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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작은 농장 일기
오기와라 히로시 지음, 부윤아 옮김 / 지금이책 / 2019년 4월
평점 :

2016년 나오키상 수상작인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를 통해 작가의 이름을 알게 되었고, 당시 그 소설을 참 따뜻하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지극히 작은 농장 일기>라는 다소 귀여운 제목의 이 책은 저자인 오기와라 히로시가 2008년경 마이니치 신문에
연재했던 글을 엮은 에세이집이다.
작가의 취미인 채소키우기 이야기를 짧고 간략하고 무척 재미있게 전해준다.
'재미있게'에서
눈치챘을지도 모르지만, 또 책 제목이 '농장 일기'지만 농장의 업무를 알기 위해서 이 책을 선택하는 건 아니된다.ㅋㅋ
작가는 스스로
'풋내기'라고 말할만큼 농장일에 프로는 아니다. 작가의 직업은 소설가니까 말이다.
실리주의를 좋아하는 작가는 작은 텃밭에 채소를 심는다.
수확을 할 수 있고, 또 먹을 수도 있으니까.
작가는 농장 이야기를 상세하게 하기보다는, 농장을 가꾸면서 생각하고 겪는 내용들을 우리가
아는 다른 소재와 접목시켜서 재미있게 풀어낸다.
예를 들어, 모종의 성장상태를 말할 때 스모 선수를 예로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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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64.
선택지 중의 하나는 물론 성장상태지만, 단순히
길이만으로는 결정할 수 없다.
키가 커도 가느다란 모종은 안 된다.
전체가 땅딸막하고 줄기는 뼈대가 굵은(뼈는 없지만) 느낌의 모종이
유망주다.
스모 선수라면 근육질에 비교적 마른 체형의 선수보다는 퉁퉁하고 배가 나온 체형의 선수를 새로운 제자로
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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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실 채소에 관심이 없다.
텃밭을 가꾼다거나 농장을
만든다거나 하는 정도의 문제가 아니라, 아예 채소 자체에 관심이 없다. (나는 엄청난 고기파다..ㅋㅋ 채소란 그저 고기를 먹을 때 곁들이면
족하다고 생각한다.ㅋㅋ)
그런 채소무지랭이, 채소 NO관심인 나조차도 작가의 위트있는 문장은 무작위로 튀어나와 나를 낄낄거리며 웃게
만들었다.
책은 '지극히 작은 농장 일기(가을, 겨울편)', '지극히 좁은 여행 노트', '지극히 사적인 일상 스케치', '지극히
작은 농장 일기(봄, 여름편)'로 나누어져 있다.
아까도 잠시 언급했지만 2008년경 마이니치 신문에 연재한 글을 모은 것이 1부 '지극히
작은 농장 일기(가을, 겨울편)'이고, 에세이집을 만들기로 정해지면서 작가가 2017년에 4부 '지극히 작은 농장 일기(봄, 여름편)'을 추가로
작성했다.
나처럼 '농장'엔 별 관심이 없고, 작가의 '에세이'에 관심있는 사람을 위해 작가가 JR동일본 신칸센 차내 서비스지
'트레인베르'에 2013년경부터 연재한 글을 2부 '지극히 좁은 여행 노트'에 실었고, 잡지나 신문에 실렸던 연재분들을 3부 '지극히 사적인
일상 스케치'에 담았다.
작가의 아재력이 무궁무진하게 펼쳐지는 에세이들을 읽는 동안 참 많이 웃었다.
참 그리고 '농장 일기'
속의 그림들도 다 작가가 직접 그린 것이라고 하는데, 무척 잘 그리셨습니다.ㅋㅋㅋ
(작가의 에세이 문장을 좀 따라해봤습니다.ㅋㅋㅋㅋ 높임말
썼다가, 반말도 썼다가,,,ㅋㅋ 갑자기 '끝'이라고 적으시고는 책장을 넘기면 글이 계속 이어지는.ㅋㅋㅋㅋ 계속된 농담 신공을 펼치시는 아재력
최고의 작가십니다.ㅋㅋ)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를 읽었다면,
그래서 작가의 문장에 관심이 있다면,
그리고
작가의 아재력과 그림 실력을 보고 싶다면, 이 책 한 번 읽어보시길 ^^
앗, 그리고 위에서 언급했듯이 채소 무관심 사람인 나조차도 가볍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일상 에세이이니, '농장 일기'라는 제목에 겁 먹을 필요는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