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로빈 - 열네 살, 미국으로 떠난 소녀의 성장 일기
로빈 하 지음, 김선희 옮김 / 길벗스쿨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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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중성적인 매력이 넘치는 한 소녀가 있습니다. 이제 막 사춘기에 접어들었을 것 같은 열네 살의 소녀는 아무런 준비도 없이, 그저 여행이라고만 생각하던 미국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됩니다. '내 이름은 로빈'은 저자인 로빈 하의 회고록이자 창작 논픽셕 작품입니다. 저자는 이 책을 '포기할 줄 모르는 삶을 가르쳐 준 어머니에게 바친다' 라고 했는데요. 책을 다 읽고 나면 저자가 왜 어머니에게 헌사한 것인지를 알게 된답니다. '여자는 약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다'는 말처럼, 저자의 어머니는 혼자 딸을 키우면서도 언제든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었으며, 딸이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하며 당당하게 살아가기를 바라던 엄마였던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엄마 자신이 그런 삶을 선택하였기에, 딸도 그런 삶을 살아갈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 책은 열네 살의 한국 소녀 춘아가 미국에 정착해 로빈으로 살게 되면서 겪게 되는 두려움이나 분노, 인종차별 등과 새로운 가족과의 갈등과 외로움, 그리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통해 설렘과 기쁨을 느끼며 성장해 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열네 살 춘아는 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매년 엄마와 외국으로 휴가를 떠났었기에, 미국에 가는 것도 단순히 여행을 떠나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건 엄마의 재혼으로 인해 미국에서 살아야 한다는 것이었으며, 그렇게 춘아에게는 새로운 가족이 생겼습니다.

나는 몸이 허약해서 엄마는 때때로 잠도 제대로 못 자고 나를 보살펴야 했다. 그래도 엄마는 불평 한마디 안 하고 언제나 제 시간에 일어나 미용실 문을 열었다. 엄마는 나의 완벽한 보호막이었다. 엄마는 내게 바위 같은 사람이었다. 엄마와 함께라면 내게 나쁜 일 따위는 절대로 일어나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내 이름은 로빈' p.48

 

 

엄마와 단둘이 살던 어린 시절의 삶은 평탄하지 않았습니다. 그건 엄마와 로빈의 탓이라기보다는 사회적인 편견으로 인한 것이었습니다. 단지 엄마 혼자 아이를 키운다는 그 이유만으로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사람들, 똑같은 잘못을 했어도 아버지가 없다는 사실이 큰 잘못인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들, 그것은 선생님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사람들에게 정상적인 가족은 아버지가 있어야만 했으니까요.

 

 

이제 아버지뿐만 아니라 언니와 할머니, 그리고 작은 아버지 가족들까지 북적거리는 가족들과 함께 할 수 있으니 행복하게 살아야 하건만, 로빈은 그러지 못했습니다. 미국에 20년 가까이 살았어도 사고방식은 고리타분했던 아버지 가족들, 엄마는 자신의 일이 아닌, 자신의 생각이 아닌, 그저 남편 내조만 잘하면 된다는 식이었습니다. 그렇게 새로 생긴 가족들과도 행복한 삶을 누리지는 못했습니다.

 

거기에 더해 영어도 잘 못하는 상황에서 시작한 학교생활은 정말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동양인에 대한 비하와 차별은 물론이거니와 영어를 잘 하지 못하니 수업을 따라가기도 버거웠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한국에서 도착한 택배 상자 하나로 로빈의 삶은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로빈이 좋아하던 만화책이었답니다. 엄마의 도움으로 만화 수업을 듣고, 만화를 그리기 시작하면서 서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친구들이 생겼고, 급작스레 떠나와 작별 인사도 못한 친구들과 편지를 주고받으며 로빈은 위로를 받기도 했습니다.

 

편지가 고작 두어 개쯤 있는 줄 알았다...,

하지만 텅 비었던 내 앨범이 가득 차 있었다.

