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이발사
정네모 지음 / 창비교육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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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수들은 매년 가지치기나 끝순 전지를 통해 건강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유지합니다. 때로 과도한 가지치기로 부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바뀌기도 하고, 모두가 각자의 개성을 잃어버린 듯 똑같은 스타일로 변신하기도 합니다만..., 나무도 각자의 스타일대로 멋지게 변신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요?

 

<나무 이발사>는 나무 이파리와 줄기를 자르고, 다듬고, 엉킨 가지를 풀어 주고, 영양관리를 해주고, 계절에 맞게 염색도 해주고, 뽀글뽀글 파마까지 해주는 나무 이발사 이야기입니다. 나무 이발사는 단골손님들의 헤어스타일을 고민하며 바쁜 하루를 보냅니다. 나무들은 나무 이발사의 손길에 따라 각자의 개성에 맞는 스타일로 멋지게 변신합니다. 때로 새로운 스타일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손님이 있기는 하지만요. 이럴 땐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매일 아침 찾아오는 참새에게 예약 손님을 확인하고

작업 도구를 챙겨 이발소를 나서지요.

'나무 이발사' ~

 

나무 이발사의 하루는 예약 손님을 확인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예약 확인 후, 나무 이발사를 기다리는 예약 손님들을 찾아갑니다. 첫 손님은 몇 달 동안 기른 앞머리를 자르는 어린이 나무입니다. 어린이 나무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풀뱅 스타일로 변신합니다.

 


나무 이발소의 단골손님인 할머니 나무들은 언제나처럼 뽀글뽀글한 파마를 합니다. 시간은 오래 걸리지만 파마가 잘 나와 웃음꽃이 피어납니다. 모두가 뽀글뽀글 똑같은 스타일이지만, 손질하기 쉽고 지속 기간도 길고 자주 하지 않아도 되니까, 할머니 나무들에겐 더할 나위 없이 좋습니다. 가을에는 따뜻한 햇빛을 닮은 샛노란색 염색이 인기가 있다고 하는데요. 가을 햇살을 닮은 샛노란 염색을 하는 나무는 누구일까요?

 

 


나무 이발사의 출장길엔 때때로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질 때도 있습니다. 바람에 맞춰 신나게 춤을 추다 줄기가 엉킨 나무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럴 땐 숲속 친구들의 도움이 필요하기도 합니다만, 다시 찰랑거리고 부드럽고 매끈하게 변신한 모습을 보면,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지요.

 

마지막 손님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이발을 한다는 손님입니다. 처음 하는 이발이니만큼, 걱정과 두려움이 앞서나 봅니다. 싹둑싹둑 잘려 나가는 이파리들, 드디어 멋지게 변신하는 걸까요? 하지만 손님은 새로운 스타일이 마음에 들지 않나봅니다. 자른 이파리를 다시 붙일 순 없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왜냐하면 이파리와 가지는 다시 돋아나고 자라니까요.

 

<나무 이발사>는 나무 이파리와 줄기를 자르고, 다듬고, 엉킨 가지를 풀어 주고, 영양관리를 해주고, 계절에 맞게 염색도 해주고, 뽀글뽀글 파마까지 해주는 나무 이발사 이야기입니다. 나무 이발사는 단골손님들의 헤어스타일을 고민하며 바쁜 하루를 보냅니다. 나무들은 나무 이발사의 손길에 따라 각자의 개성에 맞는 스타일로 멋지게 변신합니다. 때로 새로운 스타일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손님이 있기는 하지만요. 특히 어린이 나무들은 처음 하는 이발을 두려워하기도 한다지요. 하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답니다. 이파리와 가지는 다시 돋아나고 자라니까요. 누군가에게 새로운 도전은 두렵고 망설여지는 일이지만, 경험을 통해 두려운 감정을 극복할 수 있고, 다시 용기를 내어 도전하고 성장해갈 수 있습니다. 나무 이발사도 나무들도 그렇게 성장해가는 것이겠지요?

 

굳이 덧붙이는 글 : 노란 모자를 쓴 나무 이발사는 누구일까요? 마지막에 등장하는 깜짝 반전 절대 놓치지 마세요!

