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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천사의 별 1 ㅣ YA! 9
박미연 지음 / 이지북 / 2022년 11월
평점 :
"위험하고도 아름다운 땅 DMZ에서 펼쳐지는 6일간의 생존 게임"이라는 소개글이 무색할 정도로 표지 그림은 너무나 아름답다는 느낌이 듭니다. 왜일까요? <DMZ 천사의 별>은 남북통일은 되었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DMZ(비무장지대)라는 신선한 소재와 더불어 현재 우리가 심각함을 인지하고 있는 기후 위기라는 소재를 더하여 엄청난 몰임감을 선사합니다.
시대적인 배경은 지금으로부터 그리 멀지 않은 미래인 2081년, 기후 재난으로 인해 지구의 대부분은 사막화가 진행되었으며, 그로 인해 농작물을 재배하는 것은 물론 물 또한 심각하게 부족한 세상이 되었습니다. 표지 배경 그림이 제목과 달리 너무나 아름답게 느껴졌던 것은 DMZ가 사막화 이전의 환경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곳이라는 것, 그러니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 것임을 알려주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럼에도 특정한 권력층만이 누리는 돔팰리스에서의 삶이 존재한다는 것, 그와는 반대로 먹을 것은 물론 늘 물 부족에 시달리며 살아가는 대다수 사람들의 삶이 존재한다는 것을 통해 세월이 흐르고 환경이 바뀔지라도 권력층과 가진 자들이 누리는 특권의 삶은 바뀌지 않는다는 불편한 진실에 마음이 씁쓸해지기도 합니다.
딱 한 번만 얘기할 테니까 잘 들어. 저기가 지금부터 너희가 살아남아야 할 곳 DMZ다. 목표물을 찾을 때까지 아무도 저곳에서 도망칠 수 없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천사의 별'을 찾아 최후의 1인이 되도록. P.11
이야기는 온 세상이 사막화가 진행되었음을 보여주며, 유인 드론을 탄 20명의 아이들이 DMZ에 도착하며 시작합니다. 십대 청소년으로만 구성된 20명의 아이들은 누구든 '천사의 별'을 찾는 1인이 되고 싶어 합니다. 이야기는 '나' 이담이의 시점으로 전개되는데요. 이담이 일부러 범죄를 저지르고 십대만 들어갈 수 있는 감옥에 간 것은 '소년들의 날' 선발자가 되어 '천사의 별'을 손에 넣기 위함입니다. 그렇게 해야만 군인들에게 끌려간 엄마를 다시 만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누구든 '천사의 별'을 찾는 최후의 1인이 된다면 다섯 개밖에 없는 기적의 도시 돔팰리스에서 살 수 있는 특권이 주어지기에, 20명의 아이들은 모두가 서로가 서로에게 적이 될 수도 있는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거기에다 통일이 된지 30년이 지났지만 DMZ는 접근 금지가 풀리지 않았기에, 셀 수 없이 많은 지뢰가 존재하고 있었으며 무서운 맹수들의 습격 또한 피할 수 없었습니다. 먹을 것마저 부족한 아이들은 그야말로 치열한 생존 게임의 현장에 남겨진 것이었습니다.
지금 남아 있는 반군은 아주 소수다. 왜냐하면..... 대부분은 8년 전에 죽었거든. 그들은 방해전파로 겨우 방어나할 뿐이야. '천사의 별'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란 뜻이지. 게다가 이미 우리 정부군은 반군들이 방해전파를 쏘는 곳이 어디인지 알아냈어. P.38
나라를 통째로 날려버릴 수도 있다는 '천사의 별', 도대체 천사의 별은 무엇일까요? 반군들은 어디에 있으며, 그들은 왜 반군이 되었을까요? 그렇다면 왜 이렇게나 위험한 임무를 어른들이 아닌 십대의 청소년들에게 맡겼을까요?
어느 순간 과학자들이 경고한 지구 온도를 넘겨 버렸다. 그러자 당장 비가 내리지 않았다. 지구 담수의 절반을 차지했던 빙하는 녹아서 바다로 흘러들었다. 호수나 강에 있던 물은 재빠르게 증발했고 바닥을 드러냈다. 곧 이어 세계는 사막으로 변했고, 많은 국가가 말 그대로 붕괴했다.
P.103
온실가스 배출량의 증가에 따른 기온 상승, 남극의 빙하 붕괴와 해수면의 상승, 그에 따른 심각한 홍수와 가뭄, 산불 등등 지금 이 순간에도 전 세계 곳곳에서 이상 기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몇 달 전 기록적인 폭우로 국토의 3분의 1일 물에 잠긴 파키스탄의 경우만 봐도 그 심각성을 인지할 수 있는데요. 너무나 안타까운 것은 파키스탄의 경우 온실가스 배출량이 1%도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에 반해 우리나라는 온실가스 배출량에 있어선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저 먼 나라의 이야기로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60여 년이 지나면 지구는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심각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습니다. 책에 나오는 것처럼 지구의 대부분이 사막화가 될 수도 있는 것이지요. 지독한 열감기를 앓고 있는 지구를 위해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제로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목표를 달성하기는 참 쉽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저걸 이용해 전파를 증폭시킨 거야. 마치 여기가 방해 전파가 시작된 곳인 것처럼 보이려고 말이야. 여긴 반군의 본부도 뭣도 아니야. 여긴..... 그들이 파 놓은 함정일지도 몰라. P.108
지뢰와 맹수, 거기에 반군의 저항까지 받아들여야 함에도 십대 청소년들로만 구성된 아이들이 DMZ에 온 것은 왜일까요? 반군의 방해전파가 만 18세 이상 성인이 되면 누구나 심게 되는 인식칩에 과부하를 일으킨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지도에 표시된 목적지에서 전자 증폭기를 발견하고 암호를 해독한 아이들은 누군가의 함정에 빠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이들은 '천사의 별'을 찾을 수 있을까요? 그렇다면 과연 누가 최후의 1인이 될 수 있을까요? 아직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는 반군의 정체는 더욱더 궁금증을 자아내는데요. 혹시 생존한 아이들이 반군들과 함께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것은 아닐까요? 엄마를 구하는 것이 유일한 목표였던 이담이는 모두를 구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남은 4명의 아이들과 함께 '천사의 별'을 찾으러 가며 1편의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지구 대부분이 사막화 되었다는 것, 남북통일이 되었다는 것, 그럼에도 비무장지대 DMZ는 자연보호지역으로 남겨두었기에 사막화 이전의 환경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 누구나 극한 상황에 처하고 생존에 위협을 느끼는 순간을 마주한다면 양심이 아닌 본능에 끌릴 수 있다는 것, 등등의 이야기는 지금의 나를 그리고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게 합니다.
꿈오리 한줄평 : 지구의 사막화, 남북통일, 자연보호지역으로 남은 DMZ 등등의 현실을 반영한 소재, 십대 청소년들의 우정과 배신 그리고 극한 상황에서 나타나는 인간의 본능, 가까운 미래에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소재라서 더욱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