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되지 않는 삶은 없다 - 미야자키 하야오의 세계와 철학
민이언 지음 / 디페랑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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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소년 코난>

 

내게 이 만화는 그저 발가락 힘이 좋은 소년과 야생의 머리를 가진 포비, 배에 어울리지 않게 치마와 모자를 쓴 인간 3명이 배를 타고 여행을 하는 것으로만 기억되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책을 읽다가 중간에 저자를 다시 확인했다. ‘일본인인가?’

 

아르테의 ‘클래식 클라우드’가 있는데, 현존하는 작가 사망한 또 다른 작가(당근 유명해야겠지)가 지온 길(물리적 길)을 되짚어가면서 쓴 책이다. 작가의 책은 물론, 작가의 배경, 작가의 생각과 했던 말을 바탕으로 설명하기도 하는 책이다. 아르테의 ‘클래식 클라우드’를 꽤난 아낀다.

 

이 책은 그 아르테의 클래식 클라우드 보다 더 깊다.

 

민이언 이란 현존하는 작가가 민작가가 애정하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을 통해 그의 삶을 하나하나 양파까듯 까 놓은 책이다. 그렇다고 이 책을 다 읽는다고 미야자키 하야오를 내가 다 이해할까? 양파까듯 다 까놓은 이 책을 통해 <미야자키 하야오>에 대한 관심도 생겼지만, 민이언 이란 작가를 다시 한번 더 보게 되었다.

 

민이언...“한문과 중국어를 전공했다. 니테와 프루스트를 좋아한다. ... 편집자.”

 

아 편집자구나. 그래서 책이 이렇게... 하나하나 이렇게 다 좋을 수가.

 

“그리고 <슬램덩크>와 미야자키 하야오를 보다 더 좋아하는 작가”

 

뭐 보다 좋아한다는 건지.... 뭔가 짤린건가??

 

책의 초반에 코난의 주제가를 나도 모르게 따라 불렀다. 그리고 작품을 하나씩 파헤쳐가며 이 하야오를 설명했다.


(....)


한권의 책을 봤는데 20권 이상의 책을 본 것 같다. 머리가 뻐근한 느낌도 들지만, 입꼬리는 실룩거린다. 이런 책이 많이 나와야한다.

 

철학인 듯 철학아닌 철학같은... 그러면서도 전혀 현실과 적절하게 그라디에이션을 하는 이런 내용이 나를 즐겁게한다.


.25
‘인더스트리아의 무기들이 과학의 힘을 상징한다면, 코난의 발가락은 원적인 힘의 상직으로서의 자연성’ 인지도 모르겠다. 기술문명은 우리의 신체적 능력을 퇴화시킨다.

.60
원령공주는 인간이 자연을 파괴할 때조차 절대적 자연의 관점에서는 그 질서에 위배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하고 있다.

.100
보수는 욕망에 취해 있고, 진보는 신념에 취해있고, 때로 욕망과 신념은 다른 같은 모습의 정치공학이었기도...

.154
시간, 기억, 의미. 이름은 지창의 목정서 이상을 응축하고 있는 기호이기도 하다.

들뢰즈를 어디서 본 것 같은데, 이 책에서 다시 들뢰즈를 생각하게 되었다.

.101
들뢰즈의 ‘동물-되기’ 개념 역시 그런 탈코드화에 관한 담론이다. ‘인간중심주의’이라는 체계의 대척으로서 ‘동물’을 언급하고 있다. 그러니까 특정 동물이 지닌 성향을 의미한다기보단, 우리가 예속당하고 있는 권력과 구조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순간 날아오르고 내달리고 헤엄치는 역동과 생동의 알레고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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