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는 뇌 - 인간이 음악과 함께 진화해온 방식
대니얼 J. 레비틴 지음, 김성훈 옮김 / 와이즈베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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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are the lovesick girls 이 아픔 없인 난 아무 의미가 없어


- 블랙핑크 <러브식 걸스> 중에서




미국의 인기 애니메이션 심슨(Ths Simpsons)에 한국 대중가요가 등장해 화재였다. 언어의 장벽을 넘어 많은 사람이 음악이 주는 즐거움을 공감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다른 언어의 노래를 듣고 즐길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간은 왜 노래를 좋아할까?


인지심리학자이자 신경과학자인 대니얼 래비틴은 <노래하는 뇌>에서 이 비밀을 밝혔다.






저자인 대니얼 레비틴은 프로듀서이자 음향 엔지니어 출신의 인지심리학자이자 신경과학자다. <정리하는 뇌>, <음악인류>를 출간했고 이전 저서인 <석세스 에이징>을 흥미롭게 읽었기에 이번 신간도 기대됐다.




일반적인 인지심리학자나 신경과학자가 인류 진화 특히나 뇌의 진화를 말했다면 그다지 궁금함을 유발하지 못했을 것이다. 전문 프로듀서겸 음향 엔지니어로 일했던 사람이 과학자가 되어 기존에 자신이 체득했던 음악적 연관성을 과학적 체계에 맞게 풀어냈기에 신뢰할 수 있었다.




책을 읽으며 신기했던 것은 '우리는 왜 노래를 좋아할까?'라는 질문의 답을 제시하는게 아니였다. 노래의 이점을 이용하기 위한 방향으로 선택 진화 했다는 것이다. (저자의 주장이 정답이 아니라 진화에 관련한 한 이론을 제시했다고 봐야한다.)




인류는 산업혁명 이후 300년이 안된 시간 동안 비약적인 발전을 한 것을 제외하곤 오랜 시간동안 아주 천천히 변화하고 발전하고 진화했다. 인간이 컴퓨터와 스마트 폰을 썼던 시간은 수렵채집을 해왔던 시간에 비하면 아주 찰나의 시간에 지나지 않는다는걸 명심해야 한다. 생존에 필요한 모든 것에 진화의 촛점이 맞춰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 '노래하는 뇌'는 살아남기 유리하기에 자연선택됐다고 주장한다.






1장 인류와 노래를 제외하고 2장부터 우정, 기쁨, 위로, 지식, 종교, 사랑이라는 6가지 범주에서 인류가 노래를 할 수밖에 없는 이유와 노래를 하면서 어떻게 진화했는지 풀어낸다. 다양한 범주에서 매일같이 노래를 사용하고 접하고 있었는데 왜 인지하지 못했을까 하는 의문점도 떠올랐고 이 모든 진화의 산물이 나라는 인간이란 것도 신기했다.




나이를 먹으면서 새로운 노래를 듣기보다 예전에 듣던 음악이 떠올라 찾아 듣는 일이 잦아졌다. 음악을 듣던 당시의 추억이 떠오르기도 했고 귀에 익숙해서 피곤한 삶에서 잠시나마 편안함을 느끼고 싶었던 것 같다. 이전에는 생각없이 흥얼거리던 가사가 어느 날 신이 내려준 계시처럼 가슴을 울릴 때도 있었다. 직설적인 가사에 웃기도 하고 함축적이고 중의적인 가사에 감동받기도 했다. 나를 들었다 놨다하는 4분도 안되는 노래 한 곡 안에는 388쪽이나 되는 방대한 과학적 근거가 담겨 있다는게 놀라웠다.




기쁨의 노래를 부르며 환호하고 뛰어오르고 스트레를 푸는 것이 생존에 유리하게 적용되고, 음악이 들리면 우리가 발이나 손가락을 까딱거리는 이유는 우리에게 독이 될 수 있는 과잉 에너지를 운동에너지로 태워 없앤다니 우리가 괜히 들썩거리며 춤을 추는게 아니었다.




