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밤의 약속
이진휘 지음 / 인티N / 2024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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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의 인트로만 봐도 이 표지가 얼마나 내용을 잘 반영하는지는 두 말하면 입이 아프다.
편집자는 뭉크의 키스와 고민했다고 하는데, 이 작품을 표지로 선정한건 탁월한 선택이었다.

27살 진휘와 32살 수경 과의 현재 바램은 <Over the Town>처럼 하늘을 날고 싶지 않을까?

사람 인은 사람과 사람이 서로 기대어 있는 모양을 나타낸다.
서로가 서로의 버팀목이 되는 것. 이것이 인(人)이다.

수경과 진휘는 사람 인(人)처럼 서로가 서로에게 버팀목이다.

내용에 노래가 두 개 나온다.
J Rabbit-내일을 묻는다
Blue Mitchell Quartet - I'll Close My Eyes

수경이 좋아하는 노래, 예전에 진휘가 기타를 치고 수경이 불렀던 노래.(지금나오는 노래)
두 번째는 진휘가 장례식장에 틀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노래.

(중략)

이 책은 죽음의 문턱을 몇 번 넘은 연인을 지키는 죽음의 문지기 진휘와 누구보다 삶의 의지가 굳은 수경의 이야기다.
감정적 소모가 많은 책이라 타이레놀을 먹었다.
<긴병에 효자없다>는 속담이 있다. 난 이 이야기 믿는다.
그런데 10년. 연인이 간병을...

3~6개월 마다 병원을 돌아다니는 것을 4년하고 집에 정작.
그리고 6년이 흘렀다.
27살 32살 청년들은 이제 중년을 바라보고 있다.

책을 읽는데, 그 어떤 곳에서도 눈물을 흘리는 것이 사치로 느껴졌다. 책이 온통 눈물의 잉크로 쓰여진 글 같았다. 이젠 눈물샘도 말라 가슴에 적셔 쓴 글.

얼마나 힘들까? 는 말이 아니다. 이들은 견디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힘내라고 말할까? 이건 오만이다.
잘했다고 말할까? 이건 교만이다.

아무런 말도 할수 없는 숭고함에 고개가 숙여진다. 사랑이라는 단어는 그들의 관계와 그들의 삶을 다 담지 못한다. 숭고함도 글쎄... 담길까?

일상은 무서울정도로 똑같은 반복이다.
책을 덮고 그들의 일상이 어렴풋이 눈에 그려졌다.
순간순간 잠깐잠깐씩 일어나는 소통의 장애.
‘이러면 안되지.’하면서 쏟아내는 감정의 폭발
다시 밀려드는 후회.

반복되는 일상은 지치는데, 그들의 애절함은 지치지 않는 것 같다.

사건이 터지고, 그들의 옛이야기를 추억하고, 진휘의 집안 이야기가 나올 때,
‘맞다. 진휘가 남의 집 귀한 아들이었지.’
라는 생각을 했다.

한 사람의 뒤에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있다. 그 사람들은 우리는 ‘가족’이라고 한다.
진휘는 속이 하얗게 되었을 것이다. 다 타서.

연을 날리는 모습에서 수경의 바람이 진휘의 바람이 느껴졌다.

아무것도 아닌 모습이지만, 한 곳을 함께 바라본다는 것, 새삼 뭉클했다.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부르는 모습
함께 목소리를 맞추는 것

서로 나란히 서서 같은 곳을 바라보는 모습...
서로의 어깨에 기대어 소곤소곤 자기네들끼의 세상을 만드는 것.

꿈속에서 서라도 이뤄지기를....
이들의 이야기가 여기서 끝나지 않기를....

입술을 무거워지고,
눈은 뜨거워지고,
가슴은 내도록 아리는
꿈같은 이야기에 그저 끄덕일 뿐이다 .

p.s 수경씨가 바다에 가고 싶다고 해서 리뷰쓰다가 출동🌊😁

📖.149
늦었지만 그녀의 세계를 경험하기 위해, 그녀의 생각을 알기 위해, 방 안을 가득 채운 책들을 밀리 숙제처럼 한 권씩 읽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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