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 수학 4컷 만화 - 수학사를 뒤흔든 결정적 한마디 자음과모음 청소년수학과학 6
이인진 지음, 주영휘 그림 / 자음과모음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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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무엇인가요? 어렵다, 지루하다, 머리가 지끈거린다, 재미없다 등등 부정적인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지는 않나요? 요즘은 초등학교 때부터 '수포자'가 생긴다고 합니다. 수학에 대한 두려움과 좌절을 경험한 아이들이 지레 겁을 먹고 수학을 포기하게 되는 것이지요. 정말 수학은 어렵고 딱딱하고 재미없는 학문일까요? 실생활에 써먹지도 못할 수학은 배워서 뭐하나? 이런 생각을 하지는 않나요?

 

<한 줄 수학 4컷 만화>는 부제 '수학사를 뒤흔든 결정적 한마디' 그대로, 세상을 바꾼 수학자 26명의 한마디에 담겨 있는 수학 지식 그리고 그와 관련된 흥미로운 에피소드를 들려줍니다. 교과서에서 보던 개념뿐만 아니라 호기심을 자극하는 문제들, 그리고 누구나 한번은 들어보았지만, 수학자라고는 생각조차 못한 인물들의 에피소드, 수학자에 대한 일화를 담은 4컷 만화는 이야기에 대한 호기심과 몰입감을 높입니다. 이를 통해 수학은 어렵고 지루하고 재미없다는 생각 대신 일상생활 가운데 숨겨진 수학 원리를 발견하는 재미를 찾을지도 모릅니다.

 


지구의 둘레는 어떻게 잴 수 있을까? 줄자를 들고 우주 밖으로 나가야만 가능할까? 지구가 어떻게 생겼는지조차 정확히 알지 못했던 시기에 이미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깨닫고 지구의 둘레를 꽤 정확하게 계산한 사람이 있었다. 막대기 하나만 있으면 지구의 둘레를 잴 수 있다고 큰소리치면서 말이다. 대체 어떻게 막대기로 지구의 둘레를 잴 수 있을까? p.37

 

"나에게 막대기 하나를 주면 지구의 둘레를 재 보겠다."라고 선언한 학자가 있습니다. 지구가 어떻게 생겼는지조차 모르던 시기에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깨닫고 지구 둘레를 꽤 정확하게 잰 사람, 바로 에라토스테네스입니다.

고대 최대 규모의 도서관 관장이자 수학자였던 그는 우연히 문고에서 발견한 기록을 보고 의문을 가지게 됩니다. 만약 땅이 평평하다면 지역이 다를지라도, 똑같은 날 똑같은 시각이라면 땅바닥에 꽂힌 막대기 그림자의 길이가 같아야 하는데, 왜 두 지역에 꽂은 막대기의 그림자의 길이는 다른 걸까요? 에라토스테네스는 땅은 평평하지 않고 둥글게 굽어 있다, 그러니까 지구는 둥글다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그는 이에 멈추지 않고 막대기에서 생겨난 그림자의 각도를 알아낸 다음, 지구 둘레까지 계산하게 됩니다. 누군가는 그냥 지나쳤을 수도 있는 일을 유심히 관찰하고 생각한 결과 지구는 둥글다는 대발견에 이르고 지구의 둘레까지 측정하게 된 것이지요. 같은 것을 보고도 다른 것을 읽어낼 수 있는 것, 스쳐 지나가는 일상에서 놀라운 사실을 알아낼 수 있는 것, 이것이 바로 위대한 발견의 시작이겠지요?

 


나이팅게일이 최초로 제시한 통계 시각 자료인 '장미 도표'1855~1856년 전쟁에서의 사망 원인을 월별로 나타낸다. 12개의 파이 모양으로 나뉜 원은 각 월을 뜻하며, 도형의 넓이가 곧 월별 사망자 수이다.(중략) 사람들은 도표를 통해 얼마나 많은 군인이 전염병으로 죽었는지 그리고 위생 개선 사업이 얼마나 극적인 효과를 보여 주었는지 단번에 이해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병원은 위생적이어야 한다는 인식이 보편적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p.93

 

나이팅게일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간호사의 상징이자 '백의의 천사'입니다. 그녀가 숫자에 밝은 통계학자이자 유능한 행정가에 가까웠다는 것을 아는 이는 많지 않을 듯합니다. 크림 전쟁 당시, 38명의 수녀들과 함께 스쿠타리 야전 병원으로 간 그녀는 전쟁에서 부상을 입고 죽는 군인보다 전염병에 걸려 죽는 군인이 더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병원 위생 상태를 개선하면 전염병은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기에, 군 당국과 정부를 설득할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습니다.

