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 코스트
테스 게리첸 지음, 박지민 옮김 / 미래지향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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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 코스트』는 은퇴한 CIA 요원 매기 버드가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조용히 살고 싶어 하던 중,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어. 처음엔 평범한 스릴러 같아 보이지만, 읽다 보면 단순히 사건만 다루는 게 아니라 인간적인 갈등과 관계, 과거의 무게 같은 깊은 주제들을 건드려서 더 몰입하게 되는 책이야.

주인공 매기 버드는 닭 농장을 운영하면서 평범하게 살려고 애쓰고 있어. 하지만 집 앞에서 시체가 발견되는 사건이 터지면서 모든 게 꼬이기 시작해. 평화로운 일상을 유지하려는 매기의 노력은 사건과 함께 산산조각 나고, 과거의 동료들과 다시 손을 잡게 돼. 매기는 단순히 강한 요원이 아니라, 과거의 선택과 실수 때문에 상처받고 괴로워하는 인간적인 모습도 보여줘. 그래서인지 그녀의 내면 갈등과 성장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공감하게 돼.
이야기의 배경인 퓨리티라는 마을도 흥미로워. 처음엔 정말 조용하고 평화로운 곳처럼 보이는데, 사건이 진행될수록 이곳에도 숨겨진 비밀들이 하나둘 드러나. 마치 겉은 고요하지만 속은 복잡하게 얽혀 있는 매기 자신을 반영하는 듯한 느낌이랄까. 특히 매기의 집 앞에서 시체가 발견되는 장면은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몰아붙이는 계기가 돼. 그 순간부터 독자도 매기와 함께 이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게 돼.

인상 깊은 장면 중 하나는 매기가 과거 동료들과 다시 뭉쳐 팀을 꾸리는 순간이야. 이들은 흔히 ‘마티니 클럽’이라고 불리는데, 다들 은퇴 후 각자의 삶을 살고 있었지만 매기의 부탁으로 다시 모여. 이 팀의 멤버들은 각자 독특한 능력을 가지고 있어서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며 사건을 해결하는 데 큰 역할을 해. 팀원들 사이의 유머러스한 대화와 때로는 진지한 순간들이 적절히 섞여 있어서 무겁기만 한 이야기가 아니라 더 생동감 있게 느껴져. 특히 이들이 작전을 짜는 과정이나 위험한 상황에서도 농담을 주고받는 모습은 읽는 내내 재미를 준다.

또 다른 기억에 남는 장면은 매기가 숨겨왔던 비밀을 털어놓는 순간이야. 그동안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트라우마와 실수를 동료들에게 이야기하면서 그녀가 얼마나 두려워했는지, 그걸 극복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가 잘 드러나. 이 장면은 단순히 그녀가 용기를 내는 모습 그 이상이야. 자신의 약점을 인정하고 동료들과 진정으로 협력하는 모습이 보여서 감동적이거든. 덕분에 매기가 단순히 멋지고 강한 캐릭터가 아니라 인간적인 주인공이라는 걸 느낄 수 있어.

쫄깃쫄깃하다가 혼자 스윽 미소지을 만한 수준의 코믹한 부분도 있어.

이 책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면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과거의 사건이 현재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하나씩 밝혀가는 과정이 흥미로워. 매기가 과거에 했던 선택들과 그 선택들이 현재 사건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알아가는 건 독자 입장에서도 마치 퍼즐을 맞추는 것처럼 느껴져. 특히 과거의 실수로 인해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도 이를 숨기려 했던 매기의 모습은 단순히 영웅적인 캐릭터가 아닌, 우리와 다르지 않은 평범한 인간으로 보이게 해. 사랑이야기 할 때 인간적이다못해, 스파이도 평범한 삶을꿈꾸는 모습에 ‘평범한 삶’에 대해 생각하게 되기도 해.

결말도 정말 강렬해. (중략)

『스파이 코스트』는 단순히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를 원하는 독자뿐만 아니라, 인간적인 갈등과 관계, 과거의 선택이 현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추천할 만한 책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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