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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읽다 과학이슈 11 Season 12 - 메타버스, NFT, 오미크론… 과학이슈 11 12
오혜진 외 지음 / 동아엠앤비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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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읽다 과학이슈』 시리즈는 특히 4월이 되면 각광받는 책이다.

이 책에 나오는 이슈들이 매년 과학의 달에 개최되는 과학토론대회 준비로 안성맞춤이기에

대회를 준비하는 가정에서는 거의 과학필독서처럼 읽히곤 한다.

하지만 이 책은 그렇게만 평가하기엔 너무 아쉽다.

하루가 다르게 넘쳐나고 달라지는 과학관련 기사들의 맥을 짚어주고

보다 충실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에

지극히 개인적인 수상경력에 한 줄을 보태려는 의도는 부끄러워질 정도이다.

시리즈 넘버가 붙어있지만 꼭 첫 호부터 읽을 필요는 없다.

어느 넘버의 책이더라도 『미래를 읽다 과학이슈』 시리즈가 가지고 있는

과학에 대한 친절함과 상세함에 읽을수록 빠져든다.

평소 알고싶었던 내용이 『미래를 읽다 과학이슈』의 주제어로 있다면

이 책을 첫 출발점으로 삼아도 좋을 것이다.



이번에 읽게 된 『미래를 읽다 과학이슈11 season 12』 역시

뉴스에서 많이 들었던 주제부터 생소한 주제까지 최신 과학 이슈들 11개를 선정하였다.

각각에 대한 심층분석이 만족스러울만큼 전개되는 것에는

필진 대부분이 과학 전공자라는 필연의 이유가 있었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는 『미래를 읽다 과학이슈11 season 12』 의 첫번째 이슈에 선정되었을 정도로

제일 흔히 들어왔고, 보았고, 경험해왔던 항목이지만

이 파트에서 코로나 19 이후 각 변이의 비교 및 진화, 백신의 제조과정, 치료제, 각국의 상황 등을

그림과 함께 자세하게 제시하니

최근 3년간의 이 보이지 않는 전쟁에 관한 히스토리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되는 느낌이었다.



어느 순간부터 뉴스 헤드라인에 등장한 '요소수' 역시

이슈로 선정되기에 충분한 항목이었다.

처음 요소수가 언급되었을 때 아이가 요소수가 무엇인지,

왜 갑자기 요소수가 문제되고 있는지 궁금해해서

같이 인터넷을 뒤져가며 찾아본 적이 있었다.

여기에는 우리가 처음 가졌던 궁금증부터 시작해서

원료 수입의 중국 의존도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이것이 대기환경과는 어떤 고리가 있는지 등

가벼운 답부터 점점 심화된 내용으로 전개되면서

과학이라는 세상의 그물이 얼마나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있는지도 알 수 있게 한다.

『미래를 읽다 과학이슈』가 과학의 여러 분야에서 이슈를 선정하는 것처럼

특정한 한 분야를 깊게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전에 이러한 연결점들을 찾아나가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한 일임을

우리는 이 책을 읽으며 스스로 깨닫게 되므로

스스로 지식을 넓혀나가기에 주저하지 않게 된다.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 사회로의 이행이 빨라지면서

IT기기에 관한 적응력이 낮은 노년세대가 어려움을 겪는다는 기사도 있었는데

앞으로 다가올 미래가 어떤 모습이더라도

과학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높아질 것임이 확실하기 때문에

나의 성향이 어떻든 평소에 이런 과학용어, 과학기사와 친해지려는 노력은 매우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기에 특정 목표를 위해 이 책을 읽고자 하는, 혹은 과학 전반에 관심이 많은 학생층,

세상에 대한 끊임없는 호기심 충족을 위한 일반인 등 누구에게나

미래를 준비하는 기본 발판의 역할을 해주는 『미래를 읽다 과학이슈』에 감사함을 보내며

앞으로도 꾸준히 신간을 기다리고 열심히 읽어내는 독자가 될 것임을 약속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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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생을 위한 서울대 공부법 - 서울대생들은 어떻게 대입을 준비했나?
스튜디오 샤 지음 / 경향미디어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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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과 달리 지금은 온갖 타입의 학원이 생활 깊숙이 파고들었지만

선택의 폭과 깊이가 넓어져 학습에 도움을 받는 장점이 있는 반면

그 부작용도 만만치않다는 느낌이 든다.

