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와 파도 - 제1회 창비교육 성장소설상 우수상 수상작 창비교육 성장소설 8
강석희 지음 / 창비교육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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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를 들썩이게 만드는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는 폭력에 관한 것입니다. 하지만 학교폭력, 데이트폭력, 성폭력 등의 폭력을 대하는 우리 사회의 모습은 어떠할까요? 가해자의 진심어린 사과와 용서가 아닌, 피해자가 스스로 자초한 일이라든가 그럴 만 했다든가 등등 2차적인 가해를 하기도 합니다. 피해자와 가해자가 아닌 제3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사람들의 부정적인 시선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가해자가 자신의 행동을 부끄러워하며 숨는 것이 아닌 피해자가 숨어 사는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1회 창비교육 성장소설상 우수상 수상작 <꼬리와 파도>는 바로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폭력에 대한 이야기이자 그런 폭력 앞에 무력할 수밖에 없었던 청소년들이 서로 연대하여 상처를 치유하고 극복하며 성장해가는 이야기입니다. 너무나 현실적인 결말은 씁쓸함을 자아내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작은 변화를 통해 언젠가는 우리 사회의 모습도 지금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바뀔 것이라는 희망을 품게 됩니다.

 

우리가 지켜 줄게. 혼자서는 못하지만 우리가 되어, 너를 지켜 줄게. p. 257

 

<꼬리와 파도>는 체육 교사인 무경의 청소년 시절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무경에게 도움을 청하러 온 제자들의 이야기를 배치하여 현재와 과거 그리고 다시 현재를 오가는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그 시절의 청소년들에게 일어났던 일들이 지금까지도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은 씁쓸함을 안겨줍니다. 저자는 지금까지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는 방법으로 연대를 제시하는데요. 이때 그 시절의 최아라 선생님과 현재 체육 교사인 무경처럼 상처받은 아이들을 보듬어주고 그들의 연대에 힘을 실어주는 어른이 존재한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야기는 체육 교사인 무경에게 제자 선이와 미주가 찾아오며 시작합니다. 온라인 수업 중에 일어난 아주 사소할 수도 있는 일로 인해 욕설과 비속어가 난무하는 메시지를 받게 된 선이, 하지만 선이가 원인 제공을 했을 수도 있다고 하는 담임선생님의 말에 선이와 미주는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무경은 선이와 미주의 모습이 낯설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그건 바로 무경 그리고 둘도 없는 친구였던 지선에게 일어났던 일이기도 했던 까닭입니다.

 

축구 선수를 꿈꿨지만 체육 교사가 된 무경, 절실한 마음만큼 표현하고 행동 하지는 못했던 예찬, 우등생이라는 겉모습 뒤에 상처를 감추고 사는 서연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주는 현정, 이들은 각자가 품고 있던 상처와 아픔을 나누고 치유해 가며 서로 연대하여 부당한 현실을 바꾸려 노력합니다. 단시간에 모든 것을 변화시킬 순 없겠지만, 암울한 현실에 실망하고 포기하는 것이 아닌 현명한 방법으로 싸워나가다 보면 조금씩 조금씩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며, 비슷한 상황에 처한 모든 친구들에게 용기를 줄 것이며, 또 누군가는 침묵하는 방관자가 아닌 피해자들의 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벌을 주고 사과를 받아 낼 용기는 나지 않았으니까. 모든 것을 자신의 잘못으로 돌리면, 그다음엔 자신을 용서하기만 하면 되니까. 잘못한 것도 나, 용서하는 것도 나, 용서받는 것도 나, 그것으로 끝. 그러나 지선은 자신을 용서할 수 없었다. 지선은 마음 깊숙한 데서부터 무너졌고 축구를 그만뒀고 무경 앞에서 다쳤고 아무도 몰래 죽으려고 했다. p.62

 

무경의 중학교 축구부 코치는 무경의 재능을 이용해 명예와 부를 거머쥘 생각을 합니다. 무경은 코치의 요구와 행동들이 버거웠음에도 자신을 위해 애쓰는 것은 진심일 거라 생각하는데요. 축구 선수를 꿈꿨던 무경이 그 꿈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건, 바로 친구 지선이 코치에게 성추행을 당한 후 죽으려고 생각한 일 때문입니다. 무경은 "지선의 아픔과 억울함을 알리기 위해 불"처럼 달려들었지만, 그 일은 무경이 의도한 바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습니다. 급기야 피해자인 지선에게 2차적인 폭력이 가해지며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는 듯한 양상으로 흘러갑니다. 성폭력을 당할 뻔한 상황에서 자신을 구해준 코치, 지선에게 "너 잘못한 것 없다."는 말을 건네며 지선에게 힘이 되어줄 것만 같았던 코치 또한 또 다른 가해자가 될 뿐이었습니다. 믿은 만큼 다친 지선이 어둠 속에 숨어버리자 무경을 축구를 그만두고 체육 교사가 되기로 결심합니다.