 

꿈오리 한줄평 : 계절의 아름다움을 품은 나무 이발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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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그림으로 피어나다 - 다빈치에서 모네까지, 행복과 위로를 담아낸 화가들의 정원
이다(윤성희) 지음 / 슬:B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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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아름다움을 담은 꽃, 꽃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자연과 인간을 연결하는 꽃, 꽃은 인간의 감정을 표현하는 상징적인 매개체로 기쁨, 슬픔, 위로, 공감 등등 다양한 감정을 전달합니다. 어쩌면 꽃은 있는 그대로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 그림으로 피어나다>'다빈치에서 모네까지, 행복과 위로를 담아낸 화가들의 정원'이라는 부제 그대로 화가들이 그림으로 담아낸 꽃을 통해 삶의 의미를 돌아보게 만드는 에세이입니다. 단순한 작품 감상을 넘어 꽃에 담긴 다양한 감정, 예술가로 살아간 그들의 삶이 담긴 이야기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을 들여다보게 만듭니다. 꽃이 피고 지고 다시 또 피고 지는 것처럼 우리들의 삶도 변해간다는 것을,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나기까지의 기다림도 무척이나 아름답다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누구나 한 번쯤은 꽃이 피어난 순간에 눈을 떼지 못한 적이 있다. 그 황홀한 색과 곡선, 잎과 잎 사이의 숨결 같은 향기. 그 순간의 꽃은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아름다움이었다. 그러나 그 감탄은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며칠이 지나면 그 꽃은 고개를 떨구고, 색이 바래고 잎이 흩어진다. 인생도 그렇다. 찬란한 시절로 피어나고 쓸쓸하게 진다. p.36

 

아무리 아름다운 꽃이라도, 시간이 지나면 시들고 잎이 떨어집니다. 우리의 인생이 그러하듯 말이죠. "17세기 네덜란드 화가들은 꽃의 아름다움을 더 오래 보기 위해 꽃 정물화를 그렸습니다. 특히 튤립 파동과 맞물려 초상화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팔리기도 했다."고 합니다.

 

네덜란드에 꽃 정물화를 유행시킨 화가 암브로시우스 보스하르트, 그는 계절마다 다르게 피어나는 꽃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도록 한 화폭에 담았습니다. 보스하르트의 꽃 정물화가 조금 더 특별해 보이는 것은 정교한 꽃 묘사만큼 꽃에 꼬이는 벌레들에게도 정성을 다했다는 것입니다. 떨어진 꽃 한 송이, 바다 생물의 껍데기, 파리는 죽음의 존재감을 암시합니다. 보스하르트는 "언젠가 지는 꽃을 통해 '바니타스-인생의 덧없음'을 상기시키며, 생명의 유한함"을 잊지 말라고 말합니다.

 


 

밀레이는 공허한 마음으로 물에 빠져 노래를 부르며 죽는 오필리아의 마지막 순간을 그렸다. 꽃을 한 움큼 쥐고 강물에 떨어진 오필리아 주위에는 꽃들이 흩어져 있었다. 그녀의 비극과 아픔이 담긴 꽃들이다. p.142

 

존 에버렛 밀레이의 <오필리아>는 셰익스피어의 비극 '햄릿'에서 햄릿의 연인이었던 오필리아가 물에 빠져 죽어가는 모습을 담아낸 작품입니다. 아버지를 죽이고 왕이 된 삼촌에게 복수를 하려다 실수로 오필리아의 아버지를 죽이고 만 햄릿, 동시에 아버지와 사랑하는 연인을 잃어버린 슬픔과 상실의 아픔으로 미쳐버린 오필리아, 그녀의 고통이 얼마나 깊었을지는 감히 상상할 수조차 없습니다. 작가의 말처럼 밀레이의 <오필리아>"순수한 사랑에 대한 상처와 상실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죽음으로 고백하는, 그녀의 마음을 꽃으로 전하는 가장 슬픈 유서"입니다.

