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슬라의 꿈 I LOVE 그림책
세실 루미기에르 지음, 시모네 레아 그림, 이지수 옮김 / 보물창고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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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색과 빨간색의 대비가 강렬한 표지 그림이 무척이나 인상적입니다. 구름을 타고 둥글고 노란 무언가를 응시하며 어디론가 날아가고 있는 듯한 그림은 몽환적인 느낌마저 듭니다. '나슬라의 꿈'이란 제목으로 유추해 보면 둥글고 노란 무언가는 달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아이는 지금 깜깜한 밤하늘을 날아 꿈나라를 여행 중인 걸까요?


잠이 오지 않는 나슬라, 그때 장롱 위에서 나슬라를 바라보고 있는 누군가가 있었답니다. 노란색 눈밖에 보이지 않는 누군가가 말이죠. 혹시 나슬라가 안고 자던 거북이 인형 시빌일까요? 나슬라는 자신이 인형을 안고 자기에는 너무 커 버렸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 때문에 아빠는 시빌과 다른 인형들을 모두 옷장 위로 치웠답니다.

 

하지만 인형들은 저런 눈으로 나슬라를 바라볼 리가 없습니다. 누구일까요? 나슬라는 덜컥 겁이 났습니다. 노래라도 부르면 좋겠지만, 밤에는 자야 하니까 노래를 부를 순 없습니다. 그리고..., 밤에는 자야 하니까 말을 할 수도 놀 수도 없습니다.

 

그런데 노란 눈이 나슬라의 인형들이 아니라면?

혹시 유령? 대왕오징어? 외계인?

긴 다리가 뻗어 나와 나슬라를 집어삼키는 건 아닐까요?

걱정과 두려움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커져만 갑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그때 나슬라가 무언가를 꺼내 듭니다. 그건 바로, 무엇이든 물리칠 수 있는 엄청난 무기였지요.


노란 눈을 감기고, 코끼리의 코를 막고, 유령의 기다란 팔과 괴상한 숨소리를 쫓을 수 있는 무기요. 분노한 거북이의 공격도 막아 줄, 그런 무기요!

'나슬라의 꿈' ~

 

 

나슬라는 꿈속에서 장난감들의 정글에 가게 되는데요. 그곳에선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요? 단 한 문장으로 표현되었지만, 이 장면에선 '괴물들이 사는 나라'가 떠올랐습니다. 혹시 나슬라도 맥스처럼 장난감들과 함께 신나게 춤을 추고, 나무를 기어오르며 놀지는 않았을까요?

 

나슬라가 잠든 후, 노란 눈을 가진 누군가가 옷장 위에서 뛰어내렸습니다. 그리고는 거북이 인형에게 윙크를 하고 방을 나섰지요. 나슬라는 모르는 누군가가...,

 

나슬라에게 무적의 힘을 주는 무기는 무엇이었을까요?

노란색의 눈을 가진 누군가는 과연 누구였을까요?

 

혼자 자려고 침대에 누운 나슬라는 옷장 위에 있는 노란색의 눈을 가진 누군가를 보고 자신의 인형일 수도 있고, 아니면 유령이나 괴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렇게 생긴 두려움은 점점 커져만 가는데요. 그럼에도 나슬라는 밤에는 자야하니까, 노래를 부르거나 말을 하거나 춤을 출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두려움이 극에 달했을 때, 나슬라는 비장의 무기를 꺼내듭니다. 그리고 장난감들이 신나게 춤을 추는 꿈나라로 갑니다. 현실인 듯 꿈인 듯한 경험을 통해 나슬라는 혼자서도 잠을 잘 수 있게 되고, 그만큼 또 성장해 갑니다. '나슬라의 꿈'은 잠자리 독립을 할 때 읽어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이에게 정서적인 안정감을 줄 수 있는 애착 물건이 있다면 더 좋겠지요?

