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세 사망법안, 가결
가키야 미우 지음, 김난주 옮김 / 문예춘추사 / 202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몇 년 전부터 자주 접하는 뉴스 중 하나는 바로 저출산과 고령화입니다.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감소는 고령화를 가속시키며, 이렇게 진행되면 50년 후엔 고령 인구가 전체 인구의 절반을 차지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생산 가능 인구가 줄어들면서 경제 성장률은 떨어지고, 국민연금 재정에도 영향을 끼쳐 기금 소진이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 예측하기도 합니다. 어떻게 하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제목부터 시선을 사로잡는 <70세 사망법안, 가결>50대 가정주부 다카라다 도요코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사회적 문제를 들여다보고 생각하게 만드는 이야기입니다. 이웃나라 이야기지만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경제 성장률 저하와 국민연금 재정 고갈 등 현재 대한민국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이야기라는 생각도 듭니다. 가키야 미우는 결혼난, 저출산, 고령화, 주택대출 등 현대사회의 문제를 바라보는 글로 많은 독자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고 하는데요. <며느리를 그만두는 날>, <노후자금이 없습니다>, <이제 이혼합니다>, <결혼 상대는 추첨으로>, <파묘 대소동> 등등 그의 대표작들의 제목만 봐도 그 내용을 유추할 수 있을 듯합니다.

 

70세 사망법안이 가결되었다.

이에 따라 이 나라 국적을 지닌 사람은 누구나 70세가 되는 생일로부터 30일 이내에 반드시 죽어야 한다. 예외는 황족뿐이다. 더불어 정부는 안락사의 방법을 몇 종류 준비하여, 대상자가 그중에서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배려할 예정이다. (중략) 1차 시행 연도의 사망 예정자는 이미 70세가 넘은 자를 포함해서 약 2,200만 명, 2차 시행 연도부터는 해마다 150만 명 전후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p.8

 

70세가 되면 황족을 제외하고 누구라도 30일 이내에 죽어야 한다는 사망법안, 이는 저출산과 고령화가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진행되면서 연금제도가 붕괴되고, 국민의료보험은 바닥을 드러내기 직전이며, 장기요양보험은 재원이 충당되고 있지 않는 현실을 반영하여 만들어지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인권 침해의 극단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는 사망법안은 전 세계로부터 비난을 받게 되었으며, 폐지를 촉구하는 성명이 빗발치고 있는 상황입니다.

 

사망법안은 13년 동안 시어머니 병수발을 들고 있는 55세 가정주부 다카라다 도요코 가족의 일상에도 변화를 가져오게 됩니다. 다카라다 도요코는 정신은 멀쩡하지만 움직임이 불편한 시어머니의 배변 기저귀를 가는 것뿐 아니라 밤낮없이 호출하는 통에 수면 부족은 물론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고단한 일상을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남편은 아내의 일상에 관심조차 없습니다. 사망법안이 가결되자, 남은 자신의 삶을 즐기겠다며 조기 은퇴하고 세계여행을 떠났습니다. 할머니 병수발을 도와달라는 엄마의 말에 독립하여 따로 살고 있는 딸은 아이러니하게도 공공 노인 요양원에서 일하고 있으며, 명문대를 나와 대기업에 입사한 아들은 인간관계를 힘들어하며 직장을 그만둔 상태로 3년 째 은둔형 외톨이로 살고 있습니다. 두 명의 시누이는 유산에만 관심이 있을 뿐, 자신의 엄마를 돌볼 생각조차 하지 않습니다. 가족 중 어느 누구도 다카라다 도요코의 고단한 삶을 공감하고 배려하는 이는 없습니다. 다카라다 도요코에게 한줄기 희망으로 다가온 사망법안, 이제 2년만 잘 견디면 되는 걸까요?

 

겨우 15.......

아아, 자유롭고 싶다.

내일부터라도. 아니, 지금 당장.

어떻게 하면 자유로워질 수 있지?