 


카스파 다비드 프리드리히는 스스로를 지키는 나무의 힘을 그렸다. 나무처럼 인간이 스스로를 지키는 힘은 무엇일까. 고독은 인간을 나약하게 만들지 않는다. 니체의 말처럼 인간이 고독할 때 자기 내면과 진정한 대화를 할 수 있다면, 고독은 오히려 인간의 내면을 더 깊고 강하게 만드는 갑옷이다. p.219

 

독일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화가 카스파 다비드 프리드리히, "어린 시절 겪었던 가족의 비극사는 그가 인간의 고독과 죽음을 끊임없이 탐구"하게 만듭니다. "인간은 누구나 고독한 존재라 여겼고 늘 죽음의 그늘 속에서 사는 인간 존재의 유한성을 성찰"한 프리드리히, 그에게 "자연은 고독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영혼이 유일하게 내면의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세상"이었습니다. 그는 "광활한 자연 속에서 방황하는 작디작은 인간의 모습을 통해 고독한 감정이 투영된 풍경"을 그렸습니다.

 

"혼자 보내는 시간을 쓸쓸하게 느끼지 않고 고독하게 자기 내면을 바라보는 시간으로 보낼 수 있다면 겨울을 견디고 봄에 더 강해지는 나무처럼 더욱 단단해지지 않을까."라는 자각의 말이 격한 공감으로 다가오는 것은 왜일까요? 어쩌면 고독을 즐길 수 있을 만큼 나이가 든 탓일까요?

 

<, 그림으로 피어나다>'다빈치에서 모네까지, 행복과 위로를 담아낸 화가들의 정원'이라는 부제 그대로 화가들이 그림으로 담아낸 꽃을 통해 삶의 의미를 돌아보게 만드는 에세이입니다. 단순한 작품 감상을 넘어 꽃에 담긴 다양한 감정, 예술가로 살아간 그들의 삶이 담긴 이야기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을 들여다보게 만듭니다. 꽃이 피고 지고 다시 또 피고 지는 것처럼 우리들의 삶도 변해간다는 것을,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나기까지의 기다림도 무척이나 아름답다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영혼을 치유하고 위로해주는 존재로서의 꽃, 인간 내면의 슬픔을 공감해 주는 존재로서의 꽃, 평범한 삶을 특별하게 장식하는 존재로서의 꽃, 섬세하고 아름다우면서 강인한 생명력을 지닌 존재로서의 꽃", 인간의 감정을 표현하는 상징적인 매개체로 다양한 감정을 전달하는 꽃, 화가들이 그림으로 담아낸 꽃을 통해 삶의 의미를 돌아보게 만듭니다.

 

 

꿈오리 한줄평 : 화가들이 그림으로 담아낸 꽃을 통해 삶의 의미를 돌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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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법은 누구 편인가요? 404 교양 1
조덕상 지음, 신시티 그림 / 404(사공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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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아나 13세 이하 어린이 출입을 제한한다는 노키즈존, 65세 이상 어르신 출입을 제한한다는 노시니어존은 연령에 대한 차별이자 인권 침해라고 생각하나요?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하는 것, 피의자 본인 동의 여부와 상관없이 머그샷을 공개하는 것은 인권 침해라고 생각하나요? 일상생활을 하면서 만나게 되는 인권에 대한 질문, 우리는 어떤 답을 할 수 있을까요?

 

'인권'이란, 모든 사람이 행복하고 평화롭게 살기 위해 반드시 보장되어야 하는 권리를 말해요. 인권을 충실히 보호하는 사회는 어떤 사람의 삶도 허투루 대하지 않고 존중하는 곳이에요. (중략) 인권은 그 누구도 함부로 바꾸거나 해칠 수 없는 소중한 가치입니다. 그래서 인권은 파도처럼 사람들의 삶을 앞으로 나아가게도 하고, 방파제처럼 사람들의 삶을 지켜주기도 해요. '작가의 말' ~

 

<세상의 법은 누구 편인가요?>는 청소년들이 판사가 되어 원고와 피고, 양측의 주장을 들은 후, 스스로 판결을 내려 봄으로써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닌 비판적 사고력과 공감 능력, 더불어 인권 감수성을 키울 수 있습니다. 어린이의 출입을 제한하는 노키즈존, 놀이공원과 영화관 이용이 제한적인 장애인, 아빠 성씨를 물려주는 부성우선주의, 드라마 속 외국인에 대한 차별적 묘사, AI로 가공된 목소리에 대한 저작권, 물고기 맨손잡기 체험 활동 등등 우리 사회에서 논란이 된 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으며, 실제 사건에선 어떤 판결이 내려졌는지에 대한 설명을 덧붙여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어떤 성과가 이루어졌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현재 법에서는 혼인신고 시 미리 정하지 않았다면 기본적으로 아버지 성을 따르게 되어 있어요. 그래서 아이가 태어나면 출생신고는 아버지 성으로 하셔야 하고요. 만약 성을 바꾸고 싶으시면, 나중에 법원에 이름 변경 신청을 하셔야 합니다. 그게 지금으로서는 유일한 방법이에요. p.63