 

꿈오리 한줄평 : 나슬라는 혼자서도 잘 자요! 나슬라에겐 무적의 무기가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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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 있는 음악책 - 내 삶을 최적화하는 상황별 음악 사용법
마르쿠스 헨리크 지음, 강희진 옮김 / 웨일북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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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책' 하면 학교 교과서나 피아노 교본밖에 떠오르지 않는데, '쓸모 있는 음악책' 이란 무엇일까요? 음악은 그저 마음 가는대로, 느끼는 대로 듣거나 부르는 것이라 생각하는데, '내 삶을 최적화하는 상황별 음악 사용법'이란 또 무엇일까요? 표지 그림속 턴테이블을 보니 괜스레 클래시컬한 음악이 흘러나올 것만 같은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LP판 카트리지 바늘이 1번 트랙부터 7번 트랙까지 다양한 음악을 들려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책 속에 어떤 이야기들이 담겨 있을지 더 궁금해지기 시작합니다. 이 책의 추천글을 쓰신 분은 다양한 매체를 통해 인지 심리학에 대해 강의하시는 김경일 교수인데요. 그는 음악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음악은 국가가 허용한 유일한 마약"이라는 말이 있다. (중략) 음악은 듣는 것만으로도 인간의 정신 상태를 바꿀 수 있다. 그것도 아무런 부작용도, 오남용의 위험도 없이 말이다.

'쓸모 있는 음악책' 추천의 글~

 


책은 1'상상도 못 한 뇌의 원동력', 2'타인의 마음을 움직이는 법', 3'더 나은 내가 되고 싶다면, 들어라', 4'음악을 이용하는 자가 성공한다', 5'반경 1M, 음악을 사수하라'까지 모두 5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진화, 지능, 심리, 관계, 전략, 소통, 건강, 성취, 사회, 철학, 경제, 생태, 인간, 낭만'과 음악의 상관관계에 대해 분석하고, 각 상황별로 어떤 음악을 들으면 더 좋은지에 대해 알려줍니다. 이 책은 차례와 상관없이 독자들이 원하는 대로, 어떻게 읽어도 좋습니다.

 

음악의 존재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자는 음악의 존재 이유로 6가지의 예를 들어 이야기합니다. 그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바로 자장가입니다. 저자는 "엄마가 아기를 달래고 재우기 위해 부르는 자장가가 어쩌면 이 세상 모든 음악의 기원"일 수도 있으며, "자장가를 듣는 아기의 몸에서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만큼 중대한 호르몬이 분비된다"고 말합니다. 엄마가 아기에게 자장가를 들려주는 모습을 떠올려보면 왜 그런지 알 수 있습니다. 엄마는 아기를 품에 안고 사랑스러운 눈빛을 보내며 다정한 목소리로 자장가를 불러줍니다. 자장가는 꼭 노래를 잘 불러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냥 허밍으로 불러도 좋습니다. 자장가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감동적인 노래가 아닌가 싶습니다.

 

인류 최초의 악기는 무엇이었을까요?

인류 최초의 히트송은 무엇이었을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무엇인지 알 수 있을까요? 힌트는 바로 음악의 존재 이유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자장가에 있다는 것 살짝 알려드립니다.

 

진짜? 이게 내 목소리라고? 녹음한 자신의 목소리를 듣고 깜짝 놀라는 이들이 한둘이 아니다.

'쓸모 있는 음악책' p.79

 

 

분명 내 목소리를 녹음했는데, 내 목소리가 아닌 것 같은 느낌, 그런데 놀랍게도 그 목소리가 바로 남들이 듣는 내 목소리라고 합니다. 저도 제 목소리를 녹음해서 듣고는 깜짝 놀랐는데요. 무엇보다 녹음된 내 목소리를 듣는 것이 민망하기 그지없었습니다. 이렇게 "녹음된 자신의 목소리를 어색하게 느끼는 현상을 '음성 직면'현상이라고 하는데요. 이에 대한 연구가 50년 전부터 진행되어 왔다는 것이 놀랍기만 합니다. 그럼 왜 내 귀에만 내 목소리가 다르게 들릴까요? 이에 대한 답은 책속에 남겨둡니다. 참 목소리도 훈련하면 개선할 수 있다는 사실은 저 같은 사람에겐 너무나 희망적인 소식입니다. 물론 그만큼의 노력이 필요하겠죠?

