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노키오 보물창고 세계명작전집 15
카를로 콜로디 지음, 이기철 옮김 / 보물창고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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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하면 코가 길어진다"는 피노키오, 어렸을 적 누구나 한번쯤은 책이나 만화 영화로 만났을 유명한 꼭두각시 인형입니다. 아빠 말도 듣지 않고 공부도 하지 않고 놀기 좋아하던 피노키오, 나쁜 이들의 꾀임에 빠져 온갖 고생을 하다가 결국엔 아이(사람)가 되어 아빠와 행복하게 사는 해피엔딩으로 끝이 납니다. 그런데 원래 피노키오는 그렇지 않았다고 합니다.

'꼭두각시 인형의 모험'이라는 제목으로 어린이 신문에 연재되었던 피노키오는 여우와 고양이의 꾀임에 빠진 피노키오가 떡갈나무에 목이 매달린 채 죽음을 맞이하는 장면으로 끝이 납니다. 요즘의 시선으로 생각하면 좀 잔인한 장면이죠? 그런데 독자들의 요청으로 다시 연재를 시작하게 되었고, 파란 머리 요정의 도움으로 다시 살아난 피노키오가 험난한 모험 끝에 자신이 원하던 사람이 되어 자신을 만들어 준 제페토 할아버지와 행복하게 사는 이야기로 끝을 맺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곧바로 책으로 출간되어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베스트셀러가 되었답니다. 그 후 피노키오는 우리에게 익숙한 디즈니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었고 드라마나 영화 그리고 연극이나 뮤지컬로 탄생하였으며 출간 14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사랑받는 캐릭터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원래는15장의 비극적인 장면으로 끝이 났지만 독자들의 요청으로 다시 연재한 후 36장의 해피엔딩으로 끝을 맺는데요. 책의 차례가 조금 독특하답니다. 그 장의 이야기를 몇 개의 문장으로 요약 시킨 듯한 책의 차례를 읽다보면 책의 줄거리를 한 번에 파악할 수 있답니다.

솔직히 고백하면 피노키오는 너무나 잘 알고 있었지만 작가는 몰랐는데요. 이번에 책을 읽으며 작가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답니다. 피노키오를 탄생시킨 작가는 '카를로 콜로디'인데요.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아동문학 작가인 콜로디의 본명은 카를로 로렌치니였지만 어린 시절의 대부분을 엄마의 고향 '콜로디'에서 보냈던 작가는 필명을 콜로디로 했다고 합니다. 콜로디 마을은 콜로디가 죽은 후 '피노키오 마을'로 불리며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이 찾는 관광지가 되었다고 합니다.

피노키오 이야기는 너무나 잘 알려져 있으므로 내용은 생략하고 우리가 미처 몰랐던 이야기를 들려 드릴까 합니다. 피노키오는 제페토 할아버지가 나무를 깎아 꼭두각시로 만든 후에 사람처럼 말하고 행동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요. 원작엔 나무토막이었을 때부터 말하고 움직일 수 있었어요. 제페토 할아버지가 피노키오란 이름을 지어준 후 머리카락, 이마, , , 입을 만든 후 몸을 차례대로 만들기 시작했는데요. 살아있는 나무토막이다 보니 눈을 만들자 뚫어지게 쳐다보고 코를 만들자 자라기 시작하고 입을 다 만들기도 전에 웃으며 놀려 대고 손을 만들자 할아버지의 가발을 벗기고 다리와 발을 만들어주자 발길질을 했어요. 정말 말썽꾸러기의 조짐이 보이죠? 그래도 제페토 할아버지는 걸음마를 가르쳐 주고 자신은 굶으면서도 아침 식사를 챙겨주고 자신의 낡은 코트를 팔아 학교에 들고 갈 책을 사줍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마음이 이러하겠죠? 그래서 피노키오가 열심히 공부를 했냐구요? 아시다시피 아니랍니다. 책을 팔아 인형 극장에 가죠.

그 후 양고기를 구울 장작으로 불에 던져질 뻔 했다가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후, 금화 다섯 잎을 얻어 집으로 돌아가게 되지만 여우와 고양이의 꾀임에 빠지게 되죠. 그리고 금화를 지키려다가 끝내 떡갈나무에 목이 매달리게 됩니다. 이렇게 끝난 이야기가 독자들의 요청으로 다시 연재되면서 파란 머리 요정의 도움으로 살아나게 되는 것이죠.