(중략)

우리가 이 길에서 어떻게 끝나게 될지라도 엄마 같은 사람이 있어서 나는 자랑스러웠다.

'내 이름은 로빈' p.197~208

 

하지만, 로빈은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야만 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요. 이제 막 친구들하고 친해지기 시작했는데, 엄마는 왜 다른 곳으로 가야한다는 것인지...,

 

나는 엄마가 그랬듯이, 어른이 되어 한국을 떠나기로 결심했을지도 모른다.

나는 한국에도, 미국에도 완전하게 속하지 못했다.

난 한국계 미국인이 되었다.

그리고 그건 나한테 괜찮은 일이었다.

'내 이름은 로빈'p.233~234

 

 

열네 살에 급작스레 미국으로 떠난 사춘기 소녀 춘아가 만화를 통해 자신의 삶을 찾아가게 된 이야기를 담은 '내 이름은 로빈', 한국에도 미국에도 속하지 못한 한국계 미국인이지만, 그럼에도 자신의 정체성을 당당하게 드러내며 성장해 가는 이야기 '내 이름은 로빈', 로빈의 이야기는 자신의 길을 찾으려 애쓰는 모든 이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키지 않을까 싶습니다. 끝으로 작가의 말로 전하고픈 말을 대신합니다.

 

세상에 드러낸다는 두려움을 극복할 만큼 엄마가 나를 사랑해 주어서 나는 무척 자랑스럽다. 회고록을 쓰는 건 온 세상이 다 보도록 내 마음을 솔직히 드러내는 일이다. 더군다나 이 작업은 나의 엄마까지 세상에 드러내는 일이었다. 이 회고록을 쓰는 건 내 평생 가장 힘든 일이었다.

(중략)

이 작업은 내 마음을 치유해 주었으며, 엄마를 더 많이 이해하고 존경하게 해 주었다. 그리고 엄마도 이 책을 읽으면서 자신의 과거와 함께 좀 더 평화를 찾으면 좋겠다. 내가 그렇게 했다는 게 난 기쁘다.

'내 이름은 로빈' 이야기를 마치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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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하는 사람 - 민서의 행복 에세이
김민서 지음 / 히읏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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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이 미워졌다가 좋아졌다가 하는 건 내가 나를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애정하는 사람' ~

 

 

누군가 나에게 지금 가장 애정하는 사람은 누구인지 물어본다면, 나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아이들이라고 말할 것입니다. 결혼하기 전에는 누구였을까 생각해보니, 그때는 가족이었던 것 같습니다. 누군가 나에게 안 좋은 말이나 행동을 해도 용서할 수 있지만, 우리 가족에게 하는 것은 절대 용서할 수 없다는 말을 하기도 했었답니다. ''라는 존재보다는 가족이 더 소중한 존재라 생각하며 살아왔었던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나는 사랑을 많이 받은 사람이라고, 그래서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하고는 했었는데요. 어느 날 문득, 내 마음속에 부정적인 감정들이 쌓여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지금껏 살아온 대로 절대로 밖으로 드러내어 표현하지 않았으며, 다른 사람들이 그 감정을 알아채지 못하기를 바랬습니다. 그러다보니 어느 순간, 그 감정들이 쌓이고 쌓여 폭발하고야 말았습니다. 그제서야 깨달았답니다. 세상 가장 애정하는 사람은 내 주변 사람들뿐만 아니라 나 자신도 함께여야 한다는 것을 말이지요.

