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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명한 세계사 2 - 전쟁과 혁명의 시대 ㅣ 선명한 세계사 2
댄 존스.마리나 아마랄 지음, 김지혜 옮김 / 윌북 / 2025년 4월
평점 :
『The Colour of Time: A New History of the World, 1850-1960(2018)』의 책이 한국버전으로 나오면서 1,2권으로 나뉘었다고 추측된다.
처음에는 ‘왜, 굳이’ 나눴나 싶은 생각이었으나, 책을 보니 나눌만했다는 생각이 든다.
(Q. 1권을 나눠도 되나? 계약이 다 된 거겠지?)
가벼우니 슥슥 더 잘 넘어가고, 얇으니 손에 꽉꽉 잡히고, 아이들도 그림(아니,사진)보고 더욱 흥미를 느낀다. (내 책이야~~☺️)
'과거를 지금처럼'
이 책을 펼치는 순간, 타임머신을 탄 기분이 든다. 댄 존스의 역사 해설과 마리나 아마랄의 컬러 사진 복원이 만난 이 책은 말 그대로 ‘과거에 색을 입힌’ 시간 여행서다. 뻔한 사진집도 아니고, 지루한 연대기 역사책도 아니다. 오히려 이 둘의 절묘한 조합 덕분에 책을 읽다 보면 ‘이거 실화냐?’ 싶은 순간들이 곳곳에서 등장한다.
👁🗨 사진을 '보다'가 어느새 ‘읽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당연히 그림이다. 원래는 흑백이었던 역사적 장면들이 아마랄의 손끝에서 생명을 얻는다. 장군의 군복에 깃든 먼지, 소년 병사의 두려움 섞인 눈빛, 거리의 소녀가 입은 분홍색 원피스까지—컬러 하나하나가 의도적이고 세심하게 복원되어 있다. 이 책은 단순히 “컬러화된 사진이 있어요”가 아니라, “사진이 말하는 걸 들어보세요”라고 속삭인다.
그림이 이렇게 말을 많이 해도 되나 싶을 정도다. 우리가 뻔히 알고 있던 전쟁 사진이나 정치 지도자들의 초상이, 색을 입자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 예를 들어, 흑백 속에서는 단지 ‘시위’처럼 보이던 장면이, 컬러에서는 인물들의 피부색, 피켓의 문구, 주변 환경까지 또렷이 보이며 훨씬 더 깊은 맥락을 이해하게 만든다.
아마랄의 복원은 재현을 넘어, 새로운 시선의 창조다.
그리고 그 옆에서 댄 존스가 어렵지 않게 이야기를 풀어낸다. 댄은 “이 장면이 왜 중요한지”, “이때 세계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었는지”를 짚어준다. 그의 글은 짧지만 핵심을 찌르며, 독자가 사진에서 눈을 떼지 않게끔 배려한다. 마치 박물관에 갔는데, 큐레이터가 유쾌하고 짧게 설명해주는 느낌이다. 지식과 지식 사이 빈곳을 메워줄 때, ‘아~’하고 자연스럽게 ‘바보 도 터지는 소리’가 나온다.
📷 "기억에 색을 입히면, 감정이 살아난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공감’이다. 사진과 글이 어우러지며, 우리는 100년 전 누군가의 삶에 마음을 기울이게 된다. 역사는 더 이상 낡은 기록이 아니다. 생생한 얼굴, 현실적인 색감, 그리고 명료한 해설이 만들어내는 이 삼중주 속에서 우리는 과거를, 지금의 시선으로 다시 들여다보게 된다.
『선명한 세계사1,2』은 역사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시각예술과 기록의 힘을 느끼게 한다. 가벼운 마음으로 펼쳐도 좋고, 깊은 몰입으로 읽어도 좋다. 역사와 사람과 색에 관심 있는 이라면, 이 책은 꽤나 유쾌하고, 생각보다 훨씬 단단한 경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