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시나리오 2022 - 백신 작동 이후의 세계
김광석 외 지음 / 와이즈베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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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코로나 시대도 긴긴 터널을 빠져나오는 것 같아 보인다. 백신 접종을 시작으로 모두들 희망을 갖기 시작했다. 백신 접종을 마치고 마스크를 벗었을 때 우리의 삶은 이전과 아주 똑같을 순 없는 것을 안다. 변화의 바람은 시작됐고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바라보고 준비해야 하는지 궁금했다. 경제 기술 전문가들이 바라본 백신 이후의 세계 전망은 어떤 것일지 궁금했다.


<미래 시나리오 2022- 백신 작동 이후의 세계>는 전문가 네 명이 모여 경제/ 산업/ 기술/ 정책 부분으로 나누어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만 뽑아 요약하였다. 불확실한 미래의 대안을 제시하고자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의 의견을 융합하여 가장 신빙성 있는 결론을 내리고자 하는 것이다.

김광석 : 경제 전문가 / 김상윤 : 기술 전문가 / 박정호 : 경제 전문가 / 이재호 : 경제 전문가


경제) 불균형/바이든 정책/디지털 화폐

산업) 산업 변화/데이터 경제/원격근무

기술) AI/전기차와 자율 주행/환경문제

정책) 새로운 조세정책/인구감소



경제 산업 기술 정책 분야에서 이야기하는 내용은 매우 흥미로웠다. 생각보다 기술의 진보는 훨씬 앞서가 있었고, 오히려 나 같은 사람들의 생각과 자세가 뒤처진듯했다. 법률 제정도 늦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할 것이다.

경제 분야에서 일반 사람들을 잘 모르는 그리고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국제 정세를 읽을 수 있었다. 바이든 정책 방향성이 어떻게 트럼프와 다른지, 유럽 국가들의 유로존 탈퇴를 예상하는 시나리오와 이유, 글로벌 가치 사슬이 자국으로 재편될 거라는 것, 국제 기축통화를 위안화로 하려는 중국의 계획 등 쉽게 접할 수 없는 내용은 매우 유용하다고 생각한다.



코로나 팬데믹 가운데서도 많은 것이 발전하였고, 변화하였음을 느낄 수 있었다. 나만 감염을 우려하며 동굴에 들어가 있나 싶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은 것을 계기로 웅크리고 있던 몸을 펴서 멀리 도약하길 바란다. 멀리 내다보고 예측하여 준비할 수 있기를 바란다.





경제 산업 기술 분야의 내용은 실질적인 나의 삶과 동떨어지게 느껴진 것은 사실이다. IT나 테크 쪽에 종사하고 있지 않기에 발전된 기술을 국가와 기업이 일방적으로 제공하면 소비하고 이용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책 분야에서 이야기한 국민 세금 정책이나 인구감소로 인한 주택비용 증가는 직접 와닿는 부분이었다.


'출산율'을 '출생률'로 표현하고 인구감소 문제를 바라봤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출산율은 가임기 여성 개인에게 인구감소의 책임감을 두는 암묵적인 단어 사용이다. 출산율과 출생률은 모수가 다르기 때문이다. 성별로 나누어 인구 감소 문제를 다루려면 여성의 의견을 들어봐야 할 텐데 저자 모두 남성이기 때문에 의견을 전적으로 받아들이기에는 생각해 볼 점이 많다. 진짜 인구감소가 문제라면 사유리처럼 결혼하지 않아도 아이를 가질 수 있게 해야 한다. 출생에 관점을 두고 알맞은 정책을 내고 입법시켜야 한다. 이 시대에 맞는 결혼과 가정을 재정의하는 게 필요하다.


내로라하는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말하는 미래 전망을 꼭 한 번쯤은 봐야 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불확실한 미래를 향해 살아가기에 어느 정도 예측하여 준비해야 한다. 또한 비판적으로 생각해서 우리에게 맞는 정보를 선별할 줄 알아야 한다. 정보 홍수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쏟아지는 수많은 정보와 의견 중에서 필요한 것과 불필요한 것, 득이 되는 것과 실이 되는 것을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 역사상 유례없는 발전의 시대에서 기득권층이 자신의 이득만을 위해 교묘하게 꾸며놓은 것들만 우매하게 받아들이고 살아서는 안된다. 우리에게 맞게 그리고 발전시킬 수 있게 목소리를 내고 우리의 권리를 요구하려면 직접 듣고 생각하고 예측하고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라도 이 책을 꼭 읽어보고 생각보면 좋겠다.




