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라! 푸른 피리 소리 고래책빵 그림동화 22
최미선 지음, 김순영 그림 / 고래책빵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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삘릴리 삘릴리 피리 소리가 울리 퍼집니다. 피리 소리를 듣는 모든 이들에겐 무언가 신기하면서도 특별한 일이 일어납니다. 연푸른빛이 감도는 표지 그림과 제목을 보자마자 이런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혹시 마법의 피리는 아닐까? 피리를 부는 이는 사람이 아닌 천상계의 존재는 아닐까 이런 생각도 들었는데요. <날아라! 푸른 피리 소리>는 전해져 내려오는 우리 옛이야기를 지금 현실에 맞추어 해석한 그림책입니다. 이야기 속 역병은 오늘날의 코로나19를 떠올리게 만드는데요. 지금 현실에서도 신비한 피리 소리가 존재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부지런하고 마음씨 좋은 엄지머리 총각, 흉악한 열병이 퍼져 부모님을 여읜 후 남의 집에 나무를 해주며 간신히 살고 있었습니다. 깊은 산속으로 들어간 엄지머리 총각은 커다란 나무를 발견하고 가지를 잘라내기 시작했는데요. 가지를 잘라낼 때마다 이상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요? 몇 번의 도끼질에 넘어간 커다란 나무는 속이 텅 빈 나무였고, 그 나무 안에는 푸른빛이 나는 피리가 들어있었습니다. 엄지머리 총각이 피리에 숨을 불어넣자 상쾌한 바람이 숲을 휩쓸고 지나갔고 은은한 향기가 온 숲에 번졌습니다. 피리는 왜 나무속에 있었던 걸까요? 많은 사람들 중 왜 엄지머리 총각에게 발견된 걸까요? 이런저런 궁금증들이 앞섭니다.

 

나무를 너무 적게 해왔다며 쫓겨난 엄지머리 총각, 갈 곳 없는 엄지머리 총각은 별이 총총한 밤하늘을 바라보며 피리를 불었습니다. 그때 어디선가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는데요. 소리를 따라가 보니 나뭇가지에 누군가 걸려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피리 소리가 저를 살려주었습니다. 피리 소리를 들으니 신기하게도 몸이 깃털처럼 가벼워졌습니다. '본문' ~

 

나뭇가지에 걸려 있던 사람은 마마에 걸려 산속에 버려진 김 정승 집 셋째 딸이었습니다. 엄지머리 총각은 셋째 딸과 함께 김 정승 집을 찾아갔지만, 딸은 이미 죽었다는 말과 함께 쫓겨나고 맙니다. 갈 곳 없는 엄지머리 총각과 김 정승 집 셋째 딸은 이제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역병을 물리치는 사람에게는 은 삼백 냥을 내린다! '본문' ~

 

고을에 다시 역병이 돌고 아이들이 마마에 걸리기 시작했습니다. 그 어떤 방법을 써도 역병을 물리치기엔 역부족이었는데요. 고을 현감은 "역병을 물리치는 사람에게 은 삼백 냥을 내린다!"는 방을 걸고, 김 정승 집 셋째 딸이 그 방을 보게 됩니다. 셋째 딸은 엄지머리 총각에게 피리를 불어 보면 어떻겠냐고 했고, 엄지머리 총각은 마을로 내려갑니다. 하지만 피리에 대한 소문을 들은 누군가가 피리를 빼앗아 가는데요. 엄지머리 총각에게서 피리를 빼앗아 간 사람들은 누구일까요? 그들은 빼앗은 푸른 피리로 역병을 물리칠 수 있을까요? 피리를 빼앗긴 엄지머리 총각은 또 어떻게 될까요? 마마에 걸렸다고 버림을 받은 김 정승 집 셋째 딸은 또 어떻게 될까요?

 

흉악한 전염병에 걸리면 산속 나무에 걸어 두는 풍습이 오래전부터 전해지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본문' ~

 

<날아라! 푸른 피리 소리>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 중 하나는 "전염병에 걸리면 산속 나무에 걸어 두는 풍습"입니다. 나이 드신 부모님을 산속에 버리던 악습인 '고려장' 만큼이나 충격적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그 당시 사람들의 전염병에 대한 두려움이 얼마나 컸을지가 그대로 느껴지면서, 코로나19를 대하던 우리들의 모습이 겹쳐졌습니다. 단지 확진자가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마치 큰 죄를 저지른 죄인처럼 느껴야만 했던 사람들, 몸이 아픈 것보다 마음이 훨씬 더 아프고 고통스러웠을 것 같습니다. 사라질 듯 사라지지 않는 바이러스와 3년을 함께 하면서 막연한 두려움과 공포는 점차 수그러들었지만, 전염병을 대하는 우리들의 모습이 별반 다르지 않았음이 씁쓸하기만 합니다.

 

 

꿈오리 한줄평 : 신비한 푸른 피리라는 판타지적 요소와 옛이야기의 권선징악적인 요소가 어우러져 읽는 재미와 통쾌함을 선사하는 이야기, 옛이야기 속 역병을 통해 오늘날 전염병을 대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돌아보게 만드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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