<노래하는 뇌>는 86세의 나이로 전자 피아노를 배우신 할머니 이야기나 저자 본인이 팬케이크 가게에서 아르바이트하면서 겪은 일 등 예시를 들어 과학적 주장을 쉽게 설명해서 좋았다. 팬케이크 가게 동료인 에디가 머핀을 주는 이야기는 완전이 내 개그코드다! ㅋㅋ






조금 아쉬운 점은 아무래도 국적이 다른 저자가 본인에게 익숙하고 잘 아는 노래를 예시로 들어서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 (일일이 노래를 찾아 듣기에는 굉장히 많은 노래가 나와서 쉽지 않았다.) 가사가 갖는 운율감이나 다음 가사를 유추한다던가 하는 부분은 한계가 있어 대략적인 느낌만 이해하고 넘어갔다. 미국에서 2008년에 나온 책을 뒤늦게 한국에서 출간한 이유를 짐작해 볼 수 있는 부분이었다. 마지막 장인 '사랑의 노래'에는 사랑보다는 진화에 관한 이야기의 비중이 더 높았다. 앞에 5가지 범주에서 이미 설명한 내용과 많이 겹치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노래하는 것이 인간에게 더 이롭기 때문에 진화했다는 주장도 일리가 있으나 음치나 박치인 사람의 유전자가 도태되지 않고 지금까지 이어져온 것을 그저 돌연변이일까 하는 궁금증도 생겼다. 인간 창조와 진화의 정답은 창조주만이 알고 있겠지. 모든 연구와 주장이 절대적이라는 생각은 버리고 이런 다양한 이론과 인간을 이해하기 위한 또 하나의 시도로 받아 들여야겠다. 알면 알 수록 재밌는 뇌과학 이야기다.








#우정의노래


감정이 우리를 움직이게 만드는 것에 대해서 움직임 또한 우리에게 감정을 유발할 수 있다. 중립적인 관찰자의 입장에서 보면 동기화된 춤은 참가자들 사이의 긴밀한 관계가 나은 결과로 보인다. 반면 참가자 자신의 입장에서 보면 처음 춤과 노래를 시작할 때는 그렇지 않을지 몰라도 보통 끝에 가서는 강력한 공감과 보살피려는 마음, 그리고 애정이 생겨난다.

P. 75






#기쁨의노래


음악이 신경화학물질을 분비하게 하여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역할도 했다고 주장한다. 음악을 들으면서 다음에 나올 음을 예상하는 추상적 사고를 하면서 예측을 성공했을 때 생존 적합도를 올릴 수 있었고 도파민이 분비됐을 수 있다는 것이다. 마치 여러 가능성 중에 생존할 수 있는 가능성을 맞춘 것과 동일하게 말이다.





#위로의노래


나는 바람피우고 배신했던 여자의 이야기를 노래 가사를 통해 떠올리는 것이 뭐가 좋다고 사람들이 행복한 기분을 느끼는지 궁금해졌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한다는 사실에서 위로를 얻는 듯 보였다. 공통의 경험 속에서 동지애를 느끼는 것이다.

P.154



슬플 때는 많은 사람이 슬픈 음악을 듣는다. 왜 그럴까? 언뜻 생각하면 슬픈 사람은 행복한 음악을 들어야 기분이 좋아질 것 같은데 말이다. 하지만 연구를 보면 그렇지 않았다. 마음을 진정시키는 호르몬인 프로락틴은 슬플 때 분비된다. 슬픔의 감정이 존재하는 데는 진화적인 이유가 있다. 슬픔은 에너지를 보존하고 정신적 상처를 준 사건 이후로 일의 우선순위를 재점검할 수 있게 도와준다.