 

첫 만남에서 배경 음악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상대방의 호감을 얻고 싶을 땐 어떤 음악을 들으면 좋을까요?

 


결혼식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음악은 '결혼 행진곡'입니다. 만약 '결혼 행진곡'이 아닌 색다른 음악을 틀고 싶다면? 결혼 생활이 힘들지만, 그래도 참고 살아보리라 하는 생각이 들 땐 어떤 음악을 들으면 좋을까요?

 

라이브 공연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남몰래 흐르는 눈물'을 부른 후 무려 115회의 커튼콜 세례가 이어져, 무려 115차례나 몸을 숙여 인사를 해야만 했던 사람은 누구일까요? 박수 소리가 이어진 시간만 무려 67분이나 되었다는, 전무후무한 경험을 하게 만든 그 사람은 누구일까요?

 

치매, 면역체계강화, 코골이, 자세 교정, 폐활량 증가, 긴장감 완화 등등에 천연 호르몬 치료제로 음악을 사용하면 좋다고 하며, 통증 억제 효과로도 사용될 수 있으며, 우울증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음악으로 다이어트를 할 수 있다는 것, 운동 효과를 극대화하는 음악 법칙 등등은 여기선 생략합니다. ~~무 많아서요.

 

요즘 가장 핫한 뉴스는 바로 한 달이 채 남지 않은 대선인데요. 대선 때마다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선거송입니다. 음악과 정치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데, 왜 대선 때마다 이런 선거송이 등장하는 것일까요? 음악으로 정치적 활동을 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요? 정치인들은 어떤 음악으로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을까요? 음악은 얼마나 많은 영향력을 지니고 있는 것일까요?

 

연주자들이 각기 헬리콥터 한 대씩에 앉아 연주하는 카를 하인츠 슈토크하우젠의 '헬리콥터 현악 4중주', 악보에 어떤 음표도 없는 존 케이지의 '433', 한 번 연주하는 데 무려 639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한 존 케이지의 'Organ2/ASLSP', 반대로 연주 시간이 1.316초밖에 되지 않는 네이팜 데스의 '유 서퍼', 이런 음악이 있는 줄 상상조차 못했을 뿐 아니라, 도대체 어떤 음악일까 하는 궁금증에 찾아서 들어봤습니다. 무척이나 신선하고 기발한 곡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요. 그렇다면 작곡가의 입장이 아닌 이 곡을 들어야 하는 청중에게 음악은 어떤 의미일까요? 음악의 사전적 의미는 "박자, 가락, 음성 따위를 갖가지 형식으로 조화하고 결합하여, 목소리나 악기를 통하여 사상 또는 감정을 나타내는 예술(네이버 어학사전)'이라고 하는데,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433'라는 곡은 음악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일까요? 저자는 이 곡이 왜 훌륭한 곡인지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악보의 ''자도 몰라도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오케스트라 악보라는 점에서, 나아가 악기를 잡아본 적 없는 사람조차 연주할 수 있다는 점에서 '433'는 이미 훌륭한 곡이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쓸모 있는 음악책' p.213~214

 