 

민서의 행복 에세이 '애정하는 사람' 은 바로 나에게 들려주고픈 이야기를 담은 책입니다. 이 책은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에 출연한 것을 시작으로 음악과 연기 활동을 하며 지내고 있는 저자가 자신을 사랑할 수 있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성장 에세이입니다. 혹시 '주변 사람들의 행복이 곧 나의 행복이다' 생각하면서도 어느 순간 '그 사람들은 왜 나를 그렇게 생각해주지 않을까?' 하며 상처받고 눈물을 흘리지는 않으셨나요? '애정하는 사람'은 그런 사람들에게 토닥토닥 위로의 말을 건넵니다. '나만 그런 건 아니었다' 위로받고, 이제부턴 '세상에 둘도 없는 가장 소중한 나를 사랑해주자'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답니다. 사랑을 받은 사람이 사랑을 줄 수도 있다는 말처럼, 누군가 나를 사랑해주는 것뿐 아니라 나도 나를 사랑해주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이지요.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안 해주고 있었다는 것, 다른 사람을 챙기는 데에는 그렇게 눈에 불을 켜고 있었으면서, 가끔은 자신에게 상처를 주면서까지 남의 편의를 봐주기도 했으면서, 생각이 거기에까지 닿았을 때, 나는 재빨리 몸을 일으켜서 이것저것,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챙기기 시작했다. '애정하는 사람' p.15

 

 

다른 사람을 챙기는데 누구보다 앞장서면서도, 남의 편의를 봐주느라 스스로에게 상처를 입히면서도, 정작 가장 소중한 나를 위해서는 아무 것도 안 해주고 있는 건 아닌가요? 그러다 어느 순간, 그 모든 것들에 상처받지는 않으셨나요? 이 말은 스스로에게 해 주고 싶었던 말이기도 했답니다. 그래서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기 시작하고,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거기에서 찾은 기쁨은 그 어느 기쁨보다 크다는 것을 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모두가 좋아도 내가 좋지 않으면 안 좋은 거라고

이제 가끔은 스스로에게 말해줄까 해.

그렇게 조금씩 솔직해져도 괜찮겠다고 생각해.

(중략)

솔직한 게 좋다. 편치 않은 마음을 담아두지 않고 그때그때 비워 두는 것, 그리고 좋은 마음을 더 투명하고 맑게 그 사람 앞에서 내비치는 것이 좋다. 그러다 보면 취향도 나라는 사람의 존재 자체도 조금씩 더 분명해지는 느낌이랄까.

(중략)

자신의 감정 앞에서 솔직한 사람들이 있다. 지금의 상황이 싫다, 그건 먹고 싶지 않다, 그곳에 가고 싶지 않다, 그렇게 조금의 용기는 필요하지만, 자신의 좋고 싫음을 확실하게 말할 줄 아는 사람들. 나는 늘 그런 사람들을 좋아했다. 물론 그러기가 쉽지는 않았지만, 나 역시 남들에게 그런 사람으로 보이길 바랐다. 타인에게 무해한 선에서 자신을 아낄 줄 아는 멋진 사람 말이다. 애정하는 사람' p.47~108

 

 

모두가 좋다고 하면, 나는 절대 그렇지 않음에도 '좋은 게 좋은 거지'하며 넘어갈 때가 많았습니다. 그 중 누군가 '아닌 건 아니다' 라는 말을 할지라도, 마음속으로는 나도 '아니다' 라고 말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결코 솔직하게 말하지 못하며 살았습니다. 그래선지 사람들은 착하고 따뜻하며 무엇이든 보듬어주는 사람으로 기억하지만, 정작 나는 후회와 답답함, 때로는 억울함이 쌓여만 가고 있었습니다. 그걸 비워내지 못하니,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커지게 되었고, 결국에는 폭발하고 말게 되었답니다. 그저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 뭐 그리 어려운 것이라고 말이죠. , 솔직함에도 선을 넘지 않는, 결코 무례하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나는 그동안 무엇에 겁을 내고 있던 걸까. 사람들에게? 나에게? 타인의 시선에서 아니면 지금의 현실에서? 잘은 모르겠지만, 어쨌든 내가 겁이 많다는 것을 인지해버리고 나니까 그간의 내 행동들이 스스로 이해가 됐다. 무슨 버튼이라도 누른 것 마냥 갑작스럽게 화를 내고 울어버렸던 것은 내가 어떤 것으로부터든 나를 지키고 싶어서 그랬던 행동이었다. 겁이 많아서 다가오는 누군가에게 소리를 쳤을 거고 괜히 웃으면서 맘에도 없는 말이나 하고 후회했던 것이다.