P. 171





#지식의노래


내 생각에는 음악, 특히 우리가 일반적으로 노래하면 떠올리는 율동적이고 패턴화된 음악이 지식, 사회 전체가 알아야 할 핵심 공통 정보, 그리고 부모가 아이들에게 전하고 아이들도 쉽게 암기할 수 있는 가르침을 부호화할 막강한 기억법을 제공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P.182



지식은 감정이다. 어떤 사람은 과학은 그냥 과학일 뿐이라 말한다. 그저 감정과 보살핌의 영역 밖에 존재하는, 사실과 측정치의 집합체일 뿐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세상에는 기억하고, 기록해서 다른 사람에게 전달할 수 있는 사실이 수백만, 아니 무한히 많이 존재한다. 우리는 그중에 무엇을 중요하기 여겨 기록할지 선택해야 한다. 그리고 그런 판단에는 감정이 개입한다.

P. 235






#종교의노래


따라서 내 사고방식에 따르면 의례의 노래와 종교의 노래는 특정 시간 및 사건과 결합되어 있고, 특정한 영적 활동에 함께하여 그 활동을 안내하고, 신성하게 만드는 목적을 띤다.

P. 257



다양한 동물이 다양한 경우에서 노래를 이용하지만 외로움, 사랑, 영적인 갈망 등의 노래를 만들고 노래하는 동물은 관찰된 적이 없다.

P. 276



**따라서 음악은 기억과 정보를 전달하는 대단히 효율적인 시스템이다. 우리가 음악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 자체가 아름답기 때문이 아니다. 음악을 잘 활용했던 초기 인류가 살아남아 자손을 남기는 데 가장 성공적이었기 때문에 음악을 아름답다고 여기는 것이다.

P.281




종교적인 음악이 인간 본성의 형성에서 담당해온 마지막 두 가지 중요한 역할은 반복적인 행동을 하려는 동기를 부여하는 것, 그리고 심리학자들이 말하는 완결성 효과를 가져오는 것이다. 완결을 달성하면 무언가에 집착하고, 알 수 없는 것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고, 당장 통제할 수도 없는 것에 자꾸만 매달리는 인간적인 경향이 완화된다.

P.282




노래를 부르는 가장 큰 이유는 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 노래하는 사람을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P. 285






#사랑의노래


이렇듯 낭만적인 사랑을 추구하는 성향이 생겨난 역사적 밑바탕에는 다른 사람과 강력한 협력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능력이 자리 잡고 있다. 이것은 분명한 진화적 이점이 있다.

P. 295



하지만 다른 사람, 집단, 이상을 향한 사심 없는 포괄적 헌신이라는 넓은 의미에서 생각하면 사랑은 문명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주춧돌이다. 우리가 수렵채집인이나 유목민으로서 살아남는 데는 중요하지 않았을지 모르나 우리가 인간의 본성이라 여기는 오늘날의 사회를 확립하는 데는 필수적이었을 것이다.

P. 304




정직한 신호 가설은 사랑과 특히나 관련이 깊다. 사랑의 노래가 우리의 마음을 그렇게 뒤흔드는 이유도 이것으로 설명할 수 있을지 모른다.

P.335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노래하는뇌 #대니얼레비틴 #와이즈베리 #정리하는뇌 #뇌과학 #석세스에이징 #과학도서 #인문도서 #책추천 #인문도서추천 #과학도서추천 #Daniellevitin #Theworldinsixsongs



이렇듯 낭만적인 사랑을 추구하는 성향이 생겨난 역사적 밑바탕에는 다른 사람과 강력한 협력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능력이 자리 잡고 있다. 이것은 분명한 진화적 이점이 있다. - P295

노래를 부르는 가장 큰 이유는 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 노래하는 사람을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 P285

따라서 음악은 기억과 정보를 전달하는 대단히 효율적인 시스템이다. 우리가 음악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 자체가 아름답기 때문이 아니다. 음악을 잘 활용했던 초기 인류가 살아남아 자손을 남기는 데 가장 성공적이었기 때문에 음악을 아름답다고 여기는 것이다. - P281

