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손에 쥐어야 했던 황금에 대해서
오가와 사토시 지음, 최현영 옮김 / ㈜소미미디어 / 2025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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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별로였다. 제목이 길잖아. 뭐라고 줄여야할까?(내손황?, 이하 내손황)
단편이라고 했다. 별로였다. 아... 또 지팔 지가 흔드는 거 아니야?
SF작가라고 했다. 더욱 더 실망이 컸다. SF 단편소설은 늘 즐길만하면끝났기에 읽기전부터 책장이 무거웠다. 원래 이 책은 지난주 토요일에 리뷰를 끝냈어야 했는데(나와의 약속), 설전에 잠시 들린 시댁에 놓고 왔다. 핑계로 거리를 두게 되었다.

눈이 전국을 강타할 것이라는 일기예보에, 겨울왕국에 사는 시민으로 혹시나 시댁에 못올까 노심초사하여 하루 일찍 왔다. 27일부터 급격히 추워졌다고. 오늘은 바람이... 난 뭐 북쪽나라인 줄...

결론부터 말하면, 이 책을 잡는 순간, 우스웠다. 내가.
<프롤로그>
난 진짜 책의 프롤로그인줄 알았다.
(1) 입사지원서를 완성하지 못해 소설가가 된 사람
이게 내가 처음 읽은 이 소설의 한줄평이다.

<3월 10일>
(2)강박쟁이의 과거일 기억하기

그리고 바로 이 소설의 제목인
<네가 손에 쥐어야 했던 황금에 대해서>를 읽었다.
그리고 앞서 읽은 소설이 혼란스럽기 시작했다.
‘응? 응? 뭐??’
그리고 진부한 표현이 머릿속을 스쳤다.
‘안갯속에서 어렴풋한 실루엣이 스쳤다.’
(몸서리치게 진부하다)

(중략)

마지막, <수상에세이>까지...

👍간만에 설레이는 단편을 읽었다. 단편을 읽었지만, 장편소설을 읽은듯하고, 소설을 읽었지만, 인문에세이 또는 철학을 읽은 듯하다.

이 6편이 단편을 관통하는 단어는 무얼까?

현실/허상(구), 진짜/가짜, 빛/그림자, 진실/거짓, 현실/소설

현실속에 있는 우리는 허구의 소설을 통해 현실을 본다. 너무 맞는 말인데, 너무 아이러니하다. 현실을 즉시하면 되지, 왜 허구를 통해 소설을 보려고 할까?
우리가 진짜라고 믿는 것이 진짜가 되어야만 해서 진짜인것인지 아니면 진짜라고 느껴지기에 진짜인 것인지, 가짜도, 진실과 거짓도 마찬가지다.

현실에서 일어난 일을 소설가가 각색해서 쓰지만, 누구나 봐도 그 등장인물이 누구인지 안다면 그것은 소설이라고 할수 있는지.(이 문제는 얼마전 어떤 작가의 책덕에 아주 상세하게 파헤쳐본적이 있다. 실상 아직 문창과에서는 이런 작가윤리에 대한 교과목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다시 말하면 아직 창작에 대한 기준 역시 모호하다고 해석할수 있는거 아니가? 누구나 작가가 될수 있는 이런 시대에 ... 생략)

다시 목차를 본다.

①<프롤로그>
②<3월 10일>
③<소설가의 본보기>
④<네가 손에 쥐어야 했던 황금에 대해서>
⑤<가짜>
⑥<수상에세이>

①은 현실의 나를 설명하는 것을 포기하고 거짓을 쓰는 것이다.
②은 모든 것은 현실(진짜)인데, 기억하지 못하니 허구가 된 듯해서 강박적으로 추적하는 것이다.
③현실의 나를 감추고, 가상의 인물이 되어 현실에서 문제를 해결하려했지만, 가상의 문제 즉소설의 문제를 해결하게 된다.
④나는 누구인가? 나는 누구고 너는 누구면, 우리는 우리가 우리인 것을 어떻게 나타내어야하는 것인가? 나타내려고 하면할수록 우리는 우리가 아닌 것은 아닐까?
⑤바바는 현실과 허구 사이를 오가며 결국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이지, 종국에는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르고 사라진 것은 아닐까?
⑥거울속에 비친 내가 진짜인가 거울속에 있는 내가 진짜인가? 우리는 무엇이 진짜인지 명확하게 증명할수 있는가?

책을 덮었다.
표지에 이미 답을 주고 있었다.
‘손에’와‘황금에’ 이 두 단어에 굵은 표시가...

아직도 감동이 주체가 되지 않는다.

내가 느낌 감동의 조각은 현재의 ‘나’일까? 과거의 ‘나’일까?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 그리고 미래의 나는 같은 ‘나’일까?

단편 맛집에 철학과 인문학 셰프까지 스카웃한 것 같다.
사기다!!

이게 리뷰냐!!
이런 소설을 읽고 이따위 리뷰라니...
내 스스로가 한탄스럽다.

무조건 읽어보길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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