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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제정신입니다 - 마메의 정신없는 날들
마메 지음, 권남희 옮김 / 사계절 / 2021년 4월
평점 :

'아직 제정신입니다'는 제목부터 시선을 사로잡은 책입니다. '마메의 정신없는 날들'이란 부제를 보면 무척이나 정신이 없는 생활이지만, 그럼에도 아직 제정신으로 살고 있다는 이야기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특히나 이 책이 더 관심을 끌었던 건 아줌마의 이야기라는 것이었는데요. 이 책의 저자인 마메 씨는 웹툰을 중심으로 다양한 만화를 그리는 40대의 싱글맘이자 웹사이트에 연재 중인 '아직 제정신입니다(원제 : 아줌마데이즈)로 조회수 1위를 자랑하는 작가라고 합니다. 옮긴이의 글로 마메 씨가 어떤 사람인지 잠깐 살펴보아요.
“파트 타임, 세 아이, 싱글맘, 이 삼단콤보 단어만으로도 그의 삶이 얼마나 고되고 여유가 없었을지 상상이 된다. 그런 그가 40대가 되어 한국의 아이돌 그룹 BTS에 빠졌다. 기계치여서 스마트폰도 쓰지 않던 그가, 같은 팬들과 정보를 교환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샀다. 그리고 SNS를 시작했다. 그들과의 교류를 위해 아이돌과의 망상 만화를 그려서 올렸더니 반응이 좋았다.
(중략)
만화를 보고 모두들 즐거워하니, 마메 씨는 그 분위기를 타고 일상생활도 조금씩 그려서 올리기 시작했다.
(중략)
그 이후 팔로워 수가 쭉쭉 늘어나서 3년 만에 무려 19만 명 ! 정말로 평범한 40대 주부였던 그가 아이돌 덕질을 하다가 어엿한 만화가가 된 것이다.
'옮긴이의 글' 중~“
지극히 평범한, 아니 어떤 기준에선 평범하고도 거리가 조금 떨어져 보일 수도 있는 40대 싱글맘이 엄청난 팔로워 수와 조회수 1위의 만화가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보니 마메 씨는 어떤 사람일까?와 더불어 어떤 이야기들을 그려냈을지가 더 궁금해졌습니다. 게다가 왠지 남자처럼 보이는 표지 그림만 봤을 땐 정말 아줌마일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답니다. 마메 씨의 그림은 표지에 보이는 그대로 정말 단순합니다. 또한 한 편이 4컷에서 최대 20컷을 넘지 않는데요. 중간 중간 빵~터지는 장면들도 있고, 문화적 차이인지 아니면 개인적인 성향 차이인지는 모르겠지만 조금은 이해하기 어려운 장면들도 있고, 거기에 19금을 방불케하는 유머가 들어있는 장면들도 있습니다. 아마도 웹툰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서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직 제정신입니다'는 제1장 '아줌마의 웃긴 일상', 제2장 '아줌마와 일', 제3장 '아줌마의 우정'에 대한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습니다. 그중 몇 장면을 함께 공유할까 합니다.
- 마메 씨도 우아하게 크래커 카나페를 만들어 브런치를 즐기려고 했던 걸까요? 어쨌든 분명 재료를 다 사왔는데, 가장 중요한 크래커가 안 보이지 뭐예요. 이리 저리 찾아보아도 어디에도 없는, 혹시 계산만 하고 가게에 두고 온 건 아닐까? 생각하며 의자에 앉으려던 바로 그때, 어디선가 들리는 '빠지지~~직!!!', 그랬습니다. 마메 씨가 그렇게 찾던 크래커는 의자에 떨어져 있었습니다. 마메 씨, 우아하게 먹지 않으며 어때요? 맛있으면 그만이지~^^
- 쇼핑하고 집으로 가려던 마메 씨, 음악이라도 들으면서 갈까 했는데, 이어폰이 없지 뭐예요. 그런데 그런 날 있잖아요. 꼭 하고 싶으면 해야만 할 것 같은, 그래서 마메 씨는 잠깐 듣는다 생각하고 싼 이어폰을 샀어요. 그런데, 도대체 뜯는 곳이 어딘지 알 수 없었지요. 요리 보고 조리 봐도 뜯는 곳을 못 찾은 마메 씨, 그래서 듣고 싶은 음악은커녕 포장도 뜯지 못한 채 집까지 왔답니다. 이제 뜯는 곳을 몰라도 상관없습니다. 집에 있는 이어폰을 쓰도 되고, 굳이 개봉을 하겠다면 가위로 잘라서 뜯으면 되죠 뭐~^^
- 마메 씨가 중화요리점에 가서 만두를 주문했어요. 주문을 받는 사람은 신입 아르바이트생인지 무척이나 긴장한 듯 보였답니다. 드디어 만두가 나왔는데, 마메 씨는 신입 아르바이트생의 말을 듣고는 얼마나 긴장이 되었으면 그럴까 싶어 무척이나 응원을 하고 싶어졌답니다.
“만두 나오셨습니다.
본문 중~“
사실, 정말 긴장해서 그럴 수도 있지만 무의식중에 손님에게는 무조건 존댓말을 써야 한다는 생각을 하다 보니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이 연출되는 것도 같습니다. 우리 주변에서도 이런 장면을 볼 수 있죠? 커피가 나오시고, 된장찌개가 나오시는 경우도 많지요?
- 안경을 쓰는 사람은 정말 공감할 이야기, 마메 씨도 눈이 침침해져서 안경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안경이 너무 불편해 콘택트렌즈를 쓰기로 했지요. 이젠 안경 따윈 필요 없어, 그런데 한참 있다 보니 뭔가 쎄~~한 느낌이 들었답니다. 글쎄 콘택트렌즈를 끼고 있음에도 안경을 쓰고 있지 뭐예요. 정말 너무 잘 보려고 했던 걸까요?
꿈오리는 중학교 때부터 안경을 쓰기 시작했는데요. 잠잘 때 외에는 안경을 벗을 입이 없답니다. 안 쓰면 앞이 안 보이니까요. 이젠 정말 너무 익숙해서인지 가끔은 세수할 때도 안경을 쓰고 하는 저를 보고는 한답니다~^^
- 가끔은 혼자만의 착각에 빠질 때가 있습니다. 옛날에(아마도 결혼하기 전이었겠죠?)마메 씨가 친구를 따라 디스코장에 간 일이 있었습니다. 춤을 잘 추는 친구를 따라 머리부터 발끝까지 흰색으로 깔맞춤하고 디스코장에 갔었지요. 친구 따라 곧잘 춤을 추는 마메 씨, 그때 친구가 어떤 남자와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그 남자가 자꾸 마메 씨를 흘끔거리며 보는 것이었죠. 마메 씨는 단번에 알아차렸답니다. 그 남자가 자신을 마음에 들어 한다는 것을. 잠시 후 친구가 와서 그 남자가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들려주었지요. 그 남자가 자신의 타입을 아니라고 말하려 했지만, 그 말을 안 한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어요.
“아까
그
남자가
너
야구선수냐고.
본문 중~“
마메 씨, 그래도 괜찮죠? 마메 씨만의 착각이었지만 잠시라도 행복했었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