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고통 - 인간은 왜 취하고 상처 내고 고립되는가
마쓰모토 도시히코 지음, 김영현 옮김 / 다다서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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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삶과 직업의 절묘한 gradation


<작가>

1967년생.

정신과 전문의. 사가의과대학교를 졸업한 정신과 전문의이며, 현재 2015년부터 같은 연구소 약물의존연구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했다. 대학 졸업 후 요코하마시립대학교 부속병원 정신과, 국립정신신경의료연구센터 정신보건연구소 사법정신의학연구부, 같은 연구소 자살예방종합대책센터 등을 거쳐서

 

저자의 작품으로 자해 행위의 이해와 지원』 『나를 상처 입힐 수밖에 없어』 『죽고 싶다는 말을 들으면』 『약물 의존증등이 있으며, 최근 작,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고통으로 제70회 일본 에세이스트 클럽상을 수상했다.

 

정신과 선생님들은 참 글을 잘 쓴다. 의사가 쓴 여러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기본적으로 정신과 의사들이 참 글을 잘 쓴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책은 다다서재의 다독클럽 1기의 마지막 책으로 물속의 철학자에 버금갈만큼 개취이다.

 

의존증이란 질병을 다루는 자신이 어떻게 이 질병와 운명적으로 연결되어 있는지 전혀 관련없는 이야기를 엄청나게 잘 연결짓는 부분이 맘에 들었다.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그와 관련된 의존증 환자의 사례나 의존증의 특징에 대해 나열하는 단순한 구성이나, 그 내용은 사색과 사유, 인간에 대한 애착이 느껴지는 글이었다.

 

가장 맘에 드는 부분은 <알파로메오 카르리치오> 라는 부분이다. 내가 잘 모르는 자동차, 그것도 이탈리아 자동차와 독일 자동차에 대한 이야기와 의존증 환자에 대한 이야기가 절묘하게 섞여 나오는 부분이 짜릿함을 느꼈다. 그리고 더욱 재미있는 건, 자동차 튜닝을 아무리 해도 주변사람들은 전혀 느끼지 못하는 부분이었다. 자동차 튜닝에 열을 내는 사람은 공감하겠지만, 읽는 나도 그 말을 듣는 지인들도 전혀 알지 못하는 자신만의 세계를 말하고 싶어 하는 작가의 심정이, 자동차의 기~~~인 설명을 통해 얼마나 말하고 싶었을까. 얼머나 표현하고 싶었을까. 그래서 얼마나 답답했을까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내가 좋아하는 부분을 말하고, 그것을 설명하고 싶은 작가의 마음이 아련하면서도 귀엽고, 그러면서도 웃겼다.

 

사실 나도 그가 설명한 자동차부분을 전혀 알아듣지 못한다. 그러면서도 그 부분이 어떡해 해서든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길 바라기에 더욱더 세세하게 설명하는 것이 못알아드는 내가, 그러면서도 스킵하지 않고 읽는 내가, 그리고 잘 모르지만 작가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알겠는 내 모습 역시 웃겼다.

 

슬픔 이야기라고 단정짓고 싶지는 않다. 의존증에 대한 자신의 편견을 부수는 과정, 그래서 더욱더 많은 사람이 의존증에 대해 그러한 편견을 가지지 않게 쉽게 설명하려고 하는 과정에서 그 무엇도 허투루 넘기지 않는 생각의 깊이와 자신이 직업과 인간애가 느껴져서 꽤나 포근했던 시간이었다.

 

요즘 책의 분류가 모호한 책들이 많다. 소설이나 에세이 같고, 아니 에르노는 에세이라고 하나 자전적 소설로 해석하는 것도 보았다. 이제 책의 분류가 점점 의미가 없어지고, 실제로 무언가 잘 섞어서 매혹적으로 쓰여진 책이 마음을 사로 잡는 것같다.

얼마전에 읽는 나는 사이보그가 되기로 했다처럼 말이다.

 

이 책 역시 문학이나, 에세이고, 소설같은 에세이면서, 성장일기나 진료기록에 적지 못한 진료기록의 뒷이야기처럼 느껴졌다.

 

살짝 아쉬운 점은 소제목이다. 아직도 소제목이 왜 이렇게 제목이 붙혀진지 모르겠다.

제목은 그 내용의 핵심을 말하는 것 아니었나???

이건 이해하는데 조금 걸리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른 읽기를 추천한다면 소제목을 스스로 바꿔보는 것도 꽤나 재미있을 것 같다. 이미 난 해봤당 캬캬캬

 

다다서재의 다독클럽을 하면서 북토크를 참석했는데, 내 북토크의 참석 목적은 책을 통해 알지 못한 책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다. 만들때의 뒷이야기, 작가의 에피소드 그런거 말이다.

이번 북토크는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는데, 책의 내용 중에 의료에 대한 이야기 부분을 배꼽을 찾으며 웃으며 봤는데, 공감되지 않을 수도 있겠구나 생각했다. 역시 북토크... 리뷰가 아닌 역시 솔직한 북토크가 더욱 타인의 입장을 잘 알게 되는 시간이구나 생각하게 되어 더욱 뜻깊은 시간이었다.

 

함께해요

1. 의존증(중독)을 이해하고 싶은 분

2. 작가의 글쓰기가 궁금한 분

3. 다다서재의 책이 궁금한 분

4. 자동차와 의존증의 연관성이 궁금한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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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존증 환자에게 약물이란 마치 ‘가장 친한 친구‘나 ‘끈끈한 친구‘ 같은 존재에게요. 좀 있는 척 표현하면 ‘케미컬 프렌드‘인거죠. 그래서 약물 의존자에게 약물을 끊은 것은 일종의 상실 경험 -오랫동안 함께 지낸 반려와 이별하는 것과도 비슷해요.-이기도 해요

.141
번민하던 나는 새로운 ‘수단‘을 발견했다. 바로 ‘에스타론모카‘라는 시판 카페인 알약이었다.

.191
신체의 특정 부위나 장기가 아니라 그런 관계와 이야기를 다루려면 대체 어떤 과의 의사가 되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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