이 집을 뛰쳐나가는 길밖에 없다.

그렇다면, 가출?

그러니까 그 말은....... 이혼?

하지만 혼자서 살려면 돈이 필요하다.

어떻게 하면 좋지? p.63

 

어느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수고로움, 사망법안 가결 후 더 깐깐해진 시어머니, 남은 생을 즐기겠다며 세계여행을 떠난 남편, 도움을 주지는 못할망정 꼬투리만 잡는 시누이들..., 다카라다 도요코는 가출을 결심합니다. 가족들 중 누구라도 도요코의 입장을 헤아려 봤더라면, 고령화 문제가 자신의 삶에 끼치는 영향을 생각해 봤을 것입니다. 방관하던 가족들에게 도요코의 가출은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옵니다.

 

70세 사망법안 가결은 정치인들뿐만 아니라 국민들에게도 저출산과 맞물린 고령화 사회의 현실적 문제를 실감하게 하고, 문제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또 고민하게 만들며,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게 만듭니다. 도요코네 가족들도 병수발과 살림이 자신들의 몫이 되자 어떻게든 해결 방법을 찾으려 애를 씁니다. 그러는 과정을 통해 도요코의 입장을 헤아리게 되고, 그녀가 얼마나 힘들었을지에 대해 절로 공감하게 됩니다.

 

고도성장을 이끌어낸 세대라는 것을 앞세우며, 70 살이 되면 죽으라는 법안에 동의할 수 없다는 노인들, 월급에서 꼬박꼬박 연금보험을 떼고 있지만 연금을 받을 수 없게 되는 것에 화가 난다는 젊은 사람들, 그들 모두를 만족시켜줄 방법이 있기는 한 것일까요? 개인들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도 파탄에 이른 현 상황을 벗어날 수 있는 것은 경기 대책밖에 없다는데, 경제대국으로 다시 살아날 방법은 무엇일까요?

 


이야기는 도시락 매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도요코가 주부 경험을 살려 판매 전문가로 나아가는 모습과 더불어 가족들 또한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끝이 납니다. 2년 후에 시행될 예정인 70세 사망법안은 어떻게 되었을지에 대한 궁금증은 책을 통해 확인하길 바랍니다.

 

<70세 사망법안, 가결>은 저출산과 맞물린 고령화로 인한 경제 성장률 저하, 연금 기금 고갈로 인한 세대 간의 갈등은 물론 근로자들을 착취하는 악덕 기업,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려 스스로의 삶을 살아가지 못하는 자식들, 유산 상속을 둘러싼 다툼, 전업주부의 가사 노동에 대한 가족들의 인식, 노인 돌봄 문제, 경력단절로 취업이 쉽지 않은 중년 여성들의 이야기 등등 현대사회의 문제를 보여주며,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듭니다. 무엇보다 이웃나라 이야기지만 현재 대한민국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한 이야기는 우리나라 독자들에게도 공감을 불러일으키지 않을까 합니다.

 

꿈오리 한줄평 : 엄마이자 아내이자 며느리로 살아가는 중년 여성 도요코의 삶을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난 현대사회의 문제를 들여다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안의, 별사
정길연 지음 / 파람북 / 202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열하일기>, <양반전>, <허생전> 등의 작품을 쓴 작가이자 박제가, 홍대용과 더불어 18세기를 대표하는 북학파 실학자, 바로 연암 박지원입니다. 교과서나 역사책에서 자주 접하는 인물이지만, 그의 삶에 대해 아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을 듯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안의, 별사>는 조금 더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작가의 상상력이 가미된 소설이기는 하지만, 역사적 사실과 인물들이 등장하여 이야기에 대한 호기심과 재미를 더합니다.