그럼 파란 머리 요정의 도움으로 다시 살아난 피노키오가 말을 잘 들었을까요? 당연히 아니랍니다. 약이 쓰다며 먹기 싫어하고 사탕만 먹기를 원하는데요. 그때 무척이나 두려운 일이 일어난답니다. 그 후....,

알고 있단다. 바로 그래서 내가 너를 용서한 거야. 네가 진심으로 괴로워했기 때문에 착한 마음씨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단다. 그리고 마음씨가 착한 아이들은 비록 개구쟁이고, 나쁜 습관을 지니고 있을지라도 언제나 기대하도록 하는 무언가가 있지. 말하자면, 올바른 길로 다시 들어설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단다.

본문 중~“

 

피노키오 원작은 현재의 시각으로는 조금 잔혹한 동화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그 당시엔 아이들에게 말하고픈 교훈을 직접적이고 현실적으로 체감할 수 있도록 하려는 의도가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거짓말 하지 말고 게으르지 말 것이며 공부도 잘하고 부모님 말씀도 잘 듣는 착한 아이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 그래서 그렇게 살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표현한 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럼에도 아이들의 본성은 천진난만하고 순수하며 그래서 어떤 일이 있더라도 그 모습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믿음과 희망을 담아 놓은 것 같습니다.

그동안 몰랐던 피노키오의 진짜 이야기, 혹시 꿈오리만 몰랐던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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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들이 사는 나라 (30주년 기념 특별판)
신형건 지음, 강나래 외 그림 / 끝없는이야기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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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동안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며 꾸준히 읽혀지고 있는 시집, 순수하고 호기심 많은 아이들의 마음이 느껴지는 시집 '거인들이 사는 나라', 꿈오리가 정말 좋아하는 시집 중 하나인데요. 그래서 우리 집 책장 한 켠을 늘 지키고 있답니다.

 

'거인들이 사는 나라'는 아동청소년문학 출판사인 푸른책들의 대표이자 시인인 신형건님이 대학 졸업 때 출간한 첫 시집으로 대한민국문학상 수상작이기도 합니다. 아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치과 의원 원장님이었던 이력과 더불어 지금도 베스트셀러인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를 비롯한 많은 책을 번역한 번역가로도 알려져 있는데요. 무엇보다 37년 동안 꾸준하게 시를 써온 시인이랍니다. 다수의 시가 초, 중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렸는데요. 작년에 중 2 큰 녀석 국어 교과서에서 '넌 바보다'를 만났을 땐 오랜 친구를 만난 듯 정말 반갑고 기뻤답니다.

 

얼른 어른이 되고 싶은 아이들과

다시 아이가 되고 싶은 어른들에게

 

'거인들이 사는 나라' ~“

 

1990년 첫 출간한 시집 '거인들이 사는 나라'202030주년을 맞아 조금 더 새로운 모습으로 우리 곁을 찾아왔는데요. 시인의 말씀처럼 '얼른 어른이 되고 싶은 아이들과 다시 아이가 되고 싶은 어른들'이 함께 읽으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거인들이 사는 나라'는 제1'거인들이 사는 나라', 2'물음표가 있는 이야기', 3'가랑잎의 몸무게', 4'아버지의 들', 5'조그만 이야기'까지 모두 89편의 시를 담아놓았는데요. 우리 마음의 문을 여는 초인종을 누르며 시작합니다.

 

초인종

 

꼭 닫혀 있는 줄 았았는데

그게 아니었구나.

가까이 다가가 보니

네 마음의 문은 빠끔 열려 있구나.

(중략)

내 마음이 너를 부르는

기쁜 이 소리가 들리지 않니?

잘 들리지?

그럼, 어서 문을 열어 주렴!