이 책은 북폴리오에서 제공받았습니다.



#미래시나리오 #경제도서 #기술 #산업 #정책 #논술 #논술준비 #면접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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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감정 - 최상위 부자가 돈을 대하는 6가지 태도
이보네 젠 지음, 조율리 옮김 / 다산북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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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직장이란 말은 구전동화가 됐고 이젠 N잡러 시대가 되었다. 두발 편히 뻗을 내 집 마련의 꿈은 점점 멀어지고 물가는 끝을 모르고 치솟는다. 남들이 좋다는 걸 깨작거리기만 한 나에게 한줄기 빛이 될 거란 기대로 책을 펼쳤다. 독일의 자산관리 전문가가 말하는 돈을 대하는 6가지 태도는 과연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


이보네 젠은 자산관리 전문가이자 라이프 코치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재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마음의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돈을 대하는 태도의 문제점을 발견하기만 하면 나머지는 크게 어렵지 않았다고 말한다. 돈을 대하는 6가지 태도 존중/ 공감/ 사랑/ 관심/ 가까워지기/ 실험 정신은 심리학에 바탕을 두고 있다. 돈은 우리 내면을 투영하는 도구일 뿐이다.


마법 같은 비법을 기대했다면 실망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 이면에 숨은 뜻을 알게 되면 나처럼 '유레카'를 외칠 것이다. 나를 내려놓고, 전문가의 코칭을 받아들여야 한다. 왜냐면 우리는 지금까지 뻔하게 들었던 그 무엇도 제대로 하지 못해서 이 책을 펼쳤으니까


뭔가 새로운 비법을 기대하고 이 책을 읽는다면 실망할 수 있다. 나도 그랬다. 여타 다른 재정 관련 책들과는 다른 이야기 예를 들면 돈과 데이트 날짜를 잡으라는 다소 낯간지러운 표현과 성숙한 인간관계에서 사용하는 존중, 공감, 사랑 등 익숙한 단어를 열거한다.



이 책의 핵심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돈을 인간관계와 동일하게 여기라는 것. 우리는 돈을 단지 운과 관련됐거나 나의 의지로는 바꿀 수 없는 동떨어진 존재로 여긴다는 것이다.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 될 수 있는 것은 상호 관계의 이해를 바탕으로 한 배움과 노력이다. 돈도 인간관계와 마찬가지로 상호작용을 하고 우리의 노력을 헛되게 흘려보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돈은 다가갈 수 없는 신성한 존재도 아니고, 많은 돈을 갈망한다고 해서 나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우리는 인간관계에 많은 가치를 둔 사람은 사회적이고 마당발이라며 좋아하지 않는가? 기존과는 다른 시각과 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돈을 버는 한계 없애기에서 내 막연한 어리석음을 마주했다. 말로는 막연히 많이 벌고 싶다고 말하면서 내 능력과 한계를 의심하고 있었다. 그래서 구체적인 목표를 갖지 않았고 외부에서 후려치는 기준에 어쩔 수 없다는 핑계로 만족하고 그 안에서 쥐어짜며 아끼고 있었다.




존중 - 돈은 자신의 가치를 책정하는 객관적인 수단이다.

 연습해보기) 나의 목표

공감 - 두려움, 동정심을 가질 필요 없다. 감정적인 지출을 점검하고 객관화하자.

 연습해보기) 그럼 무슨 일이 생기죠?

 연습해보기) 감정 가계부


사랑 - 나를 사랑하고 존중하려면 친절하게 대해라. 선을 그어 경계를 지켜라.

 연습해보기) 대화법, 경계선 연습

 연습해보기) 마음열기, 사랑 명상

관심- 작은 신호에 민감하게 관심을 갖자. 부족한 감정의 출처를 파악하여 지출을 막자. 새로운 수입 창출을 찾자. 구체적인 목표 세우기

 연습해보기) 벌고 싶은 금액과 내 생각


 연습해보기) 내 관심 분야와 재능

가까워지기 - 현금으로 시각화하여 지출 줄이기. 주변 반응에 휘둘리지 않는 진짜 나를 만나자. 타인과 다름을 받아들이고 기분 따라 돈을 손해 보지 않도록 지출과 관련된 감정의 원인을 찾아 바꿔보자.