원래 공부라는 것은 자신만의 공부법을 갖추게 될 때까지

스스로 여러 방법을 써보고, 그 과정에서 실패도 개선도 희망도 얻어가야하는 법인데

지금은 특정과목에 대한 지식은 물론 심지어 공부법도 남을 통해 쉽게 얻는 시대이니

각자의 공부법을 찾을 시간도 부족하다는 말은

팩트일까 변명일까.


마치 유행처럼 유투브, 도서, 학습사이트에 공부법이 넘친다.

그리고 거기에 '서울대'라는 표현이 접목되면 아이 나이에 상관없이 관심이 몰린다.

마치 우리 나라 모든 아이들의 최종목표가 서울대라는 듯이, 

서울대만 가면 성공이라는 듯이.


하지만 내게 서울대의 이미지는 솔직히 좋지 않다.

응원을 하는 사람들을 정말 한심하게 보는 서울대생에게서 충격을 받은 적도 있고

(자신은 서울대생이므로 주인공이고, 

응원은 주인공을 못하는 사람들이나 하는 거라는 말을 들은 후

오랜 세월이 흘렀음에도 응원단만 보면 나는 그 안하무인 서울대생이 생각난다.)

평소 공립학교의 필요성을 입이 마르게 외치더니 

정작 자기 자식들은 귀족사립학교에 보낸 서울대 출신 동료,

정말 협력이라고는 조금도 모르던 서울대 출신의 또다른 동료들 등등.

불행하게도 내가 사회생활속에서 만나본 서울대 출신들은 

하나같이 다 좋은 인성과는 먼 부류였다.


그렇기에 나는 이 책을 서울대에 목매서가 아니라

하나의 참고자료로만 활용하기 위해 읽기 시작했으며

책을 읽은 후 서울대의 이미지가 조금이나마 개선되었다면

그것은 순전히 동생들에게 얘기하듯 조곤조곤 경험담을 쏟아낸 

스튜디오 샤 덕분일 것이다.



같은 대입제도를 겪은 동시대 학생들이기 때문에

실제로 중고생들이 어려워할 과목 공부법, 시간관리법 등이

구체적으로 나와있는 점은 실질적 도움이 될 만 했다.

개념서와 문제집의 활용, 시험공부 계획, 노트정리법, 

하나의 수학문제라도 여러 방향의 접근법에 대한 필요성 등은

나 역시 학창시절에 직접 해보고 

아이에게도 얘기해주고 있는 부분과 동일하여 공감이 갔다.

이렇게 여러 모로 자기에게 맞는 공부방식을 스스로 알아낼 시간이 필요한데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시대라는 사실이 슬펐다.

저자 중에 연대에 입학했다가 반수해서 서울대에 들어간 학생 얘기를 읽으니

"지금 입시제도는 모두가 '실패자'라고 느끼는 시스템"이라고 했던 

어느 대입업체 원장 말이 떠올랐다.

사소해보일지 몰라도 경험담 하나하나를 후배들에게 전달해주는 성의가 고맙고

나도 지금 대학생이었으면 책 한 권 냈겠구나 싶은 마음도 들어

이 시대에 대학생으로 사는 그들이 부러운 마음도 들었다.