다양한 동물이 다양한 경우에서 노래를 이용하지만 외로움, 사랑, 영적인 갈망 등의 노래를 만들고 노래하는 동물은 관찰된 적이 없다. - P276

지식은 감정이다. 어떤 사람은 과학은 그냥 과학일 뿐이라 말한다. 그저 감정과 보살핌의 영역 밖에 존재하는, 사실과 측정치의 집합체일 뿐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세상에는 기억하고, 기록해서 다른 사람에게 전달할 수 있는 사실이 수백만, 아니 무한히 많이 존재한다. 우리는 그중에 무엇을 중요하기 여겨 기록할지 선택해야 한다. 그리고 그런 판단에는 감정이 개입한다. - P235

내 생각에는 음악, 특히 우리가 일반적으로 노래하면 떠올리는 율동적이고 패턴화된 음악이 지식, 사회 전체가 알아야 할 핵심 공통 정보, 그리고 부모가 아이들에게 전하고 아이들도 쉽게 암기할 수 있는 가르침을 부호화할 막강한 기억법을 제공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 P182

슬플 때는 많은 사람이 슬픈 음악을 듣는다. 왜 그럴까? 언뜻 생각하면 슬픈 사람은 행복한 음악을 들어야 기분이 좋아질 것 같은데 말이다. 하지만 연구를 보면 그렇지 않았다. 마음을 진정시키는 호르몬인 프로락틴은 슬플 때 분비된다. 슬픔의 감정이 존재하는 데는 진화적인 이유가 있다. 슬픔은 에너지를 보존하고 정신적 상처를 준 사건 이후로 일의 우선순위를 재점검할 수 있게 도와준다. - P171

감정이 우리를 움직이게 만드는 것에 대해서 움직임 또한 우리에게 감정을 유발할 수 있다. 중립적인 관찰자의 입장에서 보면 동기화된 춤은 참가자들 사이의 긴밀한 관계가 나은 결과로 보인다. 반면 참가자 자신의 입장에서 보면 처음 춤과 노래를 시작할 때는 그렇지 않을지 몰라도 보통 끝에 가서는 강력한 공감과 보살피려는 마음, 그리고 애정이 생겨난다. - P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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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거 앨런 포 단편선 윌북 클래식 호러 컬렉션
에드거 앨런 포 지음, 황소연 옮김 / 윌북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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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을 기다린 윌북의 호러컬렉션이 드디어 출간됐다.


무더운 여름 등골을 서늘하게 만들어 줄 컬렉션이 나와주길 고대했는데 온몸을 꽁꽁 얼리는 추운 겨울을 맞이해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냈다. 첫사랑 컬렉션도 한눈에 보고 반했는데 호러컬렉션은 더더욱 아름답다.





예쁜 표지도 한몫하지만 오랜 시간 사랑받는 클래식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번역이라 생각한다. 원문의 뜻을 가장 적합하게 모국어로 전달하는 번역이야말로 사랑받는 작품을 제대로 경험할 수 있는 가장 훌륭한 통로인 것이다. 차별 없는 번역과 올바른 표현을 지향하는 윌북 출판사를 사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호러컬렉션은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 브램 스토커의 <드라큘라>, 에드거 앨런 포의 <에드거 앨런 포 단편선> 이렇게 세 권이다. 오싹한 제목과 더불어 공포물을 못 보는 나이기에 주저함이 좀 생기긴 했지만 오랜 시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작품이 어떤 건지 알고 싶었다. 이 중에서도 추리 소설의 시초로 자주 언급되기도 하고 공포 문학의 선구자인 에드거 앨러 포의 작품인 <에드거 앨런 포 단편선>을 골라 보았다.










에드거 앨러 포의 <에드거 앨런 포 단편선>은 무서우면서 아름다웠다. 기괴하고 매혹적이었으며 쓸쓸하고 차가웠다.