 

반복되는 시간을 원으로 나타낸 뒤 질병 원인별 발생 환자 수를 면적으로 표현한다면 연도별 변화를 시각적으로 한눈에 전달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고, 그 결과 '장미 도표'가 탄생했다. p.92~93

 

위생 상태가 환자들이 사망률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고 확신한 나이팅게일은 위생 상태를 개선해 나가면서, 당국을 설득할 수 있는 방식을 고안해내는데, 바로 '장미 도표'입니다. 장미 도표는 병원의 위생 상태가 개선되면 짧은 시간 안에 질병으로 인한 사망률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매우 효과적으로 보여 주었으며, 오늘날에도 시각적으로 매우 우수하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나이팅게일의 이야기는 수학, 특히 통계학이 현실의 문제를 직시하고 사회 전반을 개선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구면 기하학에서는 삼각형의 내각의 합이 180° 보다 크고, 쌍곡 기하학에서는 삼각형의 내각의 합이 180° 보다 작다. , 유클리드 기하학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나는 것이다. p.188

 

삼각형의 내각의 합은 몇 도일까요? 정답은 바로 180°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평평한 종이 위에 그려져 있는 삼각형에만 해당됩니다. 구체인 지구 위에서 삼각형을 그려 보면 내각의 합은 180°보다 큽니다. 구체 위의 기하학은 평면에서 성립하는 기하학과는 성질 면에서 차이가 있으며, 평면 위의 기학학인 유클리드 기하학은 구체 위에서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세상에 유클리드 기하학으로 성립하지 않는 기하학이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발견한 사람은 '기하학계의 코페르니쿠스'라고 불리는 수학자 니콜라이 이바노비치 로바쳅스키입니다. 로바쳅스키의 기학학은 '비유클리드 기하학'이라 불립니다. 로바쳅스키는 유클리드를 절대 진리로 섬기며 감히 의심할 생각조차 하지 못할 때에도 꿋꿋하게 자신의 수학적 호기심을 따라가며 비유클리드 기하학으로 발전시켰습니다.

 

로바쳅스키는 자신의 연구가 인정받거나 실생활에 적용되는 것을 보지 못하고 죽었지만 그의 수학적 호기심은 비행기 경로나 인공위성의 궤도 계산, 통신 기술 등 인간의 활동 반경을 넓히고,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으로 발전해 인류가 우주를 더욱 깊이 이해하는 첫걸음이 되었습니다. 로바쳅스키 이야기는 이상하고 황당하게 보이는 아이디어도 언젠가 탐스러운 열매를 맺을 때가 올 수 있음을 말합니다. 당연하게 여기는 것들에 의문을 품고 있나요? 그 의문에서 위대한 발견이 시작될 수 있습니다.

 

<한 줄 수학 4컷 만화>는 부제 '수학사를 뒤흔든 결정적 한마디' 그대로, 세상을 바꾼 수학자 26명의 한마디에 담겨 있는 수학 지식 그리고 그와 관련된 흥미로운 에피소드를 들려줍니다. 교과서에서 보던 개념뿐만 아니라 호기심을 자극하는 문제들, 그리고 누구나 한번은 들어보았지만, 수학자라고는 생각조차 못한 인물들의 에피소드, 수학자에 대한 일화를 담은 4컷 만화는 이야기에 대한 호기심과 몰입감을 높입니다. 이를 통해 수학은 어렵고 지루하고 재미없다는 생각 대신 일상생활 가운데 숨겨진 수학 원리를 발견하는 재미를 찾을지도 모릅니다. 일상생활 가운데 당연하게 여기는 것들에 대한 의문을 품어본 적 있나요? 그 의문이 위대한 발견의 시작임을 잊지 마세요!

