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한 주스 가게 - 제9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푸른도서관 85
유하순 지음 / 푸른책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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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한 주스 가게'라니? 주스를 파는 가게 이름이 왜 불량한 주스 가게인 것인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면서도 '불량한'이라는 단어가 주는 묘한 느낌이 신선하게 다가옵니다. <불량한 주스 가게>는 제9회 푸른문학상 '새로운 작가상'을 수상한 유하순 작가가 펴낸 첫 청소년소설집입니다. 수상작인 '불량한 주스 가게''올빼미, 채널링을 하다'10여 년 전에 다른 작가들과 함께 청소년소설집으로 출간된 적이 있는데요. 이 책에는 두 편의 이야기와 함께 그동안 써온 단편 청소년소설 '야간 자율 학습', '뚱보균과 도넛', '폭풍 속 하이재커' 등 다섯 편의 단편이 실려 있습니다.

 

올빼미라는 별명과 달리 사람들의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하던 유성이가 누군가의 마음을 읽게 되면서 사람들의 말에 진심으로 귀를 기울이게 되고, 자신에게도 마음을 열며 채널러가 된 이야기 '올빼미, 채널링을 하다', 성적만으로 백로와 까마귀로 등급이 매겨지는 자율형 사립고등학교에 다니는 시원이와 친구들이 야간 자율 학습을 빼먹고 자유를 찾아 산으로 떠나는 이야기 '야간 자율 학습', 다이어트를 결심한 ''와 다이어트를 할 수 없는 유나, 외모보다는 내적인 아름다움이 중요하다는 믿음으로 날씬한 몸매를 추구하지 않았던 두 친구 이야기 '뚱보균과 도넛',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비행기 납치범이 되고 싶은 지현이 이야기 '폭풍 속 하이재커'는 책을 통해 직접 만나기를 바라며, 오늘은 강제로 '불량한 주스 가게'를 맡게 된 건후를 만나봅니다.

여행을 가는 엄마를 대신하여 강제로 주스 가게를 맡게 된 건후. 학생이 어떻게 주스 가게를 하냐구요? 건후는 지금 친구를 폭행한 사건으로 정학을 맞아 학교에 갈 수 없습니다. 매일 매일 A4용지 두 장을 채우는 반성문을 써야만 하는 건후, 건후는 반성문을 쓰는 노하우를 잘 알고 있습니다. 그동안의 학교생활이 어땠는지 짐작이 갑니다. 그런데 엄마는 어떻게 이런 아들에게 주스 가게를 맡기고 여행을 간 것일까요?

 

겉만 그럴싸하다고 좋은 게 아냐. 오히려 그런 놈들이 맛은 형편없는 경우가 많거든.P.25

 

 

청과물 시장에서 만난 할아버지가 내민 볼품없는 사과 한 알, 불량품 같아 보이는 그 사과 한 알을 베어 문 순간,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에 엄지를 세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때 건후는 자신의 심장으로 따뜻한 피가 스며들어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동안 불량한(?) 친구들과 어울리며 불량한 일을 일삼던 건후는 그 일이 있은 후에 그 모임에서 나오기로 결심합니다. 먼저 모임을 나간 친구 중현이, '우리''너희'로 바뀌는 순간 건후와 친구들은 자신들을 배신했다는 이유로 중현이를 폭행했고, 그래서 정학을 맞은 것인데요. 건후는 "싫은 걸 싫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중현이가 부럽기도 했습니다. 이제 건후는 어떻게 될까요?

 

어쩌다 강제로 맡게 된 '불량한 주스 가게', 가끔은 진상 손님이 찾아오고, 학생이 왜 학교를 안 가고 주스 가게에서 일을 하느냐고 호기심을 남발하는 손님들도 있었지만, 뒤죽박죽 엉망진창이었던 처음과는 달리 그럭저럭 잘 운영하고 있었는데요.

 

비가 내리는 어느 날, 상복을 입은 할머니 한 분이 가게를 찾아옵니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눈물이 안 나와서 걱정이라는 할머니, 평생 속만 썩이던 할아버지 때문에 창자가 다 문드러졌을 거라는 할머니는 눈물이 나지 않아서, 그래서 남들이 독하다고 할까봐 걱정이라고 합니다.