저자의 말에 공감하나요?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이겠지만, '433'라는 곡은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하게 만드는 곡이었답니다. 설마 연주자가 아무 것도 하지 않을까, 어떤 소리든지 들리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외국 연주자와 우리나라 연주자, 두 사람의 연주를 들었는데요. 상반되어 보이는 두 연주자의 연주를 찾아보는 것 또한 재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클래식 공연이나 뮤지컬 공연, 작은 콘서트 공연을 보러 다니던 시절을 떠올리게 만들어 준 '쓸모 있는 음악책', 거의 300페이지에 달하는 책을 한 자리에서 읽을 수 있었던 건 음악의 힘이었던 것 같습니다. 각 장마다 저자가 추천한 음악들을 찾아 들으며 읽다보니 어느새 마지막 페이지에 와 있었답니다. 가장 짧은 시간 동안 가장 많은 음악을 들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저자는 "팝 음악과 미디어를 공부하는 이유는 행복을 찾기 위해서'라고 말하는데요. 저자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충분히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꿈오리 한줄평 : 악보에 어떤 음표도 없는 곡, '433'에 나만의 음표를 채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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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렇지 않다
최다혜 지음 / 씨네21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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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렇지 않다'고 하는 말이 왠지 반어적인 표현처럼 들립니다. 그저 겉으로만 아무렇지 않은 척, 그렇게 보이려고 애쓰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안타깝고 짠한 마음이 듭니다. 초점 없이 그저 멍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 표지속 인물은 금세 울음이라도 터뜨릴 것만 같습니다. 그러다 문득 생각난 듯 어디론가 급하게 나가는 것처럼 보입니다. '아무렇지 않다'는 일러스트레이터, 시간 강사, 무명작가로 살아가는 세 인물의 삶을 통해 지금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불행은 늘 초대 없이 무례하게 찾아온다. 그리고 세상은 불행을 겪는 이들에게 그것이 그들 스스로 초래한 것이라 말하는 더 큰 무례를 범한다. 불행의 원인이 개인의 무능이라 말하거나 심지어 각자가 믿는 종교의 교리를 빌려와 그것이 업보 또는 신의 형벌이라 단정하기도 한다. 불행해 마땅한 존재로 개인을 몰아세우는 것이다. 살고자 불행과 맞서고 있는 이들에게 세상은 이렇게나 잔인하고 예의가 없다. 정말 속상한 것은, 불행에 지칠 대로 지친 이가 이 말도 안 되는 논리에 저항할 힘이 없어 스스로 체화하게 되는 것이다.

'작가의 말' 중~

'아무렇지 않다'는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시작했기에 세 명의 인물인 김지현, 강은영, 이지은은 곧 저자의 모습이기도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2년이 넘게 걸려 작업하는 동안 그녀의 삶들은 저자와 분리되고 있었으며, 자신을 닮은 그녀들의 삶이 안쓰러워졌다고 합니다. 그녀들의 삶을 들여다보기 시작하면서 선택이 아닌 그저 살아남기만을 바랐다고 하는데요. 책속 세 인물을 바라보던 시각이 바로 저자 스스로가 바라던 삶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을은 위 저작물에 대한 저작재산권 전부와 위 저작물을 구성부분으로 하는 편집저작물을 작성하여 이용할 권리 전부를 갑에게 양도한다.

'아무렇지 않다' p.29

왠지 찜찜한 계약서, 자신의 작품이지만 모든 권리를 양도한다는 조항, '양도'라는 그 말에 자신의 권리는 아무 것도 없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계약서 수정이 가능한지 물어보지만, 어렵지 않겠냐는 말을 듣게 됩니다. 계약해야 할까? 거절해야 할까? 그럼 일이 끊기는 건 아닐까?, 복잡한 마음으로 들른 서점에서 어디선가 들어본 듯 한 작가의 책을 보게 됩니다.

지현도 이 일을 시작할 때는 자신의 이름으로 된 책을 출판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계속 외주 작업만을 할 수 밖에 없는 현실 앞에 그녀 이름으로 된 책은 저 멀리 잡기 어려운 곳에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책을 볼 때 가장 먼저 눈에 띄는 표지 그림, 하지만 그 표지엔 작가의 이름만 있을 뿐, 지현의 이름은 없습니다. 문득 밀려드는 허무함...,

그...다름이 아니라 전에 주신 원고, 계약을 생각해봤는데요.