 

꿈오리 한줄평 : 왜 수학을 배우는 걸까? 수학의 쓸모를 발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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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학생 책 읽는 샤미 52
김화요 지음, sujan 그림 / 이지북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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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학생'이라고 하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전학생의 입장이라면, 낯선 학교에 적응하는 것이 힘들 것 같다, 새로운 친구를 사귀어야 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다, 라는 생각이 들 수 있고, 전학생을 맞이하는 학생들의 입장이라면, 새로운 친구에 대한 호기심과 더불어 낯선 친구에 대한 경계심도 생길 듯합니다.

 

<전학생><내가 모르는 사이에>로 어린이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김화요 작가의 신작으로, 전학생과 전학생을 둘러싼 아이들의 복잡하고도 미묘한 관계를 실감나게 그리고 있습니다. 아이돌급 외모를 가진 시크한 전학생 하도, 하도와 친하게 지내지만 학교에서는 모른 척하는 아현, 누구보다 반의 중심이 되고 싶은 혜정, 자신이 만들어놓은 선을 넘고 싶지 않는 유신까지, 각자 비밀처럼 품은 사연을 가진 네 명의 아이들을 통해 인간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친구들에게서 느끼는 고립감은 물론 가족에게서 느끼는 심리적 거리감까지,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사회적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듭니다.


생각지도 못한 대꾸에 혜정은 미처 미소도 거두지 못한 얼굴로 입술만 달싹거렸다. 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진 가운데 전학생이 다시 이어폰을 귀에 꽂았다.

"음악 마저 듣고 싶은데, 이제 그만 가 줄래?"

p.13

 

이야기는 아이돌급 외모를 가진 전학생 하도가 등장하면서 시작합니다. 모든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아이 하도, 그동안 반의 분위기를 주도하던 혜정이 하도에게 관심을 보이지만, 하도는 차가운 반응만 보일 뿐입니다.

 

그 후 하도는 반에서 외딴섬 같은 존재가 되어버립니다. 아현은 자기가 좋아하던 유신이 하도에게 관심을 보이자 하도를 따돌림 하는 반의 흐름에 따라가며 하도에 대한 뒷담화까지 하게 됩니다. 우연히 분리수거장에서 새끼 고양이를 구조하기 전까지는 말이죠. 함께 새끼 고양이를 구한 일을 계기로 둘은 학교 밖에서 조금씩 친해지게 되지만, 학교에선 여전히 모른 척하며 지내게 됩니다.

혜정이 아현과 하도의 관계를 눈치 채자, 아현은 자신도 따돌림을 당할까 두려워한 나머지 자신만 알고 있는 하도의 비밀을 혜정에게 털어놓게 됩니다. 그 일로 아현은 하도에 대한 죄책감에서 벗어날 수 없었지만, 차마 용기를 내지 못합니다.



혜정은 그 칭찬 속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아보려 했으나 어느 순간부터 그만두었다. 그 대신 그들과 얼굴빛을 비슷하게 하려고 노력했다. 이 화창한 가정에서 자기 얼굴에만 그늘져 있으면 안 되니까. p.65

 

반의 분위기를 주도하는 아이 혜정, 하지만 집에서의 혜정은 전혀 달랐습니다. 오히려 가족들 사이에서 외딴섬처럼 느껴지는 존재였습니다. 동생, 언니, 오빠에 대한 엄마 아빠의 관심과 애정에 비례하여 혜정은 늘 뒷전으로 밀리는 존재였습니다. 특별한 자식들 사이 지극히 평범하여 눈에 띄지 않는 그런 존재였습니다. 그래서 학교에서만큼은 누구보다 중심이 되려 애를 썼고, 그렇게 반을 이끌어가고 있었습니다. 하도가 전학 오기 전까지는요.

 

그러니 혜정에게 하도는 견제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게다가 자신이 먼저 내민 손길을 차갑게 거절하다니요. 결국 혜정은 하도가 그토록 감추고 싶었던 비밀을 세상 밖으로 끄집어내고야 맙니다.