대부분의 작품이 실제와 상상의 경계선에 있는 회색빛 죽음을 서술했고, 인간 본성 안에 깊이 자리 잡은 욕망을 꺼내 마구잡이로 펼쳐 놓은 것 같았다. <에드거 앨런 포 단편선>의 첫 단편 작품인 '어셔가의 몰락'을 읽었을 때는 당혹스러움에 마지막 부분을 두세 번 정도 다시 읽었다. 내가 이해한 게 맞는지 확인하는데 정말로 집이 무너져 내릴 줄이야! 제목부터 매력적인 '검은 고양이'에선 내면의 광기와 동시에 갖는 두려움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안으로 와락 불어닥친 돌풍 때문에 우리는 날아갈 지경이었다. 폭풍이 몰아치는데도 너무나 공포스러우면서도 아름답다는 점에서 그야말로 이상하게 기이한 밤이었다.


P.30 ㅣ 어셔가의 몰락




그 대목에서 나는 순전히 객기로 손에 쥐고 있던 지팡이로 벽을, 사랑하는 아내의 시체가 세워진 지점을 세차게 두드렸다. 그래도 신은 마왕의 송곳니에서 나를 보호하고 지켜주시겠지 하고서!


P.105 l 검은 고양이







에드거 앨런 포의 작품은 일반적인 사건의 진행이나 사고를 따르지 않았다. 사랑과 애정의 표현이 상대방을 죽음에 몰아넣거나 신체의 일부를 소유하고픈 기괴한 욕망으로 표현하거나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는 기괴한 일이 일어난다. 글 안에서 일어나는 초자연적인 현상에서 우리는 두려움을 느끼고 죽음을 상상하게 된다.









에드거의 작품 속에서는 죽은 시신이 관에서 깨어나 나오는 내용이 많다. 사랑하는 사람이 어딘가에서 살아 있을 거란 말도 안 되는 생각을 누구나 하는데 에드거도 이 생각을 많이 했나 보다. 더불어 관 안에 뉜 자신을 상상했나 보다. 정신을 잃고 좁고 어두운 관 안에서 깨어나 살려고 몸부림칠 때 밀려오는 두려움. '때 이른 매장'에선 매장한 관 안에서 살아 나올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기도 한다. 마치 이런 종류의 죽음을 수도 없이 많이 생각한 것처럼 느껴진다.




'미라와의 대화'에서부터는 에드거의 글의 깊이가 깊어졌다고 느껴졌다. 저자의 박식함과 다양한 주제에 관심이 있음이 느껴지고 독자인 나도 에드거의 슬픔에 글이 주는 공포에 익숙해졌음을 느꼈다. 죽음을 '잠드는 것'으로 그러나 세상이 내는 소리를 다 귀담아듣고 있을 수 있는 '침묵의 시간'으로 묘사하였다. 작가에게 죽음이란 더 이상 두려운 존재가 아니고 그 너머에 무언가 있음을 알게 된 것 같았다.




어른이 되어 읽은 에드거 앨런 포의 작품을 읽어 참 다행이다. 어릴 적에 읽었다면 글이 주는 공포감에 검정고양이조차 쓰다듬지 못했을 것 같다는 상상을 했다. 단순한 글 너머에 있는 작가의 생각은 어떤 것일지 어떤 삶을 살고 어떤 생각을 했는지 생각할 수 있는 어른 독자이기에 '윌리엄 윌슨' 작품도 곱씹어 볼 수 있다. 이름도 외모도 똑같은 동급생은 내 안의 다른 자아일 것이다. '리지아'와 '베르니스'는 사랑했던 그러나 나와 같은 생각을 갖지 않은 상대였을 수도 있다. '붉은 죽음의 가면극'은 마치 아라비안나이트 같은 이국적인 느낌을 주었다. 그 안에 색이 다른 붉은 창은 피로 얼룩진 사건을 암시하는 듯했고, '절룩 개구리'에선 복수의 기회를 잡은 이방 노예에게 연민이 느껴졌다. 작가는 글 속에서 자유로웠다. 가장 큰 두려움인 죽음과도 마주했고 살인도 마주했다. 고대의 지식을 직접 들었고 누군가의 뒤를 쫓기도 했다.




