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되지 않아
반디울 지음 / 지금이책 / 2018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린 언제 어른이 되는 걸까?

나이를 먹으면 어른이 되는 건가? 그렇다면 과연 몇 살쯤이면 '어른'이라는 타이틀을 달 수 있는 거지?


나 역시 어린 시절에는, 그저 나이가 많아지면 '어른'이 되는 줄로 알았다.

어린 시절 '어른'이라고 생각되는 나이가 되었음에도, 여전히 '어른'이 되지 못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


그런 고민을 하는 것이 비단 나만이 아니라는 걸, 모두 비슷한 고민을 안고 살아간다는 걸...

이 책은 나에게 그런 위안과 공감을 주었다.


작가는 웹툰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 이 책도 작가의 문장과 그림으로 이루어져 있다.

책 속의 문장만으로도 충분히 좋았지만, 문장을 잘 나타내주는 그림까지 함께 있어 더더욱 공감되는 내용들이 많았던 것 같다.


책에는 작가의 독특하면서도 따뜻한 시선을 느낄 수 있는 문장들도 있었다.

작가는 창고형 매장에 들렀다가 계산을 기다리는 중에, 무인 셀프 계산대를 보고 생각한다.

무인 계산대로 바뀐 최신 시스템은 계산원의 인원 감축을 불러일으켰고, 소비자에게는 불친절하고 번거러운 시스템이다.

물건의 가격이 낮아진 것도 아니고, 매장의 매출이 떨어진 것도 아닐 텐데, 이렇게 소비자에게는 불친절하고 일하는 직원은 감축하는... 누구에게도 좋을 것 없어 보이는 시스템은 누구를 위한 건지를 묻는다.

나는 세상에 참 무심한가보다.

무인 시스템으로 바뀌면서 인원 감축 등이 생긴다는 건 잘 알고 있는 일이지만, 그저 그려러니 라고 생각했다.

세상이 변하는 구나라고만 생각했다.

정작, 이 모든 시스템들의 변화가 누구를 위한 건지를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또, 많이 공감되는 부분이 있었는데,

마음을 전하는 것, 위로가 어렵다라는 내용의 문장들이었다.

나는 말을 잘 못한다.

듣는 건 잘한다고 생각하지만, 내 마음 속에 있는 진심과 위로, 감사 등의 감정을 내가 느끼는 만큼 충분히 상대에게 전달하는 방법을 잘 모른다.

작가는 "누군가의 인생에 조언하고 위로하기란 세상 가장 어려운 일일 텐데, 마치 정답 머신처럼 세상 모든 어려움에 답을 건네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이목을 끌려는 상술에 지나지 않아 보인다."라고 말한다.

마음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위로를 잘 건네지 못하는 나에게 위로가 되는 문장이었다.


사람들은 '어른이니까 이 정도는 해야지', '어른이라면 이래야지'라는 말도 흔하게, 쉽게 한다.

작가는 말한다.

"우리는 '어른이니까' 견뎌 내야 하는 것들이 있다고 믿는다. 어른 소리를 듣는 순간 그만큼의 무게와 외로움이 공존한다고 생각하고 참아내는 것이다."라고 말이다.

아직 내 마음은 어른이라고 생각되지 않지만, 외적으로 나이를 먹어버린 나는 남들이 보기엔 '어른'이다.

그래서 어떤 경우에는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지 못하고, 참아내는 상황들이 발생한다.

작가의 말처럼 '견뎌'내는 순간들이 생기는 것이다.


끝을 알 수 없는 길 위에서 어른을 찾고 있던 나는 아무래도

'어른이 되지 않아'라고 중얼거리고 말게 되는데,

살다 보면 언젠가 또 다른 답을 찾을 수 있을까?

 

여전히 나는 어른이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살다보면... 이렇게 하루하루를 살다보면 답을 찾을 수 있을까?

글쎄, 언제... 몇 살 쯤에 어른이 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모르겠다.


하지만, 조급해 말고 천천히, 내 안에 멋지고 진중하고 스스로를 사랑하는 내 자신이 차오를 때까지 기다려보려고 한다.

내 주위의 소중한 사람들과 행복한 매일매일을 보낼 수 있도록 노력하면서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