계약하지 않을래요.

'아무렇지 않다' p.69~70

정말 삶이 예술이라면 신고전주의 예술가들이 그러했듯이 우리가 엄숙한 목적만을 향해 달려가고 있어서 우리 스스로를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도구로 전락시키고 있지 않은지 생각해봐야 할 것입니다.

'아무렇지 않다' p.123

친구들에겐 너무나 자연스러운 해외여행, 사업, 아파트 값 이야기는 그저 먼 나라 이야기일 뿐, 그 흔한 명품백도 은영에게는 사치일 뿐입니다. 등록금 벌어가며 힘들게 받은 석사 학위, 그 때문에 아직도 학자금과 월세로 빠듯한 생활을 하는 은영의 삶, 친구들에겐 너무나 소소한 일일 수도 있는 그런 일들은 언제쯤 일어날까요? 유학 경험도 박사 학위도 없는 은영은 시간 강사의 삶을 벗어날 수 있을까요? 아니 시간 강사의 삶이라도 계속 할 수는 있는 것일까요?

계속 그림을 그리는 게 맞나?

할 수 있는 것들도 점점 없어지는데...

'아무렇지 않다' p206

미술대전에서 입상을 했다고 해서 지은의 삶이 달라질 것은 없습니다. 빠듯한 생활은 컵라면 하나도 맛이 아닌 값으로 선택해야할 만큼 어려울 뿐입니다. 그녀는 자신의 이름을 건 작품전시회를 할 수 있을까요? 그보다 지금처럼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 수는 있는 것일까요?

흔히 MZ세대로 불리기도 하는 20~30대들의 이야기지만, 일러스트레이터 김지현, 대학 시간 강사 강은영, 무명작가 이지은은 "가격보다는 취향을 중시하는 성향을 가진, '플렉스' 문화와 명품 소비가 여느 세대보다 익숙한(네이버 지식백과)' 것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세 사람이 '미래 보다는 현재'에 충실할 수밖에 없는 것은 '현재를 즐기는 것'이 아니라 단지 현재 그들의 삶이 미래까지 생각할 만큼 여유롭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픽노블이라 인물들의 표정까지 들여다 볼 수 있어서 더 몰입하여 읽을 수 있었으며, 감정이입하여 읽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너무 현실적인 결말로 끝난 지현과 은영 그리고 지은의 삶은 그래서 더 안쓰럽고 마음이 아픕니다. 만약 '나'였더라도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을 것 같아서, 선택할 수조차 없는 현실을 받아들여야만 할 것 같아서, 그럼에도 언젠가 그녀들이 꿈꾸는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지현과 은영, 지은이에게 응원을 보내게 됩니다.

꿈오리 한줄평 : '아무렇지 않다'가 '아무렇지 않은 척' 하는 것이 아닌 정말 아무렇지 않아서 말할 수 있는 '아무렇지 않다'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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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살인범
선자은 지음 / 여섯번째봄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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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에 그 남자가 산다.

사건이 일어나는 곳이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그 남자.....,

'이웃집 살인범' ~

 

 

살짝 내린 선글라스 너머로 보이는 눈초리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누군가를 밀착 감시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선글라스에 비친 누군가의 모습을 보니 눈치를 채고 도망가는 것 같기도 합니다. 제목부터 범상치 않은 '이웃집 살인범', 이 책은 열다섯 살 탐정 지망생 다래가 옆집에 이사 온 남자를 연쇄 살인범이라 생각하며 단서를 찾기 위해 추적하는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봐도 저렇게 봐도 수상한 이웃집 남자, 그 남자는 정말 뉴스에 나오는 연쇄 살인범일까요?

