샛별클럽연대기 - 조용한 우리들의 인생 1963~2019
고원정 지음 / 파람북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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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산봉우리에 홀로 서 있는 한 사람, 붉은색이 너무나 강렬하지만 뒷모습만 보이는 그 사람의 모습은 왠지 고독해보입니다. 제목부터 표지그림까지 시선을 끄는 책 <샛별클럽연대기>, 이 책으로 고원정 작가의 작품을 처음으로 만나게 되었는데요. 제주 출신의 고원정 작가는 경희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 후, 중앙일보 신춘문예 소설로 등단했다고 합니다. 주요 저서로 <거인의 잠>, <비둘기는 집으로 돌아온다>, 장편소설 <최후의 계엄령>, 대하소설 <빙벽> 등이 있으며, 이번에 신작으로 시집 <조용한 나의 인생>과 장편소설 <샛별클럽연대기>를 출간했다고 합니다.

 

<샛별클럽연대기>는 한 남자의 지고한 순정과 우정 그리고 반공주의 주입 시대를 함께 살아온 샛별클럽 친구들의 이야기입니다. 애국가가 나오면 길을 가다가도 무조건 서서 가슴에 손을 얹고 '국기에 대한 맹세'를 하던 시절,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를 외치고 반공 포스터를 그리던 시절을 보낸 사람들이라면, "맞아, 그때 그런 일이 있었지, 그런 사람들이 있었지."하고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나의 인생은 대체로 조용했다.

국어교사로 명예퇴직을 하고 이 신도시에 혼자 자리잡은 뒤로는 더 그랬다. p.8

 

이야기는 201911월의 어느 날에 화자인 문인호가 국민학교 동창인 송미혜를 만나면서 시작합니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매일 같은 시각 같은 자리에 앉아 있는 송미혜와 석 달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송미혜를 그저 바라보기만 했던 문인호, 그는 왜 그렇게 지켜보기만 했을까요?

 

삼십 년이 지나 다시 만나게 된 샛별클럽 친구 미혜, 그녀는 인호를 요섭이라고 부르며 인호를 찾아 달라고 합니다. 반공소년이자 공안검사였던 윤태는 목사가 되어 있으며, 지금 미혜와 함께 있습니다. 어떤 이유에선지 미혜의 모습은 윤태를 향한 신뢰감과 존경심이 가득해 보입니다. 인호의 이야기는 급장 선거를 치르던 문창국민학교 2학년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며, 그때부터 문창국민학교는 한요섭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었음을 이야기합니다.

 

문창국민학교 학예회 때 오페레타를 함께 한 오학년 10명의 아이들과 담임 강창성 선생이 만든 샛별클럽, 6학년 진학을 앞두고 모두 사진관에 모여 함께 사진을 찍습니다. 그리고 십년에 한 번, 227일에 모두 모이기로 약속을 합니다. 하지만 약속은 제대로 지켜지지 못합니다.

 

 

너희들은 지금 간첩 혐의로 수배 중인 전 교사 강창성이 편애하던 아이들이고, 강창성 주도하에 클럽까지 결성을 했다... p.83

 

샛별클럽 친구였던 미선이 아빠, 창수 아빠 그리고 강창성 선생의 형 강영성 씨는 체포되고 아이들은 간첩사건으로 조사를 받으러 갑니다. 그리고 대공사건 연루 아동이라는 이유로 선도교육을 받습니다.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갔던 요섭은 강창성 선생이 준 노트 한 권 때문에 원하던 중학교 진학을 하지 못합니다. 인호는 요섭이 그 일로 공부와는 거리가 멀어질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애국이란, 반공이란 꼭 크고 엄청난 일을 해내는 게 아닙니다. 오늘 장관님 표창을 받은 장윤태 군처럼, 평소 사소한 것도 놓치지 않고 신고하는 일이 바로 반공정신이고 애국하는 길입니다. p.101

 