 

간단한 수술이라고 했는데,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아빠, 건후는 아빠 장례식에서 울지 않았습니다. 할아버지처럼 속을 썩인 것도 아닌데 왜 눈물이 나지 않았던 것일까요?

 

할아버지 앞에서 그동안 열 받았던 일을 다 따지는 거예요. 옆에 누가 있든 말든 안면 까고 욕도 막 해 주시고요. 그리고 나면 혹시 눈물이 나올지도 모르잖아요. p. 29

 

고약한 주스 가게라고 말하면서도 주스를 다 마시고 웃으며 나가시는 할머니. 건후는 말합니다. "여기는 불량한 주스 가게"라고 말이지요. 강제로 가게를 맡은 지 열이틀 만에 엄마가 돌아옵니다. 사실 엄마는 혼자 여행을 간 것이 아니었습니다. 엄마는 열이틀 동안 어디에 다녀온 것일까요?

 

전 제가 강하고 멋지게 살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착각이었어요. , 겉만 그럴싸하고 맛은 형편없는 불량 사과 같은 놈이었습니다.

(중략)

과연 이런 제가 학교로 돌아갈 자격이 있을까요? p.32

 

 

매일 매일 반성문을 보냈지만, 학교에선 어떤 연락도 오지 않았습니다. 건후는 차라리 감감무소식인 편이 좋았으며, 지금도 그러기를 바랐는데요. 과연 건후는 학교로 돌아가게 될까요?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라는 말을 하면서도 선입견과 편견이 앞서 눈에 보이는 것이 다인줄 착각할 때가 있습니다. 건후는 아빠가 안 계시다고 동정 받거나 위로받는 것이 싫어서 스스로 강해지고 싶었고, 그래서 아빠 장례식장에서 눈물을 흘리지 않았으며, 잘나가는 패거리의 일원이 됨으로써 자신이 강하고 멋진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 삶이 절대로 강하거나 멋지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청과물 시장에서 만난 할아버지를 통해, 할아버지가 건넨 불량품 같아 보이는 사과 한 알을 통해, 겉모습이 아닌 알맹이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지요. 알맹이는 남들의 시선이 아닌 내가 나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을 말이지요. 강제로 '불량한 주스 가게'를 맡게 되면서 한 뼘 더 성장해 가는 건후, 건후의 앞날에 건투를 빕니다!

 

꿈오리 한줄평 : 중요한 것은 겉모습이 아닌 알맹이, 알맹이는 남들의 시선이 아닌 내가 나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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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기분이 어때?
제이닌 샌더스 지음, 셰리 저메이징 그림, 최은하 옮김 / 갈락시아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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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기분이 어때?' 라고 누가 물어보면 뭐라고 대답하나요? 그날의 기분이나 감정을 표현하라고 하면, 사실 어떻게 말해야 할지 막막한 느낌이 들 때도 있습니다. 어른들도 그러한데, 아이들은 더하겠지요? 이 책은 "아이들이 자신의 기분과 감정을 이해하고 표현하는데 도움"을 주는 책입니다. 책속에는 다양한 질문들이 나오는데, 당연히 답이 정해진 것이 아닙니다. "아이들이 기분과 감정을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고, 아이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기분과 감정을 말하고 표현하도록 격려합니다." 아이들을 위한 감정코칭 그림책이라고 할까요? 하지만 꼭 아이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어른들도 함께 읽으며 자신의 기분이나 감정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방법을 찾아갈 수도 있습니다. 책 뒤쪽에는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에 대한 활동 방법도 첨부되어 있는데요. 꼭 그대로 따라하지 않아도 된답니다. 정답이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닙니다. 질문에 대한 대답이 나오지 않더라도, 아이가 대화의 주도권을 가지게 하고, 기다려 주면 된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우리는 매일매일 다른 기분을 느낍니다. 기분은 항상 변한답니다. 아침엔 기분이 좋았는데, 갑자기 화가 나기도 하고, 외롭고 슬픈 감정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책속 등장인물들의 표정을 살펴보고, 어떤 기분을 느끼는지, 왜 그렇게 느끼는지에 대해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눠봅니다. 그런 활동을 통해 아이들도 자신의 기분과 감정이 항상 변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행복한 색, 슬픈 색, 화가 난 색, 다양한 감정들을 어떤 색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왜 그렇게 생각하나요?

 

오늘 기분은 어떤 색인가요?

