 할지라도, 마음속으로는 나도 '아니다' 라고 말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결코 솔직하게 말하지 못하며 살았습니다. 그래선지 사람들은 착하고 따뜻하며 무엇이든 보듬어주는 사람으로 기억하지만, 정작 나는 후회와 답답함, 때로는 억울함이 쌓여만 가고 있었습니다. 그걸 비워내지 못하니,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커지게 되었고, 결국에는 폭발하고 말게 되었답니다. 그저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 뭐 그리 어려운 것이라고 말이죠. , 솔직함에도 선을 넘지 않는, 결코 무례하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나는 그동안 무엇에 겁을 내고 있던 걸까. 사람들에게? 나에게? 타인의 시선에서 아니면 지금의 현실에서? 잘은 모르겠지만, 어쨌든 내가 겁이 많다는 것을 인지해버리고 나니까 그간의 내 행동들이 스스로 이해가 됐다. 무슨 버튼이라도 누른 것 마냥 갑작스럽게 화를 내고 울어버렸던 것은 내가 어떤 것으로부터든 나를 지키고 싶어서 그랬던 행동이었다. 겁이 많아서 다가오는 누군가에게 소리를 쳤을 거고 괜히 웃으면서 맘에도 없는 말이나 하고 후회했던 것이다.

(중략)

혼자 보내는 시간이 이렇게 달콤할 수 있다니. 무엇에도 구애받지 않고 걸을 수 있다니. 새삼 내 마음가짐의 차이가 엄청나게 크게 느껴졌다. 내 마음이 가벼워지면 내 발걸음도 가벼워지고, 나를 인정하고 나니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조금은 자유로워졌다. 이 모든 게 남들의 탓이 아니라 사실 내 마음의 차이였다니. 애정하는 사람' p.185~187

 

 

가족, 친구, 직장동료 그 외 많은 사람들과의 관계맺음으로 살아가는 사람들, 사람들은 타인의 시선에서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을까요? 내가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보일까를 너무 의식하며 살다보면 그것이 족쇄가 되어 점점 자신을 옥죄고 마는데요.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바라보든, 그건 그 사람의 시선일 뿐이라는 걸 인지하고 나면, 다른 사람의 시선에서 조금씩 자유로워짐이 느껴진답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도 마찬가지구요. 나는 그냥 나일뿐..., 올 겨울이 매년 찾아오는 겨울이지만, 나에겐 몇 십 번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 오늘 하루가 그냥 매일 찾아오는 날이 아닌, 누군가가 그토록 간절히 바랐던 내일이었을 수도 있다는 것, 단 몇 분일지라도 그 몇 분 후의 내 삶이 어떻게 변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는 것, 그러니 지금 이 순간, 누구보다 나를 애정하며 살아가기를... 부디 그러하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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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안네 프랑크야! 평범한 사람이 세상을 바꾼다 9
브래드 멜처 지음, 크리스토퍼 엘리오풀로스 그림, 마술연필 옮김 / 보물창고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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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자신과 주위의 모든 것들에 깃든 아름다움을 생각하고, 부디 행복하세요.

-안네 프랑크 '나는 안네 프랑크야!' ~

 

 

그림부터 내용까지 흥미를 끄는 그래픽 위인전 '평범한 사람이 세상을 바꾼다' 시리즈 아홉 번째 이야기는 '나는 안네 프랑크야!'입니다. 안네 프랑크는 독일에서 태어난 유대계 소녀입니다. 유복한 집안에서 자랐지만, 히틀러의 유대인 학살 정책으로 네덜란드에 암스테르담으로 망명하게 되었으며, 나치가 네덜란드를 점령하고 유대인을 색출하여 수용소로 끌고 가던 시기에 생일 선물로 받은 일기장에 일기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은신처에서 숨어 살던 안네와 가족들 그리고 함께 살던 사람들은 비밀경찰에 발각되어 아우슈비츠로 끌려갔으며, 안네는 그곳에서 장티푸스에 걸려 사망했습니다. 그 후 유일한 생존자인 안네의 아버지가 은신처에서 발견된 일기를 건네받게 되는데요. 책으로 출판된 안네의 일기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읽혀지게 되었습니다.



안네는 여느 아이들과 다름없는 아이였습니다. 히틀러가 유대인에 대한 박해를 시작하자 안네 가족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망명하게 되는데요. 그곳에서의 생활은 몇 년 동안은 괜찮았지만, 독일이 네덜란드를 침공하자 사정은 달라졌습니다. 독일이 네덜란드를 점령한 후 유대인에게는 많은 제약들이 따라왔습니다. 무엇보다 나쁜 상황은 학교를 다닐 수 없게 된 것이었습니다. 거기에 더해 유대인이라는 낱말이 새겨진 '유대인의 별'이라는 배지를 달게 되었으며, 그 배지는 유대인을 구별하는 기준이 되었습니다.

 

이건 공포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야. 이건 희망에 대한 이야기란다. 나쁜 일이 일어날지라도, 어디에나 좋은 일은 있기 마련이지. '나는 안네 프랑크야!' ~

 

 

안네는 생일 선물로 일기장을 받게 되는데요. 일기장에 키티라는 이름을 붙여준 안네는 일기장이 친구라 생각하며 일기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언니가 수용소에 끌려가게 될 상황에 처하자 가족들은 집을 떠나 숨어 살기로 결심합니다. 은신처에는 안네 가족을 포함하여 8명의 사람들이 살게 되었는데요. 그곳에 살고 있다는 것이 들키면 안 되었기에 모든 것을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되었습니다. 21개월 동안 숨어 지낸 은신처는 8명이 함께 지내기에는 무척이나 작았지만, 그럼에도 안네는 좋은 면을 찾으려 했답니다.