 

연암 박지원이라면 가장 먼저 실학파를 떠올리고, 이어 당대 최고의 문사이자 저 놀라운 <열하일기>의 저자로 기억하고, 나아가 꽤 알려진 특유의 호방한 기질과 처세와 풍모를 언급한다. 안의 현감으로 42개월을 재직한 사실에 대해서는 상세히 알고 있지 못하거나, 알고 있더라도 그다지 주목하지 않는다. 연암의 글이나 그곳에서 벗들과 주고받은 편지를 제외하면, 오늘날의 함양군 안의면에 실체적 궤적이 거의 남아 있지 않은 까닭도 있겠다. <안의, 별사>에서 그 시간과 공간을 구현해보고 싶었다. '작가의 말' ~

 

안의, 별사(安義, 別辭)는 안의에서 이별하는 이야기(직역하면, 안의에서 이별의 인사)라는 뜻으로 연암 박지원과 한 여인과의 만남과 이별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장편 역사소설입니다. 1792년부터 4년 동안 안의현 현감으로 재직할 당시에 있었던 실제 역사 이야기에 은용이라는 가상의 여인과의 만남과 이별에 대한 이야기를 가미하여 몰입감을 선사하는데요. 2층으로 된 창고를 헐어 연못을 만들었다든가 아전들의 비위를 감독하여 횡령한 곡식을 환수하였다든다 송사 문제를 해결하였다든가 흉년이 들 때면 백성들과 함께 죽을 먹으며 동고동락했다는 이야기는 잘 모르고 있던 연암 박지원의 삶과 더불어 현재를 살아가는 권력자들이 갖추어야할 덕목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듭니다.

 

연암 박지원과 안의현 과수(寡守 남편을 잃고 혼자 사는 여자) 연주가 은용이 번갈아 화자로 등장하여 들려주는 이야기는 안의현 현감 박지원의 삶에 대한 이야기이자, 재가 대신 자결을 선택하여 열녀가 되기를 바라던 시대를 살아야했기에 연모의 정으로만 끝내야했던 한 여인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대중없지는 않습니다. 제집에서 건너간 매화목이 아닌가요. 그리고........ 오늘이 어떤 날인가요. 되돌아온 매화라, 이처럼 확실한 언명이 또 어디 있겠는지요. p.23

 

이야기는 체직으로 안의현을 떠나는 박지원이 보낸 매화목과 편지를 받은 은용이 이별에 대한 슬픔을 견디어낼 것임을 드러내며 시작합니다. 어쩌면 두 사람의 인연은 은용의 당호 '인연 없는 집'처럼 맺어질 수 없는 인연이었다는 생각도 듭니다. 서녀로서 받는 차별, 혼인한 지 두 해 만에 남편을 잃은 과수, 열녀가 되어 가문을 빛내주기를 바라는 아버지와의 인연을 끓어낸 딸이라는 아픔을 지닌 은용, 그렇게 내려온 외할아버지 댁에서 운명처럼 만난 이가 바로 현감으로 내려온 박지원입니다. 가족과 백성을 향한 애민과 연민의 마음이 컸던 박지원이었기에 비록 허구의 이야기일지라도 두 사람은 맺어질 수 없는 인연이었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아내는 쉰한 살에 들어서자마자, 그리고 내가 막 선공감 감역으로 첫 음직을 얻어 겨우 양식 근심이나마 덜게 되자마자, 마치 평생의 과업을 마친 사람처럼 급히 시들었다. 백 약첩이 무효했고, 하늘이 무심했다. 아니다. 무심하기로는 지아비인 나를 첫손에 꼽아야 할 터인즉, 회한이 가슴을 친다. p.53

 

고생만 하다가 세상을 떠난 아내를 잃은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형, 맏딸 그리고 큰 며느리까지 잃은 그 마음을 어찌 다 헤아릴 수 있을까요? 그럼에도 "처참하고 낙담한 표정을 감추어야 하는 상황", 슬픔조차도 애써 참아야 하는 시대의 아픔이 드러나는 듯합니다. 남편과 사별해도 재가가 금지되고 자결로 열녀가 되기를 강요하던 시대, 재가로 낳은 자식은 관직에 나갈 수 없었던 시대를 살아간 여인들의 아픔 또한 마찬가지겠지요?