(중략)

기분을 만질 수 있다면 어떤 느낌일까요?

기분을 그림으로 그리면 어떨까요?

지금 느끼는 기분을 그려볼까요?

'오늘 기분이 어때?'~

 

 

아이들은 기분과 감정을 어떤 색으로 표현할까요? 아이들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색과 전혀 다른 색으로 표현할 수도 있습니다. 개인적인 경험과 연결하여 더 깊은 공감을 이끌어 낼 수도 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행복을 느끼게 하는 행동이 누군가에게는 두려움을 느끼게 할 수도 있다는 것, 한 번에 두 가지의 기분이나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기분이나 감정을 만질 수 있다면 어떤 느낌일지, 그 느낌을 그림으로 표현할 수도 있으며, 특정한 물건을 통해 그 느낌을 이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화가 날 때, 슬플 때, 걱정되거나 두려울 때, 외로움을 느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앞서 말했듯이 이 책은 아이들만을 위한 책은 아닙니다. 기분이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서툰 어른들도 함께 읽으며 자신의 기분이나 감정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방법을 찾아갈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색이 행복한 색이라고 생각하나요?

여러분은 어떤 색이 슬픈 색이라고 생각하나요?

왜 그렇게 생각하나요?

오늘 기분은 어떤 색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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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빗방울의 모험
줄리아 쿡 지음, 안나 라우라 설리번 그림, 최은하 옮김 / 갈락시아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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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 그리고 빗방울, 혹시 물의 순환에 관한 이야기일까요? 아니면 제목에 나오는 그대로 아기 빗방울의 '도전과 모험'에 관한 이야기일까요? 사실 꿈오리는 표지를 보자마자 '물의 순환'에 관한 그림책일 것이라는 생각을 했었답니다. 책을 펼치기 전까지는 말이죠. '아기 빗방울의 모험'은 용기와 도전 그리고 나눔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빗방울이 가득 찬 구름 위에 아빠 빗방울과 아기 빗방울이 서 있습니다. 아빠 빗방울이 아기 빗방울에게 "구름이 무거워졌구나. 이제 네가 떠날 때가 되었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아기 빗방울은 혼자서 떠나는 것이 두렵기만 합니다. 아기 빗방울에게 구름은 세상의 전부였으며, 지금까지 살아온 것처럼 아늑한 이곳에서 살고 싶었습니다.

 

계속 "구름 위에서만 산다면 더 넓은 세상을 볼 수 없다"고 말하는 아빠 빗방울, 하지만 아기 빗방울은 너무나 익숙한 이곳을, 친구들과 함께 놀 수 있는 이곳을, 안전한 이곳을 떠나는 것이 싫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그대로의 삶을 사는 것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아기 빗방울은 두렵기만 합니다. 낯선 세상 어디에 떨어질지, 그때 어떤 일이 일어날지, 경험해 보지 않은 수많은 것들과 수많은 일들이 닥쳤을 때,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두렵기만 했습니다.


괜찮아. 떠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

내 말을 믿어보렴. 용기를 내봐.

힘든 일을 피하기만 하면,

어떤 멋진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잖아?

'아기 빗방울의 모험' ~

 

 

아기 빗방울은 더 넓은 세상을 향해 나아갈 수 있을까요?

아기 빗방울에겐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누구나 안정된 삶을 추구하지만, 그 삶이 영원히 존재할 수 있는 것일까요?

 

아기 빗방울의 모습은 예전 꿈오리의 모습입니다. 학교, , 학교, 집밖에 몰랐던 초등학교 시절의 모습이기도 하고, 회사, , 회사, 집밖에 모르던 직장인 시절의 모습이기도 하고, 오로지 두형제밖에 모르던 초보엄마 시절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익숙해서 편안하고 안정적인 삶, 지금껏 살아온 삶의 테두리를 벗어난다는 것은 마치 커다란 소용돌이 속에 휘말리는 것처럼 두렵기만 한 일이었습니다. 어떤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는데, 마치 그 일이 내 삶을 안 좋은 방향으로 데려갈 것만 같은 막연한 두려움이 앞섰습니다. 만약 지금껏 그렇게 살았다면 나에게 어떤 재능이 있는지를, 그 재능을 함께 나눌 수 있다는 것을, 그래서 더 큰 기쁨과 행복을 누릴 수 있음을 알지 못했을 것입니다. 도전하지 않으면, 경험하지 않으면 알 수 없습니다. 이 세상이 얼마나 넓은 곳인지를, 내가 가진 것들을 나눌 수 있는 기쁨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말이지요.