윤태 개인의 시상식처럼 느껴지는 졸업식, 그러나 샛별클럽 아이들에겐 충격적인 졸업식, 졸업생 대표로 답사를 읽으며 울먹이기까지 하는 윤태, 남매처럼 지내라고 했던 강창성 선생의 당부와는 달리 이제 샛별클럽에 윤태는 없습니다. 아이들은 지병으로 짧은 생을 마감한 미선이 무덤 앞에 모여 그들만의 졸업장을 수여합니다. 그때 아이들을 빨갱이라 부르는 경찰이 나타나는데...,

 

윤태의 밀고 이후 샛별클럽 아이들의 삶은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바뀝니다. "고등학교 졸업 이전에 기성 시인으로 데뷔할 수 있는 재목"이라 여겨졌던 요섭이, 수석을 다투어야할 요섭이, 인호에겐 늘 천재로 남기를 바라는 그 요섭이도 말이지요. 하지만 반공소년 윤태는 '빨갱이 잡는 선봉장'으로 성장해갑니다.

 

 

나는 혼자였다.

그 모두에게서 떨어져, 그 누구와도 상관없이 조용하게 살아왔다. 그리고 지금 미혜를 앞에 두고 서 있었다. 나더러 요섭이라고 부르면서, 나를 찾아 달라는, 나만큼이나 조용하게 살아왔을, 나의 그 사람... p.354

 

2019년 샛별클럽 친구였던 미혜와 윤태를 만난 후 국민학교 시절로 거슬러간 이야기는 다시 그들을 만난 그 순간으로 돌아오면서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350페이지가 넘지만 가독성이 좋아서 한자리에 앉아서 끝까지 읽을 수도 있는 이야기, 그 시절을 살아온 사람들에게 "맞아, 그때 그런 일이 있었지, 그런 사람들이 있었지."하고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한 남자의 지고한 순정한 우정 그리고 반공주의 주입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 <샛별클럽연대기>, 비상계엄령 선포와 10월 유신, 유신반대 데모, 5공화국, 삼청교육대 등등의 역사와 함께 했던 샛별클럽 친구들의 이야기는 직접 책을 통해 만나길 바랍니다. 오늘 꿈오리 한줄평은 박덕규님의 추천사에 있는 글로 대신합니다.

 

 

파괴함과 파괴됨의 세월을 돌아보는 소설이자, 그 돌아봄으로 '진정한 나'를 회복하려는 한 인물의 '지고한 순정의 스토리'. '샛별클럽연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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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전할 땐 스칸디나비아처럼 - 은유와 재치로 가득한 세상
카타리나 몽네메리 지음, 안현모 옮김 / 가디언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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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친구 집에서 놀고 있는데 저녁 식사 시간이 되었고, 식사를 하는 동안 친구는 그냥 방에서 기다리라고 했다.”는 이야기, 얼마 전에 '스웨덴 게이트'라고 불리기까지 하며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이야기입니다. 북유럽 국가인 스웨덴에선 손님에게 밥을 안 준다는 것, 그와 비슷한 경험을 했다는 글이 올라오면서 그야말로 핫한 이슈가 되었습니다. 집에 손님이 오면 그 누구든 물 한 잔이라도 대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우리에겐 정말 낯설게 다가왔는데요. 사실이든 아니든 중요한 것은 그 나라의 문화를 알면 조금 더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이 쉽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북유럽 5개국인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핀란드, 아이슬란드를 의미하는 스칸디나비아, 제목과 표지 그림은 단순하면서도 아기자기하고 자연친화적인 느낌, 북유럽 감성이 담겼다는 느낌적 느낌이 듭니다.