 

'이용'이란 무엇인가. 이롭게 쓴다는 뜻이다. 백성들이 도구나 재화를 사용하여 그들의 일상생활을 편리하도록 꾸리는 것이다. '후생'이란 무엇인가. 넉넉하고 윤택한 삶이다. 의복이나 음식이 부족하지 않게 되면 백성들은 저절로 행복하여 콧노래를 부를 것이다. '정덕'이란 무엇인가. 바른 마음이다. 백성들에게 아름다운 도덕을 가르치면 말하지 않아도 바르게 살리라. p.128

 

박지원은 안의현 현감으로 재직 당시 "이용한 뒤라야 후생할 수 있고, 후생한 뒤라야 정덕을 할 수 있다"며 백성들의 구휼에 힘쓰고, 물레방아를 설치하는 등 이용후생 사상을 실천하려 했습니다. 무엇보다 아전들이 백성들의 구제를 위한 관의 재물을 횡령한 범죄를 드러내어 벌하는 것이 아닌, 녹봉이 없어 겪어야만 하는 아전들의 고충을 이해하고 횡령한 곡식을 환수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은 백성들을 향한 애민과 연민의 마음이 아닐까 합니다. "관인이든 관속이든 신분 고하를 막론하고, 그 본래의 임무는 백성의 삶이 나아지도록 권고하는 것(p.145)"이라며, 사사로이 관속을 동원하는 일은 절대 하지 않았다고 하니, 이런 애민의 마음이야말로 관직에 있는 이들이 가져야할 기본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은용은 장악원 악사였던 외할아버지로 인해 현감이었던 박지원을 만날 수 있었는데요. 일가친척 없는 픙진세상에 외손녀를 혼자 두고 떠날 수 없었던 할아버지는 박지원과 인연을 맺기를 바라기도 했지만, 두 사람은 끝내 인연을 맺지 못하였습니다. 이야기는 은용이 박지원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은 후, "인연이 다하였으니, 세초하려 하네.(p.558)"라며 박지원과 인연이 된 것들을 떠나보내며 끝이 납니다.

 

안의, 별사(安義, 別辭)는 안의에서 이별하는 이야기(직역하면, 안의에서 이별의 인사)라는 뜻으로 연암 박지원과 한 여인과의 만남과 이별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장편 역사소설입니다. 1792년부터 4년 동안 안의현 현감으로 재직할 당시에 있었던 실제 역사 이야기에 은용이라는 가상의 여인과의 만남과 이별에 대한 이야기를 가미하여 몰입감을 선사하는데요. 2층으로 된 창고를 헐어 연못을 만들었다든가 아전들의 비위를 감독하여 횡령한 곡식을 환수하였다든다 송사 문제를 해결하였다든가 흉년이 들 때면 백성들과 함께 죽을 먹으며 동고동락했다는 이야기는 잘 모르고 있던 연암 박지원의 삶과 더불어 현재를 살아가는 권력자들이 갖추어야할 덕목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듭니다.

 