 

며칠 전에 리뷰한 그림책 '농부 달력'에서 어린 모종들의 고개를 들게 만들어 주는 봄비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자연 속에 살아가는 생명이 있는 것들 중 물이 없이 살아갈 수 있는 것들이 있을까요? 만약 아기 빗방울이 모험을 떠나지 않는다면, 그래서 비가 내리지 않는다면,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들은 생명을 잃을지도 모릅니다. 아기 빗방울이 구름 위를 떠나지 않는다면, 자신에게 그렇게 커다란 재능이 있음을 알지 못할 것입니다. 여러분도 그렇겠지요? 그러니 일단 도전해 보는 건 어떨까요?

 

꿈오리 한줄평 : 도전하지 않으면 세상이 얼마나 넓은지, 내가 가진 것들을 나눌 수 있는 기쁨과 행복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알 수 없습니다. 도전과 모험 그리고 나눔의 기쁨을 향한 첫 걸음을 무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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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과 나무
브랜든 월든 지음, 크리스틴 하우데쉘 외 그림, 최은하 옮김 / 갈락시아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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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 입은 하나요 귀가 둘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말하는 것보다 듣는 것에 힘써야 한다는 뜻입니다. 칼에 베인 상처는 시간이 지나면 아물지만, 말에 베인 상처는 평생 동안 가슴 속에 남을 수 있다는 말도 있습니다. 말에 관한 속담도 정말 많습니다.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이는 것 중 하나로 "말이 씨가 된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늘 말하던 것이 실제로 이루어질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부정적인 말보다는 긍정적인 말을 하라고 합니다. 꼭 이루어진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말이 중요하다는 뜻이겠지요? 우리는 살아가면서 늘 누군가와 말을 하면서 살아갑니다. 말이 소통의 수단이 되는 것이지요. 하지만 때로는 말로 인해 갈등이 일어나고 소통이 단절될 때도 있습니다. '말 한 마디의 힘'이 느껴집니다.

 

'씨앗과 나무'는 바로 말의 중요성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작은 가방을 멘 왕자 옆에 물조리개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곁에 커다란 나무가 보입니다. 초록이 짙은 아름다운 나무와 뾰족한 가시가 박힌 빨간 나무가 있습니다. 두 나무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바다가 보이는 아름다운 성에 아주 특별한 왕자가 살고 있습니다. 왕자는 늘 가방을 메고 다니며 씨앗을 모았습니다. 씨앗들은 모두 누군가의 말이었답니다. 누가 한 말인지 중요하지는 않았습니다. 왕자는 모은 씨앗들을 심고 매일 물을 주며 돌보았습니다.

 

좋은 말을 하는 사람에게 받은 씨앗은 초록색이었어요.

나쁜 말을 하는 사람에게 받은 씨앗은 검은색이었고,

검은 씨앗들은 고통과 부끄러움도 함께 가져왔어요.

'씨앗과 나무' ~

 

 

검은 씨앗에서 자란 나무에는 가시가 많아서 나무에 올라갈 때마다 멍들고, 베이고, 아팠습니다. 하지만 왕자는 계속 올라갔습니다. 왕자가 나무에 올라가면 나무는 초록색으로 변했고, 그곳에서 왕자는 편안함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검은 씨앗 나무들이 햇빛을 가렸으며, 그 때문에 초록 씨앗 나무들은 점점 약해졌습니다.


왕자에게는 올리라는 특별한 친구가 있었습니다. 올리는 언제나 진실을 말하는 친구였으며, 다정하고 사랑스러운 친구였습니다. 올리는 매일 왕자에게 초록 씨앗을 주었습니다. 이제 숲은 초록 씨앗 나무들로 가득해 질까요? 하지만 초록 씨앗 나무들의 뿌리는 계속 약해지고 있었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어떻게 하면 검은 씨앗 나무들이 사라지고 초록 씨앗 나무들이 가득한 숲이 될 수 있을까요?