 

마음을 전할 땐 스칸디나비아처럼은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핀란드 등 4개 나라에서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관용구(속담) 50 개에 대한 탄생 배경과 기원, 사용법에 대해 간단하면서 재미있는 글과 따스한 그림으로 담아낸 책입니다. 북유럽 감성이란 말을 자주 접하면서도 왠지 먼 나라의 이야기라는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인데요. 저자는 "반드시 날아가지 않더라도, 알고 보면 이케아(스웨덴)가 한국에 상륙하기 훨씬 전부터, 우리는 산타 할아버지(핀란드)를 기다리고 레고(덴마크) 블록을 쌓으며 인어공주(덴마크)와 겨울왕국(노르웨이), 반지의 제왕(북유럽 신화)과 함께 북유럽을 호흡해 왔다'고 말합니다. 한국어판에만 있다는 'MO_ment', 독자의 이해와 재미를 높이기 위해 역자 멘트가 추가되었다고 하는데요. 센스 있고 재치 있는 멘트를 읽는 재미는 덤입니다.

 

 


간에서 곧바로 말하자면

누군가가 자신의 의견을 솔직하게 말하거나, 있는 그대로 사실을 밝힌다는 뜻의 이 표현은 간이 신체의 느낌과 감정의 중추라고 믿었던 시절에서 유래한답니다. p.30

 

속에는 딴 마음을 품고 있으면서 겉으로는 아닌 척 하는 것보다 그냥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좋을 수도 있는 것 아닌가? 하지만 솔직하다는 것을 앞세워 직설적으로 말하다보면 때로는 말실수를 하게 되기도 하고 전혀 그럴 의도는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기도 합니다. 역자의 멘트처럼 "필터 없이 말 한 번 잘못했다간 간땡이가 부었냐는 소리"를 들을 수도 있겠지요? 모든 건 간 때문이야! 라는 말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 속담이나 흔히 쓰는 말 중에는 간 빼 먹고 등치다,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 간이 배밖으로 나왔다, 간이 부었다, 간 떨어지겠다, 간도 크지... 등등 간에 관련된 말이 참 많습니다.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는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는데요. 우리가 하는 말 또한 그러하겠지요?


 


 

까마귀도 제 목소리로 노래하니까

까마귀는 노랫소리가 아름다운 새는 아니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지만 적어도 이 시꺼멓게 생긴 새들은 우리 귀로 들려오는 것이 그들이 내는 소리의 전부죠, 목청껏 까악까악 우는 그들의 거친 울음소리는 꾸밈이나 장식이 없는 진실된 소리거든요.

그래서 이 표현은 재능이 부족하거나 성과가 나쁘더라도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다고 격려하는 말이랍니다. 최선을 다해 나다운 모습을 보여 주면 된다고 말이죠. 이에 대해 오디션 프로그램 심사위원 사이먼 코웰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p.58

 

꾸밈이나 장식이 없는 진실된 소리, 최선을 다해 나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 그래서 "까마귀도 제 목소리로 노래하니까"는 꿈오리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입니다. 뛰어난 재능을 가지지 않았지만 늘 진심을 다해 꿈오리만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하며 스스로에게 용기를 보냅니다.

 

대화를 할 때 조심하자는 '작은 냄비에도 귀가 달렸잖아', 참을성 없이 안달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죽이 뜨겁다', 삐뚤빼뚤 엉망으로 쓴 글씨라는 의미의 '까마귀처럼 개발새발', 감당도 안 되는 라이프스타일을 뽐내며 분수에 맞지 않게 사는 걸 의미라는 '큰 발로 산다' 등등 재미있고 위트 넘치는 이야기는 직접 책으로 보길 바랍니다.