꿈오리 한줄평 : 역사적 사실에 허구를 가미한 이야기를 통해 가족과 백성들을 애민하고 연민한 박지원의 삶을 들여다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뱅크시, 아무 데나 낙서해도 돼? I LOVE 아티스트
파우스토 질베르티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1810, 영국 런던 소더비 경매장에 거리 예술가 뱅크시의 작품 <풍선과 소녀>가 경매로 나왔습니다. 이 작품은 수많은 경쟁 끝에 1042천 파운드(15억 원)에 낙찰되었는데요. 낙찰되는 순간 작품의 절반이 저절로 파쇄 되는 충격적인 일이 일어납니다. 더 충격적인 것은 파쇄 연습 장면까지 공개한 범인이 뱅크시라는 것입니다. 뱅크시는 "파괴의 욕구는 곧 창조의 욕구"라는 피카소의 말을 인용하며, 자신의 그림이 경매장에 나갈 것을 대비해 몰래 파쇄기를 설치했다고 하는데요. 작품이 돈으로 거래되는 것을 조롱하는 퍼포먼스였음에도, 작품의 가격은 20배 이상 올랐다고 하니,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뱅크시, 아무 데나 낙서해도 돼?>는 그라피티로 세상의 부조리를 풍자하고 비판하는 작가,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작가 뱅크시의 삶과 작품 세계를 담은 그림책입니다. 이 책에는 화염병 대신 꽃다발을 투척하는 시위자, 풍선과 소녀, 루브르 박물관과 유명한 미술관 등에 허락도 없이 걸어놓은 작품..., 등등 여러 작품이 실려 있는데요. 정체를 드러내지 않아 비밀에 싸여 있는 뱅크시와 그의 작품들을 먹으로만 표현하여 오롯이 작품에 집중하게 만듭니다. 단 두 번, 강렬한 빨강색으로 표현한 그림이 나오기는 합니다만...,

 

 


뱅크시는 내 진짜 이름이 아니야.

내 정체를 비밀로 하려고 선택한 거야.

'뱅크시, 아무 데나 낙서해도 돼?' ~

 

이 책은 뱅크시를 화자로 하여 뱅크시의 삶과 작품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사람들이 알고 있는 뱅크시는 진짜 그의 이름이 아닙니다. 이름뿐만 아니라 얼굴도 드러낸 적이 없기에 지금까지도 뱅크시에 대해 아는 사람은 없습니다. 루브르 박물관이나 유명한 미술관 등에 자신의 작품을 걸어 놓고 나갈 당시에 찍힌 모습도 있지만, 변장을 한데다가 오로지 뒷모습만 보였으며, 영화를 찍을 때 등장하기도 하지만 얼굴을 모두 가려서 알아볼 수는 없다고 합니다.

 


뱅크시는 길거리 벽에 그림을 그리는 그라피티 예술가입니다. 그는 검정색 스프레이 페인트를 사용하여 쥐 그리는 것을 좋아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벽에 그림을 그리는 일은 불법입니다. 그러니 "경찰이 체포하지 못하도록 숨어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뱅크시가 "스프레이 페인트와 스텐실을 혼합한 기법"을 사용하는 것은 "공공장소에서 불법으로 작업하는 것을 들키지 않으려고 취한 신속한 방법"입니다. 그의 작품엔 "미술, 정치, 사회에 대한 다양한 이슈"가 담겨 있는데요. 그것은 "예술은 불안한 자들을 편안하게 하고, 편안한 자들을 불안하게 해야 한다."고 하는 뱅크시의 의도가 반영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뱅크시가 길거리에 한 그라피티는 지워지거나 덧칠되거나 도난당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그림을 그려 보기로 마음먹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미술품을 수집하는 이들에게 팔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자 괴로웠다고 합니다. <풍선과 소녀>가 낙찰되자마자 파쇄 되도록 한 것 또한 상업주의를 극도로 반대했던 뱅크시의 의도가 반영된 것이겠지요?

 


뱅크시는 "58명의 예술가 친구들과 함께 '우울한 놀이공원'이란 뜻으로 디즈니랜드를 풍자한 '디즈멀랜드"라는 테마파크를 만들기도 하고, 길거리에서 자신의 그림을 팔기도 했습니다. 가짜인 줄 알았던 사람들이 진짜라고 밝혔을 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합니다. 그때 그의 작품을 산 사람들이 얼마나 기뻐했을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 듯합니다.

 

<뱅크시, 아무 데나 낙서해도 돼?>는 그라피티로 세상의 부조리를 풍자하고 비판하는 작가,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작가 뱅크시의 삶과 작품 세계를 담은 그림책입니다. 이 책에는 화염병 대신 꽃다발을 투척하는 시위자, 풍선과 소녀, 루브르 박물관과 유명한 미술관에 허락도 없이 걸어놓은 작품..., 등등 여러 작품이 실려 있는데요. 정체를 드러내지 않아 비밀에 싸여 있는 뱅크시와 그의 작품들을 먹으로만 표현하여 오롯이 작품에 집중하게 만듭니다.