(중략)

혼자 보내는 시간이 이렇게 달콤할 수 있다니. 무엇에도 구애받지 않고 걸을 수 있다니. 새삼 내 마음가짐의 차이가 엄청나게 크게 느껴졌다. 내 마음이 가벼워지면 내 발걸음도 가벼워지고, 나를 인정하고 나니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조금은 자유로워졌다. 이 모든 게 남들의 탓이 아니라 사실 내 마음의 차이였다니. 애정하는 사람' p.185~187

 

 

가족, 친구, 직장동료 그 외 많은 사람들과의 관계맺음으로 살아가는 사람들, 사람들은 타인의 시선에서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을까요? 내가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보일까를 너무 의식하며 살다보면 그것이 족쇄가 되어 점점 자신을 옥죄고 마는데요.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바라보든, 그건 그 사람의 시선일 뿐이라는 걸 인지하고 나면, 다른 사람의 시선에서 조금씩 자유로워짐이 느껴진답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도 마찬가지구요. 나는 그냥 나일뿐..., 올 겨울이 매년 찾아오는 겨울이지만, 나에겐 몇 십 번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 오늘 하루가 그냥 매일 찾아오는 날이 아닌, 누군가가 그토록 간절히 바랐던 내일이었을 수도 있다는 것, 단 몇 분일지라도 그 몇 분 후의 내 삶이 어떻게 변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는 것, 그러니 지금 이 순간, 누구보다 나를 애정하며 살아가기를... 부디 그러하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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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안네 프랑크야! 평범한 사람이 세상을 바꾼다 9
브래드 멜처 지음, 크리스토퍼 엘리오풀로스 그림, 마술연필 옮김 / 보물창고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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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자신과 주위의 모든 것들에 깃든 아름다움을 생각하고, 부디 행복하세요.

-안네 프랑크 '나는 안네 프랑크야!' ~

 

 

그림부터 내용까지 흥미를 끄는 그래픽 위인전 '평범한 사람이 세상을 바꾼다' 시리즈 아홉 번째 이야기는 '나는 안네 프랑크야!'입니다. 안네 프랑크는 독일에서 태어난 유대계 소녀입니다. 유복한 집안에서 자랐지만, 히틀러의 유대인 학살 정책으로 네덜란드에 암스테르담으로 망명하게 되었으며, 나치가 네덜란드를 점령하고 유대인을 색출하여 수용소로 끌고 가던 시기에 생일 선물로 받은 일기장에 일기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은신처에서 숨어 살던 안네와 가족들 그리고 함께 살던 사람들은 비밀경찰에 발각되어 아우슈비츠로 끌려갔으며, 안네는 그곳에서 장티푸스에 걸려 사망했습니다. 그 후 유일한 생존자인 안네의 아버지가 은신처에서 발견된 일기를 건네받게 되는데요. 책으로 출판된 안네의 일기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읽혀지게 되었습니다.



안네는 여느 아이들과 다름없는 아이였습니다. 히틀러가 유대인에 대한 박해를 시작하자 안네 가족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망명하게 되는데요. 그곳에서의 생활은 몇 년 동안은 괜찮았지만, 독일이 네덜란드를 침공하자 사정은 달라졌습니다. 독일이 네덜란드를 점령한 후 유대인에게는 많은 제약들이 따라왔습니다. 무엇보다 나쁜 상황은 학교를 다닐 수 없게 된 것이었습니다. 거기에 더해 유대인이라는 낱말이 새겨진 '유대인의 별'이라는 배지를 달게 되었으며, 그 배지는 유대인을 구별하는 기준이 되었습니다.