 

 

꿈오리 한줄평 : 짧고 재치 있는 글과 따스한 일러스트, 북유럽 감성으로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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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고생크림케이크 - 간혹, 눈은 마음을 속입니다 마음으로 보아야 진실이 보입니다
조명연 지음 / 파람북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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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고생크림케이크? 맘고생과 생크림케이크를 합친 말인가? 힘들고 지칠 때 당이 필요한 순간이라며 달달한 것을 찾는 것처럼 삶이 고달프고 힘든 사람들에게 따스한 위로를 전하는 생크림케이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보는 것도 달라진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어떤 마음을 가지고 이 세상을 살아야 할까요? 긍정과 사랑, 희망과 기쁨이 담긴 마음을 가지고 살아야 합니다. 그래야 '맘고생 크림''망고 생크림'으로 보입니다. p.91

 

빵집에 간 저자의 지인은 그즈음 맘고생을 하고 있었던 터라, '망고생크림케이크''맘고생크림케이크'로 잘못 읽게 되었다고 합니다. 세상에 나처럼 마음고생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으면 이런 케이크가 나왔을까 싶었겠지요? 저자는 말합니다. 사소한 일로 웃어넘길 수도 있는 일이지만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보는 것도 달라진다."는 소중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말이지요. 결은 다를지라도 이런 경험이 한 번쯤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전과 크게 다르지 않는 비슷한 상황이지만 그 순간의 기분이나 느낌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이기도 하는 것처럼요.

 

저자는 인터넷카페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의 주인장이자 강화 갑곶순교성지 조명연 신부님입니다. 책은 1'나로부터 시작하는 삶, 2'사실이 아닌 진실을 보는 눈', 3'세상에서 가장 잘난 사람', 4'끈은 자르는 게 아니고 푸는 겁니다'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생각을 바꾸면 절망이 희망으로 바뀔 수도 있음을, 위로와 희망을 줄 수 있기를' 바라는 저자의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마음이 넓은 사람을 잘 보십시오. 우선 마음에 벽이 없어서 누구나 포용합니다. 또 복잡한 문제들로 마음을 채우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넓은 마음을 가진 큰 사람들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중략)

이제 내 인생의 배낭을 정리해야 합니다. 무엇을 버려야 할까요? 어떻게 하면 자유롭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앞으로 힘차게 나아갈 수 있을까요? p.64~65

 

신혼집 축복을 위해 조카의 집을 찾아간 저자는 집이 둘이 살기엔 너무나 크다는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집이 큰 것이 아니라 짐이 없어서, 벽이 없어서 그렇게 보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비단 집뿐만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 또한 그러하다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마음속에 벽이 많을수록, 복잡한 것들로 가득 찰수록, 누군가를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포용한다는 것은 쉽지 않겠지요? 저자는 장거리 자전거 여행을 하면서 너무나 많은 짐 때문에 체력이 떨어졌으며, 그 배낭을 내려놓고 나서야 즐거운 여행을 할 수 있었음을 이야기하며, 우리 인생의 배낭도 정리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행복'을 가지고 있으면 행복이, '기쁨'을 가지고 있으면 기쁨이 나오게 됩니다. 그렇다면 '열등감'을 가지고 있다면 어떻겠습니까? 스스로는 행복해지고 싶어, 기뻐하고 싶다고는 말하지만 불가능합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만이 밖으로 나올 수 있습니다. p.167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여 무언가 부족하거나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무언가 하나쯤은 재능이나 능력이 있는 것 같은데, 나는 도대체 특별할 것이라고는 아무리 찾아봐도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남들처럼, 남들만큼'의 기준에 내가 못 미친다는 생각이 드는 것인데요. 저자는 "욕심, 질투, 비교, 열등감 등은 나로 살지 못하게 하는 걸림돌"이라며 "이를 벗어던질 수 있는 지혜와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행복도 기쁨도 열등감도 모두 내 안에서 나오는 것이니, 행복하고 기뻐하고 싶다면, 내 안의 열등감을 벗어 던지는 것이 필요하겠지요? 무엇보다 "나의 부족함을 인지"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관계는 내가 편하다고 해서 그냥 잘라버리는 것이 아니라 힘들어도 푸는 것입니다. 하나하나 풀어갈수록 관계의 소중함을 느끼게 되고, 나중에 더 좋은 관계로 발전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중략)