 

결혼 2년 차 부부이자 임신 5개월 차 임산부인 장인혜 씨는 앞으로 태어날 아이가 당연하게 아빠의 성을 따르기보다, 엄마의 성을 따를 수도 있고, 다른 선택도 가능하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법은 아이가 태어나면 아빠의 성을 따르도록 한다는 말과 더불어 혼인신고서를 작성할 때 자녀가 어느 부모의 성을 따를지를 미리 정해두지 않았기에 엄마의 성을 따르는 것은 어렵다는 말을 듣게 됩니다. 엄마의 성을 따르고 싶다면, 나중에 법원에 이름 변경 신청을 하라고 하는데요. 아빠의 성만 따르게 만드는 부성우선주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이것은 여성에 대한 차별이니 바꿔야 하는 걸까요? 아니면 대대로 이어져 내려온 전통적인 원칙이니 따라야 하는 걸까요? 판사가 된 청소년들은 어떤 판결을 내릴 수 있을까요?

 


 

연어들과 한연수 씨는, OO시의 연어 축제에서 맨손 잡기 행사로 연어들을 심하게 괴롭히고 있으니 그 축제 계획을 취소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고, 피고는 사람들을 즐겁게 하기 위한 축제이지 연어들을 학대하는 것은 아니라며 축제를 예정대로 개최하겠다고 주장합니다. p.123

 

가족들과 OO시에서 열리는 연어 축제에 간 초등학생 한연수 씨(, 12)는 연어를 잡는 사람들을 보며 불편한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즐기는 사람들과 대비되어 연어는 심한 고통을 겪는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다양한 축제에서 맨손 잡기 행사로 인해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한다는 것과 물고기들이 겪을 고통을 호소하며 축제를 중단하라고 요구하는 사람들도 많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맨손 잡기 행사를 더 이상 하지 말아달라는 편지를 쓰게 되는데요. 하지만 주최 측은 맨손 잡기는 동물 학대가 아니니, 계속 하겠다는 답을 합니다. 맨손 잡기는 동물 학대이므로, 중단되어야 하는 걸까요? 살아 있는 물고기를 잡아서 먹는 것은 전 세계인들의 오랜 전통이니 계속 해도 되는 걸까요?

 

어린이들의 출입을 제한하는 노키즈존은 아이들에 대한 차별일까요? 안전을 위한 선택일까요? 시각장애인이 놀이기구 탑승을 거부당하고, 편의가 부족하여 영화를 볼 수 없는 것은 장애인에 대한 차별일까요? 드라마 속 외국인에 대한 묘사는 인권 침해일까요? 표현의 자유일까요? AI로 가공된 목소리에 대한 저작권은 누구에게 있을까요?

<세상의 법은 누구 편인가요?>는 청소년들이 판사가 되어 원고와 피고, 양측의 주장을 들은 후, 스스로 판결을 내려 봄으로써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닌 비판적 사고력과 공감 능력, 더불어 인권 감수성을 키울 수 있습니다. 어린이의 출입을 제한하는 노키즈존, 놀이공원과 영화관 이용이 제한적인 장애인, 아빠 성씨를 물려주는 부성우선주의, 드라마 속 외국인에 대한 차별적 묘사, AI로 가공된 목소리에 대한 저작권, 물고기 맨손잡기 체험 활동 등등 우리 사회에서 논란이 된 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으며, 실제 사건에선 어떤 판결이 내려졌는지에 대한 설명을 덧붙여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어떤 성과가 이루어졌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판사가 된 청소년들은 어떤 판결을 내릴 수 있을까요?