 

'거인들이 사는 나라' ~“

 

어른들이 아이가 된다면 지금 우리 아이들의 마음이 어떤지 이해할 수 있을까요? 아이들은 그런 어른들을 보며 어떤 생각을 할까요? '거인들이 사는 나라'에 간 어른들의 모습은 어떨까요? '젊어지는 샘물'을 마셔서 어린아이가 된 아빠와 엄마는 또 어떨까요? 어린아이가 되었지만 여전히 잔소리를 하는 건 아닐까요?

 

거인들이 사는 나라

 

단 하루만이라도 어른들을 거인국으로 보내자. 그곳

에 있는 것들은 모두 어머어마하게 크겠지. 거인들 틈에

끼이면 어른들은 우리보다 더 작아 보일 거야. 찻길을

가로지르는 횡단보도는 얼마나 길까?

(중략)

이마에 흐르는 땀을 훔쳐 내며 어른들은 쩔쩔맬 거야.

그때, 어른들은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

 

'거인들이 사는 나라' ~“

 

 

가랑잎의 몸무게를 저울에 달면 눈금이 어디에 멈출까요? 서로 등을 돌린 채 달려가는 철길 두 줄은 영원히 만날 수 없는 걸까요? 바람의 집에 세 들어 사는 풀꽃들은 방세로 무얼 낼까요? 갈매기가 울 때 마다 바다가 파란 주머니에서 꺼내 준 것은 무엇일까요? 별을 담을 수 있는 건 무엇일까요? 순수하고 호기심 많은 어린아이들은 이런 질문에 어떤 대답을 할까요? 여러분은 어떤까요?

 

가랑잎의 몸무게

 

가랑잎의 몸무게를 저울에 달면

'따스함'이라고 씌어진 눈금에

바늘이 머무를 것 같다.

그 따스한 몸무게 아래엔

잠자는 풀벌레 풀벌레 풀벌레.....

꿈꾸는 풀씨 풀씨 풀씨......

제 몸을 갉아 먹던 벌레까지도

포근히 감싸 주는

가랑잎의 몸무게를 저울에 달면

이번엔

'너그러움'이라고 씌어진 눈금에

바늘이 머무를 것 같다.

 

'거인들이 사는 나라' ~“

 

 

순수한 아이의 마음으로 노래한 시들 외에도 겸손함이라고는 1도 없는 잘난 체하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유쾌한 풍자시도 있답니다. 아이들의 입장에선 그 대상이 다른 사람들일 수도 있겠지만, 어른인 꿈오리의 입장에선 선거철에만 열심히 고개를 숙이는 그 분들이 떠오릅니다.

 

뽐내지 마

 

노랑 빨강 파랑 풍선 풍선 풍선이

서로 잘났다고 고개 빼들며 뽐내지만

다 소용없는 일이야.

어디 제힘으로 뱃속을 채웠나

남이 불어 주어서 그런 모습이 됐지.

주둥이에 맨 실을 풀어 볼까, 어찌 되나?

가시에 한번 찔려 볼래?

!

 

'거인들이 사는 나라' ~“

여러분은 어떤 장면, 어떤 사람들이 떠오르나요?

 

2020년은 코로나로 모두가 힘들고 고단한 한 해를 보내고 있는데요. 이럴 때일수록 서로가 서로의 마음에 귀 기울여주고 서로를 배려하고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고 서로가 서로에게 따뜻한 온기를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머지않아 찾아올 따스한 봄날엔 모두가 싱그러운 자연 속을 마음껏 거닐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끝으로 시인이 그동안 한 번도 엮어내지 않은 시 13 편 중 한 편을 여러분과 함께 나눌까 합니다.

 

겨울 들새

 

꽁꽁 언 땅 위에

들새들이

별 모양의 발자국을 찍은 것은

낟알 몇 개를 찾기 위해서만이

아니었단다

매운 겨울바람이

휘파람 소리 내며 몰아쳤지만

들새들의 노래만은 끝내

빼앗지 못했단다

난 보았지

따스한 체온 남아 있는

들새들의 발자국에

가장 먼저

파릇한 새싹 트고

별빛 머금은 풀꽃 피어나는 것을

소리 없이 일어서는

푸른 보리밭 이랑에서

더 고와진 목소리를 뽑아내며

솟아오르는 한 마리

종달새를.

