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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빗방울의 모험
줄리아 쿡 지음, 안나 라우라 설리번 그림, 최은하 옮김 / 갈락시아스 / 2021년 9월
평점 :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 그리고 빗방울, 혹시 물의 순환에 관한 이야기일까요? 아니면 제목에 나오는 그대로 아기 빗방울의 '도전과 모험'에 관한 이야기일까요? 사실 꿈오리는 표지를 보자마자 '물의 순환'에 관한 그림책일 것이라는 생각을 했었답니다. 책을 펼치기 전까지는 말이죠. '아기 빗방울의 모험'은 용기와 도전 그리고 나눔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빗방울이 가득 찬 구름 위에 아빠 빗방울과 아기 빗방울이 서 있습니다. 아빠 빗방울이 아기 빗방울에게 "구름이 무거워졌구나. 이제 네가 떠날 때가 되었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아기 빗방울은 혼자서 떠나는 것이 두렵기만 합니다. 아기 빗방울에게 구름은 세상의 전부였으며, 지금까지 살아온 것처럼 아늑한 이곳에서 살고 싶었습니다.
계속 "구름 위에서만 산다면 더 넓은 세상을 볼 수 없다"고 말하는 아빠 빗방울, 하지만 아기 빗방울은 너무나 익숙한 이곳을, 친구들과 함께 놀 수 있는 이곳을, 안전한 이곳을 떠나는 것이 싫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그대로의 삶을 사는 것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아기 빗방울은 두렵기만 합니다. 낯선 세상 어디에 떨어질지, 그때 어떤 일이 일어날지, 경험해 보지 않은 수많은 것들과 수많은 일들이 닥쳤을 때,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두렵기만 했습니다.

괜찮아. 떠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
내 말을 믿어보렴. 용기를 내봐.
힘든 일을 피하기만 하면,
어떤 멋진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잖아?
'아기 빗방울의 모험' 중~
아기 빗방울은 더 넓은 세상을 향해 나아갈 수 있을까요?
아기 빗방울에겐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누구나 안정된 삶을 추구하지만, 그 삶이 영원히 존재할 수 있는 것일까요?
아기 빗방울의 모습은 예전 꿈오리의 모습입니다. 학교, 집, 학교, 집밖에 몰랐던 초등학교 시절의 모습이기도 하고, 회사, 집, 회사, 집밖에 모르던 직장인 시절의 모습이기도 하고, 오로지 두형제밖에 모르던 초보엄마 시절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익숙해서 편안하고 안정적인 삶, 지금껏 살아온 삶의 테두리를 벗어난다는 것은 마치 커다란 소용돌이 속에 휘말리는 것처럼 두렵기만 한 일이었습니다. 어떤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는데, 마치 그 일이 내 삶을 안 좋은 방향으로 데려갈 것만 같은 막연한 두려움이 앞섰습니다. 만약 지금껏 그렇게 살았다면 나에게 어떤 재능이 있는지를, 그 재능을 함께 나눌 수 있다는 것을, 그래서 더 큰 기쁨과 행복을 누릴 수 있음을 알지 못했을 것입니다. 도전하지 않으면, 경험하지 않으면 알 수 없습니다. 이 세상이 얼마나 넓은 곳인지를, 내가 가진 것들을 나눌 수 있는 기쁨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말이지요.
며칠 전에 리뷰한 그림책 '농부 달력'에서 어린 모종들의 고개를 들게 만들어 주는 봄비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자연 속에 살아가는 생명이 있는 것들 중 물이 없이 살아갈 수 있는 것들이 있을까요? 만약 아기 빗방울이 모험을 떠나지 않는다면, 그래서 비가 내리지 않는다면,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들은 생명을 잃을지도 모릅니다. 아기 빗방울이 구름 위를 떠나지 않는다면, 자신에게 그렇게 커다란 재능이 있음을 알지 못할 것입니다. 여러분도 그렇겠지요? 그러니 일단 도전해 보는 건 어떨까요?
꿈오리 한줄평 : 도전하지 않으면 세상이 얼마나 넓은지, 내가 가진 것들을 나눌 수 있는 기쁨과 행복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알 수 없습니다. 도전과 모험 그리고 나눔의 기쁨을 향한 첫 걸음을 무한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