 

이건 공포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야. 이건 희망에 대한 이야기란다. 나쁜 일이 일어날지라도, 어디에나 좋은 일은 있기 마련이지. '나는 안네 프랑크야!' ~

 

 

안네는 생일 선물로 일기장을 받게 되는데요. 일기장에 키티라는 이름을 붙여준 안네는 일기장이 친구라 생각하며 일기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언니가 수용소에 끌려가게 될 상황에 처하자 가족들은 집을 떠나 숨어 살기로 결심합니다. 은신처에는 안네 가족을 포함하여 8명의 사람들이 살게 되었는데요. 그곳에 살고 있다는 것이 들키면 안 되었기에 모든 것을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되었습니다. 21개월 동안 숨어 지낸 은신처는 8명이 함께 지내기에는 무척이나 작았지만, 그럼에도 안네는 좋은 면을 찾으려 했답니다.

 

너는 가장 어두운 곳에서도 늘 빛을 찾을 수 있어. 그건 바로 희망이야. 네 안의 불꽃이지. 언제 불을 밝혀야 할지, 네가 결정한단다. 그리고 그 불꽃이 밝게 타오르면...그 무엇도 그걸 꺼트릴 수 없어. '나는 안네 프랑크야!' ~

 

 

히틀러는 제2차 세계 대전에서 패했지만, 안네 프랑크를 비롯하여 600만 명의 유대인들은 홀로코스트에 의해 잔인하게 살해당했습니다. 사람들은 안네의 이야기를 기억하고 나눔으로써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게 됩니다.

 

한 사람이 한 생명을 구한다면, 그건 마치 온 세계를 구한 것과 같다.

'나는 안네 프랑크야!'~

 

 

살다보면 슬퍼해야 할 이유도, 외로워하고 두려워 할 이유도 많지만, 사랑하고 웃고 희망을 가져야 할 이유도 많습니다. 나치의 유대인 학살로 안타깝게 죽어간 소녀는 말합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다면 조력자가 되어주고, 부당한 일을 보았을 땐 침묵하지 말아야 하며, 옳은 일을 해야 하며, 때로는 힘이 들지라도 세상의 아름다움을 찾아보고, 사람들의 아름다움을 찾아보라고 말이지요. 그리고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진실한 선함이 있다고 말합니다. 그렇기에 안네가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는 더 깊은 울림을 주고, 더 큰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끝으로 가장 깊은 울림으로 다가왔던 메시지로 전하고픈 말을 대신합니다.

 

당신 자신과 주위의 모든 것들에 깃든 아름다움을 생각하고, 부디 행복하세요.

'나는 안네 프랑크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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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들은 늙은 아이들이란다 I LOVE 그림책
엘리자베스 브라미 지음, 오렐리 귈르리 그림, 김헤니 옮김 / 보물창고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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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주들과 함께 하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모습이 아이들처럼 귀여운 느낌입니다. 나이가 든다는 건 어떤 것일까요? 나이가 들면 애가 된다는 말도 있듯, 나이가 들어가면서 육체적인 기능이 퇴화될 뿐 아니라 정신적인 영역의 기능들도 조금씩 떨어지면서, 조금은 고집스러워지고 상대방의 감정이 아닌 나만의 감정에 충실해지면서 타협이 어려워지기도 합니다. 그런 모습이 마치 어린아이처럼 느껴지기도 하는데요. 그럼에도 나이가 들어간다는 건 그만큼 삶의 지혜가 깊어졌다고 할 수도 있답니다. 살아온 날들만큼 깊어진 것이지요. '노인들은 늙은 아이들이란다'는 바로 그 나이듦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아빠나 엄마가 아이에게 할머니, 할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면,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그에 대답이라도 하듯 자신들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들려줍니다.