그리고 엄마로서는

공부하라는 잔소리나 유명 학원에 레테를 잡아놓는 일보다

공부가 필요한 이유, 그 'WHY'를 아이 스스로 찾아낼 수 있도록

어릴 때부터 여러 기회를 마련해주는 것이 중요함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지금 수험생이 아니더라도 

우리나라 중고생들, 요샌 초고들까지도 공부에 파묻히다보면

힘들고 불안하고 한 순간 막막한 감정들을 느낄 것이다.

그럴 때 다그치지 말고, 

그런 감정들을 무시하고 앞으로만 나아가라고 매몰차게 대하지 말고

그 감정을 털어놓을 수 있는 대상이 되어주고

아이가 울면 안아주며 토닥토닥해주고 

같이 해결책을 찾아줄 수 있는 엄마가 되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대학은 서울대가 아니라 

내 자식을 받아준 대학이라고, 

수험생 엄마들은 말한다.

그런 엄마의 진심과 아이의 마음이 함께하는 중고등시절이길 바란다.



여러 저자의 글을 묶은 책이다보니 아쉬운 점도 있었다.

각 학생의 간단한 프로필이라도 써주면 

각 저자의 공부법을 받아들이는 데 더 좋았을 것 같다.

수강과목명이나 특정 표현들에서 

저자 중에는 영재학교, 특목고 출신들이 많음이 짐작되었는데

확실히 그런 아이들은 선행의 시기나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구체적인 학습법을 알려줘도 독자의 상황이 너무나 다르면 

적용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음아픈 대목들이 자주 눈에 띄었는데

장기간 실로 엄청난 양의 공부를 해왔으니 

이런 표현들이 나올 수는 있겠구나싶어 한편으로는 이해를 하면서도

중고등 아이가 직접 읽을 때 오해를 하지 않았으면 싶은 부분이어서 언급하고 싶다.

<나를 바꾸는 것이 제일 빠르다...[중략]...나는 버텨야 한다.>

수험생이 할 수 있는 단 하나의 방법일 수밖엔 없었을지 몰라도

세상에 맞춰가고 순응하는, 

이런 생각과 마음가짐이 행여 인생 전체에 영향을 주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이 왜 비판을 받았는가.

'버텨야 한다'가 아니라 '버티되 잊지 말아야한다'가 되어야하지 않았을까.

내가 학생으로서 겪은 고통과 폐단들을 사회에 나아가 바꾸어보겠다는 패기가

 나타나있지 않은 점은 못내 아쉽다.

지금도 공부를 하느라 힘들어하는 아이들에게, 

어차피 사회는 바뀌지 않으니까 너가 바꾸라는 말은 너무나 차갑고

교육시스템의 폐단이 비판받지 않은 채, 

오히려 잘못은 버티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돌아가는 것 같아 안타깝기만 했다.

<크게 되고자 한다면 보통 이상의 노력을 쏟아야 합니다. 세상이 요구하는 것 이상의 노력을 하세요.>라는 표현 역시 마찬가지였다.

집안환경상 공부를 하고 싶어도 당장 돈을 벌어야하고, 

부모님은 주민등록이 말소되기까지 한 가정을 본 적이 있다. 

그 아이에게 더 노력하라고 누가 말할 수 있을까.

새벽까지 공부하는데도 노력을 더 하지 않아서 목표에 달성하지 못하는 걸까.

상대적으로 편안히 자란 사람들은 노력만 하면 다 해결이 되는 줄 안다.

인텔리 코스의 교사들만 많아지는 것을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는 이유이다.

노력이라는 단어로 해결되지 않는 세상이 있는데, 

누구나 자기의 우물 위 하늘만을 본다.

희망대로 되지 않은 것을 노력부족으로 몰아가 더 절망스럽게 만드는 일은 없어야한다.

<학생에게 요구되는 건 딱 하나, 공부>

이런 자극적인 문구를 소단원 타이틀로 뽑은 것은 정말 마음에 들지 않는다.

2011년 존속살해사건 당시 그 어머니는 전교1등도 성에 차지 않아 

전국1등, 서울대 입학을 강요했다.