 

 

말은 그 사람의 품격이자 그 사람의 삶이 드러나는 것이라고도 합니다. 좋은 말로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분들도 정말 많습니다. 블로그를 하면서 만난 많은 이웃님들도 그러한 분들입니다. 늘 따스한 공감과 댓글로 위로와 용기를 주는 분들도 정말 많습니다. 일면식도 없는 누군가가 건넨 말 한 마디에 살아갈 힘을 얻었다는 분들도 있습니다. 늘 좋은 말을 할 수는 없을지라도,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말은 하지 않기를 바래봅니다!

 

꿈오리 한줄평 : 가시 돋친 말을 함부로 뱉지 마세요. 내가 뱉은 가시 돋친 말이 누군가의 가슴에 깊게 박힐 수도 있으니까요! 가시 하나로 평생 아파하며 살아가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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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죄송합니다 - 왜 태어났는지 죽을 만큼 알고 싶었다
전안나 지음 / 가디언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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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그림만큼 강렬한 제목 '테어나서 죄송합니다', 태어나는 것은 선택이 아닌 그저 자연의 순리입니다. 태어나는 것은 죄송한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왜 '태어나서 죄송하다'고 말하는 것일까요? '왜 태어났는지 죽을 만큼 알고 싶었다"는 것은 그만큼 삶이 힘들었다는 것을, 죽을 만큼 힘들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김주영이었던, 전안나입니다.

김주영은 고아였고,

태어나서 5년간 법적으로 존재하지 않았던 무적자였고,

입양 아동이었고,

아동 학대 피해자였습니다.

지금 전안나는 아동 인권 강사이고,

가정 폭력 전문 상담사이고,

사회 복지사이며,

두 아이의 엄마입니다.

(중략)

네 잘못이 아니야.

절대로 네 잘못이 아니야.

태어나서 죄송한 사람은 없어.

'프롤로그' ~

 

 

이 책은 고아이자 무적자, 입양아이자 아동 학대 피해자였던 전안나 작가가 자신의 삶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은 고백서입니다. 저자는 그 이야기를 자신을 구원해 준 존재인 책을 통해 이야기합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삶의 도피처가 되어 주었던 책, 책은 그녀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구원의 존재였다고 합니다.

 

책은 1'Remember', 2'Feeling', 3'Thinking', 4'Action' 까지 모두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다치바나 다카시의 <자기 역사를 쓴다는 것> 부터 유시민의 <어떻게 살 것인가>까지 모두 30권의 책을 통해 죽을 만큼 힘들었을 삶을, 그리고 희망을 이야기합니다.

 

그녀는 어디서, 어떻게 태어났는지 모릅니다. 5년간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아이 김주영은 입양이 되면서 전안나가 되었습니다. 입양은 되었지만, 출생 신고는 1년 반이 지나서야 된 것을 보면 그녀의 양부모가 그녀를 자신들의 아이로 받아들일 것인지 말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여섯 살까지 무적자의 삶을 살았습니다.

 

나는 재투성이 신데렐라였다. 양어머니로부터 학대받는 신데렐라가 되어 입양된 다섯 살 여름부터 양어머니 집을 탈출한 스물일곱 살까지 나는 매일 울었다.

(중략)

정서적 폭력, 언어적 폭력, 신체적 폭력에 노출되고도 누구에게도 도움을 요청하지 못한 채, 그 상처를 숨기고 살았다.

(중략)

내가 어려서부터 가장 많이 들은 말은 '죽어라'였다. "나가 죽어라. 차에 받혀 꼭 죽어라. 옥상에서 뛰어내려라. 남들은 잘도 죽던데 너는 왜 못 죽느냐"라는 말이 일상다반사였다. 양어머니가 나를 왜 때렸는지는 모르지만, 항상 사과는 내 몫이었다. 피해자가 잘못했다고 가해자에게 용서를 빌어야 했다.

p.24~27

 

,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 것인지, 사랑으로 품어도 모자랄 아이에게 어떻게 이런 말을, 이런 행동을 할 수 있는 것인지..., 그때 양아버지는 왜 어린 그녀를 보호해주지 못했던 것인지...,그럼에도 그녀는 집 밖에선 사랑받는 딸인 척, 밝은 척, 철없는 외동딸인 척 연기를 했다고 합니다. 학대 피해자로 살면서 학습된 무기력이 그녀의 삶을 그렇게 바꾸어 놓은 것입니다.