 

너는 가장 어두운 곳에서도 늘 빛을 찾을 수 있어. 그건 바로 희망이야. 네 안의 불꽃이지. 언제 불을 밝혀야 할지, 네가 결정한단다. 그리고 그 불꽃이 밝게 타오르면...그 무엇도 그걸 꺼트릴 수 없어. '나는 안네 프랑크야!' ~

 

 

히틀러는 제2차 세계 대전에서 패했지만, 안네 프랑크를 비롯하여 600만 명의 유대인들은 홀로코스트에 의해 잔인하게 살해당했습니다. 사람들은 안네의 이야기를 기억하고 나눔으로써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게 됩니다.

 

한 사람이 한 생명을 구한다면, 그건 마치 온 세계를 구한 것과 같다.

'나는 안네 프랑크야!'~

 

 

살다보면 슬퍼해야 할 이유도, 외로워하고 두려워 할 이유도 많지만, 사랑하고 웃고 희망을 가져야 할 이유도 많습니다. 나치의 유대인 학살로 안타깝게 죽어간 소녀는 말합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다면 조력자가 되어주고, 부당한 일을 보았을 땐 침묵하지 말아야 하며, 옳은 일을 해야 하며, 때로는 힘이 들지라도 세상의 아름다움을 찾아보고, 사람들의 아름다움을 찾아보라고 말이지요. 그리고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진실한 선함이 있다고 말합니다. 그렇기에 안네가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는 더 깊은 울림을 주고, 더 큰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끝으로 가장 깊은 울림으로 다가왔던 메시지로 전하고픈 말을 대신합니다.

 

당신 자신과 주위의 모든 것들에 깃든 아름다움을 생각하고, 부디 행복하세요.

'나는 안네 프랑크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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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들은 늙은 아이들이란다 I LOVE 그림책
엘리자베스 브라미 지음, 오렐리 귈르리 그림, 김헤니 옮김 / 보물창고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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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주들과 함께 하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모습이 아이들처럼 귀여운 느낌입니다. 나이가 든다는 건 어떤 것일까요? 나이가 들면 애가 된다는 말도 있듯, 나이가 들어가면서 육체적인 기능이 퇴화될 뿐 아니라 정신적인 영역의 기능들도 조금씩 떨어지면서, 조금은 고집스러워지고 상대방의 감정이 아닌 나만의 감정에 충실해지면서 타협이 어려워지기도 합니다. 그런 모습이 마치 어린아이처럼 느껴지기도 하는데요. 그럼에도 나이가 들어간다는 건 그만큼 삶의 지혜가 깊어졌다고 할 수도 있답니다. 살아온 날들만큼 깊어진 것이지요. '노인들은 늙은 아이들이란다'는 바로 그 나이듦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아빠나 엄마가 아이에게 할머니, 할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면,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그에 대답이라도 하듯 자신들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들려줍니다.



노인들은 거울 속에서 주름과 얼룩투성이인 자기 모습을 볼 때, 얼굴을 찡그리기도 하지만 용감하게 그 늙음을 마주한단다.

노인들은 몸이 자주 아프지만 견디고 또 버텨 내면서 불운과 맞서 싸우지.

우리는 강해지려고 스스로 격려한단다. "아야 아파, 그렇다고 죽지는 않아!"

'노인들은 늙은 아이들이란다' ~

 

 

노인들은 작은 걸음으로 천천히 걷고 머리가 하얗게 셉니다. 왜냐면 빨리 걸어가는 건 너무 위험할 수도 있기 때문이죠. 머리가 하얗게 셀 뿐 아니라 치아가 없어 틀니를 껴야만 하고, 그래서 무척 불편하기도 하죠. 그럼에도 자신의 모습을 마주하고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입니다. 남편과 아내를 떠나보내고 혼자 남은 노인들은 쓸쓸함에 반려동물을 키우기도 하고, 독립해서 살고 있는 자식들을 기다리기도 합니다.

 

어떤 노인들은 다른 사람이 자신의 어려움을 살피고 도와주려는 것을 정중하게 거절하기도 합니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는 자신의 모습이 초라하게 느껴져서일까요? 그래서 노인들을 도우려면 재치가 필요하기도 합니다. 혼자서는 더 이상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때는 어떻게 할까요? 그럴 때가 되면 노인들은 자신의 삶을 정리하고 집을 떠나기도 합니다.

 


하지만 노인들이 처음부터 노인은 아니었다는 걸 우린 알고 있죠? 노인들도 세상에 처음 온 날을 축하하며 파티를 했었답니다. 매년 그 날이 되면 생일 축하를 받고는 했었지요. 그래서 어쩌다 생일을 모른 척하면 노인들은 어린아이처럼 사랑 받지 못한다는 생각에 우울해 하기도 한답니다.

 

그렇다고 노인들의 삶이 늘 지치거나 우울한 건 절대 절대 아니랍니다. 때로는 새로운 사랑이 찾아오기도 하죠. 먼 기억 속 그때처럼 마음껏 사랑하고 행복해합니다. 혹시라도 그 모습을 이상하게 바라보지는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사랑은 언제든 찾아올 수 있으니까요.

 

'노인들은 늙은 아이들이란다' 는 어린아이들을 비롯하여 젊은 세대들에게 노인들에 대한 이해를 돕는 그림책입니다. 노인들도 어린 아기였던 시절이 있었다는 걸 알면서도, 젊은 세대들도 언젠가 노인이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현재의 우리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처럼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노인 세대들의 생각이나 행동을 받아들이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세대간의 갈등 또한 깊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시사하는 바는 크다고 할 수 있겠죠? 때로는 늙은 아이처럼 보일지라도 살아온 만큼 깊어진 삶의 지혜를 품고 있음을 잊지 말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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