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노영희의 기록 - 명태균은 어떻게 대한민국의 정치를 뒤흔들었나?
노영희.정정현 지음, 안중걸 그림 / 답(도서출판)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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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썩은 정치를 만드는 썩은 정치인

정치(政治, politics)
1)본질적 의미_'나라를 다스리는 일’
2)현실적 의미_'국가의 권력을 획득, 차지하고 유지하기 위한 모든 행위’

“하마”라는 별명이 또 등장했다. 유시민 작가는 윤 대통령을 “고릴라”라 했고, 이번엔 명태균이 그를 “하마”라 부른다. 이제 우리 정치판은 야생의 왕국인가? 그런데 이 하마는 귀엽지 않다. 피부는 두껍고, 상처는 금방 아무는 능력을 가졌단다. 정치적 은유로 따지자면, 비난을 튕겨내고, 사건은 무력화하며, 비호는 전방위로 작동하는 동물이랄까.

『변호사 노영희의 기록 – 명태균은 어떻게 대한민국의 정치를 뒤흔들었나?』는 그 하마가 어쩌다 브로커와 황금폰, 김건희와 계엄령까지 접속하게 되었는지를 추적하는 책이다. 뉴스에도, 너튜브에도 없던, "진짜 이야기"의 뒷면을 담았다. 읽고 나면 한동안 포털뉴스 댓글창에 ‘소설 쓰시네’라는 댓글을 달 수 없게 된다. 왜냐고? 이 책에 비하면 웬만한 정치 스릴러가 순정만화처럼 느껴질 테니까.

노영희가 말하고, 정정현이 묻고, 안중걸이 그렸다. 이 셋의 협업은 마치 법정공방, 진실공방, 그리고...약간의 만평공방 같다. 책을 읽다 보면 어느새 정치판이 리플리 증후군 환자처럼 보이기 시작한다. 거짓을 말하다 자신도 믿게 되는 그 상태. 문제는 그게 혼자 착각하는 수준을 넘어, 나라를 이끄는 수준까지 갔다는 점이다.

명태균이라는 인물은 과녁을 맞추는 데 관심이 없다. 아예 과녁을 옮겨버린다. 그가 당대표를 만들고, 시장을 세우고, 대통령을 만든 과정은 능력인가 음모인가, 어느 쪽이든 현실의 무게감은 비슷하게 불쾌하다.

책 속에서 가장 황당하고도 뼈 있는 문장은 이거다. “사랑을 위해 계엄까지 했다.” 누가 누굴 위해? 그 사랑, 납세자의 세금으로 이루어졌다니 눈물겹다. 어떤 분들은 하와이로 도피성 휴양을 떠났고, 어떤 당은 리플리에서 리셋으로 넘어가는 중이다.

이 책은 단순한 폭로집이 아니다. 노영희의 직설과 풍자, 정정현의 치밀한 질문, 그리고 안중걸의 그림까지 어우러져 현 정치의 구조적 질병을 웃으며 들여다보게 만드는 보고서다.

정치는 거짓말 잘하는 사람이 잘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이제는 안다. 누가 정치를 하느냐에 따라,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가 결정된다는 것을. 하마도, 고릴라도 좋다. 우리는 ‘사람’에게 투표하고 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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