남편은 나에게 함께 맞는 비가 되어 주었다. 양어머니 앞에 서기가 두려웠던 나와 함께해 주었다. 우산을 씌워 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아 주는 것이 상대와 내가 진정으로 하나 되는 것이라는 말은 바로 남편을 두고 하는 말이었다. 그렇게 남편은 나와 함께 비를 맞아 주었고, 우산이 되어 주었다. p.52

 

 

오로지 자신을 위해서 딸의 결혼까지 방해했던 양어머니, 학비는커녕 용돈조차 준 적이 없었던 양어머니는 매달 당당하게 생활비를 요구했으며, 그 요구는 결혼을 한 이후에도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그 연결고리를 끊어낼 수 있었을까요?

 

"불완전함은 우리 개인의 문제가 아니며 존재의 자연스러운 부분이다"라는 사실을

깨닫고 나니, 내가 첫 번째로 사랑해야 할 사람은 바로 '' 자신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p.125

 

 

처음으로 자신의 편이 되어 준 남편과 아이들을 보면서 그녀는 조금씩 사랑을 알아가게 되었다고 합니다. 무조건적으로 엄마를 사랑하는 아이들, 그런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스스로를 사랑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그녀는 '삶이 주는 희망'을 느꼈다고 합니다.

 

부모가 없다는 것, 입양되었다는 것, 학대를 받는다는 것... 어린 시절에는 그것들이 나를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그런 나를 살려 준 것이 바로 ''이었다. 책을 읽는 순간에는 고아에다 양어머니에게 아동 학대를 받는 전안나가 아니라, 부모님을 다시 만나는 소공녀가 되었다가 입양된 집에서 사랑받는 빨간 머리 앤이 되었다. (중략) 책이 있어서 나는 십 대를 살아 낼 수 있었다. 책은 나에게 동아줄이었다. p.174

 

 

가장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은 그녀의 양어머니가 신실한 신자였다는 것입니다. 새벽 기도, 금요 철야 예배, 매일 성경 읽기, 성가대와 전도를 하며 수많은 사람들의 영혼을 살렸다고 하는 양어머니, 그러는 한편으로 딸과 남편에게 폭력과 폭언을 휘둘렀던 양어머니, 매일 딸에게 폭력을 행사하면서도 목회자 사모로 만들어 '신앙심 좋은 어머니'로 존경 받고 싶었던 양어머니, 그녀는 이런 양어머니를 이해하려 다양한 종교 서적을 섭렵하기도 했는데요. 그래서 책은 그녀에게 종교이기도 했습니다.

 

난 괴물이 아니라 인간이니까, 사회적 도리를 다하기 위해 양어머니가 병원에 가실 때 보호자로 동행하고, 매달 용돈도 보내지만, 우리 아이들을 만나게 하지 않을 것이다. 정서적 교류를 하지 않을 것이다. 양어머니가 돌아가시면 상복을 입고 상주를 하겠지만, 애도하지 않을 것이다. 아직은 내 마음이 그렇게 열리지 않는다. 피해자에게 용서를 강요하지 말길. p.195

 

 

이 부분이 특히 더 기억에 남는 것은 아마 나라도 그렇게 했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가장 큰 복수는 용서'라는 말을 하고는 합니다. 언젠가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그런 생각을 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살아보니, 겪어보니 누군가를 용서하는 것에도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언젠가 "양어머니를 이해하고 추모하고 애도할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는 저자의 말처럼, 저도 언젠가는 마음속에 응어리를 만들어준 그 누군가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일 날이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책을 읽다보니 몇 년 전에 방영되었던 드라마 '마더'가 생각났습니다. 비록 배 아파하며 낳은 자식은 아니지만 두 사람이 엄마와 딸이 되어 가는 모습이 원래 그랬어야할 운명처럼 보였었는데요. 저자도 그러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어떤 고난도 이겨내는 엄마의 크고 넘치는 사랑, 엄마의 사랑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그럼에도 참 다행인 것은 함께 비를 맞아 줄 남편과 엄마라는 이유로 무조건적으로 엄마를 사랑하는 아이들과 함께 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사랑해야 할 사람이 '자신'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입니다.

 

 

꿈오리 한줄평 : 만약 아이가 부모를 선택하여 태어날 수 있다면, 아이들은 어떤 부모를 선택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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