어머니는 아이에게 딱 하나, 공부를 요구한 것이다. 

그 결과는 잊혀지지않는 비극으로 남았다.

최근 촉법소년법 폐지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

나는 경직된 교육제도하에서 학생들에게 공부만 강요하는 분위기도 

청소년들의 주요한 비행원인이 되었다고 본다.

아이에게 상소리를 하는 영어학원 선생이었는데도 

거기서 다닌 3년 덕분에 영문과에 진학한 것 같다는 이야기도

학생은 공부만 해야하는 존재라고 스스로 생각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 

가슴이 답답했다.

이 세상 어느 공부가 아이의 존재보다 더 가치가 있을까.

스스로 소중하고 존귀한 존재임을 자각한다면

상소리를 참고 게다가 그것을 장점화해 생각하는 우는 범하지 않았을 것이다.

쌍욕을 들으면서까지 배워야할 공부는 없으며 그렇게 가르치는 선생 역시 자격이 없다.

잘 가르친다는 이유로 아이가 욕을 듣는 것을 외면하는 부모는 되지 않았으면 한다.

나 같으면 당장 그 학원을 중지했을 것이고, 

원장으로부터 깍듯한 사과와 재발방지를 받아냈을 것이다.

아직까지 기존 세대들이 말하고 행동하고 교육한 바를 추종하지 말고

새로운 세대들은 공부라는 자리에 다른 희망의 단어를 채워넣길 진심으로 바란다.





공부법을 귀띔받고자하는 책이었건만

공부법 외에

엄마가 가져야할 마음, 대학생들의 시각, 기존세대로서의 반성 등이 복합적으로 다가와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은 책이었다.

서울대 공부법이라고 맹목적으로 추종하기보다

내 아이에 맞는 스타일을 취사선택하여

하나씩 적용해보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본다.


대입을 치루고보니 요새 대입은 실력 외에 전략도 매우 중요한 몫임을 알게 되었다.

원장이 서울대 출신임을 내세운 학원이지만 만족도가 생각보다 매우 낮았던 경험,

몇 단계 아래의 대학에 다니는 학생보다 티칭을 잘 못하던 서울대학생 학원조교 얘기를 굳이 꺼내지 않더라도

생활 속에서 만난 다수의 경험으로

그리고 학력고사때와 달리 수시6+정시3+알파라는 다수의 기회로

예전에 비해 대학 레벨의 의미가 희석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서울대가 아닌 다른 대학 학생들도,

문과 혹은 이과, 단대별로도 이런 공부법 책이 출간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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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자의 세상 보는 눈 - 가뿐하게 읽는 교양 공학
유만선 지음 / 시공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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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인 나와는 취향과 생각과 하고싶은 일이 정말 다른 아들이

앞으로 공학을 전공해보고 싶다 한다.

공학이 무엇인지 평생 한번도 궁금하지 않았지만

아들이 앞으로 다가갈 세계가 궁금해진 엄마는

공학이라는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늦깎이 호기심 발동!

그런 엄마를 위해 나타난 책인 것만 같은 

『공학자의 세상 보는 눈』

각도에 따라 다른 컬러가 반사되는 책표지부터

'가뿐하게 읽는 교양 공학'이라는 부제까지 맘에 들어

첫인상에 합격점수를 주었다.





머리말부터 초음속 풍동 장치니 댐퍼 감쇠비니 하는 생경한 낱말들이 

사전을 찾아가며 봐야하나, 계속 읽을 수 있을까 하는 갈등을 잠시 일으키게 했지만,

석박사 과정에서 느낀 한계와 문래동 달인으로부터 배운 가르침 등을 비롯해

저자 본인을 '공돌이'라는 칭하는 겸손함은 

어느새 책장을 한장한장 넘기게 만들었다. 