인간관계의 끈을 어떻게 하고 계십니까? 편하고 쉬운 길이 아니라, 어렵고 힘들더라도 조심히 풀어나갈 때 소중하고 기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다시 한 번 더 말씀드리지만, 끈은 자르는 것이 아니라 푸는 것입니다. p.221

 

사회생활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입니다. 더 이상 참기 어려울 정도의 극한 상황이 되면 무 자르듯 뚝 끊어버리기도 합니다. 상처만 안기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더 이상 유지하기는 어려우니까요. 꿈오리도 그런 적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홀가분하고 너무 좋았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고 너무 매정하게 끊어 버린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상대방은 모르는 나만 아는 상처, 먼저 내 마음이 이러함을 말했더라면 어떠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불필요한 인간관계까지 유지할 필요는 없겠지만, 한 번쯤은 풀어내려는 노력이 필요한 건 아닐까 합니다.

 

'맘고생크림케이크'100개에 가까운 에피소드가 담겨 있는데요. 꿈오리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차례차례 읽어도 되고, 가장 관심 가는 에피소드부터 읽어도 좋습니다. 저자가 신부님이라서 묵직하고 심오한 글들이 담겨 있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요. 그건 꿈오리만의 편견이 가득한 생각이었답니다. 짧은 글들 속에 위로와 용기 그리고 희망을 전해주는 '맘고생크림케이크', 우리의 삶에 '망고생크림케이크''맘고생크림케이크'로 보일만큼, 마음 고생하는 일은 자주 만나지 않기를 바래봅니다!

 

 

꿈오리 한줄평 : 망고생크림케이크가 맘고생크림케이크로 보이는 이들에게, 위로와 용기와 희망이 필요한 이들에게, 토닥토닥 따스한 손길을 건네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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윙페더 사가 1 - 어두운 암흑의 바다 끝에서 윙페더 사가 1
앤드루 피터슨 지음, 김선영 옮김 / 다산책방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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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를 넘어 빠져들게 만드는 마법 같은 이야기, 미국 현지에선 해리포터’, ‘나니아 연대기에 견줄 만한 시리즈로 평가되고 있다는 윙페더 사가’, 20081부가 출간된 후 2014년 총 4부로 완간되었으며 2020년에 시리즈를 리뉴얼하여 재출간되었다고 합니다. 재미와 감동이 함께 하는 대서사 판타지 소설로 60억대에 이르는 독자들의 후원에 힘입어 시즌제 TV 애니메이션으로 제작 중이며, 2023년에 방영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저자인 앤드루 피터슨은 작가이자 가수, 작곡가, 프로듀서 등 폭넓은 예술 활동을 펼치는 싱어송라이터로 유명하다고 하는데요. 어릴 적부터 판타지소설 작가가 되어 대서사 판타지를 쓰는 꿈을 꾸었다고 합니다. 자녀들에게 나니아 연대기를 읽어주며, 어릴 적 꿈을 떠올리게 되었고, 결국 장대한 판타지 시리즈를 성공적으로 집필했다고 합니다. ‘윙페더 사가시리즈는 ‘C. S. 루이스 어워드를 수상하고 월드 올해의 어린이 도서에 선정된 작가의 대표작이라고 합니다.

 

'이름 없는 네그'라 불리는 악마가 에어위아 전체를 상대로 대전쟁을 일으킨 후, 사람들은 네그가 이끄는 야수들의 지배 아래 살고 있습니다. '어니러의 보석이 가진 힘만이 혼란한 세상을 바로잡을 수 있다고 하는데요. 과연 '어니러의 보석'은 무엇일까요? 어디에 숨겨져 있는 것일까요? '윙페더 사가' 1부는 말을 하는 모든 생명체가 자신의 세계라고 부르는 '에어위아'의 세계관을 소개하고, 비밀을 간직한 이기비 가족 세 남매의 평화를 찾기 위한 모험이 어떻게 시작되는지를 들려줍니다. 50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책이지만, 복선과 반전이 숨어 있는 이야기는 읽기 시작하면 절로 빠져들게 되고 뒷이야기가 궁금해서 멈출 수 없게 만듭니다.