 

'거인들이 사는 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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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공주 대 검지대왕
신형건 지음, 강나래 그림 / 끝없는이야기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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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이렇게 오랫동안 우리 생활 속에 남아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못했는데요. 2020년은 망한 해라며 그냥 없었던 일 년이라고 생각하자는 분들도 있죠. 연말이 가까워오는데 확진자 수가 점점 늘어만 가는 안타까운 현실, 집콕이 일상인 우리 가족은 어떻게 하루를 보낼까요? 아이들은 온라인 수업이 끝나면 무얼 할까요? 숙제, 예습이나 복습 아니면 책을 읽을까요? 물론 학생이니 당연히 하긴 합니다만, 아무래도 가장 많이 하는 건 게임이나 스마트폰 들여다보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럼 엄마, 아빠는 무얼 하냐구요? 역시나 작은 기기에 온 세상을 담아 놓은 듯한 스마트폰과 친구를 하고 있지요. 그 작은 기기 속엔 어떻게 그렇게 많은 것들이 들어 있는 걸까요?

 

시집 '엄지 공주 대 검지 대왕'은 우리의 일상과 뗄레야 뗄 수 없는 스마트폰, 그 스마트폰에 길들여진 우리들의 모습, 코로나로 변한 일상, 환경, 난민, 저출산, 입양 그리고 친구와 가족 등에 대한 이야기를 모두 33편의 시에 담아놓았는데요. 아이들이 읽어도 어른들이 읽어도 누가 읽어도 좋은 시들이랍니다.

 

 

 

기도 시간

 

맛난 음식을 주문해 놓고

엄마, 아빠, 할머니, 동생, 누나

온 식구가 상 앞에 둘러앉았습니다.

 

, 이제부터

아무런 말이 필요 없습니다.

서로 얼굴을 쳐다볼 필요도

없습니다.

 

고개를 숙이고

조용히 감사 기도를 올리세요.

스마트폰 하느님께

열렬히 기도하세요.

 

엄지공주 대 검지대왕 중~“

 

혹시 이런 풍경이 너무나 낯선 풍경인가요? 우리집은 안타깝게도 이런 풍경이 전~혀 낯설지 않답니다. 물론 매 번 이러지는 않지만, 어쨌든 각자의 스마트폰 세상에 빠져 있다가 음식이 오면 식탁에 모이고는 한답니다. 여러분은 음식이 배달되어 오는 동안 무얼 하시나요?

 

이렇게 스마트폰 세상에 빠져 있다 보면 서로 얼굴을 마주하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웃고 우는 일도 점점 사라지지는 않을까요? 안부 인사, 새해 인사도 깨톡으로 하는 세상, 언젠가는 웃음도 문자로 하는 시대가 오지는 않을까요?

 

웃음 박물관에서

 

언제부턴가 사람들은 웃음을 싹 잊어버렸지. 하루아침에 일어난 일은 아니야.

(중략)

, 웃음 박물관 소장품인 이 가상현실 기록물을 한 번 체험해 봐. 기쁜 것도 슬픈 것도 아니고 그냥 무표정하게 무언가에 열중하고 있는 사람들이 보이지?

(중략)

좋아 , 그러게 ㅋㅋㅋ, 멋져 ㅎㅎㅎ, 헐 대박 , 개좋아 ㅋㅋ, ㅎㅎ,ㅋㅋㅋㅋ.... 그때부터 사람들은 사이에 웃음을 가두기 시작한 거란다.

(중략)

언제부턴가 더는 소리로 남아 있지 않게 되었다지. 결국 거의 모든 사람들이 웃음 장애를 갖게 되고 만 거야.

(중략)

 

엄지공주 대 검지대왕 중~“

 

 

작년 여름 아이슬란드에서 700살 된 빙하의 장례식이 열렸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는데요. 기후학자들이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경고하고자 빙하 장례식을 했다고 합니다. 오크 화산을 700년간 덮고 있었던 오크 빙하가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점점 크기가 줄어들다가 겨우 분화구에만 얼음이 덮여 있다고 했는데, 1년이 지난 지금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어떤 장례식

 

개미가 죽으면

누가 장례식을 치러 주지?

쇠똥구리가 죽으면, 수달이 죽으면 누가

땅에 묻어 주지?