목차를 보니 정역학,동역학,유체역학,열역학 - 

아들이 공부할 때 어깨너머 들어보던 용어들이

멈춰있는 것, 움직이는 것, 흐르는 것, 뜨거운 것으로 쉽게 풀어 쓰여있고

각각은 생활속에서 만났을법한 이야기들과 연결되어있다.

목차만 보고도 재미있겠다며 반가움과 환호성을 표현한 아들만큼은 아니지만

100% 공.알.못.은 벗어날 수 있겠다는 희미한 희망이 보였다. 


 


염려와 달리  『공학자의 세상 보는 눈』 은 전체적으로 쉽게 읽혔고

놀랍게도 간간히 재미까지 느껴졌다. 

어떤  에피소드이든 나이스 운동화, 차창밖으로 손내밀기, 인기 영화 등

누구나 한번쯤 보았고 해봤음직한 이야기로 시작해서 긴장을 풀어주고

살포시 공학으로의 연결고리를 걸어놓아 

나도 모르게 경계심을 풀고 스르륵 빠져드게 만든다. 

'잔류응력'이라는 용어는 낯설지만 그 용어의 의미와 원리를 파악하고나니 

실버브리지 사고원인이나 강화유리 깨진 조각의 특이성을 이해하게 되는 식이다.

이에 덧붙여 잔류응력을 스트레스와 연관시켜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게 만들거나

기어의 본질에서 다른 이들과의 교류를 떠올리게 하는 등의 마무리는

차갑게만 느껴지던 공학을 인간냄새나는 공학으로 변신시켜주었다.





'가뿐하게 읽는 교양 공학'이라는 부제가 부끄럽지 않게

나는 아들이 어려워하던 토크(torque)가 무엇인지부터

에너지 수확기술의 응용, 수치모사의 활용범위,

 같은 현상에 대한 기계공학자와 물리학자의 시각 차이, 

열전도의 효율성을 위한 공학자들의 여러 시도와 노력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제 어렸을 적 당당하게 느껴졌던 로봇에서 평형의 불확실성을,

옛날 집 옥상의 TV안테나처럼 생겼다고만 생각했을 슈퍼볼 봇에서

힘의 평형과 텐세그리티(tensegrity)를 떠올릴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이 책 한 권으로 기계공학의 기본이라 불리우는 4대 역학을 

'이해'하게 되었다는 말은 당연히 어폐가 있겠지만,

 여러 에피소드를 묶은 한 챕터가 끝날 때마다

적어도 정역학, 동역학, 유체역학, 열역학이 무엇인지 

어슴푸레나마 아우트라인을 잡을 수 있었고

앞으로 아들과의 대화가 서로 겉돌지만은 않게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내 목표가 120% 이루어진 것에 대해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나는 평소에 가장 쉽게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그 핵심을 가장 잘 이해하고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저자는 과학관에 근무한 경험이 있어서인지 

어느 한 곳 현학적이지 않고 공학초보 눈높이에 맞는 설명과 사진자료로

독자를 책 내용에 자연스럽게 빠져들게 한다.

최근 이렇게 과학을 쉽게 풀어주는 스토리텔러분들이 많아지신 것에 대해

 기대가 크고 앞으로의 저술활동이 기다려진다. 





인터스텔라 명대사 "We will find a way, we always have." 를 연상시키는 

이 글이 왜 책 맨 앞에 있었는지 책을 다 읽고나니 알 수 있었다. 

기말고사 끝나면 바로 읽고싶다고 찜을 해놓은 아들도  

과학을 실생활과 연결시키는 공학의 소명을 이해하고

늘 세상을 향해 열린 마음과 창의적인 시각을 견지해야하는 

공학자의 자세를 갖추어나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공학에 관심있는 중고등은 물론

공학이라는 새로운 세계를 알고자하는 모든 이들에게

교양공학이라는 새 분야의 주춧돌이 될 이 책

 『공학자의 세상 보는 눈』을 감히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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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균, 두 얼굴의 룸메이트 - 치즈에서 코로나바이러스까지 아이러니한 미생물의 세계
마르쿠스 에거트.프랑크 타데우스 지음, 이덕임 옮김 / 책밥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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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에 제압당한 지난 석 달,

집안에서 시간을 보내는 데 독서만한 것이 없다.