 

네그는 에어위아의 많은 것을 경멸했지만 그중에서도 어니러 왕국의 제왕 윙페더를 특히 증오했다. 어떤 이유에선지 아무도 네그의 침략을 눈치채지 못했고, 그사이에 네그는 잔혹한 야수들을 이끌고 서쪽으로 몰려가 빛나는 섬에 자리한 어니러 왕국을 철저히 짓밟았다. 자비로운 왕국의 왕과 왕궁, 왕족 모두가 몰락했다. p.13

 

이기비 가족 세 남매의 평화를 찾기 위한 모험은 네그가 대전쟁을 일으킨 후 9년이라는 세월이 흐른 후 시작되는데요. 본격적인 이야기를 들려주기 전에 에어위아의 세계관, 이름 없는 네그가 정복한 대륙으로 초록빛 평지로 이루어진 스크리, 글립우드 시내 외곽 절벽 끝 오두막에 살고 있는 이기비 가족에 대해 간략하게 알려줍니다.

 

할아버지 포도, 엄마 니어, 남동생 딩크와 여동생 리리와 살고 있는 열두 살 소년 제너, 동생들을 데리고 용의 날 축제를 구경하러 가는데요. 할아버지 포도는 제너에게 동생들을 잘 챙기라며 신신당부를 합니다. 하지만 막내 리리가 네그의 수하인 팽족에게 잡혀가게 되고, 제너는 리리를 구하여 애쓰지만 쉽지 않습니다. 그때 정체를 알 수 없는 누군가가 도움을 주었고, 세 남매는 도망치지만, 끝내 다시 붙잡혀 감옥에 갇히고 맙니다. 그리고 끌려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는 댕으로 보내질 위기에 처하는데요. 엄마 니어가 팽 사령관 로엄에게 금과 보석을 바치면서 풀려나게 됩니다.

 

그날 이후 세 남매에게는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일을 돕던 서점에서 발견한 수상한 지도는 왜 만들어진 것인지, 이상한 사람으로 소문난 양말의 사나이 피트는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기만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가 팽 사령관 로엄에게 준 보석으로 인해 이기비 가족은 엄청난 위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바로 그 보석에 새겨진 것이 날개 달린 용, 어니러의 문장인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인데요. 이기비 가족에겐 어떤 비밀이 있는 것일까요?

 

바다 건너 왕국이 남긴 모든 유산이야.

"어니러의 보석들"

p.493

 

숨겨진 힘이 있다는 '어니러의 보석', 이름 없는 네그가 어두운 암흑의 바다를 건너 스크리 땅에 온 것도 그 보석을 찾기 위해서였다고 하는데요. 이기비 가족을 엄청난 위기로 몰아넣은 '어니러의 보석'은 무엇일까요? 이기비 가족은 이름 없는 네그와 수하들인 팽족으로부터 '어니러의 보석'을 지킬 수 있을까요? 이기비 가족이 '어니러의 보석'을 지키기 위하여 얼음평원으로 떠나며 1부는 끝이 납니다. 2부엔 또 어떤 판타스틱한 모험이 펼쳐질까요?

 

 

꿈오리 한줄평 : 재미와 감동, 복선과 반전이 있는 모험 이야기, 세대를 뛰어넘어 빠져들게 될 대서사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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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움받는 식물들 - 아직 쓸모를 발견하지 못한 꽃과 풀에 대하여
존 카디너 지음, 강유리 옮김 / 윌북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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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면 어디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민들레, 민들레는 일부러 정성들여 가꾼 정원에서 볼 수 있는 꽃이 아니라 산, , 길거리 등 가꾸어지지 않는 야생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꽃 중 하나입니다. 도심의 시멘트 틈새에서도 피어나는 민들레를 보고 감탄해 마지않을 때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민들레가 왜 '미움받는 식물들' 에 포함되었는지 궁금하기만 합니다.