 연습해보기) 나에 대한 평가 적어보기

 연습해보기) 나 자신과 친해지기

 연습해보기) 감정 가계부 할 일 목록

실험 정신- 실험과 기어 모델 적용으로 선순환을 만들자. 돈의 흐름을 바꾸고 통장에 이름을 붙여 나눠보자. 3-6개로 통장을 나누어 관리하자. 금전적인 목표를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연습해보기) 기어 모델

 연습해보기) 생각 파악

 연습해보기) 나에게 맞는 통장 나누기

 연습해보기) 돈에 대한 긍정적인 명상



작가는 우리가 돈을 버는 수단을 재능과 연관한 부업 혹은 N잡으로 간단하게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자산을 늘리는 방법을 구체화시키는 것도 시리즈로 내주면 좋겠다. 상세한 재능과 연관한 부업 시작하기와 저축, 주식, 부동산 등등.


아이들에게 공부를 가르치기 전 문해력을 키우기 위해 독서 습관을 잡아주는 것처럼 재무 설계 전에 돈을 대하는 태도와 생각을 바꿔주는 책이다. 작가의 말처럼 선장이 키를 돌리는 것은 쉬워도 다른 목적지에 도착한 배를 원래 목적지로 되돌리는 것은 많은 시간이 걸린다. 책 중간중간 연습할 수 있는 부분이 마련되어 있어서 따로 클래스에 참여하지 않아도 연습할 수 있다. 이미 돈을 벌려는 마음이 있으니 실행을 아주 조금만 노력해 보면 된다.



이 책은 다산북스에서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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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것 아닌 선의 -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가장 작은 방법
이소영 지음 / 어크로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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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부터 난 성선설을 믿지 않는다. 대학교 정치학 수업 때 성선설을 피력하며 군주론이 왜 필요할까 고심하던 내 모습을 떠올리곤 자조적인 웃음을 짓곤 했다. 대신 성악설을 지지하며 가끔 주변 사람들에게 열변을 토하기도 한다. 사회에서 만난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이익과 이기심으로 가득 차 있었고 인연의 끈은 내 마음대로 풀기가 어려워 삶을 더욱 죄어왔다. 코로나 시대로 접어들면서 성악설에 대한 내 신념은 더욱 굳건해지면서 더더욱 냉소적이 되어가고 있었다. 이소영 제주대 교수의 <별것 아닌 선의>를 펼칠 때는 스스로가 조금은 희망적이 될 거란 기대를 품었는지도 모르겠다.


이소영 교수는 제주대에서 사회교육을 가르치면서 경향신문에 칼럼을 기고했다. 좋은 이야기들이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렸고, 한대로 엮어 책으로 나오게 됐다.



<별것 아닌 선의>는 작가가 실제로 겪은 일들을 통해 자신을 성찰하는 관찰 일기 같기도 했다. 본인의 혹은 다른 이의 작은 선의가 도움이 되는 것을 경험하면서 부족하지만 글을 쓰고 이를 통해 작은 선의를 베풀겠다는 작가의 따뜻한 마음이 전해진다. 내가 이 책에 기대한 것이 이런 따뜻한 마음이었다.



이 책은 따뜻하고 슬프다. 사람 사이에 오가는 정이 따뜻하기도 하지만, 작가가 겪어야 했던 현실이 쉽지 않았기에 슬프기도 했다. 학원 알바시절 사려 깊은 교무주임 선생님의 선의는 따뜻했지만 대학을 다니면서 알바를 쉴 수 없는 작가의 현실은 슬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여러 일들을 겪으면서 단단한 내면을 갖고 선의를 베풀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던 것 같다.



고르고 다듬던 조언의 문장들을 버렸다. 대신 밤늦게 불쑥 찾아와 이런 이야기를 해서 죄송하다고 말하는 그 친구에게 "고마워"라고 답했다. 어쩌면 나는 너에게 필요한 조언을 다 못 해줄 테지만, 그런 내게 네 이야기를 들려주어 참말로 고맙다고.

<별것 아닌 선의> 중에서


엄청나게 친하게 지낸 친구는 아니지만 어느 날 우리 집에 놀러와 본인이 겪은 어려움을 털어놓은 적이 있다. 쉽지 않은 이야기를 먼저 털어놓은 친구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아무 거도 없었지만 한참을 울었던 친구는 자신을 추스르고 들어줘서 고맙다고 이야기했다. 갑작스러운 친구의 토로였지만 입이 무거운 나에게 마음을 열었다는 게 고마웠고 지금은 소원해진 친구의 비밀은 내 맘속 깊이 담겨 있다.