인문교양서 완독하고  이번엔 다른 분야의 책을 읽어보고싶어 둘러보다가

평소 아이가 관심있어하는, 그러나 나는 영 이해하기 어려운

미생물의 세계를 다룬 도서를 발견했다.

책 표지에 선명한 사진이 들어가있고

과학과 어울리지 않는 보라색을 사용한 과감함이 마음에 들었고

무엇보다 아이와의 대화에 물음표를 줄이기 위한 노력으로

나는 '세균, 두 얼굴의 룸메이트'를 읽기로 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행성의 첫 번째 생명체

지구 최초의 원주민

단세포 생물

잠재적 불멸의 존재

모든 생명의 조상.

미생물에 부여된 이런 타이틀은

책을 채 몇 페이지 읽기도 전에

이 작은 생명체에 대한 호기심을 극대화해주었다

 

 

소금결정에 25천만년 이상 갇혀져있던 포자를

간단해보이는 영양액으로 다시 살린 연구도 놀라웠지만

고열, 가뭄, 상상도 못할 충격, 영양 결핍, 우주 방사선

심지어 항생제에도 살아남는 그 저항력은 어디에서 왔으며

그 생명의 힘의 원천은 무엇일까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일상적인 먹을거리, 각종 화학물질

그리고 많은 식물들의 성장과 수정은 물론 하수의 오염물질 제거 기능까지

현재 우리 주변에 미생물이 관여하지 않는 활동을 찾기란 불가능하다.

심지어 300~600g이라는 적지 않은 양의 미생물이 성인의 몸 속에도 들어있다.

미생물의 쿼럼센싱과 분자생물학에서 말하는 변형은 사실 반대작용이지만

그것이 의도하는 목적과 결과는 동일했다.

, 어떤 작용이든 미생물의 유전물질은 더 풍부해지고,

더욱 강력한 힘을 가지게 된 것이다.

우리 생활 구석구석 존재하지 않는 곳이 없기까지는

단세포 생물의 작용이라고는 상상하기 힘든 이런 과정이 기반되어 있었다니

책을 읽을수록 미생물의 세계가 점점 더 흥미로워졌다.

 

미생물에 대해 내가 가장 궁금했던 부분은 사실 면역체계와 관련된 부분이었다.

몇 년 전 A형간염에 걸려 혼수상태로 며칠 있다가 죽을 고비까지 넘겼던 나로서는

내 나이 또래 90%가 갖고 있다는 항체가 없었다는 사실이 매우 충격적이었다.

아직까지도 알 수 없는 발병원인에 대해

나는 아직까지 여기에도 소개된 스트라찬의 주장이 설득력있다고 생각해왔는데

이 책을 읽어보니 요한 드 용스테 연구에 기반을 둔,

거대한 멸균 지역의 영향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사실 살모넬라, 노로바이러스, 포도상구균, 소양충,

네글레리아 파울러리같은 편모충 등

보기좋은 상태나 결과와는 거리가 먼 세균들이 더 잘 알려진 탓에

세균이라고 하면 유해하고 위험하다는 인식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세균은 연구소, 샬레 안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청결을 중요시하는 부엌, 잘 가꾼 화단,

심지어는 힐링을 위해 떠난 여행지에도 있으며

수술집도의의 안경, 성수, 세탁기, 의류, 반려동물 등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것에 있었다.