 

다이어트가 필요한 엄마도 포기할 수밖에 없는 16층 계단 오르기, 다래는 오늘도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올라 집으로 갑니다. 다래가 계단을 오르는 이유는 탐정 훈련을 하기 위한 것입니다. 식구들도 모르는 이유를 아는 유일한 친구 온겸, 온겸이와 친해진 것은 열 살 때 있었던 일 때문입니다. 물건을 보고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맞추는 능력이 있던 다래가 온겸이의 상처를 끄집어내었던 그 일 때문, 하지만 그 일로 온겸이와 절친이 되었답니다. 어쨌든 그 일 이후에 자신의 능력은 정말 필요한 순간에만 쓰겠다 다짐하며 선택한 것이 바로 탐정입니다. 거창한 것은 못할지라도 계단을 오르며 생활 밀착형 탐정을 시작하기로 한 것인데요. 예리한 다래의 눈에 수상한 남자가 포착되었습니다.

 

저녁 812분에 이사라니, 게다가 상자에서 삐죽 나와 있는 건 다섯 개의 손가락?, 센스등이 켜지면서 들리는 굵은 남자 목소리, 매물로 나오지도 않고 방치되다시피 했던 집, 정말 뭔가 수상한 냄새가 풀풀 납니다. 탐정 지망생 다래의 수상한 이웃집 남자 밀착 추적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연쇄 살인 사건의 여섯 번째 피해자가 발생했다는 뉴스, 사건 현장에 남은 단서롤 토대로 갖가지 추리들이 나왔지만, 아직 범인은 잡히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옆집에 이사 온 남자가 너무나 수상합니다. 문 앞에 있는 치킨을 가져가려고 문을 열었다가 누군가의 인기척을 느끼고 다시 문을 닫은 것, 아파트 단지 안에서 일어난 고양이 살해 사건 현장에서 마주친 것, 옷차림새도 이상하고 얼굴도 험상궂게 생긴데다 다래와 눈이 마주친 후 갑자기 도망치듯 어디론가 가는 것도 수상하기만 합니다.

 

하지만 혼자서 하기엔 어려운 일, 셜록 홈스도 그렇고, 하이즈의 미녀 탐정 시리즈에도 나오듯이 멋진 탐정에게는 조력자가 있기 마련, 본격적으로 밀착 추적, 잠복 수사에 들어간 다래는 절친 온겸이와 같은 반 친구 김별과 함께 탐정단을 꾸리는데요. 드디어 누가 봐도 수상한 옆집 남자의 행동이 다래의 눈에 포착됩니다. 아파트 후미진 화단에서 말이죠.

 

소연아, 소연아.

(중략)

우리 집에 가면 엄청 좋아. 맛있는 것도 많은데? 어때? 같이 가지 않을래?

'이웃집 살인범' p.63

 

 

세상에!

혹시 옆집 남자는 납치범?

아이를 끌려가게 둘 순 없습니다. 소리치며 아이를 구하러 달려가는데, 남자가 달아납니다. 뒤쫓아 갔지만 놓치고 마는데요. 다시 사건 현장에 갔을 땐 소연이라는 아이도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배달과 택배 외에는 아무도 찾아오지 않던 옆집에서 조직폭력배처럼 보이는 남자가 나오는 모습을 보게 되고, 그 남자가 들고 나온 쓰레기봉투에서 수상한 옆집 남자에 대한 엄청난 단서를 찾게 됩니다. 여섯 번째 살인 사건 현장에서도 마주친 옆집 남자, '용감한 시민 상'을 받게 된 다래와 온겸, 그렇다면 옆집 남자는 정말 연쇄 살인범이었던 걸까요?

 

이야기는 누군가 이사를 오면서 끝이 납니다. 하지만 그 이삿짐에서 무언가 수상한 정황이 포착됩니다. 그렇다는 건 2편이 나온다는 것 아닐까요? 센스 넘치는 '작가의 말(앞 글자만 따서 읽으면 문장이 만들어지는)'을 통해서도 다음 편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만약 옆집 남자가 험상궂은 외모가 아니었다면 어땠을까요?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인사도 먼저 건네는 그런 사람이었다면 어땠을까요?