 

너무나 유명하지만 그 누구도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 뱅크시에 대한 궁금증은 점점 더 커져만 갑니다. 혹시 우리나라 네티즌 수사대(?)라면 그의 정체를 알아낼 수 있지 않을까요?

 

꿈오리 한줄평 : 그라피티로 세상의 부조리를 풍자한 뱅크시, 그의 존재가 점점 더 궁금해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꿈 장사꾼 사미르와 실크로드의 암살자들 - 2024 뉴베리 아너상 I LOVE 스토리
다니엘 나예리 지음, 다니엘 미야레스 그림,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202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칼을 든 무사들과 궁수 그리고 그들에게 쫓기고 있는 듯한 두 사람, 그림자로 표현한 표지 그림은 제목과 더불어 이야기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킵니다. 꿈 장사꾼은 꿈을 파는 사람을 말하는 걸까요? 그렇다면 왜 암살자들이 그를 쫓고 있는 것일까요? 혹시 사미르는 봉이 김선달처럼 희대의 사기꾼인 걸까요? 아니면 이야기 장사꾼이라고 할 수 있는 전기수와 같은 사람인 걸까요?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전기수와 비슷한 인물일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전기수는 단순히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실은 연기까지 해서, 사람들을 이야기에 빠져들게 만들었다고 하는데, 꿈 장사꾼 사미르도 휘황찬란한 이야기로 사람들의 마음을 빼앗는 그런 인물인 것은 아닐까요?

 

<꿈 장사꾼 사미르와 실크로드의 암살자들>은 고아 소년인 ''가 들려주는 이야기로 최고의 입담으로 물건을 사고파는 장사꾼 사미르와 사미르의 입담 덕분에 목숨을 건지게 된 고아 소년이 타클라마칸 사막을 횡단하면서 겪게 되는 스펙터클한 모험을 담아낸 이야기입니다. 최고의 입담꾼 사미르는 그저 뛰어난 말솜씨를 가진 허풍쟁이 사기꾼이라는 생각이 들다가도, 들으면 들을수록 이야기에 빠져들게 만드는 묘한 매력을 지닌 인물이기도 합니다.

 


 

사미르는 이름이 99개인 신과 이름이 하나인 99명의 신을 숭배했다고 주장했다. 또 자신이 한때는 꿈을 사들인 부유한 칸의 아들이었다고도 했다. 그래서 팔 꿈이 많은 것이라고 했다.

p.36

 

이야기는 사제들에게 쫓기던 열두 살 고아 소년인 ''가 카라반 상인들 중 꿈 장사꾼 사미르의 도움을 받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는 오마르라는 이름이 있었음에도 사미르는 원숭이라 부르며, 자신의 하인처럼 대합니다. ''는 언젠가 꿈 장사꾼 사미르에게 돈을 갚고 자유를 되찾을 날을 기다립니다.

 

''는 사미르 그리고 짐 나르는 노새, 당나귀 로스탐과 함께 사마르칸트로 갈 예정입니다. 사미르는 "자신이 한때 꿈을 사들인 부유한 칸의 아들이었기에 팔 꿈이 많은 것"이라고 합니다. 또 에덴동산에 몰래 들어가 죄인의 과일을 땄다는 주장을 하기도 하는데, ''는 사미르가 신성한 이야기를 함부로 다루는 그릇된 사람이라 생각합니다.