노인들은 거울 속에서 주름과 얼룩투성이인 자기 모습을 볼 때, 얼굴을 찡그리기도 하지만 용감하게 그 늙음을 마주한단다.

노인들은 몸이 자주 아프지만 견디고 또 버텨 내면서 불운과 맞서 싸우지.

우리는 강해지려고 스스로 격려한단다. "아야 아파, 그렇다고 죽지는 않아!"

'노인들은 늙은 아이들이란다' ~

 

 

노인들은 작은 걸음으로 천천히 걷고 머리가 하얗게 셉니다. 왜냐면 빨리 걸어가는 건 너무 위험할 수도 있기 때문이죠. 머리가 하얗게 셀 뿐 아니라 치아가 없어 틀니를 껴야만 하고, 그래서 무척 불편하기도 하죠. 그럼에도 자신의 모습을 마주하고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입니다. 남편과 아내를 떠나보내고 혼자 남은 노인들은 쓸쓸함에 반려동물을 키우기도 하고, 독립해서 살고 있는 자식들을 기다리기도 합니다.

 

어떤 노인들은 다른 사람이 자신의 어려움을 살피고 도와주려는 것을 정중하게 거절하기도 합니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는 자신의 모습이 초라하게 느껴져서일까요? 그래서 노인들을 도우려면 재치가 필요하기도 합니다. 혼자서는 더 이상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때는 어떻게 할까요? 그럴 때가 되면 노인들은 자신의 삶을 정리하고 집을 떠나기도 합니다.

 


하지만 노인들이 처음부터 노인은 아니었다는 걸 우린 알고 있죠? 노인들도 세상에 처음 온 날을 축하하며 파티를 했었답니다. 매년 그 날이 되면 생일 축하를 받고는 했었지요. 그래서 어쩌다 생일을 모른 척하면 노인들은 어린아이처럼 사랑 받지 못한다는 생각에 우울해 하기도 한답니다.

 

그렇다고 노인들의 삶이 늘 지치거나 우울한 건 절대 절대 아니랍니다. 때로는 새로운 사랑이 찾아오기도 하죠. 먼 기억 속 그때처럼 마음껏 사랑하고 행복해합니다. 혹시라도 그 모습을 이상하게 바라보지는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사랑은 언제든 찾아올 수 있으니까요.

 

'노인들은 늙은 아이들이란다' 는 어린아이들을 비롯하여 젊은 세대들에게 노인들에 대한 이해를 돕는 그림책입니다. 노인들도 어린 아기였던 시절이 있었다는 걸 알면서도, 젊은 세대들도 언젠가 노인이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현재의 우리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처럼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노인 세대들의 생각이나 행동을 받아들이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세대간의 갈등 또한 깊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시사하는 바는 크다고 할 수 있겠죠? 때로는 늙은 아이처럼 보일지라도 살아온 만큼 깊어진 삶의 지혜를 품고 있음을 잊지 말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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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천재 열전 - 조선의 르네상스를 꿈꾸며 인문적 세계를 설계한 개혁가들
신정일 지음 / 파람북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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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천재란 자본주의 사회에서 말하는 인재(人才) 개념의 천재가 아니다. 당대를 넘어서 사회 질서의 해체와 구축을 꾀한 사람들을 진정한 천재라고 부를 수 있다. 우리는 이들에게서 체화된 도덕성과 윤리의식, 민중을 중시하는 심성과 태도, 그리고 미래 지향적 사유와 대안 제시 같은 운동성을 발견할 수 있다. '조선 천재 열전' p.6~7”

 

 

