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앓이 - 우리 마음속에는 수많은 감정이 살고 있다
이선이 지음 / 보아스 / 2017년 6월
평점 :
품절


"당신의 마음은 안녕하신가요?"

 

 

이 책의 저자인 이선이 선생님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 지금까지 수많은 '마음앓이'를 하고 있는 내담자들을 만났고,

그들이 '마음앓이'를 치유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을 지켜봤다.

이 책에는 저자가 만난 그런 '마음앓이'를 겪은 내담자들의 사례들이 들어있다.

 

 

책은 크게 여섯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제1장 거절감, 제2장 분노감, 제3장 사랑, 제4장 외로움, 제5장 우울감, 제6장 집착으로 나누어 다양한 사례들을 소개한다.

 

 

책의 내용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가 많이 스며있다.

내가 한번쯤은 고민했던 문제들, 아니면 내 지인들이 겪거나 고민해봤던 그런 이야기들 말이다.

 

 

예를 들어, 결정장애를 겪는 20대 남자의 사례가 있다.

'결정장애'라는 용어는 엄밀히 말하면 정신질환의 진단기준에는 없는 장애라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흔히, 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 너무 많은 고민을 하고 쉽게 결정내리지 못하는 사람들을 두고 결정장애가 있다라고 말하곤 한다.

결정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의존하는 것을 편하게 생각한다. 즉 스스로 결정하기보다는자기주장을 미루고, 자신의 책임에 대해 교묘하게 빠져나간다는 것이다. 만약 일이 잘못되었을 때, 상대방을 비난하면 되기 때문이다.

저자는 만약 선택을 할 때 고민이 된다면, "단순히 물질적이고 좋아 보이는 것에 가치를 두기보다는 나에게 마음의 안정과 만족감을 줄 수 있는 것에 선택의 기준을 두라"고 조언한다.

 

 

나도 상담을 받을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며칠 동안 그 문제로 잠을 못 자거나 스트레스를 받거나 하는 것은 아니므로)

어느 정도의 결정장애가 있다.

신랑과 나는 둘 다 결정장애가 있어서, 결혼 전 데이트를 할 때 식당 하나, 데이트 장소 하나를 고르는 데에도 많은 시간이 들었다.

예를 들어, 명동에서 데이트를 하면, 무얼 먹을지를 찾기 위해 온 명동을 몇 시간 걸어다니는 식으로 말이다.^^

무언가를 선택한다는 것이, 내가 무언가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 참 부담으로 느껴지는 일들이 있다.

저자의 말처럼,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해서는 아니지만, 상대방이 선택해줬으면 하는 의존이 나도 모르게 마음 속에서 꿈틀거린다.

 

 

몇년 전이었나, '웰 다잉(well-Dying)'과 관련된 드라마가 있었다.

보통 어떻게 잘 살까를 늘 고민해 오던 프로들이 많았던 때였는데, 신선한 충격이었다.

이 책에서도 "어떻게 죽는 것이 삶을 의미 있게 하는 것인가?"와 관련한, 암에 걸려 죽음을 준비하는 여성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녀는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에세이를 쓰거나 원래 하던 번역일을 하면서 열심히 남은 인생을 산다.

그래서일까, 저자가 인용한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의 문장이 굉장히 인상깊었다.

"삶의 마지막 순간에 바다와 하늘과 별 또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한 번만 더 볼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하지 말라.

생의 마지막 순간에 간절히 원하게 될 것, 그것을 지금 하라!!"

 

 

위 사례 외에도, 외모 컴플렉스를 가진 여성의 사례, 부모에게 너무 의존하는 자녀의 사례, 남자 없이 못 사는 여성의 사례 등 많은 사례를 통해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책을 읽으며, 다양한 사례를 접하고, 또 내담자들이 변화하는 과정을 보면서,

내 안의 다양한 감정들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처음에 언급했듯이, 이 사례들이 먼 이야기들이라고 볼 수는 없다.

충분히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이야기들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내 안의 마음의 동요, 마음앓이를 가만히 들여다보고, 생각해 볼 수 있는 의미있는 시간을 선사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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