 

모든 것에는 ''이 존재한다. 넘지 말아야 할 선, 지켜야 하는 선, 사회적으로 정해진 선. 무의식중에 혹은 학습을 통해 모두 적정한 선을 지키며 살아가고 그로 인해 질서가 유지되며 일상이 평온해진다는 것을 유신은 아주 어릴 때부터 알았다. p.102

 

발달장애 동생이 있는 유신, 유신은 사회에서 그려놓은 선, 어쩌면 스스로 만들었을지도 모를 선을 지키며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하도가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있다는 것, 반 아이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는 것은 물론 말도 안 되는 오해를 받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늘 한 발자국 떨어진 자리에서 지켜보기만 합니다. 아이들이 선을 넘어 하도를 괴롭히는 것을 보면서도, 넘지 말아야 할 선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자신과 동생 재신 사이에 그어져 있다고 생각하던 선이 무의미하다고 느끼기 전까지는요. 적당한 거리가 평온한 세상을 유지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선을 넘어야할 때도 있다는 것을 알기 전까지는요.

 

그렇게 언니를 외면하고 집으로 돌아오면 미안한 마음에 난 언니에게 더 다정하게 대했어. 아니, 꼭 그런 날이 아니더라도 학교가 아닌 곳에서 나는 언니에게 늘 붙어 있었어. 집에서도, 학교 친구들이 없는 언니의 발달 센터에서도. p.157

 

발달장애가 있는 언니를 지키지 못한 죄책감을 안고 전학을 온 도하, 도하는 친구들의 오해와 따돌림을 묵묵히 참고 견뎌냅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침묵 속에 있는 언니를 생각하며, 자신이 힘들만큼 언니에게 좋은 일이 생길 거라는 믿음으로 언니가 침묵을 깰 그 날을 기다립니다.

 

"환한 낮 같기만 하던 학교에 어두운 밤 같은 다른 모습이 있음을 언니를 잃고 나서야 알았다."는 하도의 말이 마음 한구석을 찌릿하게 만듭니다. 어쩌면 주변 어딘가에서 하도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아이들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어두운 밤 같은 모습을 하고 자꾸만 움츠러들고 외롭게 만드는 학교를 다녀야만 하는 아이들이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전학생 도하, 도하를 둘러싼 아현, 혜정, 유신, 각자 비밀처럼 품은 사연을 가진 아이들의 얽히고설킨 실타래는 풀어질 수 있을까요?

 

<전학생><내가 모르는 사이에>로 어린이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김화요 작가의 신작으로, 전학생과 전학생을 둘러싼 아이들의 복잡하고도 미묘한 관계를 실감나게 그리고 있습니다. 아이돌급 외모를 가진 시크한 전학생 하도, 하도와 친하게 지내지만 학교에서는 모른 척하는 아현, 누구보다 반의 중심이 되고 싶은 혜정, 자신이 만들어놓은 선을 넘고 싶지 않는 유신까지, 각자 비밀처럼 품은 사연을 가진 네 명의 아이들을 통해 인간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친구들에게서 느끼는 고립감은 물론 가족에게서 느끼는 심리적 거리감까지,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사회적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듭니다.

 

꿈오리 한줄평 : 지금 여러분의 마음은 안녕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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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쿠샤에 초대합니다.
강원희 지음, 박지윤 그림 / 그린애플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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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왕산 성벽 아래, 커다란 은행나무가 있는 붉은 벽돌집, 이 집의 이름은 딜쿠샤입니다. 딜쿠샤는 산스크리트어로 '기쁜 마음의 궁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요. 이 집의 주인은 일제강점기 광산 사업가이자 UP(UPI) 특별 통신원이었던 미국인 앨버트 테일러와 영국인 메리 테일러 부부가 지은 집입니다. 본래는 임진왜란의 명장인 권율 장군의 집터였다고 하며, 현재는 기념관으로 운영 중인 곳이기도 합니다. 은행나무 언덕 위에 지어진 집, 일제강점기부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딜쿠샤는 어떤 이야기를 품고 있을까요?