(중략)

사람들 중엔 다른 생명들이 죽었다고

장례식을 치러 주는 이가 없단다.

(중략)

그런데 요즘 사람들은 뭔가 달라진 것 같더구나.

검은 상복을 입은 사람들이 줄지어 산에 오르기에

무슨 일인가 싶어 따라가 보았더니

알프스산맥 피졸산 정상 빙하 앞에 다다라

어떤 이는 눈물을 흘리고, 또 어떤 이는 추도사를 읽고,

장중하게 알펜호른을 연주하고 조화를 던졌단다.

아니, 빙하에게도 생명이 있던가? 빙하 장례식이라니!

(중략)

이 웃픈 장례식을 치르는 사람들은 모르는 걸까?

실은 사람들이 결코 기억하지 않는 생명들이

하나둘 죽어 갈 때만다 어머니인 지구가

장례식을 치러 주고 있었다는 사실을.

세계 곳곳의 빙하들이 속절없이 녹아내린 건

뭇 생명들의 죽음을 애도하며 지구가 흘린

뜨거운 눈물이었다는 것을.

 

엄지공주 대 검지대왕 중~“

 

여러분은 빙하들이 속절없이 녹아내린 것이" 어머니인 지구가 흘린 뜨거운 눈물이었다는 것을." 아셨나요? 언젠가 지구가 더 이상 눈물조차 흘릴 수 없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사람들 대신에'에선 코로나 바이러스가 활개를 치는데도 마스크를 안 쓴 사람들 때문에 플라타너스와 돌하르방과 또 다른 누군가가 대신 가슴을 졸이는 이야기, '한쪽 눈을 가린 사람들이'에선 시리아 내전으로 한쪽 눈을 잃은 생후 2개월 아기 카림의 이야기, '그리고...남은 사람은 셋'에선 친구 이야기, '자라지 않는 아이'에선 노르웨이에 입양되었다가 대한민국 고시텔에서 하늘나라로 떠난 입양아에 관한 이야기 등 함께 나누고픈 시들이 정말 많은데요. 모두 다 나눌 수는 없겠죠? 마지막으로 이 시집의 제목이기도 한 '엄지 공주 대 검지 대왕'을 만나 보아요.

 

 

엄지공주 대 검지대왕

 

나는

엄지공주

 

사뿐사뿐 춤을 추듯

엄지 둘을 놀리고

 

우리 아빠는

검지 대왕

 

뚜벅뚜벅 독수리 타법으로

검지 하나만 부리니

 

휴대전화 문자로

말씨름을 벌일 때마다

이 엄지공주가

 

백전백승

 

엄지공주 대 검지대왕 중~“

 

여러분은 엄지족인가요? 검지족인가요? 꿈오리는 검지족인데요. 우리집 두 형제는 엄지족이더라구요. 그래서 시에 나온 것처럼 누가 문자를 빨리 보내나 시험을 해봤더랬죠. 검지 하나로 하더라도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몇 번을 해도 검지족 아이들한테 지더라구요. 여러분은 어떤까요?

 

끝으로 시인의 말을 대신하여 여러분에게 전하고픈 말을 대신합니다. 코로나로 평범한 일상의 행복을 누릴 수 없지만, 잠깐이나마 하늘 한 번 쳐다볼 수 있는 여유를, 잠시나마 근처 공원에서 계절을 느낄 수 있기를, 그리고 지구가 더 이상 뜨거운 눈물을 흘리지 않기를 바래봅니다.

 

새 시집 '엄지 공주 대 검지 대왕'을 펴내면서 나는 그동안 무엇을 보고 느끼고 생각했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하루하루 분주한 일상을 살면서도 조금만 눈길을 돌리면 아름다운 자연이 눈앞에 다가오지요. 온갖 생명이 숨 쉬는 자연을 관찰하고 호흡하는 일은 언제나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시인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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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패배하지 않아 - 2020 칼데콧 대상 수상작 I LOVE 그림책
콰미 알렉산더 지음, 카디르 넬슨 그림, 조고은 옮김 / 보물창고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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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예 신분으로 미국에 발을 디딘 흑인들, 노예제가 폐지되고 자유의 몸이 되었지만 기득권인 백인들에게 온갖 인종차별을 받으며 살아왔는데요. 공공시설에서 유색인종은 백인들과 분리되어야 한다는 짐 크로법으로 흑인들은 식당이나 화장실, 도서관, 극장, 버스 등 공공시설에서 백인들과 함께 할 수 없었습니다.