 

가을바람을 따라 나란히 흔들리는 수백의 파란 꼬리들이 달빛 아래 너울대는 파도처럼 보였다. p.253

 

자신들의 잘못이 아님에도 주위의 따가운 시선에 숨어버리는 피해자와 달리 제자를 추행한 축구부 코치, 수업 시간에 성적 농담을 여과 없이 늘어놓는 물리 교사, 상담을 핑계로 자신이 담임을 맡은 학생을 성추행한 교사, 학교폭력 가해자 등은 사과는 커녕 학교를 옮겨 여전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이에 무경과 예찬, 현정과 서연은 매년 열리는 유등축제 때 유등에 꼬리를 달아 친구들이 겪었던 일을 세상에 알리게 되고, 함께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가해자들의 만행 또한 세상에 알려지게 됩니다. 우리의 미래는 무경과 예찬, 현정과 서연, 네 사람이 꿈꾸는 것처럼 지금보다 훨씬 더 나은 세상이 되겠지요? 덧붙여 우리 아이들 곁에 최아람 선생님이나 무경처럼 힘이 되어주는 어른들이 많아지기를 바래봅니다!

 

 

꿈오리 한줄평 : 폭력을 대하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들여다보고, 연대를 통해 치유하고 성장해가는 아이들을 응원하게 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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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즐의 봄 여름 가을 겨울 I LOVE 그림책
피비 월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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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신 봄날에 만나는 아름다운 그림책 <헤이즐의 봄 여름 가을 겨울>, 이 책은 "수채화와 콜라주에서부터 패브릭 조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는 예술가" 피비 월이 한국 독자들을 만나는 첫 번째 그림책입니다. 사계절의 아름다움을 담은 사랑스럽고 예쁜 그림과 따스한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숲속 요정마을에 간 듯한 느낌마저 드는데요. 헤이즐과 요정 마을 친구들이 들려주는 계절의 아름다움, 생명의 소중함과 우정, 친절과 배려가 함께 하는 공동체의 삶에 대한 이야기는 뭉클한 감동을 전해줍니다.​​

 


어느 날 오후, 작은 마녀 헤이즐은 집으로 가는 길에 특이한 것을 발견했어요.

'고아가 된 알인가 봐!' 라고 헤이즐은 생각했어요.

'헤이즐의 봄 여름 가을 겨울' ~

 

이야기는 작은 마녀 헤이즐이 알 하나를 발견하며 시작합니다. 아무리 기다려도 찾아오는 이가 없자, 헤이즐은 알을 집으로 가지고 가는데요. 알에서 깨어난 건 부엉이였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부엉이 오티스는 집 안에 있을 수 없을 만큼 자라게 되고, 바깥에서 살게 됩니다. 그 후 오티스는 헤이즐의 곁을 떠나게 됩니다. 오티스는 다른 올빼미들과 함께 살아야하는 야생 동물이었으니까요. ​​

 

저들 중 할 일이 있는 사람은 없나 봐?

아무렴, 당연하지, 그리고 내일로 미룰 수 없는 일이 어디 있겠니?

'헤이즐의 봄 여름 가을 겨울' ~

 

가장 아름다운 여름날, 사서, 우편 요정, 구두 수선공 그리고 다른 요정 친구들은 휴가, 수영, 파티 등을 하며 여름날을 즐기고 있었지만, 헤이즐은 언제나 바빴습니다. 같이 놀자는 친구들을 따라 잠시 동안만 놀기로 한 헤이즐은 달이 뜰 때까지 멋진 하루를 보내게 됩니다.