 

우리가 위생을 위해 일상생활에서 쓰는 제품들이 오히려 면역체계에 위협이 되고

극한의 기후변화, 환경조건이 매일 일어나는 곳이 우리의 집안이고

매일 사용하는 수세미가 세균들에게는 이상적인 공간이라는 사실을 통해

우리가 늘 세균과 공생하면서도

피해는 받지 않기 위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계기도 되었고,

미생물에 대해 더 잘 알고 있어야 건강하게 대처할 수 있음을

쉽게, 위트있게 알려주어 읽는 내내 흥미로웠다.

 

질병이 악취를 통해 발생한다고 믿었던 시대를 지나

안톤 판 레이우엔훅의 현미경 덕분에 이 작은 존재가 알려진 이후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다.

앞으로 인체미생물연구, 범죄학, 무중력상태에서의 박테리아 대사 등

앞으로 더 많은 분야에서 더욱 활발한 연구들이 진행되고

그 결과가 나올 때마다 이 책에서 읽은 내용들이 생각날 것 같다.

 

우리는 집에 있는 미생물을 침입자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똑바로 보자면

그들이 우리와 같이 사는 게 아니라

우리가 그들과 같이 사는 것이다‘(p.19)

라는 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우리가 늘 생활하는 공간 그 어느 곳도 미생물과 분리되어서는 생각할 수 없으니

있을 수 있는 위협에 화학적 항생제를 이용하기보다

저항력을 키울 수 있는 개인적, 사회적 노력 실천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세균은 우리와 함께 사는 룸메이트는 맞지만

그 두 얼굴 중 어느 얼굴을 더 많이 볼 수 있는가는

우리에게 달려있다.

책 제목만 보고 매우 과학적이고 이론적이기만 한 내용이 아닐까 생각했지만

각종 균의 사진이 없는 것이 다소 아쉽긴 했어도

불완전한 상식에서 벗어나 그들과 공생하는 유용한 팁을 많이 얻을 수 있어

나같은 과..못도 재미있게 읽었고

이런 류의 무겁지않은 과학도서가 많이 출간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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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고전혁명 - 나와 우리, 세상을 바꾸는 고전 읽기의 힘
이지성.황광우 지음 / 생각학교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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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특별한 일이 없어도 서점에 가는 것을 좋아하는 나,

며칠 전에도 서점에 가서 이것저것 보던 차에

눈에 정말 잘 띄는 컬러의 책을 발견했었다.

 

처음엔 컬러로 눈길을 사로잡았으나

제목, 목차, 내용 등 마음까지 사로잡았던 책.

표제는 '청소년을 위한~'이라고 되어있지만

부모가 먼저 읽고 아이가 읽고 서로 대화하기에도 참 좋은 책이었다.

아이 하교시간에 맞춰 오느라 아쉽게 책장을 덮어 미련이 남았었는데

바로 그 날 서평단 모집글을 보게 되었으니~~

감사하는 마음으로 천천히 정독하며 읽은 책

『청소년을 위한 고전혁명 ; 나와 우리, 세상을 바꾸는 고전 읽기의 힘』이다.

 

 

​고전의 중요성에 대하여 청소년들이 가질만한 생각

즉, <왜> 고전이어야 하는지, 어떤 고전을 읽어야하는지

목차만 보아도 이 책이 얼마나 논리적으로 그 해답을 펼쳐나가고 있을지

상상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살면 살수록 <생각>의 중요성이

더해지면 더해졌지 절대 덜해지지 않는데도

우리 청소년들을 생각하게 놓아두지 않는 현실이

참으로 걱정스러운 요즘이다.

심지어는 국어 교과서에 나온 작품에도

<나>의 생각을 펼쳐놓기 전에 

저자도 미처 의중에 두지 않았을

저자의 생각을 외우고 맞춰야한다는 사실이

나는 내 학창시절에도 참 괴롭게 느껴졌었는데

요새 아이들은 그 괴로움을 느낄만한 시간조차 없겠지 싶다.

무엇이든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나가는 생각의 과정 대신

떠먹여주는 온갖 책, 교재, 강의, 단편적인 해답의 홍수 속에서

그래도 새로운 세상을 열어가는 것은 <생각>이어야한다는 말에

나는 무한한 동의를 보내고 있었다.