 

꿈오리 한줄평 : 부성우선주의, AI 목소리, 동물권까지 삶에서 만나는 다양한 인권 문제를 들여다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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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명 여우사냥
권영석 지음 / 파람북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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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5108일 새벽, 조선 제26대 왕 고종의 왕비인 중전 민씨(대한제국 초대 황제인 고종의 황후 명성황후)가 일본 군인과 특파기자들에 의해 살해됩니다. 바로 대한민국 근대사의 잔혹한 비극 중 하나인 을미사변입니다. 조선의 국모가 경복궁 옥호루에서 일본인들에 의해 살해되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명성황후 시해 사건에 대한 이야기는 책이나 드라마, 뮤지컬 등으로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혹자는 대중매체에서 명성황후를 미화한 측면도 있다는 말을 하는데요. 을미사변이 일어난 지 130년이 지난 2025, 사람들은 그녀를 어떻게 생각할까요?

 

<작전명 여우사냥>은 을미사변이 일어나던 그 해 101일부터 암살 당일인 108일까지의 일을 숨 막히는 긴장감으로 담아낸 이야기로 역사적 사실과 허구가 혼재되어 있는 역사소설입니다. 무엇보다 고종과 중전 민씨의 모습은 현시점에서도 어딘가 익숙해 보인다는 것인데요. 중전 민씨가 국왕인 고종보다 정사에 적극적이고 외교에도 참여한다는 점에서 절로 누군가의 모습을 떠올리게 만듭니다. 이에 대한 해석은 독자들마다 다를 수는 있겠지만요.

 

나라에 돈이 없는 것은 고종의 무능과 중전 민씨의 사치심 때문이라는 것을 조선 백성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었다. 거기에 진령군의 탐욕도 한몫했다. (중략)임오군란 이후 용산에는 청나라 군대가 주둔하며 조선을 흡혈귀처럼 빨아먹었다. 작년 갑오왜란 이후에는 그 자리를 일본군이 차지했다. 조선 역사상, 이렇게 오랫동안 외국 군대가 한성에 주둔한 적은 없었다. 전부 중전마마와 진령군이 저지른 짓이야. 두 여인은 조선을 망하게 한 역사적 죄인이다. 권력욕 때문에 나라를 팔아넘긴 악녀들. 동학농민군들이 작년 봉기 때 세상을 바꿔 놓지 못한 것이 원통하구나. p.22~26

 

조선 역사상 가장 치욕적인 대참사였던 갑오왜란 이후, 일본의 위세는 하늘을 찔렀습니다. 이때 일본 유학 중이던 이명재가 급거 귀국해 중전 민씨의 경호대장을 맡습니다. 그는 온건 개화파의 수장 민역익의 호위무사 출신으로 일본의 조선 식민지화 야욕을 직시하며, 빼앗긴 나라의 주권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는 인물입니다. 무엇보다 외세의 간섭이 아닌 백성과 함께 자주적인 힘으로 이뤄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인물로 조선의 자주독립을 꿈꿉니다. 외국군을 불러들여 백성을 도륙하고 나라의 군사적 자주권을 내놓은 고종, 그 배후에 있는 중전 민씨와 민씨 척족들, 그리고 그것을 이용해 권력에 기생하는 홍계훈 같은 인물들이 있다는 것을 알기에.......,

 

아다치 겐조 한성신보 사장은 호출을 받고 직감했다. '여우사냥' 작전 개시가 임박했다는 것을. (중략) 이번에는 사람을 죽여야 한다. 그것도 남자가 아닌 여자를. 여자도 보통 여자인가. 조선의 왕비를. p.39

 

한성신보 사장 아다치 겐조, 그는 '여우사냥'이 임박했음을 직감합니다. 한성신보가 연일 대원군과 중전 민씨의 불화설을 보도하며 여론을 유도하고 있는 것은 중전의 암살 배후를 대원군으로 만들기 위함입니다. 일본군이 조선 왕비를 암살한 사실이 드러나면 외교적으로 사면초가에 빠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민간인들인 한성신보 특파기자들이 왕비를 암살한다는 것은 표면적일 뿐, 진짜 사냥꾼은 동학농민군을 무자비하게 살육한 것으로 유명한 미야모토 소위였습니다. 그와 함께 하는 인물로는 조선훈련대 대대장 우범선과 직속 부하 구연수 중대장이 있었습니다. 다만 이들에겐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있었으니, 어느 누구도 중전 민씨의 얼굴을 본 사람이 없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중전 민씨의 얼굴을 볼 수 있을까요? 그는 인터뷰를 가장하여 사진을 찍으려 하는데요. 과연 중전 민씨는 인터뷰에 응하고, 사진을 찍을까요?