 

사랑은 가지각색이다. 지금 당장 뭘 팔겠다고 하는 소리가 아니다. 지혜를 공짜로 알려 주려는 것이다. 형제의 사랑, 아버지의 사랑, 어머니의 사랑. 그때 내겐 이 가운데 어느 것도 없었다. p.55

 

''는 대장장이의 딸 마라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되는데요. 나중에 대장장이와 그의 딸 마라가 생각지도 못한 인물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는 엄청난 배신감과 슬픔에 빠져들게 됩니다. 거기에 더해 사미르가 가족이라고 생각하는 카라반 상인 라심도 반전의 인물로 등장하며 ''와 사미르를 놀라게 만듭니다.

 

좋아요, 누군가 나를 뒤쫓는 암살자를 보냈다는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이 있는 사람은 손 들어 봐요. 잠깐, 암살자가 실제로 있는 건 아니잖아요, 그렇죠? 살인을 저지르는 그런 사람을 말하는 거겠죠? p.75

 

암살자들이 자신을 쫓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사미르는 라심, 젊은 보석 상인, 모피 상인, 대장장이와 마라 등등 카라반 동료들을 긴급 부족 회의에 소집한 후, 자신은 그들 모두를 가족으로 생각한다고 말하며, 자신을 죽이려고 하는 사람을 알고 있는지를 물어봅니다. 대장장이는 누군가가 살인의 신 시드를 고용했다는 말을 하는데, 그 말을 들은 상인들은 두려움에 떨며 사미르를 버리고 떠났습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그 누군가는 왜 시드를 고용했으며, 그는 왜 사미르를 죽이려고 하는 걸까요?

 


그를 알고 지내는 동안 내내, 나는 그를 싸구려 속임수나 쓰는 사기꾼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가 자신은 꿈을 파는 장사꾼일 뿐이라고 했던 것은 거짓말이 아니었다. (중략) 그는 내가 만난 사람 중에서 황금을 꿈꾸지 않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그는 꿈을 꾸는 사람이었다. p.215

 

이야기는 죽을 고비를 몇 번이나 넘기고 살아난 사미르와 ''가 파미르고원을 지나 사마르칸트로 가던 도중 마라의 편지를 받으며 끝이 납니다. 대장장이와 마라가 생각지도 못한 인물임이 드러나며 배신감과 슬픔에 빠졌던 ''는 다시 마라를 만날 수 있기를 기도하는데요. 마라는 왜 ''에게 편지를 보냈을까요? 그 편지에 쓰인 것은 무엇일까요?

 

<꿈 장사꾼 사미르와 실크로드의 암살자들>은 고아 소년인 ''가 들려주는 이야기로 최고의 입담으로 물건을 사고파는 장사꾼 사미르와 사미르의 입담 덕분에 목숨을 건지게 된 고아 소년이 타클라마칸 사막을 횡단하면서 겪게 되는 스펙터클한 모험 이야기입니다. 최고의 입담꾼 사미르는 그저 뛰어난 말솜씨를 가진 허풍쟁이 사기꾼이라는 생각이 들다가도, 들으면 들을수록 이야기에 빠져들게 만드는 묘한 매력을 지닌 인물이기도 합니다. 작가는 타클라마칸은 실크로드 여정에서 가장 힘든 구간이지만, 그 웅장함에 주눅 들지 않고, 마치 산책길을 걷는 것처럼 지나가는 사람, 즐거운 이야기를 꺼낼 수 있는 사람을 떠올렸다고 합니다. 그가 바로 꿈 장사꾼 사미르입니다. 고아 소년인 ''는 사미르를 속임수나 쓰는 사기꾼이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함께 하는 시간이 쌓이면서 그는 황금을 꿈꾸지 않은 유일한 사람으로 그저 꿈을 꾸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타클라마칸을 횡단하는 고단한 여정을 견뎌낼 수 있었던 것은 함께 하는 이들을 가족처럼 사랑의 마음으로 품을 수 있었기 때문은 아닐까 합니다. 우리 인생의 여정 또한 그러하겠지요?