19세기 초 급변하는 사회와 발전하는 과학이 에드거의 글 곳곳에 묻어 나온다. 골상학과 고고학을 담고 있으며 북유럽의 어부와 중동의 이국적인 건축양식뿐만 아니라 유대인에 대한 일종의 선입견도 그대로 글에 드러난다. 200여 년 전 글을 읽고 바로 이해할 수 있을 만큼 번역이 잘 되었단 말이기도 하다. 자연스럽게 읽혀서 금세 글에 빠져들 곤 에드거 특유의 으스스한 분위기에 팔과 등골이 오싹해진다.





기상이변으로 별장에서 공포 소설을 읽었던 메리 셸리와 바이런처럼 이례적인 한파에 따뜻한 집에 머물며 윌북의 호러컬렉션을 읽어 보는 건 어떨까.







나와 이름이 같은 그 녀석은 거드름을 떨지 않고 조용히 위엄을 풍기는 성격이라 아킬레우스의 발뒤꿈치 같은 약점은커녕 그저 장난의 통렬함을 즐길 뿐 조롱거리가 되는 법이 없었다.


P.68 ㅣ윌리엄 윌슨




애석하게도 인간의 양심은 종종 무덤에 들어가야만 풀리는 천 근 같은 짐을 짊어지곤 한다. 그렇기에 모든 죄악의 본질은 새어 나가지 않는다.


P.107 l 군중 속의 남자




허풍으로 드릴지 모르겠지만...... 이건 진심으로 드리는 말씀입니다...... 이런 식으로 죽는다면 참으로 장엄하겠구나, 하느님의 힘이 드러난 그 경이로운 광경 앞에 서서 시시하게 내 살 궁리나 하고 참으로 어리석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지요.


P.141 l 소용돌이 속으로의 하강




아내는 감정 기복이 심한 나를 두려워했다. 게다가 나를 피하기만 하는데 어찌 날 사랑하지 않는다는 걸 몰랐겠는가. 하지만 나는 그것이 기쁘기만 했다. 인간이 아니라 악마의 증오심을 가지고 아내를 혐오했기 때문이다.


P.222 l 리지아








출판사에서 책으로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에드거앨런포 #에드거앨런포단편선 #윌북 #호러컬렉션 #클클단 #클클단2기 #윌북클클단 #책추천 #북로거 #호러책추천 #윌북 #공포소설


안으로 와락 불어닥친 돌풍 때문에 우리는 날아갈 지경이었다. 폭풍이 몰아치는데도 너무나 공포스러우면서도 아름답다는 점에서 그야말로 이상하게 기이한 밤이었다. - P30

그 대목에서 나는 순전히 객기로 손에 쥐고 있던 지팡이로 벽을, 사랑하는 아내의 시체가 세워진 지점을 세차게 두드렸다. 그래도 신은 마왕의 송곳니에서 나를 보호하고 지켜주시겠지 하고서! - P105

나와 이름이 같은 그 녀석은 거드름을 떨지 않고 조용히 위엄을 풍기는 성격이라 아킬레우스의 발뒤꿈치 같은 약점은커녕 그저 장난의 통렬함을 즐길 뿐 조롱거리가 되는 법이 없었다. - P68

애석하게도 인간의 양심은 종종 무덤에 들어가야만 풀리는 천 근 같은 짐을 짊어지곤 한다. 그렇기에 모든 죄악의 본질은 새어 나가지 않는다. - P107