'조선 천재 열전'은 천재란 무엇이고, 천재의 소명은 무엇인가? 를 짚어보기 위해 쓴 책이라고 합니다. 천재하면 아인슈타인, 에디슨, 스티븐호킹 등의 인물들이 떠오르는데요. 이 책은 우리 역사 (조선시대에 한정되어 있기는 하지만)속에 나타났다가 사라져간 천재들의 삶을 따라가며 새로운 시대의 천재상을 만들어 냅니다. 최초의 한문 소설 <금오신화>를 지은 김시습, 9번의 과거에서 장원으로 급제하고 십만양병설을 주장한 이이, <관동별곡, 사미인곡, 속미인곡, 성산별곡> 등 가사문학의 대가인 정철, 천재 여류 시인인 허난설헌, 산경표를 완성한 지리학자 신경준, <목민심서, 흠흠신서, 경세유표> 등을 저술하고 수원 화성 축조 공사 시 거중기를 발명하고 종두법을 처음으로 소개한 정약용, 실사구시로 추사체를 완성했으며 신라의 김생, 고려의 탄현, 안평대군과 함께 우리나라 4대 명필로 꼽히는 김정희 등 교과서에서 보던 익숙한 인물들과 이익이 <성호사설>에서 김시습과 함께 조선의 천재로 꼽은 이산해와 경술국치에 항거하여 자결한 조선 시대의 마지막 선비 황현 등 조선 시대 천재 9명의 삶을 담은 책인데요. 9명의 삶에 대한 이야기가 끝나는 각 장마다 그들이 후대에 어떤 평가를 받았는지를 함께 담았습니다.

시험을 위한 역사 공부여서 오로지 외우기에 급급했던 그때는 미처 몰랐던 그들의 삶, 어렸을 때부터 남달랐던 그들은 신동으로 불렸지만, 그들의 삶은 결코 평탄하지 않았습니다.

태어난 지 8개월 만에 스스로 글을 익혀 이웃에 살던 최치운이 "배우면 곧 익힌다"라고 하여 이름을 시습(時習)이라고 지어주었다는 김시습, 다섯 살 때 처음 병풍에 글을 썼는데 운필하는 것이 귀신같아서 신동이라 불렸던 이산해, 여덟 살에 상량문을 지어 여신동이라 칭송받았던 허난설헌, 태어난 지 아홉 달 만에 글씨를 알아보고, 네 살에 <천자문>을 읽고, 다섯 살에는 <시경>을 읽었다는 신경준, 24개월이 넘어 세상에 나와 태어날 때부터 이가 나 있었으며, 그가 태어나자 줄어들던 우물물이 콸콸 솟아나고 시들시들하던 나무들이 살아났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며 비범한 인물이었음을 보여주는 김정희, 5살 때 벽에 숯으로 글씨와 비슷한 것을 빈틈 없이 채워놓고 열한 살에 날아가는 기러기를 보며 시 한편을 지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는 황현 등 어렸을 때부터 남달랐던 그들은 신동으로 불렸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삶은 결코 평탄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그들은 좌절하지 않고 세상을 긍정적이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가게 하려 노력하였습니다. 그들은 선천적으로 남보다 뛰어난 재주를 가지고 태어난 사람들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미국 시인이자 사상가 에머슨의 말처럼 "자기 자신의 사상을 믿고 자기가 볼 때 진실하다고 여기는 것을 믿으며, 자기의 마음으로 모든 사람의 진실을 믿는 사람들"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조선 천재 열전 p.8)

아름다운 용모에 천품이 뛰어났던 난설헌은 여덟 살의 어린 나이에 <광한전백옥루상량문>을 지었다. 이 상량문을 지은 뒤부터 여신동이라 칭송받았다. '조선 천재 열전' p.151”

 

 