 

 

 

혁명이라는 용어가 자칫 의도치않은 현상을 의미할까봐

나중에 아이가 읽을 때는 어떻게 설명을 해주어야하나 잠깐 고민했었는데

이 책에서는 현실 인식과 변화에 대한 고민을 담은 책이 고전이므로

고전이야말로 혁명의 성격이, 그것도 미래지향적인 성격이 있다고

명쾌하게 매듭짓고 글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이 책은 장자, 맹자, 중용 등 동양의 고전 뿐 아니라

그리스 신화부터 신논리학, 고백록 등 서양의 고전을 아우른 덕분에

인생 격언이 될만한 글들이 많았던 점도

읽어가면서 느낀 즐거움 중의 하나였다.

그리고 동서양의 고전이 서로 호응하는 명제에 관해서도  

그 동질성과 차이점을 깔끔하게 구분하면서도

우리가 발붙이고 있는 지금, 여기에서 생각해야할 관점은 무엇인지를

 놓치지 않아

고전에서 현재까지 이어지는 흐름을

독자 스스로 파악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옥의 티라면,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전 CEO에 대한 예시였다.

마켓팅 책임자였던 그가 CEO가 되기까지 숱한 자아혁명이 있었을테고

그가 재직하는 동안 스타벅스가 폭발적인 성장을 한 것은 맞지만,

라슨 넬슨과 단테 로빈슨 두 흑인 청년 감금이 말해주는 것만큼

사과 후에도 여전히, 그리고 우리나라와 관련된 일에 있어서도

하워드 슐츠가 정신적인 면에서는

스타벅스를 모범기업으로 키웠다고 말할 수 없다.

고전이라는 것이 양적, 수적, 외면적 성장보다는

질적, 정신적, 내면적 성장을 도모해주는 존재임을 생각한다면

이 예는 다소 아쉬운 부분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었다. 

 

 

 

 

 

2010년 G20 서울정상회의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의 폐막기자회견시

아무도 질문을 하지 않았던 우리나라 기자단이 생각나는 대목이 있었다.

기자는 사회에 대해 그 누구보다도 

강한 문제의식을 갖고 살아야할 직종인데

그렇게 키워진 것인지, 사회가 그렇게 만든 것인지....

안타까운 것은 지금 자라나는 청소년들도 주입식에만 익숙해져

자신의 생각이 없고, 질문이 없고, 비판이 없다는 것이다

그들에게 방황할 시간, 실패할 시간, 고민할 시간을 허락하지 않는

 이 시대가 유죄겠지만

그래도 철학이 설 자리를 잃은 우리나라 교육에

못내 섭섭하고 아쉬운 마음이 든다.

 

​고전으로 자아혁명을 이루고 관계혁명을 이루어나가는 과정이

정말 우리나라에도 올까 싶지만

책을 읽다보면 그것이 그다지 거창한 것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고전은 사람의 마음 속에 숨은 본성, 그 기본을

여러 모습으로 묶어 펴낸 것에 불과한지도 모르겠다. 



 

 

 

동양고전과 서양고전을 하나씩 매칭시켜

유사한 가치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한

마지막 4장의 구성도 상당히 흥미로워서

여기에 소개된 동서양 고전 10선을

다시 혹은 새로 읽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청소년을 위한 고전혁명』은

가족이 모두 매년 한 번씩 정독하면 좋을 책이다.

'청소년을 위한~'이라는 수식어구에 이 책을 가두어

오직 청소년용으로 분류된다면 너무 아까울 것 같다.

부모로서는 인생 지침으로 삼을 만한 내용을 다시 새기면서

삶의 방향성을 다듬을 수 있고,

아이로서는 읽을수록 받아들이는 부분이 넓어지는 즐거움이 있을테니 

가족혁명까지 이루어낼 책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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