이소영 교수가 말하는 별것 아닌 선의는 어두운 사회의 구석에 있는 반딧불이와 같다. 어딘가 청정구역에 존재하긴 하지만 쉽게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존재한다. 그리고 우린 존재한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 작은 빛이 계속해서 생성되고 유지할 수 있게 우리가 노력해야 한다. 이는 경험에서부터 나와야 한다. 내가 작은 선의를 경험하고 인지하고 다시 베풀려고 노력하면 이소영 교수의 칼럼처럼 선순환이 되지 않을까?



학생 때 외국에서 겪은 불편함이 떠올라 지하철역에서 주운 외국인 학생의 지갑을 찾아준 적이 있었다. 지하철역에 맡길 수도 있었으나 학생들이 사는 지역이 아닌 것 같아 직접 학교에 연락했다. 아무리 우리나라가 편리하게 되어 있다고 해도 잃어버린 카드와 학생증을 발급하려면 여간 번거로운 게 아니 걸 알았기 때문이다. 계속해서 감사하다고 인사하는 학생에게 오히려 나중에는 내가 이런 감사를 받아도 되는지 생각이 들 정도였다. 내 선의로 잠시 공부하러 온 외국의 이미지가 좋아지고 유학생의 기억에 좋은 경험이 쌓인다는 것은 어깨가 으쓱해지는 일이긴 했다.




누군가에게 받은 선의를 다른 누군가에게 돌려주자는 어렴풋한 생각을 작가가 구체적으로 적어주어서 좋았다. 사회가 특정한 사람들에게 공감과 선의를 요구하고 있긴 하지만 작은 희망은 있으니까


<별것 아닌 선의>는 사람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다. 글을 써나가는 이수영 교수의 많은 고민과 노력이 엿보인다. 코로나를 겪으면서 사람에 대한 희망과 애정을 잃었는데 이 책을 읽으며 ‘그래 세상은 아직 따뜻하고 살만하구나.’하고 생각이 들었다. 꺼져가던 인류애를 다시 살릴 수 있어 코로나로 무거운 마음을 털어버리기 위해 이 책을 읽어보면 좋겠다.





이 책은 어크로스에서 제공받았습니다.


#별것아닌선의 #이소영 #특별한서평단 #인문학 #추천도서 #따뜻한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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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요테의 놀라운 여행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13
댄 거마인하트 지음, 이나경 옮김 / 놀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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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스쿨버스로 대륙을 가로지르는 열두 살 소녀의 눈물 나는 귀향기


청소년 장편소설이지만 나의 마음을 사로잡은건 '열두 살'과 '대륙을 가로지르는'이었다. 어느 덧 커버린 난 천진난만했던 청소년의 모습을 잊고 있었고, 모험과 여행이 같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인터넷에 단어 하나만 검색해도 경험자의 사진과 글, 동영상까지 완벽하게 미리 알 수 있는 편리한 세상에 길들여져 어릴 적 꿈꾸던 모험은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져버렸다.

<코요테의 놀라운 여행>이라면 그때 내가 가지 못한 여행을 대신 갈 수 있을거란 막연한 기대감이 생겨 첫페이지를 펼쳤다.



<코요테의 놀라운 여행>의 작가인 댄 거마인하트는 부인과 세명의 딸과 함께 청소년 문학을 쓰는 전업작가다. 어느 날 작가의 머리를 스친 우울한 공상으로 이 소설은 시작됐다고 한다. 작가가 생각하는 가족의 소중함을 구석구석 엿볼 수 있다.

<코요테의 놀라운 여행>으로 2019년 아마존 올해의 책 선정, 2019년 미국학부모협회 권장도서 픽션 부문 금메달, 2019년 시빌 어워드 청소년 부분 수상 했다.



