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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의 마음 공부 - 소란과 번뇌를 다스려줄 2500년 도덕경의 문장들
장석주 지음 / 윌마 / 2025년 11월
평점 :
이 리뷰는 서평단으로써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것입니다.
『노자의 마음공부』는 도덕경 81장 중 34장을 선별해 “지금의 삶에 유용한 마음의 태도”로 해석한 책이다. 의도만 보면 반갑다. 도덕경은 어려운 고전이고, 시대가 달라졌으니 새롭게 읽을 여지가 있다. 아쉬운 점은 이 책의 시도가 해석을 겸손하게 열어두는 방식이 아니라 해석을 정답처럼 고정하는 방식으로 느껴졌다는 점이다.
도덕경이 아름다운 이유는 모호함에 있다.
단정하지 않고, 결론을 내리지 않고, 독자가 스스로 헤아리게 만든다.
따라서 같은 구절도 삶의 시기·상황·내적 상태에 따라 전혀 다르게 비친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그 모호함이 크게 줄어든다.
구절을 제시하고, 이어서 저자의 해석과 조언이 상당히 명시적으로 이어진다.
독자가 사유하는 공간보다 저자의 관점 안으로 들어가야 하는 느낌이 강했다.
노자는 “억지로 하지 말라”고 말했는데
이 책은 “그렇게 살아야 한다”고 가르치는 순간들이 있다.
특히, 마음·관계·삶의 태도에 대한 저자의 조언이 늘 일정한 방향을 가리킨다.
비우고, 놓고, 무위로, 부드러움으로.
철학적 관점이 아니라 생활 지침처럼 정리될 때,
도덕경 특유의 열린 감각이 오히려 닫혀버린다.
도덕경의 여백을 사랑하는 독자에게는
그 여백을 해석의 말들로 가득 채우는 방식이 조금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분명한 가치가 있다.
도덕경을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난해한 문장이 “삶에 연결된 언어”로 다가온다.
고전 해석이 아니라 “심리·관계·삶”의 맥락으로 풀어낸다는 점은
현대 독자에게 실용적이다.
특히 철학서를 실용서처럼 풀어냈기 때문에 실제 자기계발서처럼 읽힐수도 있을 것이다.
또, 34장만 집중적으로 다루기 때문에 도덕경의 가장 실용적이고 가장 익숙한 부분을 체험할 수 있다.
즉, 도덕경 입문서로는 꽤 친절한 책이다.
다만 도덕경을 이미 마음으로 읽은 독자,
해석의 열림과 여백을 사랑하는 독자에게는
저자의 관점이 지나치게 선 굵게 배어 있어
“마음을 안내한다기보다 마음을 지도하려 한다”는 느낌이 들 수 있다.
🙋♀️ 이런 분에게 추천해요.
고전이 어려워서 쉽게 접하고 싶은 사람
도덕경을 ‘심리·삶의 태도’ 관점으로 읽고 싶은 사람
마음을 돌보는 실용적 메시지를 원할 때
🙅 이런 분에게는 비추입니다.
도덕경의 여백·모호함·자유로운 사유를 사랑하는 사람
해석을 강요받는 느낌이 싫은 독자
고전의 감각을 그대로 느끼고 싶은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