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두고 온 100가지 유실물 - 아날로그 시대의 일상과 낭만
패멀라 폴 지음, 이다혜 옮김 / 생각의힘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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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줄평) 아날로그 시대를 살아온 자만이 누릴 수 있는 책!!


현대 사회에서 기술의 발전과 함께 우리의 일상 속에서 점점 커지는 화면은 생활의 편리함을 제공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휴대폰, 컴퓨터, 텔레비전 등 다양한 디지털 기기는 우리 삶의 중심이 되었으며, 이러한 기기의 화면 크기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얼마전에 결혼할 때 산 TV를 정리하고 새 TV를 샀다. 새 TV는 예전 TV에 비해 크기가 크고 가볍고, 얇다.
새 TV로 인해 알고 싶지 않았던, 나의 김수현의 주름과 나의 현빈의 모공을 보게되어 마음이 심란했다.
TV가 새로오고 얼마간 TV를 보는 게 기분이 묘하게 불편했다.

달라진 나의 TV는 또 내가 다른 불편함을 준다. 그 전 화면보다 크고, 화질이 좋아 빛을 전달하는 능력 역시 뛰어나다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우리의 생활 패턴과 건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특히 빛 공해(light pollution)라는 새로운 환경 문제를 낳고 있다.

먼저, 커지는 화면의 긍정적인 측면을 살펴보자. 더 큰 화면은 더 나은 시청 경험을 제공한다.
<리틀 포레스트>에서 내가 좋아하는, 꽃 스파게티를 하는 장면이나, 달팽이가 기어가는 장면이 내 눈앞에서 있는 것처럼 손을 뻗고 싶게 했다. 또 대형 텔레비전은 더 선명하고 생생한 화질로 영화의 몰입감을 높인다. 대화면 컴퓨터 모니터는 작업의 효율성을 증가시키고, 멀티태스킹을 용이하게 한다. 휴대폰의 경우, 대형 화면은 영상 시청, 게임, 웹 브라우징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 활동을 더 편리하게 한다. 이제 휴대폰으로 문서를 쉽게 볼수도 있다. 이는 우리의 정보 접근성과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크게 향상시켰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다.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빛 공해이다. 빛 공해는 인공조명이 과도하게 사용되어 자연적인 어둠을 침해하는 현상을 의미하며, 이는 우리의 건강과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점점 커지는 화면은 더 많은 빛을 발산하게 되며, 이는 야간에 우리의 눈과 수면 패턴에 악영향을 미친다. 더 커진 TV덕에 이제 TV를 보다 스르륵 잠이 드는 일은 못한다.
밤에 휴대폰이나 컴퓨터 화면을 오래 보는 것은 우리의 생체 리듬을 방해한다. 블루라이트(청색광)는 멜라토닌 호르몬의 분비를 억제하여 수면을 방해할 수 있다. 이는 수면의 질을 저하시켜 피로, 집중력 저하, 장기적으로는 우울증과 같은 정신 건강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또한, 화면에서 나오는 과도한 빛은 눈의 피로와 시력 저하를 유발할 수 있다. 이로 인해 근시가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의 경우 그 영향을 더욱 심각하게 받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빛 공해는 환경에도 영향을 미친다. 인공조명이 과도하게 사용되면 자연 환경의 어둠이 사라지면서 야생 생물의 생태계가 교란된다. 예를 들어, 야행성 동물은 인공조명으로 인해 활동 패턴이 방해받아 먹이 사냥이나 번식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는 생태계 전체의 균형을 위협할 수 있다. 사람이 지나가지 않은 도로에 불빛은 이제 좀 꺼주면 좋겠다. 누군가 지나갈 때 켜지면 더 좋지 않을까

기술은 계속 발전한다.
이번 TV를 계기로 과연 기술발전이 인간의 삶에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기만 하는게 아니라는 것을 몸소 느낀다. 이 TV 내 생애 마지막일 것이다.
어린시절 저 티비의 반에 반 만한 사이즈에 티비를 켜놓고 동생과 누워 웃었는데, 어느 새인가 동생은 잠들어 있었다. 그리고 그애 나도 스르륵 잠든 것 같다.
이제 가족들과 TV를 보다 잠드는 추억은 없을 것 같다.

새 TV가 좋은데, 마냥 좋지 않은 기분은 <우리가 두고온 100가지 유실물>을 통화 명확해 졌다. 기술 발전으로 우리가 소중하게 여겼던 혹은 지나고 보니 소중했던 그 무엇을 느끼게 해주었다.

과연 우리는 뭘 어떻게 해야할까?
오늘도 온집안을 정리하면서 버릴것과 버리지 않을 것. 보류된 물건들을 보면서, 잃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혹시 버리는 것이 아닐까 하는 아쉬움도 든다.
이 책은 아주 시기적절하게 내게 온것 같다.

책은 예전에는 당연했지만, 지금은 또 당연하게 생각되지 않은 것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기술발전이 과연 좋은 것인가?

그것으로 인해 난 뭘 얻고, 뭘 잃었는가?

기술은 나날이 발전하고, 나는 나날이 노화되어 가는데, 기술은 노화를 반영하는가?

노화는 미래 보다 추억을 먹고 살아야 하는가?

 

하나의 주제에 대해 매우 짧은 글들이 긴 생각을 남긴다.

 

이 책은 아날로그를 즐긴 자라면 반드시 미소지으면 읽을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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