웃음과 기대감 그리고 중간 중간 쉼의 시간이 필요한 책이었다. 아이반을 데려올 때는 한껏 숨죽여 읽고, 할머니와 통화로 포플린 스프링스 파크가 사라진다고 할때는 추억의 상자를 포기할지 말지 고민했다. 코요테가 아빠 로데오에게 자신의 결심을 말할 때는 어찌나 울었는지 지금도 눈이 퉁퉁부어 있다. 어른이 되어 여러가지 삶의 경험을 해서 그런지 로데오와 코요테의 마음을 둘 다 느낄 수 있었다. 코요테 가족 뿐만 아니라 레스터의 사랑고민과 살바도르 가족의 고민까지 모두 삶에서 조금씩은 경험한 부분이다. 아이반을 여행의 동반자로 들이는 과정까지 모두. 그래서 더 깊이 빠져들어 읽었다.




책을 좋아하는 저자는 책관련 요소를 구석구석에 넣었다. 로데오와 코요테는 책읽기를 좋아해서 스쿨버스 안에 서재를 만들고, 차를 태워주는 테스트 질문에 가장 좋아하는 책을 물어본다. 등장인물의 이름을 좋아하는 책과 연관짓고, 코요테는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살바도르에게 추천한다. 그리고 살바도르는 달리는 차 안에서도 그 책을 읽는다. 아마도 작가가 생각하는 책이란 삶과 밀접해서 그저 삶의 한 부분으로 보여주고 싶었나보다.






책을 읽다보면 어린아이지만 조금은 어른스럽고 사려깊은 코요테에게 빠져들게 된다. 편의점에서 슬러시를 먹고싶어하는 아이에게 슬러시를 사준다거나 레스터에게 태미를 사랑하는 레스터만의 이유를 묻는 부분, 살바도르가 엄마앞에서 연주할 수 있게 몰래 공연장을 빌리는 부분은 어른도 선뜻 생각하기 힘든 부분이다. 모두 다른 사람을 위해 하는 행동을 실제로 옮긴 것이다. 작게 크게 사람에게서 상처받고 마음의 문을 아주 좁게 닫아버린 나에겐 무척이나 순수한 어린아이의 모습으로 기억된다.






책을 읽다보면 어른인 난 있는 그대로 읽을 수가 없는 딜레마에 빠진다. 한순간에 3명의 가족을 잃은 코요테와 로데오의 슬픔이 너무 크고 그걸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예거(스쿨버스)를 타고 5년동안 초등학교 나이의 아이를 데리고 정처없이 여행하는 것이 맞을까, 가정폭력범인 남편을 떠나 살바도를 데리고 떠난 에스페란사가 겪는 취업난, 아직 성인이 되지도 않은 벨에게 성정체성과 가족을 저울질 하는 부모 등 조금은 과한 듯한 설정에 의문을 갖게 된다.

한편으론 내가 지금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 것을 외면하고 싶어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내가 청소년기 때 겪었던 문제보다 지금의 청소년들은 더 많은 그리고 무거운 현실을 감당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삶의 문제를 좀 더 단순화해서 바라보기 위해 <코요테의 놀라운 여행>을 어른들이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 우리의 삶은 문제를 안고 살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코요테처럼 단순하게 생각하고 도움이 필요한 다른 사람에게는 순수하게 베풀 필요가 있다. 열세살 아이에겐 아빠가 필요하고 엄마와 자매의 추억의 상자가 잊어야할 과거가 아니라 현재 내가 필요한 추억임을 당차게 말하는 코요테 처럼 우리의 필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인정해야 한다.



또한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받아 들이고 가족의 중요성을 알면 좋겠다. 도전에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힘을 주는 건 언제나 나를 사랑하고 지지해줄 가족이다. 형태가 어떻게 됐는진 상관없다. 회색 줄무늬 고양이 한마리 일수도 있고, 음악을 진짜 진짜 좋아하는 가난한 남자 친구일 수도 있다. 일자를 찾는 엄마 한 분일 수도 있고, 나이가 지긋한 할머니 한 분일 수도 있다. 스쿨버스를 모는 괴짜 히피 아빠일 수도 있다. 중요한건 항상 그자리에 나를 작은새라고 불러줄 가족이 있다는 것이다. 코요테의 스쿨버스는 하나의 공동체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여러 다양한 가족이 모여 서로를 위해 베푸는 곳이다. 우리 사회도 그런 작은 스쿨버스가 모여 좀 더 따뜻하고 믿을 수 있고 이해할 수 있는 곳이 되면 좋겠다.





#코요테의놀라운여행 #청소년도서 #소설추천 #청소년소설 #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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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위한 노래
메리 올리버 지음, 민승남 옮김 / 창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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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믿음이 깊어졌다가,

믿음을 잃었다가,

다시 어려움에 처하면 그것을 되찾기도 하지.