 

이 책의 주인공은 여덟 잡초다. 어쩌다 잡초가 된 식물들의 기막힌 삶이, 그들을 없애려 한 인간의 어리석은 노력이, 드라마틱한 여덟 편의 다큐멘터리처럼 펼쳐진다.

'미움받는 식물들' ~

 

가꾸지 않아도 저절로 나고 자라는 풀, 농작물의 해가 되기도 하는 풀, 바로 잡초입니다. 잡초가 잡초라는 이유로 푸대접을 받는 것은 인간에 의해 그렇게 명명되어졌기 때문이며, 그것은 농경의 역사와 함께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저자인 존 카디너는 30년 넘게 잡초를 연구해 왔다고 하는데요. '미움받는 식물들'은 그동안 저자가 직접 보고 들은 사건들과 지식을 총동원해 인간과 뒤엉킨 잡초의 역사를 풀어내어 재미있게 들려줍니다. 너무나 하찮게 생각되던 풀들이 그들만의 역사를 만들어내는 과정이 엄청 대단해 보이기도 하고, 인간들의 욕심이 환경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그래서 어떤 재앙을 몰고 오는지를 다시금 깨닫게 만들기도 합니다.

 

식물은 인간 없이 잡초가 될 수 없고, 인간은 잡초 없이 지금의 인류가 될 수 없었다는 뜻이다.

(중략)

사람들을 정착하게 하고, 밭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쏟도록 한 것은 작물이 아닌 잡초였다. 잡초가 인간을 길들인 것이다. 잡초는 복합 탄수화물이나 영양 많은 열매를 내놓지 않고서도 인간을 길들였다.

(중략)

잡초를 제거하려는 인간의 지속적인 노력을 견뎌낸 종과 유전형만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그 싸움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p.13~21

 

인간들의 가치 기준에 따라 잡초가 된 식물들, 잡초는 작물 경작에 있어서 절대적으로 없애야 할 대상이었습니다. 그래서 오랜 기간 사람들의 미움을 받으면서 진화해온 잡초, 저자는 민들레, 어저귀, 기름골, 플로리다 베가위드, 망초, 비름, 돼지풀, 강아지풀 등 여덟 가지 잡초를 골라 인간과 식물이 영향을 주고받으며 쌓아온 상호작용의 역사를 보여주는데요. 경작해 길러야 할 작물과 정반대의 경우인 없애야 할 대상으로서의 잡초, 잡초는 어떻게 언제나 승리할 수 있었을까요? 저자는 "그냥 두었으면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 하찮은 식물이 인간이라는 공범의 도움으로 잡초가 되기까지 거쳐 온 길에 숨겨져 있다."며 잡초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식물의 진화는 인간의 행동과 뒤얽혀 발생한 공통점이 있다고 말합니다.

 

노란 꽃과 불면 날아가는 솜털 씨앗 때문에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는 민들레는 동시에 어른들에게 가장 미움받는 식물이기도 하다. p.36

 

비타민과 미네랄의 공급원, 이뇨제와 변비약으로 알려지기도 한 민들레, 음식과 약으로 사용되기도 한 민들레. 신대륙에 도착한 유럽인들에 의해 정원에 심어지고 가꾸어지기도 한 민들레, 그럼 민들레는 왜 사람들의 미움을 받게 된 것일까요? 바로 잔디밭 때문입니다. 넓고 탁 트인 초록색 잔디밭이 부와 재산, 도덕성을 연상시키게 되면서 민들레는 박멸해야 할 대상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민들레는 "잔디밭이라는 환경에 가장 적합한 유전형"이 살아남아 계속 번식하게 되었으며, 결국엔 옥수수나 콩, 밀이나 알파파 밭에서도 주요 잡초가 되었습니다. 민들레를 박멸하기 위해 제초제를 사용했지만, 민들레는 타고난 가소성을 발휘하고 유전자 변이를 통해 유리한 유전형을 선택하며 여전히 살아남아 노란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어저귀와 기름골, 플로리다 베가위드와 망초, 비름과 돼지풀 그리고 강아지풀까지 일곱 가지 잡초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는 책을 통해 만나길 바랍니다.