 

<딜쿠샤에 초대합니다>는 일제강점기부터 한국전쟁 이후까지 실존했던 앨버트 테일러 부부의 집, 우리 민족의 아픈 역사를 품고 있는 집, 지금은 문화재로 지정되어 기념관으로 운영 중인 '딜쿠샤'를 소재로 작가의 상상력을 더해 만들어진 이야기입니다. 책 속에 등장하는 김주사는 보빙사(1882년 미국과 수호 통상 체결 후 이듬해 고종 황제는 서방 세계에 최초로 외교 사절단인 보빙사를 파견했다.) 출신으로 독립운동가이기도 했던 김상언으로, 그가 끝까지 품고 있었던 태극기는 현재 서울역사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다고 합니다. 또한 제암리 학살 사건 때 부모를 잃은 소녀, 꽃다운 나이에 일본 순사에게 끌려간 마리아 할머니 등의 이야기는 우리 민족이 겪어내어야만 했던 참담하고도 아픈 역사를 그대로 보여줍니다.

 


연극배우이자 그림을 그리는 영국 숙녀 메리와 조선에서 광산 사업을 하던 미국 청년 앨버트는 일본 요코하마에서 처음 만나, 인도에서 결혼식을 올린 후, '고요한 아침의 나라' 조선에 정착을 합니다.

 

조선이 독립국임과 조선인의 자유민임을 선언하노라! p.21

 

아내 메리가 출산을 위해 입원한 병원에서 일본 경찰에게 쫓기던 간호사들이 숨긴 독립선언서를 발견하게 된 앨버트는 동생 빌의 구두 뒤축에 숨겨 조선을 빠져나가게 하였고, 이로 인해 3.1 만세 운동은 전 세계에 알려지게 됩니다.

 


 

앨버트와 메리는 아름다운 은행나무가 서 있는 언덕 위에 집을 짓게 되는데, 그 집은 두 사람이 꿈꾸던 집 '딜쿠샤'였습니다. 딜쿠샤는 산스크리트어로 '기쁜 마음의 궁전'이라는 의미입니다.

 

사람이 집을 짓지만, 반대로 집이 사람을 짓기도 한다오. p.29

 

하지만 그곳에 집을 짓는 일은 마을 사람들의 반대에 부딪치기도 하는데요. 그 이유는 그곳 주변이 권율 장군의 집터이기도 하고, 권율 장군이 심었다는 은행나무가 오랜 세월 동안 마을 지킴이 역할을 해오기도 했으며, 은행나무 아래 반달샘이 병을 고쳐주는 신성한 약수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집이 완성되자, 앨버트는 머릿돌에 '딜쿠샤'라고 새깁니다.

 

조선에는 새해가 되면 외국인이 사는 집을 구경삼아 방문할 수 있는 특별한 풍습이 있었는데, 이때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딜쿠샤를 찾아온 소녀가 있었습니다. 색동저고리를 입은 소녀는 딜쿠샤에 있던 검둥개에게 팔뚝을 물려 상처를 입게 되는데요. 그 상처는 먼 훗날 앨버트와 메리의 아들 브루스와 소녀가 그 시절의 딜쿠샤를 추억할 수 있게 만들어줍니다.

 

색동저고리를 입은 그 소녀는 제암리 교회 학살 사건으로 부모를 잃은 소녀였는데, 제암리 사건의 참혹한 모습은 스코필드 선교사가 사진으로 찍어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되었으며, 앨버트는 제암리 사건을 취재해 일본 경찰이 저지른 일을 세계 여러 나라에 알렸습니다.

 


 

브루스, 네가 태어난 이 나라는 우리에겐 제2의 조국이나 다름없단다. 네가 어디로 떠난다 해도 네가 돌아와야 할 곳은 바로 딜쿠샤란다. p.56

 

194112, 일본이 하와이 진주만을 기습 공격하면서 일어난 태평양 전쟁, 이때 앨버트와 메리의 아들 브루스는 태평양 전쟁에 징집되었고, 앨버트와 메리는 강제 추방 명령을 받게 되면서 딜쿠샤를 떠나게 됩니다.