...(생략)

우리는, 그야말로 갈팡질팡.

흔들림이 없다는 건 아무래도

우리보다는 개에 대한 말인 것 같다.

그건 우리가 그토록 개를 사랑하는 이유이기도 하지.


메리 올리버 <우리는 어떻고, 그들은 어떤가> 중에서



잠시 외출하고 돌아와도 며칠은 못 봤단 듯이 꼬리치며 반겨준다.

단 한 번도 피곤한다고, 아침에 했으니까 오후엔 건너뛰자며 반겨주지 않은 적이 없다.

매번 매 순간마다 최선을 다해서 반가움을 내비친다.

개는 우리에게 흔들림 없는 믿음을 갖고 있다.


메리 올리버는 흔들림 없는 믿음을 가진 털북숭이 친구들과의 함께한 삶을 아름다운 시로 담아냈다. 자연에서 영감을 얻는 작가 메리 올리버는 1984년 <미국의 원시 (American Primitive)>로 퓰리처상을 받았다. (퓰리처상은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보도, 음악, 문학상이다.)



시와 짧은 수필이 담긴 <개를 위한 노래>에는 여러 마리의 개의 이름이 나온다. 루크, 벤저민, 퍼시, 리키, 베어 등 메리 올리버와 함께 시간을 보낸 친구들이다.


유기견인 세미를 입양하게 된 재밌는 이야기가 가슴을 따뜻하게 울렸다. 동물보호소 직원의 재치 있는 입양 권유와 동네 주민들이 합심해서 자유로운 세미를 보호해 주고 집으로 돌려보내는 이야기. 세미를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이 아름다웠다.


표지와 같이 펜촉으로 그린 삽화가 중간중간 삽입돼 있어 메리 올리버가 사랑한 개들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차분하면서도 사랑스러운 눈빛이 담겨있는 삽화에선 요즘과는 다른 예전 느낌과 미국에서 자라는 중대형견의 자유가 베어 있다.


나에게도 사랑스러운 반려견이 함께 있기 때문에 시를 읽으면서 개를 사랑하는 메리 올리버의 마음이 어떤지 조금은 알 수 있었다. 사람의 언어로는 통하지 않지만 우리는 매일 대화를 한다. 기쁨과 두려움을 나누고 서로를 응시하며 가장 신뢰하기도 한다. 대화하는 듯이 표현한 구절에서는 그 마음을 알 수 있어 눈시울이 붉어졌다.



얼마 전에 일이다. 나의 반려견과 산책을 나갔는데 개가 짖는다고 견주인 나에게 상스러운 욕을 한 아저씨를 보며 분을 삭인 적이 있다. 사람이 말을 하듯 개들은 짖기 마련인데 이해하지 못하고 조용해야 하는 물건 취급을 한 것이다. 들끓는 화가 사그라지고 나서는 그 아저씨를 포함한 반려견을 모르는 무지한 사람들이 안타깝게 생각됐다.


메리 올리버는 개는 '소유'하는 게 아니라고 한다. 어느 순간 내가 잊고 있던 부분이다. 같이 살면서 나의 반려견을 계속해서 소유하려 했다. 내가 원하는 방식에 맞추어 이 아이를 바꾸려고 했다. 반려견이 사람과 함께 사는 훈련은 결국 사람이 변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작가는 개들에게 뛰어놀 수 있는 자유와 해변에서 물장구치며 뒹굴 수 있는 기쁨을 주었다. 반면에 난  반려견에게는 내 욕심으로 많은 행동의 제약을 주고 있는 것이 미안했다.



메리 올리버의 아름다운 개를 위한 마음을 담은 글귀를 이해하지 못하는 아니, 이해할 수 없는 나에게 욕을 한 아저씨와 같은 사람들이 많아질까 봐 두렵다. 반려견과 함께하는 기쁨을 모르고, 동물을 사랑할 줄 모르며,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고, 함께 사는 삶을 위해 노력할 줄 모르는 사람들.

메리 올리버는 자유로운 개와 공존하는 삶을 사랑했다. 자유롭게 노는 개를 보호해주고, 짖는 개에게 말을 건내며, 마당에, 들판에, 바다에 목줄 없이 마음껏 뛰어 놀게 하는 견주가 많아지면 좋겠다.








미디어창비에서 책을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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