 

오늘날 지구의 모든 것은 인간의 영향을 받고 있다. 잡초도 마찬가지다. 한때 '자연'이라고 여겨졌던 것은 탄소 과부하, 침입 생물, 생물종 손실로 인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달라졌다. 농업, 산업, 군사 활동 등으로 인한 서식지 파괴가 주된 원인이다. 유전자를 편집하는 세상이 우리 앞으로 훅 다가왔다. 우리가 맞이할 미래는 어느 때보다도 불확실하다.

(중략)

어쩌다 우리는 한 걸음만 더 가면 지구의 존재 자체에 위험을 가할 지경까지 이르게 된 것일까?

(중략)

잡초는 인간이 그 식물들의 환경을 교란하고 다른 곳으로 옮겨놓고 경쟁 식물을 없애고 자원에 변화를 주고 그들 가까이 접촉할 때 발생한다.

p.329

 

저자는 지금도 여전히 우리 곁에 남아 있는 코로나바이러스 또한 잡초처럼 인간이 과학을 오해하고 자연을 잘못 관리한 데서 비롯되었다고 말합니다. 수천 가지의 야생식물 대부분이 인간에게 해를 끼치지 않으며 다수는 꼭 필요한 것처럼, 우리 주변에 있는 수백만 가지의 바이러스 또한 인간에게 해를 끼치지 않으며 몇 가지는 꼭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종간 간염은 인간이 대체 숙주를 교란하고 천적을 죽이고 서식지에 변화를 주고 본의 아니게 그들 가까이 접촉할 때 발생한다."면서 우리가 "기본적인 진화 생리를 무시한다면 다음번 종간 간염이나 전염병 발생으로 계속 위협을 받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사람이 있는 곳에 잡초가 있다. 이것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중략)

식물은 호감을 얻는 쪽이든 경멸을 받는 쪽이든 인간의 개입에 따른 환경 변화에 대응해 진화하고 달라질 것이다.

(중략)

잡초는 인간의 본성이 식물에 표출된 결과이자 식물과 인간 사이에서 예로부터 지금까지 이루어진 상호작용의 결과이기 때문에 잡초화 패턴은 끊임없이 되풀이된다. 새로운 작물 생산법이 등장하면 새로운 잡초가 등장한다. 잡초의 성공 여부는 공진화 파트너가 탐욕, 근시안, 게으름, 순진함, 기술 집착, 교만 같은 인간 특유의 형질을 어떻게 발현하느냐에 달려 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사람이 있는 곳에 잡초가 있다.

p.333~335

 

농경 역사와 함께 시작된 잡초 역사, 작물 경작에 방해가 되는 모든 식물들은 잡초가 되어 박멸의 대상이 되었지만, 그런 환경에 가장 적합한 유전형으로 살아남아 지금껏 우리 곁에 남아 있습니다. 사람들의 의지에 따라 살아남는 작물들과 달리 온 힘을 다해 스스로 살아남는 법을 터득하는 잡초, 인간들의 가치 기준에 따라 잡초로 취급되는 수많은 식물들, 언젠가 인간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식물들이 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오늘 꿈오리 한줄평은 마지막 장의 글로 대신합니다.

 

어쩌면 약간은 겸손이 필요한 때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결국 잡초를 당해내지 못했다. 어쩌면 생물을 건드리는 일에 대한 자만을 조금 내려놓고 눈부신 기술로 할 수 있는 일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어야 할 때인지도 모른다. 자연이 지금까지 해준 일과 앞으로 해줄 일에 조금 더 감사를 표해야 한다. p.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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