 

우리 중전마마는 더해. 앙투와네트보다, 서태후보다 더 사악한 여자야. 세계에서 가장 나쁜 여자야. p.88

 

이명재가 생각하는 문명개화는 백성의 삶을 변화시키는 것이었지만, 중전 민씨는 궁 안에 전등만 들어오면 문명개화인줄 알며, 사치와 겉멋에 머무를 뿐이었습니다. 게이오의숙 동문인 유길준과 이명재도 조선의 문명개화와 부국강병을 위해 목숨을 바치기로 맹세했습니다. 하지만 두 사람이 가는 길은 전혀 달랐습니다. 유길준은 먼저 중전 민씨를 폐위시키자고 했고, 이명재는 일본의 손을 빌리지 않아야 하며, 무엇보다 나라의 주인인 백성에게 권력을 돌려주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럼, 7일 밤 경복궁으로 쳐들어가면 되는 거죠? 8일 새벽 건천궁을 뒤집어 놓겠습니다. 시위대 병력이 경무청 본청으로 몰려가고 나면 경복궁은 무주공산이네요. 그야말로 식은 죽 먹기입니다. p.101

 

경무청 순검들이 훈련대 병사들을 공격했다는 소식을 들은 미우라 공사는 이를 역이용하여 "여우사냥을 일본의 내정간섭이 아니라 조선의 내란으로 몰고 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여기며, 조선 왕실과 시위대 병사들의 관심을 다른 데로 돌려놓은 다음 텅 빈 경복궁을 칠 계획을 세웁니다.

 

한편 한성신보 사장 아다치는 여우사냥에 성공하고 일본으로 돌아가면 정치 무대에 진출할 수 있다는 꿈에 부풀어 있었습니다. 하나의 걸림돌이라면 중전 민씨의 얼굴을 모른다는 것, 그래서 그는 이명재를 이용하여 중전 민씨와 인터뷰를 하고 얼굴을 확인하려 합니다. 이러한 때 등장한 인물이 있으니, 바로 이명재가 사랑했던 여인 우메코였습니다. 아다치는 자신이 원한 바를 얻을 수 있을까요?

 

일본은 이웃나라 국모를 암살하는 범죄를 저질렀다. 그러나 영원히 사과하지 않기로 했다.

p.281

 

<작전명 여우사냥>은 을미사변이 일어나던 그 해 101일부터 암살 당일인 108일까지의 일을 숨 막히는 긴장감으로 담아낸 이야기로 역사적 사실과 허구가 혼재되어 있는 역사소설입니다. 무엇보다 고종과 중전 민씨의 모습은 현시점에서도 어딘가 익숙해 보인다는 것인데요. 중전 민씨가 국왕인 고종보다 정사에 적극적이고 외교에도 참여한다는 점에서 절로 누군가의 모습을 떠올리게 만듭니다. 이에 대한 해석은 독자들마다 다를 수도 있겠지만요.

 

덧붙이는 글 : <작전명 여우사냥>은 사실과 허구가 혼재되어 있는 역사소설입니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고종, 중전 민씨, 진령군, 유길준, 홍계훈, 일본인 특파기자 아다치 등은 역사 속 실존 인물이며, 주인공인 이명재와 그의 첫사랑 우메코 등은 허구의 인물입니다. 또한 한성신보 일본 특파기자들의 범죄, 김홍집 내각의 붕괴, 아관파천 등은 역사적 사실이나, 지하 비밀동굴, 게이오의숙 동창생이라는 설정, 중전 민씨 얼굴을 확인하기 위한 시도, 우메코의 등장 등은 허구입니다.

 

꿈오리 한줄평 : 역사적 사실에 드라마적 상상력을 가미한 이야기이자 현시대를 투영하여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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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나가지 않는 돌멩이
우지현 지음 / 초록귤(우리학교)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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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도 잘 지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누군가는 외롭고 쓸쓸할 것이라 말하지만, 그들은 혼자여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습니다. 바깥세상에 대한 두려움으로 쌓아올린 자신만의 공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안전하다고 느끼는 그 공간에서의 삶은 행복하지 않습니다. 무기력과 우울감이 점점 더 깊어지면서, 바깥 세상에 대한 두려움도 점점 더 깊어집니다.