 

숲속에 가을이 찾아오고, 정원에서 일을 하던 헤이즐은 "귀를 찌르는 듯하고 몸을 오싹하게 만드는 시끄러운 소리"를 듣게 됩니다. 무섭기는 하지만 알아내려면 소리가 나는 곳을 찾아가야 하는 것, 헤이즐은 친구들과 함께 숲으로 들어갑니다. 그리고 마침내 시끄러운 소리를 내던 누군가를 만나게 되고, 그들은 친구가 됩니다. 헤이즐과 숲속 친구들의 예상을 완전히 빗나간 그 친구는 누구일까요? 그 친구는 왜 시끄러운 소리를 낸 것일까요?​​

 


겨울이 되어도 헤이즐은 친구들을 도와주느라 바쁜 하루를 보냅니다. 집으로 가던 도중 헤이즐은 눈 더미에 갇혀 버리고 마는데요. 그때 도움의 손길을 내민 누군가 나타납니다. 캄캄한 어둠을 뚫고 말이죠.

 

생명의 소중함과 자연의 이치를 이야기하는 봄, 친구들과 함께 즐기며 바쁜 중에도 여유가 필요함을 이야기하는 여름, 친절과 배려 그리고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따스한 공동체의 삶을 이야기하는 가을, 겨울의 이야기, <헤이즐의 봄 여름 가을 겨울> 이야기는 뭉클한 감동을 전해줍니다.

 

꿈오리 한줄평 : , 여름, 가을, 겨울, 함께 라서 더 아름다운 숲속마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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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거리는 고요
박범신 지음 / 파람북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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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에 대한 사랑과 갈망도 전혀 줄지 않는다. 머리가 희어지는 속도보다 가슴이 더 빠르게 붉어지고 있다는 걸 어떻게 설명할까. 가속적으로 늘어나는 흰 머리가 불변의 청춘으로 회귀하고 있는 속도를 드러내는 역설적인 표상일 수 있다는 걸 합리적으로 설명하는 건 쉽지 않다. p.185~186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여름의 잔해>가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박범신 작가, 그는 <토끼와 잠수함> <흰 소가 끄는 수레> 등의 소설집, <죽음보다 깊은 잠> <불의 나라> <은교> 등의 장편소설, <나의 사랑은 끝나지 않았다> <힐링>등의 산문집 등 정말 많은 책을 출간하고 수많은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입니다.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펴낸 작가이자, 25편 이상이 드라마나 영화, 연극으로 제작되어 다양한 징르에까지 영향을 미친 작가이기도 합니다.

 

2023년 등단 50주년을 맞아 두 권의 산문집 <두근거리는 고요><순례>를 동시에 출간했는데요. <두근거리는 고요>"신문이나 잡지, 팬클럽 '와사등' 홈페이지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발표한 글들을 묶은 산문집으로 소소한 일상, 문학에 대한 갈망, 자본주의에 잠식당한 현대사회의 불평등구조와 부조리를 통렬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1'홀로 가득 차고 따뜻이 비어있는 집 - 와초재 이야기', 2'나는 본디 이야기하는 바람이었던 거다 - 문학 이야기', 3'머리가 희어질수록 붉어지는 가슴 - 사랑이야기', 4'함께 걷되 혼자 걷고, 혼자 걷되 함께 걷는다 - 세상 이야기'까지 모두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모든 연애는 필연적으로 '일상화'의 과정을 겪는다. (중략) 결혼을 통해 사랑을 지킨다고 생각하는 건 어떤 의미에선 착각에 불과하다. '연애'는 나날이 조금씩 까먹고 그 자리에 '우의'를 더께로 쌓는 것이 결혼생활일는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꼭 쓸쓸해할 일만은 아니다. '연애'란 고도의 생물학적 긴장 상태일 터, 만약 계속 뜨거운 연예를 지속해야 한다면 일찍 죽게 될 게 확실하다. 연애의 '일상화'는 그러므로 우리를 오래 살게 만든다. 지혜로운 자는 오래 산다고 하지 않던가. '연애''우의'로 바꿔 가는 걸 '지혜'라고 불러도 좋은 이유가 거기 있다. p.15

 

