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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릭 미러 - 우리가 보기로 한 것과 보지 않기로 한 것들
지아 톨렌티노 지음, 노지양 옮김 / 생각의힘 / 2021년 2월
평점 :
더 넓게, 더 크게, 더 높게. 올림픽 아님. 나의 앞에 선 트릭미러를 넘어.
단순한 여성주의의 책이 아니다.
사회의 비열함도, 페미니즘의 옹졸함도, 현실인의 작가 스스로도 서슬퍼런 칼날을 드리밀어 경동맥의 아래 두는 책이다. 그러면서도 유머와 따뜻함과 우리가 어떤 시선을 가져야 하는 지에 대한 또 다른 대안을 제시한다.
이 책은 9장으로 구분되어 있고, 여성주의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주의와 전혀 상관없는 사회적 문제를 가져와 그 저부까지 완전히 훑어낸다. 작가의 유머와 함께...가끔 읽다가 내가 트릭미러를 읽는 거 맞는지 내가 잘 못 가져온 건 아닌가 표지를 확인했다. 어디에서 여성주의가 있다는 것인가? 어디에 속임수가 있다는 것인가? 생각을 하지만 작가는 아주 교묘히 사회문화의 ‘눈가리고 아옹’하는 시선을 예술적으로 풀어낸다.
우리는 같은 세상을 살고 있지만, 각자의 방식대로 사회를 살고, 각자의 시선대로 그것들 바라보며, 각자의 생각대로 그것을 판단하며, 그것이 진실인냥 받아들이고 산다. 그러나 비판적 시각은 필요하다. 내가 생각하는 세상이, 내가 살고 있고, 생각하고, 내가 판단하는 이 모든 것이 누군가에 의해 보여 지고, 그리고 그 시선으로 볼 수밖에 없게 만들어진거라면... 그리고 자라면서 약간의 의구심이 드는 부분이 있었다면 그것의 허점을 드러낸 것은 아닐까??
문명이 성형되면서 생겨난 계급과 그것을 지키는 권력은 권력을 취한 자들 중심으로 돌아갔다. 힘을 가진 자들은 인류가 옷을 입기 시작 한 시기부터 힘을 어떻게 하면 유지하고 어떻게 하면 잃게 되는지 DNA에 아니(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했으니깐) 뇌에 새겨져 있을 것이다. 그들은 조상으로 둔 우리들은 그들의 생각과 시각, 즉 두려움과 편안함이 축적된 생각의 일부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배층보다는 피지배층을 가능성이 더 크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다”라는 말은, 기록을 남긴 자들은‘ 승자이며, 지배계급이며, 힘이 있어 살아남아서 기록되어진 것이다.’와 같은 말이 된다. 트릭미러는 우리가 갖고 싶어서 가진 인식이 아니지만 우리의 것이며, 우리가 무의식속에 새긴 또 다른 시선이며, 우리가 알고도 귀찮고, 힘들어서 눈감은 ‘문화’라는 이름아래 가려진 속임수이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다”라는 말이 껄끄러운 건 지금 이 순간 트릭미러를 벗어났다는 뜻 아닐까?
우리가 잠시라도 의구심이 들었던 모든 순간은 트릭미러를 벗어난 순간이며, 그 순간 문화라는 이름으로 생각의 진행을 방해했다. 데카르트였나?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일상의 트릭미러에 내가 얼마나 많이 지배당하는지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282 우리가 가진 건 여성들이 이 사회에서 실제로 더 나은 기분으로 살아갈 수 있게 해줄 구조적인 지원과 안전망이 아니라 답을 주지 못하는 상품으로 채워진, 바닥이 뚫린 풍요의 뿔이다.
.281 사회적 장벽을 얻어야하나, 아니면 이 장벽을 허물어야 하나에 대한 이야기를 둘 다 중요하다. 닭은 개인적 실천이며, 달걀에 집중하는 이들 또 지지한다 <라인> 안타깝게도, 치킨이 더 맛있는 법이다.
-아마 이 책을 읽는 당신은 놀라고 슬플 것이며, (중략) 스스로를 부끄러움 속에서 직시하게 될 것이다. 김금희(소설가)
.63 이제 자본주의의 미개발된 땅은 인간의 자아밖에 없다.
.33 우리가 딱히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매일 단위로 인식하느 것이 그다지 큰 보상으로 돌아오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내가 이 책을 쓴 기간은 2017년 봄부터 2018년 가을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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