 

<집에서 나가지 않는 돌멩이>는 바깥세상에 대한 두려움으로 집안에 갇혀 지내는 돌멩이 이야기입니다. 사소한 자극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돌멩이에게 문 밖은 스스로를 지킬 수 없게 만드는 위험한 세상일 뿐이었습니다. 누군가가 찾아오기 전까지는 말이죠. 돌멩이 이야기는 불안과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용기와 응원을, 그리고 무엇보다 따스한 공감과 위로를 전합니다.

 


나는 집에서 나가지 않아요.

'집에서 나가지 않는 돌멩이' ~

 

집에서 나가지 않는 돌멩이가 있습니다. 겁이 많고 걱정도 많은 돌멩이에게 바깥세상은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지 모르는 곳입니다. 그래서 스스로 외부와 담을 쌓은 채, 안전하다고 느끼는 집안에서 지냅니다.

 

때때로 돌멩이는 바깥세상에 대한 궁금증과 호기심이 생깁니다. 표지 속 돌멩이의 모습을 보면, 분명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스스로 쌓아올린 높고 두꺼운 단절의 벽을 허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나갈 것인가, 머무를 것인가, 두 개의 선택지 앞에서 고민을 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어쩌면 그럴지도 모를 일입니다.

 


 

"나는 작은 돌멩이에요. 길을 잃었어요!"

'집에서 나가지 않는 돌멩이' ~

 

어느 날, 낯선 방문객이 돌멩이를 찾아옵니다. 길을 잃은 작은 돌멩이였지요. 하지만 돌멩이에게 낯선 방문객은 정체를 알 수 없는 두려운 존재일 뿐입니다. 스스로 "그냥 겁 많은 돌멩이"라고 소개하는 작은 돌멩이, 돌멩이는 자신과 비슷한 존재일지 모를 작은 돌멩이에게 문을 열어줍니다.

 

눈물범벅인 채 서둘러 집 안으로 들어오던 작은 돌멩이는 돌멩이의 이마를 찧고 마는데요. 그 서투름이 오히려 더 친근한 매력으로 다가오는 것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무엇보다 나와 비슷한 존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크나큰 위로가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용기 내어 나왔는데 친구는 하나도 못 만나고 길까지 잃었구나! 역시 집 밖으로 나가는 건 별로지? '집에서 나가지 않는 돌멩이' ~

 

늘 혼자였던 작은 돌멩이가 친구를 만나러 나왔다가 길을 잃었다는 말에, 돌멩이는 역시 바깥세상은 두려운 곳일 뿐이라는 생각을 더하게 되는데요. 작은 돌멩이는 그렇지 않다고 말합니다.

 

만약 작은 돌멩이가 바깥세상으로 나오지 않았다면, 만약 돌멩이가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어쩌면 둘은 늘 혼자 집 안에만 갇혀, 혼자만의 삶을 살아가지 않았을까요? 혼자여도 좋지만, 둘이라서 더 좋고, 셋이라서 더 좋을 수도 있다는 것을 영원히 모르고 살아갔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작은 돌멩이와 돌멩이의 용기가 없었더라면......,

 

금세 친구가 된 둘은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데요. 그때, 누군가 돌멩이의 집을 찾아옵니다. 어쩌면 둘에게 위험한 존재일지도 모를..., 돌멩이와 작은 돌멩이는 문을 열어줄까요?

 

<집에서 나가지 않는 돌멩이>는 바깥 세상에 대한 두려움으로 집안에 갇혀 지내는 돌멩이 이야기입니다. 사소한 자극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돌멩이에게 문 밖은 스스로를 지킬 수 없게 만드는 위험한 세상일 뿐이었습니다. 작은 돌멩이가 찾아오기 전까지는 말이죠. 돌멩이 이야기는 바깥세상이 두려운 이들에게 불안과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용기와 응원을, 무엇보다 따스한 공감과 위로를 전합니다.

 

꿈오리 한줄평 : 바깥세상이 두려운 이들에게 전하는 따스한 위로와 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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