"홀로 가득 차고 따뜻이 비어있는 집", 논산 글방 '와초재' 이야기는 아내와 어머니 그리고 와초재를 찾아온 사람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전업주부로 43년 동안 가족을 위해 헌신한 아내의 삶, 예쁜 나뭇잎을 주워 창호지에 덧붙이던 날이 일 년에 꼭 한번은 환한 표정을 짓는 날이었다는 어머니의 삶, 아내를 잃고 나서야 아내의 자리가 얼마나 큰지를 깨달았다는 한 남자의 삶 등등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들로 인해 "나의 삶이 훨씬 더 향기로워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생을 이해하는 깊이가 나이순이 아니듯, 삶과 세상을 대하는 태도 역시 그렇다. 어떤 이는 늙었어도 고슴도치처럼 여전히 가시를 외부로 뻗고 있고, 어떤 이는 젊었어도 가시를 제 몸 속에 쟁여 들키지 않는 사람도 있다. 또한 젊든 늙든 가시가 저 자신을 겨눈 자학적인 타입의 사람들도 늘 있기 마련이다. 중요한 것은, 가시를 외부로 뻗치고 있는 것이 얼핏 용감하게 뵐지도 모르나 이는 삶에서 가장 하수이고, 가시를 저 자신에게 겨누는 태도는 스스로를 괴롭히니 행복해지기 어려울 뿐이며, 가시를 가지런히 내장해둔 채 가시 없는 선인장처럼 담담한 표정으로 삶과 세상을 대할 수만 있다면 이것이야말로 삶에서 가장 상수라 할 것이라는 점이다. p. 84~85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고육지책의 전략적 도구"라 말하는 선인장의 가시, "고통, 인내, 상처, 죽음"과 같은 낱말이 떠오른다는 선인장의 가시, 선인장을 삶의 태도에 비유한 저자는 자신은 "어떤 문제가 생기면 늘 먼저 나 자신의 과오를 성찰하고 탓하는 자학형"이었다 말하는데요. 꿈오리 또한 지금껏 그런 삶을 살아왔지만, 요즘의 꿈오리는 고슴도치처럼 가시를 외부로 뻗고 있어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몇 십 년의 세월이 더 지나고 나면 "가시를 내장해 둔 채 가시 없는 선인장처럼 담담한 표정으로 삶과 세상"을 대할 수 있게 될까요?

 

오직 사람만이 효용성이 없는 추상의 가치를 이해하고 속 깊이 품는다. 영원성이 그러하고 사랑이, 신이, 행복이 그러하다. 우리 모두가 그리워하지만 기실 이것들은 손으로 만져본 적도 없고 눈으로 본 적도 없는 가치이다. 영원이든 신이든 행복이든, 따져보면 모든 게 사랑이라는 이름의 길로 통합된다. 그래서 나는 요즘 늘 이렇게 말하고 다닌다.

"사랑만이 가장 큰 권력이다!" p.258

 

"더 큰 아파트 더 빨리 달리는 자동차를 갖고 싶은 세속의 욕망, 불멸, 완전한 사랑, 신과 가까워지려는 초월적 욕망", 저자는 사람에겐 두 가지 층위의 욕망이 있다며, "욕망으로 쌓은 생의 기억들을 하나씩 하나씩 지우면서 가다보면 온몸이 나뭇잎처럼 가벼워질 것"이라 말합니다. "자본주의적 소비 욕망이 아닌 초월적인 욕망을 품고 살아야 참된 삶의 품격을 얻을 수 있다고 믿는다."는 저자의 말처럼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물질만능주의에 찌든 욕망에서 한 걸음씩 벗어날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사랑만으로는 살 수 없다."는 말도 있지만 그럼에도 '사랑'이 있기에 살아갈 수 있는 건 아닐까 합니다. 와초재, 문학, 사랑, 세상에 대한 더 많은 이야기는 책을 통해 만나길 바랍니다!

 

꿈오리 한줄평 : 소소한 일상 속에서 살아온 삶을 성찰하고 살아갈 삶을 통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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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감정
김용태 지음 / 미류책방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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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면서 많은 감정들을 경험한다. 유쾌한 감정도 있지만, 불쾌한 감정도 있다. 분노, 우울, 불안 같은 부정적 감정들을 느끼는 것은 힘들고 때론 고통스럽다. 그래서 회피나 무시, 억압 등의 방법으로 내 감정을 내가 모르는 체한다. 하지만 그런다고 그 감정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왜냐하면 감정은 느끼고 표현되지 않으면 절대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해소되지 않은 감정은 우리의 무의식 속에 쌓여 호시탐탐 밖으로 나올 기회를 엿보거나, 제발 자기를 알아 달라고 떼를 쓴다. ' 가짜 감정 프롤로그' ~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표현한다는 것은 누군가에겐 참으로 어렵고도 힘든 일입니다. 상대방이 상처를 받는 것은 아닐까? 서로 불편한 관계가 되는 건 아닐까?...,등등의 이유로 감정뿐만이 아니라 해야 할 말도 차마 못하고 꾹꾹 눌러 담아둡니다. 그렇게 눌러 담아 둔 감정들은 어느 날 사소할 수도 있는 일이 도화선이 되어 걷잡을 수 없는 분노로 폭발하기도 합니다. 그러고 나면 정말 속이 후련해야할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은 듯합니다. 꿈오리 또한 불편한 감정들을 표현하는 것에 서툰 사람 중 하나입니다. 예전엔 그것이 상대방에 대한 배려인가 싶었는데, 생각해보면 차마 솔직하게 표현할 용기가 없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서로 불편한 관계가 되는 것이 싫었던 것이지요.