우리가 흔히 정상가족이라고 생각하는 엄마, 아빠와 아이로 구성된 가족이 이사 왔다면 어땠을까요?

 

지구라는 별에 살고 있는 인구는 80억 가까이 되는데요. 그 사람들 중 완벽하게 똑같은 사람이 있을까요? 모두 다르게 생겼기 때문에 모두 특별한 것은 아닐까요? 정상가족과 비정상가족의 기준은 무엇일까요?

 

옆집 남자가 수상하다고 의심하고 살인범이라 의심하게 된 것은 의도치는 않았지만 다래가 가지고 있던 편견과 선입견이 작용했을지도 모릅니다. 험상궂은 외모, 범상치 않은 옷차림, 찾아오는 사람도 없고, 거기에 남자 혼자만 살고 있다는 것 등등, 거기에 우연인지 의도적인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범죄 현장에 있었다는 것은 완벽하게 살인범이라 의심하게 만들었는데요. 언제인지, 누구인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예능프로그램에 나온 남자 연예인이 험상궂게 생긴 외모 때문에 경찰의 검문을 받은 적이 있다는 것 또한 편견과 선입견이 작용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예전에 아가사 크리스티의 '나일강의 죽음', '오리엔트 특급 살인' 등 추리소설을 좋아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영화로도 제작이 되었으며 TV로 방영되기도 했었는데요. 그때도 엄청나게 빠져들어 봤던 기억이 납니다. ,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는 함정이..., 아가사 크리스티의 책을 다시 읽어봐야 할 듯합니다. 어쨌든 오랜만에 다래 탐정단과 함께 하며 그때의 기억을 되살려 보았습니다.

 

꿈오리 한줄평 : 수상한 이웃집 남자와 탐정 지망생 다래의 미스터리 반전 스릴러! 기막힌 반전이 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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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고집전 - 고집불통 옹고집 진짜 사람 된 이야기 너른 생각 우리 고전
서신혜 지음, 이경석 그림 / 파란자전거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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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아흔아홉 간이나 되는 고래 등 같은 기와집에 살며, 한 해 동안 거둬들이는 쌀은 다섯 채나 되는 곳간을 채우고도 남으며, 창고에 곡식과 금은보화가 가득한 부자 중의 부자, 중국 최고의 부자도 그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말하는 부자가 있습니다. 하지만 심뽀가 고약하고, 욕심이 이루 말할 수 없으며, 인색하기가 하늘을 찌르고, 거기에다 늙고 병든 어머니에게 약도 지어주지 않고 찬방에서 지내게 하는 불효자 중의 불효자였지요. 집터가 훌륭해서 충신과 효자, 열녀가 난다는데, 어찌 이런 아들이 태어났는지 참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놀부 보다 더한 천하제일 심술꾼, 그가 바로 옹고집입니다. '옹고집전'은 언제 누가 지었는지 알 수 없으며, 이본마다 조금씩 다른 부분도 있지만, 스님을 괴롭히고 쫓아내는 것, 진짜와 가짜가 싸우는 것, 늙고 병든 어머니를 구박하는 것 등은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고집불통 옹고집 진짜 사람이 된 이야기 '옹고집전'은 국어와 역사 그리고 고전문학을 아울러 익힐 수 있는데요. 먼저 '옹고집전'이 어떤 작품인지, 판소리계 소설이란 무엇인지, 옹고집전은 어떻게 탄생했는지, 등장인물은 어떤 사람들인지. 학 대사는 왜 허수아비 옹고집을 등장시켜서 옹고집을 혼냈는지 등등을 배경지식으로 익히고 난 후에 '옹고집전'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나서 조선 후기 신분제는 어떤 변화를 겪게 되는지, 옹고집은 어떤 신분 계층을 대변하는지, 옹고집이라는 인물을 통해 무엇을 드러내고자 한 것인지, 등등 옹고집전의 시대적 배경인 조선후기 사회의 모습을 들여다봅니다. 마지막으로 독후활동지를 통해 옹고집전에 대한 내용을 학습하고 심화활동으로 토론을 할 수도 있으며, 사또가 되어 판결문을 써 보고 옹고집전에 대한 대본을 작성해 보는 창의융합활동으로 마무리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해학적인 그림이 글을 읽는 재미를 더합니다.