 

1955년 미국 앨라배마 주 몽고메리에선 흑인 여성인 로자 파크스가 백인 승객에게 자리를 양보하라는 버스 운전사의 요구를 거부한 후 경찰에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 사건은 미국 내 흑인 민권 운동이 촉발점이 되었고, 흑인과 백인으로 나누어진 좌석 분리제는 폐지가 되었습니다. 이후 짐 크로법은 폐지가 되었습니다.

 

20205월 미국 미네소타주에선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 사건으로 'Black Lives Matter(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는 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었는데요. 노예제도 폐지되고 짐 크로법도 폐지되었지만 미국 내 흑인들에 대한 차별을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물론 다른 유색 인종에 대한 차별 또한 현재 진행형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시는 미국에 바치는 러브레터이다. 흑인들의 미국에 바치는 편지이다. 더없이 위대한 흑인 예술가, 운동선수, 사회 운동가의 기개와 열정과 끈기에 바치는 편지이다. 꿈꾸는 사람들에게 바치는 편지, 역사의 흐름 속에 등장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강인함과 용기에 바치는 찬가이다. '우리는 패배하지 않아' ~”

 

 

'우리는 패배하지 않아'는 미국 역사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흑인들에 대해 쓴 ''입니다. 작가는 자신의 둘째 딸이 태어난 것과 버락 오바마가 아프리카계 미국인 최초로 대통령이 된 것을 기리기 위해 이 시를 썼다고 합니다.

 

이 시에는 마틴 루터 킹, 로자 파크스, 마이클 조던, 무하마드 알리, 세레나 윌리엄스, 루이 암스트롱 등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인물들도 등장하고 대서양 노예무역으로 끌려온 아프리카인 노예들, 남북 전쟁에 참가한 흑인 병사들 그리고 잘 알지 못하는 평범한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잊을 수 없는 사람들에게

이 시를 바친다.

역사의 장애물을 뛰어넘어

가능성이 넘치는 세계를 열어젖힌

날쌔면서도 다정한

사람들.

 

(중략)

 

한계가 없는 사람들,

아무도 멈출 수 없는 사람들에게

이 시를 바친다.

꿈꾸는 사람들,

행동하는 사람들,

 

(중략)

 

패배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이 시를 바친다.

이 시는 당신을 위한

것이다.

그리고 당신.

또 당신.

이 시는

우리를

위한 것이다.

본문 중~“

 

 

'우리는 패배하지 않아'는 잊을 수 없는 사람들, 부정할 수 없는 사람들, 동요하지 않는 사람들, 빛을 밝혀주고 새벽이 올 때 까지 멈추지 않는 사람들,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들, 정당한 행진을 하는 사람들, 말할 수 없는 사람들, 한계가 없는 사람들, 수많은 윌라 루돌프들 그리고 믿기지 않는 사람들, 그 속에 등장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고난과 핍박, 차별에 굴하지 않고 위대한 역사를 이루어 낸 용기와 끈기에 대한 찬가입니다. 또한 현재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를 주는 이야기입니다. 끝으로 작가의 말을 대신하여 여러분에게 전하고픈 말을 대신합니다.

 

나는 내 딸 사마야와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당신들 모두에게, 그리고 나 자신에게 절대로 포기하지 말자고 다짐하기 위해 이 시를 썼다. 그 이유는 마야 안젤루가 썼던 바와 같다.

"우리는 여러 번 패배를 맞닥뜨리겠지만, 결코 패배해선 안 된다. 우리 자신을 알기 위해서는 패배를 꼭 맞닥뜨려야만 할 수도 있다. 그리하여 우리가 볼 수 있다면, , 그렇게 된다면, 그리고 나는 일어섰다. 온 세상 앞에서 나는 진정 납작하게 쓰러졌다, 그리고 나는 일어섰다."