 

<가짜감정>은 바로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지 못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한 지침서 같은 책입니다. 이 책은 1'우리는 왜 감정이 낯설까?', 2'감정을 털어놓게 되면', 3'우리를 불편하게 하는 감정들', 4'나를 휘젓는 감정, 조절할 수 있다', 5'감정과 사이좋게 지내는 법_실천편' 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기천과 진영이라는 부부의 상담 과정을 통해 우리 내면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는 불편한 감정들을 들여다보며 감정이 왜 중요한 것인지, 어떻게 감정을 조절하면 좋을지를 알려줍니다.

 

 


 

다른 사람이 원인 제공을 했다 하더라도 나에게 생긴 감정은 내 것입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원인 제공을 한 사람이 마치 내 감정의 주인인 것처럼 행동합니다. 그러나 기억하셔야 합니다. 상대방이 아무리 큰 원인을 제공했다 하더라도 현재 겪고 있는 감정은 내 감정입니다. 내가 그 감정을 스스로 처리하는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p.62

 

상대의 자극으로 인해 화가 나고 분노가 일어날 때, "상대방의 말과 행동을 분석해 상대방이 얼마나 잘못했는지, 자신이 얼마나 억울한지에 집중하며 화를 증폭"시키지는 않나요? 결국 "내 화에 대한 책임"을 상대방에게 지우는 것이지요. 저자는 화가 날 때(일차 감정) 그 책임을 상대방에게 지움으로써 생기는 갈등으로 인해 불안과 두려움이 발생하게 되며(이차 감정), 이로써 화난 감정은 다스리지 않고 부정적인 감정의 짐만 새로 떠안게 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화난 감정이 자기 것이라고 인식하게 되면 화를 다루기가 수월해진다." 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내 감정의 주인은 당연히 ''라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을지라도 그걸 받아들이기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이 또한 부단한 노력이 필요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감정을 꾹꾹 눌러 참다가 별것 아닌 일에 자극 받아 걷잡을 수 없이 분노를 쏟아 내고 후회한 적이 있는가? 혹은 때때로 올라오는 감정을 무시하고 일만 하다가 공허감을 느낀 적은? 만약 우리가 감정이 느껴질 때마다 알아주고 적절히 표현해 줬다면 어땠을까? 바로 이 때문에 감정 조절이 필요한 것이다. p.185

 

저자는 "감정 조절이란 괴로운 감정에서 도망가지 않고 어떤 감정인지 알아차리고 그것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것이다." 라며 감정 조절을 위해선 7단계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알아차리고 표현하고 주제를 찾은 다음 깊이 이해하고 수용하며 자기와의 싸움 단계를 거쳐 변화된 자신을 지속시켜 줄 업그레이드된 가치관을 갖는 단계까지 밟으며 감정을 조절해 간다면, 현실에 집중하며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하는데요. 이때 "관심을 기울여 주고 내가 어떤 감정을 표현해도 허용하고 지지해 주는 사람들이 주변에 있다면 감정 조절 연습이 훨씬 더 수월할 것"이라 말합니다.

 


 

인간은 모순적이고 작은 존재다. 인간 존재의 불완전함, 내 개인의 부족함을 받아들이는 것이 자신의 한계를 '초월'하는 방법이다. 더 큰 존재가 되려고 애쓰지 않을 때 비로소 자유로워진다. p.285

 

저자는 '회피하고 싶은 감정의 심층을 따라가다 보면 결국 수치심으로 연결되며, 감정이 사람을 힘들게 하는 이유는 이 수치심 때문"이라면서 "모든 인간 안에 있는 이 수치심이 건드려질 때 괴로운 것"이라 말합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인간이 한계가 있는 존재임을 받아들일 때 수치심이 극복된다."며 자신이 불완전한 존재임을 인지하고 수용하게 되면 "다른 사람들의 불완전함이나 한계를 용납할 수 있게 된다."라고 말합니다. 꿈오리 한줄평은 책속 문장으로 대신합니다.