조선 시대 여류 시인 중 가장 뛰어난 시를 썼다는 허난설헌, 유교 사회였던 조선 시대는 그 어느 시대보다 남녀 차별이 심했다고 할 수 있는데요. 그런 시대에 여자임에도 한시를 배울 수 있었던 건 아버지 허엽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허엽은 아들과 딸을 구분하지 않고 학문을 가르쳤다고 하는데요. 자식을 키우는 입장에서 바라보니 부모란 어떠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허난설헌의 결혼 생활은 평탄하지 않았습니다. 당시 양반가에선 여자에게는 글을 가르치지 않았기에 시어머니는 시를 쓰는 그녀를 달갑지 않게 생각했으며, 남편 김성립 또한 아내를 보듬어주지 못하고 바깥으로 돌며 가정을 등한시 했다고 합니다. 거기에 더해 아들과 딸을 돌림병으로 잃고 뱃속의 아이까지 잃게 되는 크나큰 아픔을 겪게 됩니다. 문학적 스승이었던 오빠 허봉까지 세상을 떠나자 만 권 책을 벗으로 삼으며 아픈 마음을 달랬다고 합니다.

그 무렵 허난설헌은 <삼한(三恨, 세 가지 한탄)을 노래했다. 그 첫 번째가 '조선에서 태어난 것'이요, 두 번째는 '여성으로 태어난 것'이요, 세 번째는 '남편과의 금슬이 좋지 못한 것'이라 했다. 풀어 말하면 그의 시적 재능을 널리 알릴 수 없는 좁은 풍토에서 태어난 것을 원망한 것이고, 남자로 태어나 마음껏 삶을 노래하지 못한 것을 한탄한 것이다. 결국 허난설헌은 한과 원망을 가득히 안고 27세의 젊은 나이에 지난했던 생을 마쳤다. '조선 천재 열전' p.157”

 

 

허난설헌이 지은 시는 천여 편이 넘지만 죽기 전에 모든 작품을 다 불태웠다고 하는데요. 동생 허균이 누나가 자신에게 보내주었던 시들과 자신이 외우고 있던 시들로 <난설헌집>을 펴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일부 사람들은 허균이 허난설헌을 높이기 위해 스스로 시를 지어 누나의 시라고 속였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시대적인 상황이 그런 소문을 만들어내기도 했겠지만, 거짓으로 악의적인 소문을 퍼뜨리는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다를 바가 없는 것 같습니다. 김시양, 이수광, 김만중 등은 그녀의 재능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폄하하기도 했지만, 황현이나 유성룡 등은 허난설헌의 뛰어난 재주를 인정했습니다.

만약 허난설헌이 시대를 달리해서 태어났다면 그녀의 삶은 달라졌을까요? 허난설헌의 삶을 따라가다 보니 문득 "여성이 소설을 쓰고자 한다면 돈과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고 했던 버지니아 울프가 떠올랐습니다. 시대도 나라도 다르지만, 그녀들의 삶에는 공통적인 요소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버지니아 울프가 태어난 후 100년이나 지나서 태어난 1982년생 김지영도 떠올랐습니다. 허난설헌이 태어난 후 319년이 지나 태어난 버지니아 울프, 버지니아 울프가 태어난 후 100년이 지나 태어난 김지영, "만약 내가 시대를 달리해서 태어났다면 나의 삶은 달라졌을까?" 수많은 허난설헌과 버지니아 울프, 김지영은 지금도 이런 질문을 던지고 있는 건 아닐까 싶습니다.

천재는 신이 사랑한 사람이고, 수재는 신이 사랑할 정도의 재능은 없지만 천재의 재능을 알아채는 사람이다. 범재는 수재의 재능은 이해하고 존중하지만, 천재의 재능까지는 모르는 사람이다. 그러므로 행복한 사람이다. '조선 천재 열전' p.45”

 

 

조선 시대 천재 9명의 삶은 시대를 뛰어 넘어 현재의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인지를 알려주는 것 같습니다. 천재도 수재도 아닌 범재여도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나가게 하는데 작은 한 걸음이라도 보탤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김시습, 이이, 정철, 이산해, 신경준, 정약용, 김정희, 황현 등의 삶은 책으로 함께 하길 바라며, 범재라서 행복하다는 말로 끝을 맺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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