옛말에 이르기를 인간 칠십 고래희라, 사람이 일흔 살까지 사는 것도 드문 일이라는데 어머니는 팔순까지 살았으니 충분히 오래 사셨잖아요. 이제 돌아가셔도 아쉬운 것 없으니 더 욕심부리지 마세요. '옹고잡전' p.31

 

 

어머니가 아픈데 약도 지어주지 않고, 방에 불도 때지 않아 찬방에서 지내시게 하면서, 오래 사셨으니 이제 돌아가셔도 된다고 말하는 아들이라니, 어머니를 이렇게 대하니 남들에게 어떻게 할지는 말할 필요가 없겠지요? 특히 스님만 보면 그렇게 못살게 굴고 때린 후에 쫓아냈다고 하는데요. 그 소문을 들은 도사 한 분이 학 대사를 보내 소문의 사실 여부를 알아보게 합니다. 역시나 소문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듯 학 대사는 엄청 두들겨 맞은 뒤 쫓겨나게 됩니다.

 

어떻게 혼내 줄까 이런저런 방법들이 나왔지만, 학 대사는 옹고집이 스스로 뉘우쳐 잘못을 고치게 하면 좋겠다면서, 짚으로 허수아비 옹고집을 만들어 옹고집이 살고 있는 옹진마을로 보냅니다.

 

똑같아도 어찌 이렇게 똑같을 수가 있는 것인지, 아들도 아내도 누가 진짜인지 구분하지 못했으며, 어머니는 어차피 불효하는 아들이니 상관 없다며 아는 체도 하지 않고, 며느리는 오히려 허수아비 옹고집이 진짜라고 말하기까지 합니다. 진짜 옹고집으로선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힐 일이지요. 친구 김 별감에 의해 관아로 가게 된 두 옹고집, 가족관계부터 집안 살림살이까지 완벽하게 알고 있는 허수아비 옹고집이 진짜가 되고, 진짜 옹고집은 가짜가 되어 곤장까지 맞고 쫓겨납니다. 그 후 진짜 옹고집은...,


신분 구별이 엄격했던 조선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고 난 후 신분제가 변하기 시작하는데요. 벼슬을 사고팔기도 했으며, 부를 쌓은 상민들이 양반의 신분을 사기도 하는 등 양반의 지위가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신분제가 변화를 겪으면서 요호부민이라는 새로운 계층이 등장하는데요. 요호부민이란 재산이 넉넉한 백성이라는 의미인데, 옹고집이 바로 그 요호부민을 대표하는 인물입니다. 옹고집이 잘못을 뉘우치고 이웃들에게 베풀며 사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그 당시 민중이 요호부민에게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합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요호부민의 모습을 기대한 것이지요. 자세한 이야기는 '옹고집전'을 통해 알아가길 바랍니다.

 

내 모습과 행동이 어떤지 스스로 돌아보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만약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듯 똑같은 행동을 하는 누군가를 본다면 어떻게 될까요? 다른 사람들 눈에 비친 내 모습이 어떤지를 알 수 있지 않을까요? 진짜 옹고집이 허수아비 옹고집을 통해 스스로 잘못을 뉘우치고 깨달음을 얻게 되는 것은 바로 허수아비 옹고집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보게 된 것은 아닐까 합니다.

 

꿈오리 한줄평 : 타인을 바라보듯 ''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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