 

그들이 다시 딜쿠샤로 돌아온 건 태평양 전쟁이 끝나고 난 뒤였는데요. 앨버트의 유해를 안고 도착한 딜쿠샤는 낡고 허물어진 빈집이 되어 있었습니다. 1950년 한국전쟁이 끝난 후, 딜쿠샤는 집 없이 떠도는 사람들의 피난처가 되었고, 그곳엔 말을 잃은 마리아 할머니도 살고 있었습니다. 마리아 할머니가 언제부터 그곳에 살고 있었는지 아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팔뚝에 생긴 흉터를 알아보는 이가 나타날 때까지도요.

 

<딜쿠샤에 초대합니다>는 일제강점기부터 한국전쟁 이후까지 실존했던 앨버트 테일러 부부의 집, 우리 민족의 아픈 역사를 품고 있는 집, 문화재로 지정된 후 기념관으로 운영 중인 '딜쿠샤'를 소재로 작가의 상상력을 더해 만들어진 이야기입니다. 책 속에 등장하는 보빙사 출신의 독립운동가였던 김 주사, 제암리 학살 사건 때 부모를 잃은 색동저고리 소녀, 꽃다운 나이에 일본 순사에게 끌려간 마리아 할머니 등의 이야기는 우리 민족이 겪어내어야만 했던 참담하고도 아픈 역사를 그대로 보여줍니다. 우리 민족의 아픔과 슬픔의 역사를 품어온 딜쿠샤, 작가의 말처럼 "고요한 아침의 나라 어린이들의 마음속에 꽃다발처럼 아름다운 궁전으로 기억"되기를 바래봅니다!

 

꿈오리 한줄평 : '고요한 아침의 나라' 조선의 독립을 위해 애쓴 이방인의 집 딜쿠샤, 오래도록 '기쁜 마음의 궁전'으로 남아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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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역 명상록 - 마음의 평화를 찾는 가장 쉬운 길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지음, 필로소피랩 엮음 / 각주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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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살아가는 일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달라질지라도, 본질적인 의미와 가치는 시대를 초월하여 이어지고 있습니다. 고전은 시대를 초월한 지혜와 통찰을 담고 있습니다. 2,000년 전 황제 아우렐리우스가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들을 다시금 되새기는 것은 그런 연유입니다.

 

오늘 나는 내 감정에 휘둘리지 않았는가?

타인의 악행에 흔들리지 않고 내 원칙을 지켰는가?

죽음을 앞두고도 후회 없이 살고 있는가?

p.3

 


<초역 명상록>은 로마 제국 16대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남긴 자기 성찰 기록을 현대적 시선으로 재해석한 책입니다. 로마의 황금기를 이끈 황제라고 하지만, 그의 삶은 결코 평탄하지 않았습니다. 통치 기간 동안 역병, 전쟁, 끊임없는 반란과 싸워야만 했으며, 13명의 자녀 중 8명을 먼저 떠나보내는 비극을 겪어야만 했습니다. 그런 혼란의 시대에도 그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권력의 정점에 있으면서도 스스로를 돌아볼 줄 알았던 아우렐리우스, <명상록>을 관통하는 주제인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내면의 단련"은 어쩌면 현재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더 필요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이 책은 1'감정을 다스린다', 2'다른 사람에게 흔들리지 않는다', 3'가진 것에 만족한다', 4'지금 이 순간을 충실히 살아간다', 5'생각과 행동을 바르게 한다', 6'공동체 안에서 살아간다', 7'자연의 질서를 받아들인다', 8'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로 구성되어 있으며,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고 자연의 이치에 순응하며 현재를 온전히 살아가라고 말합니다.

 


통제할 수 없는 일에 마음 쓰지 않는다.

p.20~21

 

살다보면 의도하지는 않았을지라도, 나의 기준으로 세상을 재단하려 할 때가 있습니다. 내가 옳다는 착각에 빠져 타인의 감정과 행동을 바꾸려고도 합니다. 하지만 그건 절대 쉬운 일이 아니며, 오히려 더 큰 분란을 일으키기도 하지요.

 

아우렐리우스는 말합니다. 통제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해야 한다면서, "통제할 수 없는 일에 마음 쓰지 않고 내 의지로 바꿀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일 때, 일상은 평온해지고 삶을 더 가벼워질 것"이라고 말이지요.