 

감정은 참으로 신기하고 오묘하다. 알아주고 보살펴 주면 긍정적 에너지가 되지만, 모른 체하고 억누르면 알아줄 때까지 떼를 쓰고 시한폭탄처럼 부글부글 끓다 언젠가는 폭발하고 만다. (중략) 현재의 어색하고 거북한 느낌을 방치하지 말고 그 속에서 자신을 지배했던 역사적 사실을 찾아내자. 그리고 눌린 감정을 표현해 주자. 그러면 현재 삶의 문제를 더 잘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에너지와 여유가 생긴다. '가짜감정 에필로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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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내가 풀빛 그림 아이
장덕현 지음, 윤미숙 그림 / 풀빛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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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내가~"라고 시작하는 말에는 지난 일에 대한 후회와 아쉬움이 담겨 있는 것 같습니다. 꿈오리가 한동안 "만약에 내가 그때 ~했더라면, 지금 ~ 하지는 않았을 텐데" 라는 생각을 자주 했기에 그럴지도 모를 일입니다. 여러분은 어떠한가요?

 

<만약에 내가><혐오와 인권>, <질문하는 인권 사전>을 쓴 장덕현 작가의 글에 <팥죽 할멈과 호랑이>, <사과나무밭 달님>으로 볼로냐 라가치 상을 수상한 윤미숙 작가의 그림이 함께 한 그림책입니다. 짧고 간결한 글과 다양한 배경색, 찍기와 오려 붙이기 등으로 표현한 강렬한 그림은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차별과 편견, 혐오의 모습을 통해 인간이라면 당연히 가지는 기본적 권리인 인권'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듭니다.

 


 

모든 국민은 내가 시키는 대로만 하라.

그럼 모두가 행복해질 것이다.

'만약에 내가' ~

 

표지를 넘기자마자 "모든 국민은 자신이 시키는 대로만 하면, 모두가 행복해질 것"이라 말하는 왕이 등장합니다. 모든 국민들은 생긴 모습이 다른 것처럼 생각하는 것도 다를 텐데, 어찌 모두 똑같은 행동을 할 수 있을까요? 시키는 대로만 한다고 어찌 모두 다 행복해질 수 있는 것일까요?

 

전쟁을 피해 도망쳐 온 이웃 나라 사람들이 살려 달라고 울며 애원했지만, 왕은 다른 나라 전쟁은 우리와 상관없다며 쫓아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장애인은 우리와 다르니 함께 살 수 없다며 , 노인들은 일을 못 하니 쓸모가 없다며 성 밖으로 쫓아냈습니다. 하지만 그때 ''는 잠자코 있었습니다. ''는 전쟁을 피해 온 피난민도 아니고 장애인도 아니고 노인도 아니었으니까요.

 


 

그러던 어느 날 병사들이 ''를 잡으러 왔습니다. 왜 그런지 이유도 모른 채 끌려가던 ''는 억울함과 두려움에 도와달라고 외쳤습니다. 그때 ''는 나를 도와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만약에 내가

나이가 많거나 겉모습이 다르다고

함부로 대하면 안 된다고 막아섰다면

'만약에 내가' ~

 

만약에 ''가 다른 사람들이 쫓겨날 때 그저 방관자로만 남아 있지 않았더다면, 사람들 또한 지금의 모습과는 달랐을까요? 만약에 그랬더라면 어땠을까요?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 또는 ''와는 다른 사람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책속의 ''처럼 그들이 편견과 혐오로 차별을 받을 때,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침묵하고 있지는 않나요? 방관자는 피해자에게 있어 또 다른 가해자가 될 수도 있다고 하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침묵하고 있지는 않나요? 인간은 누구나 기본적인 권리를 누리며 존중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불의에 맞서 싸워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당장 ''에게 피해가 오지 않는다면 우리는 그냥 침묵하고 지나가기도 합니다. 그 침묵은 또 다른 가해자와 또 다른 피해자를 만들어낼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부당함과 불의에 맞설 수 있는 작은 용기를 내 보는 건 어떨까요? 내가 존중받고 싶은 것처럼 다른 사람들도 존중받아야 하니까요.

 

꿈오리 한줄평 : 짧고 간결한 글과 강렬한 그림을 통해 우리 사회의 편견과 차별, 혐오의 모습을 들여다보고 인간이 당연히 가지는 기본적인 권리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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