끊임없이 일어서야 한다. '우리는 패배하지 않아' 작가의 말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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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군인들이 베개를 들고 싸운다면? - 상상력과 용기를 담은 실화들 I LOVE 그림책
헤더 캠로트 지음, 세르주 블로크 그림,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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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리가 세상을 바꾸는 데는 마법이 필요 없습니다. 필요한 모든 힘을 이미 우리 안에 지니고 있으니까요. 우리에게는 더 나은 걸 상상하는 힘이 있습니다. - J.K. 롤링

본문 중~“

 

상상력을 자극하는 흥미로운 질문 '만약에~?', 혹시 이런 질문을 하거나 받은 적이 있나요? 그때 어떤 생각이 떠오르나요? 자신이 가진 배경지식에 상상력을 더해 기발한 대답을 할 수도 있겠죠? 누군가의 대답이 때로는 터무니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 터무니없는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고 세상을 바꾸는 경우도 있답니다.

 

만약에 군인들이 권총 대신 베개를 들고 싸운다면?

만약에 전투기 조종사들이 폭탄 대신 씨앗을 떨어뜨린다면?

만약에 로켓 발사 장치에서 탄도 미사일 대신 탁구공이 발사된다면?

 

질문이 터무니없다고 생각하나요? 터무니없다고 생각한 일이 실제로 일어난다면요? 만약 여러분이 이런 질문을 받는다면 어떤 대답을 할 수 있을까요?

 

 

'만약에 군인들이 베개를 들고 싸운다면?'속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고 자신들의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고 실제로 세상을 변하게 만든 인물들입니다.

 

전쟁에 나가면서 무기를 들지 않겠다고 했던 데즈먼드 도스, 생명을 빼앗는 것이 아닌 구하기 위해 참전한 데즈먼드 도스, 그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오키나와 전투에 참전해 75명의 목숨을 구했습니다.

 

오늘 우리는 간청합니다...

제발 모든 무기를 내려놓아 주세요.

본문 중~“

 

첼시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평가받는다는 디디에 드로그바, 그는 자신의 조국 코트디부아르의 내전을 멈춘 인물이기도 합니다. 2008년 아프리카네이션스컵 예선전에선 내전을 벌였던 양쪽 모두가 하나가 되어 코트디부아르를 응원했고 결국은 승리를 했는데요. 그는 기자에게 그 어떤 트로피로도 자신의 조국이 평화를 위한 전투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진 못했을 것이라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스페인 내전으로 수만 명의 무고한 시민이 목숨을 잃는 것을 본 파블로 피카소는 '게르니카'라는 작품 속에 전쟁의 참상과 잔인함을 담아냈습니다. 피카소의 그림은 스페인 내전의 잔혹 행위에 이목을 집중시켰고 난민 기금 마련을 위해 전 세계를 순회했으며 재창조되고 다른 프로젝트에 영향을 주기도 했습니다. 피카소는 그림 한 점으로 우리의 생각과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입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적으로 만난 독일군 조종사 스티글러와 미군 소위 찰리 브라운은 47년이 흐른 후 다시 만나게 되었고 친구가 되었다고 하는데요. 어떻게 된 일일까요?

 

부패한 대통령의 장기 집권을 막은 세네갈의 힙합, 예술로 아이들의 트라우마를 극복하도록 도운 캄보디아의 PPSA, 베트남 전쟁에 징집하는 걸 거부한 복싱 선수 알리, 생존권과 평화권을 위한 투표를 한 콜롬비아의 아이들, 그리고 자신이 속한 집단이나 국가, 세계를 위해 독창적인 방법을 생각해 내고 세상을 바꾼 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상상한 일이 현실이 되는 건 책이나 영화에서만 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터무니없다고 생각한 일이 세상을 바꿀 수도 있습니다. 상상하고 질문하고 자신의 생각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다면 말이죠.

 

만약 군인들이 권총 대신 베개를 들고 싸운다면 어떻게 될까요?

만약 전투기 조종사들이 폭탄 대신 씨앗을 떨어뜨린다면 어떻게 될까요?

만약 로켓 발사 장치에서 탄도 미사일 대신 탁구공이 발사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상상해 보세요.

 

여러분의 상상이 현실이 될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이 세상을 바꿀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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