 


타인의 시선에 신경 쓰지 않는다

p.36

 

sns로 일상을 고유하는 시대, 타인의 일상이 비교 대상이 되고 있지는 않나요? 화려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을 보며 자신의 삶이 초라하다고 느끼지는 않나요? '좋아요' 수에 민감하게 반응하거나, 타인들의 평가에 휘둘리고 있지는 않나요?

 

아우렐리우스는 말합니다. "남의 의견에 휘둘릴 때마다, 스스로의 평가 기준을 잃게 된다."면서, "당신이 옳다고 믿는 것을 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추구"하라고, 그래야만 "타인의 시선이라는 무거운 짐에서 해방되어, 비로소 진정한 자신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이죠.

 


매 순간을 충실히 살아간다

p.83

 

완벽하지 않음에도 완벽하게 하려고 애쓰며 살고 있지 않나요? 완벽하지 않는 자신을 미워하고 실수를 자책하며 괴로워하지는 않나요? 아우렐리우스는 말합니다. "너무 완벽하게 하려고 애쓰지 말라고,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말이죠.

 

"불규칙하게 흘러내리는 폭포의 곡선, 사자의 거친 갈기, 늙은 나무의 구부러진 가지와 같은 '불완전함', 자연이 만들어낸 가장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이라며, "불완전함을 받아들이는 것은 패배가 아니라 통찰"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우리의 생명의 유한하다는 것을 항상 기억하라.", "삶의 한계를 인식하면우선순위가 분명해지며, '언젠가'라는 환상에서 벗어나 '지금'이라는 현실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 말합니다. "현명한 삶은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여기는 것에서 시작된다.", 일상의 작은 기쁨들을 충분히 누리며 살라고 말합니다.

<초역 명상록>은 로마 제국 16대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남긴 자기 성찰 기록을 현대적 시선으로 재해석한 책입니다. 로마의 황금기를 이끈 황제라고 하지만, 그의 삶은 결코 평탄하지 않았습니다. 통치 기간 동안 역병, 전쟁, 끊임없는 반란과 싸워야만 했으며, 13명의 자녀 중 8명을 먼저 떠나보내는 비극을 겪어야만 했습니다. 그런 혼란의 시대에도 그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권력의 정점에 있으면서도 스스로를 돌아볼 줄 알았던 아우렐리우스, <명상록>을 관통하는 주제인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내면의 단련"은 어쩌면 현재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더 필요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꿈오리 한줄평 :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고 자연의 이치에 순응하며 현재를 온전히 살아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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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이의 고독
양선미 지음 / 파람북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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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외로운 존재라고 한다지요. 인간만큼 고독한 존재도 없다지요. 그런 존재들 사이에서도 유독 더 외로워 보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말수도 적고, 조용해서 눈에 띄지 않는 사람들, 스스로 존재감이 없다고 느껴지는 사람들, 어디에도 없는 듯하지만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는 사람들, 그들이 존재함으로 우리 사회가 존재함을, 우리는 때로 잊고 사는 건 아닐까요?

 

<영이의 고독>은 말수도 적고 조용해서 눈에 띄지 않는 아이 영이의 성장기로, 눈에 띄지는 않지만 우리 사회를 든든하게 떠받치는 사람들에게 '평범해도 충분히 아름답다!'며 위로의 메시지를 전합니다. 영이의 모습을 보며, 영이의 주변 환경을 보며, 누군가는 자신의 이야기라는 생각을 할지도 모릅니다.

 

영이는 온순했다. 영이에게는 누군가의 부탁이나 명령을 거슬러본 기억이 없다. 순한 기질로 태어난 것인지, 세상의 사물을 분간하고, 배고픔을 알게 되고, 자신의 출생에 개입한 것이 사랑이나 믿음이 아닌 어리석음과 경솔함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부터였는지는 확실하지 않았다. p.13

 

조용하면서 온순한 아이, 누군가의 부탁이나 명령을 거슬러본 적 없는 아이, 그래서 타인의 의지로 사격부에 들어간 아이, 바로 영이입니다. 화약총 때문에 달리기 출발 시기를 놓치는 영이가 사격을 한다니요? 그럼에도 영이는 자신은 사격을 하고 싶지 않다는 말을 하지 못합니다. 한때 어딘가에 소속된다는 것, 무엇보다 학교를 대표한다는 것에 대해 낙관적인 생각을 했을지라도, 애초에 사격은 영이와는 맞지 않는 일이었습니다. 이도저도 아니었던, 차라리 하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사격부원의 삶은 씁쓸하게 막을 내립니다.