 

꿈오리 한줄평 : 신비로운 실크로드에서 벌어지는 환상적인 모험 이야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리야! 토끼야! I LOVE 그림책
에이미 크루즈 로젠탈 지음, 탐 리히텐헬드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리일까요? 토끼일까요? 표지를 보자마자 오리로 보이고 토끼로도 보이는 유명한 착시 그림이 떠오릅니다. 사람들은 왜 똑같은 그림을 보고 다르게 생각하는 걸까요? 사람들은 왜 세상을 다르게 바라보는 걸까요?

 

<오리야! 토끼야!>는 오리로 보이고 토끼로도 보이는 그림을 통해 상상력을 자극하는 그림책으로 초등학교 국어교과서에 실려 오랫동안 사랑받은 작품입니다. 굵고 검은 선과 까만 점 하나로 그려진 동물이 보입니다. 이것은 기다린 부리를 가진 오리일까요? 기다린 귀를 가진 토끼일까요? 똑같은 그림을 보면서 사람들은 왜 다른 생각을 하는 걸까요?

 

사람들은 주관적인 관점으로 바라보면서도 스스로 객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편견과 선입견에 갇혀 있으면서도 자신의 생각이 옳다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타인의 생각은 틀렸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객관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자신만의 착각일 뿐임에도 말이죠. 그렇다고 그것을 틀렸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모든 사람들의 생각이 같을 수는 없으니까요. 사람들이 세상을 다르게 바라보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니까요. 그러니 나와 다르다고 비난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저 나와 타인의 생각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면 되는 것이지요.

 


, 저것 봐! 오리야!

저건 오리가 아니야. 토끼야!

<오리야! 토끼야> ~

 

~기 보이는 저 동물은 누구일까요? 누군가는 기다란 부리를 가진 오리라고 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기다란 귀를 가진 토끼라고 합니다. 누군가는 막 빵 조각을 먹으려고 하는 오리라고 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당근을 먹으려고 하는 토끼라고 합니다. 누군가의 귀에는 오리가 '꽥꽥' 우는 소리가 들리고, 누군가의 귀에는 토끼가 '오물오물' 씹고 있는 소리가 들립니다. 그렇다면 저 동물은 오리라고 해야 할까요? 아니면 토끼라고 해야 할까요?

 


, 오리야!

오리!

, 귀여운 토끼야!

토끼!

<오리야! 토끼야> ~

 

~기 저 동물은 무얼 하고 있는 걸까요? 누군가는 더워서 물을 마시고 있는 오리라고 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더워서 귀를 식히고 있는 토끼라고 합니다. 조금 더 가까이서 보면 어떨까요? 그래도 여전히 누군가의 눈에는 오리로, 또 다른 누군가의 눈에는 토끼로 보입니다. 두 사람의 생각은 변함이 없습니다.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생각하니까요. 그렇다면 과연 누가 옳은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요? 그 생각이 정답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보이지 않는 두 존재는 서로 자기가 말한 것이 옳다고 주장하는 과정을 통해 어쩌면 상대방의 말이 맞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다른 이의 생각이 틀린 것이 아니라, 나와 다른 생각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을, 다른 관점으로 바라볼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해 주는 것이지요.

<오리야! 토끼야!>는 오리로 보이고 토끼로도 보이는 그림을 통해 상상력을 자극하는 그림책으로 초등학교 국어교과서에 실려 오랫동안 사랑받은 작품입니다. 굵고 검은 선과 까만 점 하나로 그려진 동물을 보고, 누군가는 기다란 부리를 가진 오리라고 하고, 누군가는 기다란 귀를 가진 토끼라고 합니다. 똑같은 그림을 보고 왜 이렇게 다른 생각을 하게 되는 걸까요? 이 책은 이런 질문을 통해 세상을 다르게 바라보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는 것을, 그러니까 서로 비난할 필요가 없음을, 그저 나와 타인의 생각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면 되는 것이라 말합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의 생각이 모두 같다면 정말 이상하잖아요?

 

꿈오리 한줄평 : 세상 사람들의 생각이 모두 같다면 그게 더 이상한 것, 관점의 차이를 넘어 소통으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