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 눈을 심어라 - 눈멂의 역사에 관한 개인적이고 문화적인 탐구
M. 리오나 고댕 지음, 오숙은 옮김 / 반비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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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정보의 80~90%이상을 시력으로 얻는다. 다른 감각으로 얻는 것은 미비하다. 이것은 눈으로 보는 것이 더 빠르기 때문이겠지.

 

가장 좋아하는 영화는 감시자들.

이 영화는 치킨을 안먹으면 땡기는 것처럼 안보면 보고싶다. 보았지만 인지하지 못하는 곳에서 정보를 얻는 것이 매우 신기하다. 초능력인가? 싶고, 개발될수 있는 능력인가 싶고.(아직도 십대같은 공상을 하고 있다.)

 

이 책은 그 보는 것에 대한 또 다른 시각(?), 시선(?), (?)를 보여주었다.

모든 글자과 글이 한 문장이 될 때마다 내 머리를 니체의 망치로 내리쳤다. 편견이 그나마 덜하다고 생각했던 스스로에 대한 편견을 무자비하게 부셨다. 이해가 되지않고, 상상이 되지 않고, 머릿속에 온통 ??”라는 단어가 가득하게 하는 문장도 있었다. 머릿속에 물음표가 가득하고, 머리가 망치로 내리쳐질 때 마다 가슴에는 뭔가 가득히 부풀어올랐다.

(실제 가슴이 커진건 아니다. 아쉽지만...)

 

정확히 표현은 안되지만, 가슴이 간질거렸고, 가슴도 눈가도 뜨거워지기도 했다.

 

보이지 않는 사람이 보기 위한 노력. 아니 이해하기 위한 노력.

당연하다고 생각한 것들이 누군가에게는 당연하지 않다는 이야기는 겨울의 가운데를 잘라 서 있는 것처럼 시린일이다.

 

보이지 않는 사람의 책을 읽기 위한 노력은 보이는 사람을 위해 존재하는 사회에서 매우 까다롭고, 지치는 일일 것이다. 이것이 느껴지는 순간, ‘소외라는 단어가 꽤나 깊이 가슴에 저며왔다. 보이는 것이 특혜라고 생각해본적없었는데, 특혜였다.

 

(중략)

 

오디오 북은 운전할 때나 설거지 할 때 좋지만, 실제로 좋은 책은 오디오북보다 텍스트를 선호한다. 많은 정보의 빠를 습득과 원하는 곳의 정보를 순식간에 찾는 것 역시 소리보다는 텍스트다. 이것은 보는 내가 하는 말이다.

 

작가는 보였다가 보이지 않게 된 사람이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에 대한 글을 본적이 있는데, 비장애인은 장애를 아직 겪지 않는 사람일 뿐이라고 했다. 이 글을 읽을 때, 한 한의사가

저희 부부는 아직 이혼을 하지 않은 부부입니다.’

라고 자신의 부부을 소개한 것이 생각났다.

 

(중략)

 

난 아직 이 책을 완벽히 소화를 못한 것 같다. 내가 경험하지 못한, 평소 생각을 많이 한다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접경험하지 못했다고 변명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이야기들이 공허하게도, 뜨겁게도, 시원하게도 느껴졌다.

 

보이지 않는 사람이 쓴 책을 읽고, 지금은 볼수 있는 나는 마치 또 다른 눈을 얻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중략)

 

핸드폰에 회사번호가....

 

“000, 이번에 0000 일이 있는데, 한 번 해보지 않으실래요?”

 

내가 원하는 일이었다. 또한 바빠지는 건 내가 원하지 않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를 맡게되면, 또 바빠지리라... 어쩌지??

 

그러면서도 이 책을 통해 얻게 된 눈이 눈꺼풀을 들썩이며, 자신이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명절 쉬고 답해도 될까요?”

 

부침개를 부치면서도, 마을을 산책하면서도 내 머릿속엔 얼마 전 새롭게 가진 눈으로 보기 위해, 그리고 그 뷰를 프로젝트와 연결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이야기를 듣는 순간, 아니 새로 생긴 눈꺼풀이 껌뻑이는 순간 이미 결정난 건지 모르지만, 한번 도전해보려고 한다.

 

가슴뛰는 일을 내 앞에 있는데 망설일 이유가 뭘까? 운명론자는 아니지만 이 프로젝트가 내가 올 것을 예견한 듯이 이 책이 시기적절하게 내게 왔다는 운명을 믿어보려고 한다.

 

이 눈을 갖게 해준 반비에게 감을 보내야 하나, 깨소금을 보내야 하나...

 

왜 반비 반비 하는지 알겠다.

.147
우리는 환각제의 영향 아래 ‘정상적으로‘ 보는 정신, 시각을 ‘회복‘한 시각장애인처럼 특잉해 보이는 사례를 통해서 시각이 얼마나 반직관적이고 조건적인지를 배운다.

.256
우생학의 냄새가 풍기는 그의 말은 켈러가 결혼하고 어머니가 되는 ‘정상 상태‘를 누릴 가능성을 허락하고 있었다.

.307
시각 장애인과의 소통이 일종의 괴물 쇼라는 듯, 글로버는 원더와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는 다는 것이 황당하다는 듯 이야기하면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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