 

그런 영이의 눈에 띈 인물이 있었으니, 영이와 달리 주변 상황에 휘둘리지 않으며, 사람들의 질시나 찬사, 호기심이나 기대의 대상이 되는 현경입니다. 영이는 자신도 언젠가 동화책 속 주인공처럼 난관을 극복하고 사랑받는 존재, 행복한 존재가 될 것이라는 상상을 하고는 했습니다. 그것이 "자신에게 닥친 난관을 대하는" 영이만의 방식이었습니다.

 

새로운 생활이 영이는 마음에 들었다. 끝없는 고난과 역경의 드라마 같던 사격부와 달리 급사의 시간은 부드럽고 달콤한 카스테라를 먹는 듯했다. 두 개의 일을 소화해야 하고 그래서 10시가 넘어서야 겨우 집에 들어갔지만 상관없었다. p.88

 

사격부를 그만둔 영이는 학교를 야간으로 옮긴 다음 대학교 급사 일을 시작합니다. 급사 일을 하며, 생전 처음으로 선물을 받고 특별 보너스도 받았습니다. 사격부와 달리 급사 일은 마음에 들었습니다. 평소 다정해 보였던 조교에게 그 일을 당하기 전까지는 말이죠. 하필 그때, 가장 친한 친구였던 선옥이 영이 곁을 떠납니다. 그 시절 영이와 가장 가까웠던 깨순이가 떠난 것처럼...,

 

성인이 되자 영이는 조금 변했다. 소심하고 주눅 들고 주변의 눈치를 보는 성정에 새로운 것들이 보태졌다. 정확하게 표현할 수는 없으나 염증, 불안, 절망, 상실 혹은 긴장과 비슷한 감정들이었다. 그것들은 원래 있던 것들과 뒤섞여 시시때때로 영이를 괴롭혔다. p.231

 

성인이 된 영이는 급사 일을 하던 대학교 학과장의 소개로 은행에 취업을 합니다. 계약직이기는 하지만 언젠가 정규직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품은 채로요. 하지만 8년의 시간이 지나도록 정규직이 되지는 못했습니다. 이야기는 영이가 요양보호사로 일하며 기억 속에서 멀어져 간 엄마를 다시 만나며 끝이 납니다. 함께 있으나 멀리 있는 것과 다름없는 두 사람 사이의 간격, 어쩌면 그것은 영이의 모든 삶을 관통해온 것일지도 모릅니다. 좋은 남자의 아내가 될 수 있었지만, 그 역시 떠나보낼 수밖에 없었던 것 또한 마찬가지, 어쩌면 그것은 어린 시절부터 경험한 폭력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해서일지도 모릅니다. 조용하면서 온순한 아이,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말하지 못하고, 누군가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는 소심하고 주눅 든 아이, 성인이 되었지만 오히려 불안과 상실의 감정을 더하며, 온전히 평화로운 삶을 살아가지 못했던 영이, 그럼에도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해오고 있었던 영이, 어쩌면 지금도 수많은 영이는 이런 삶을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영이의 고독>은 말수도 적고 조용해서 눈에 띄지 않는 아이 영이의 성장기입니다. 영이의 이야기는 눈에 띄지는 않지만 우리 사회를 든든하게 떠받치며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특별하지 않아도, 다른 사람들의 시선과 기대를 받지 않아도, 그저 수많은 모래알 중 하나일 뿐일지라도 충분히 아름답다며 위로의 메시지를 전합니다.

 

꿈오리 한줄평 : 모래알처럼 작아 눈에 띄지 않는 사람들, 특별하지 않지만 자신의 일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이들에게 위로를 전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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