허풍으로 드릴지 모르겠지만...... 이건 진심으로 드리는 말씀입니다...... 이런 식으로 죽는다면 참으로 장엄하겠구나, 하느님의 힘이 드러난 그 경이로운 광경 앞에 서서 시시하게 내 살 궁리나 하고 참으로 어리석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지요. - P141

아내는 감정 기복이 심한 나를 두려워했다. 게다가 나를 피하기만 하는데 어찌 날 사랑하지 않는다는 걸 몰랐겠는가. 하지만 나는 그것이 기쁘기만 했다. 인간이 아니라 악마의 증오심을 가지고 아내를 혐오했기 때문이다. - P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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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 뇌 - 인간이 음악과 함께 진화해온 방식
대니얼 J. 레비틴 지음, 김성훈 옮김 / 와이즈베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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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만 봐도 흥미로워요! 같이 노래하고 응원하고 하나가 돠는대 어떤 비밀이 숨겨 있는지 알려준다니 빨리 책으로 읽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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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를 여행하는 수렵채집인을 위한 안내서 - 지나치게 새롭고 지나치게 불안한
헤더 헤잉.브렛 웨인스타인 지음, 김한영 옮김, 이정모 감수 / 와이즈베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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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진화생물학자 부부가 말하는 더 나은 삶을 위한 진화생물학을 바탕으로 한 삶의 방향을 안내하는 책이다.




헤더 헤잉과 브렛 웨인스타인은 진화생물학자로서 연구를 하면서 부부간에 대화를 하면서 발견하고 깨달았던 걸 정리해 책으로 냈다. 자녀를 양육하면서 고민했던 문제부터 성선택까지 다양한 분야를 진화론적 시각에서 인간 본성을 기준으로 해답을 찾아본 것이다.







인류의 역사 전체를 놓고 봤을 때 수많은 문명의 이기를 활용한 삶은 최근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는 가늠할 수 없는 아주 오랜 시간을 살아온 과거를 간과하고 있다.






흥미로웠던건 새로운 용어 WEIRD의 등장 이다. 그리고 이 용어로 책이 이미 출간 됐다. (Western 서구의 Educated 교육 수준이 높은 Intustralized 산업화된 Rich 부유한 Democratic 민주주의 국가의 앞글자만 따서 만든 용어) 이렇게 대상을 좀 더 세분화 해서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관련 책도 궁금해졌다.



저자는 진화생물학자이면서 두 아이를 기르는 부모이기에 실질적으로 경험한 것이 많다. 저자는 여러곳으로 연구를 하면서 가족과 함께 다녔기에 자연에서 적응하고 살아가는 자녀의 모습을 직접 보고 자신들이 연구하는 것에 접목시켰다. 자신들이 연구하는 대상과 아이들을 비교하면서 공통점을 찾아내면서 이야기하는 부분이 흥미로웠다.








각 챕터 마지막에 '더 나은 삶을 위한 접근법'이 있다. 안내서란 제목에 매우 부합하는 부분이다. 인류 역사 이해를 바탕으로 우리가 간과한 부분을 짚어주고 있다.



이 책이 궁극적으로 말하고자하는 바는 예전부터 내려오는 이야기에는 이유가 있고 최근에 겪었던 것이 전체적으로 옳은 것은 아니라는 거시적인 시각을 가지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오랜 시간 해가 뜨고 지는 것에 맞춰 살던 사람이 전기와 전구의 발명으로 밤 늦게까지 인공태양을 바라보고 살면 제대로된 숙면을 할 수 없고, 놀이를 통해 사회적 규범과 규칙을 배우는 어린아이들에게 한정된 공간에서 사람이 아닌 대상과 상호작용하라고 하면 자폐진단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짧은 시간 급격하게 발전된 시대에 살면서 근시안적인 태도로 삶을 바라보고 있다. 사람의 몸을 레고처럼 조립할 수 있다고 믿게 됐고, 사회는 게임처럼 조작 가능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저자는 우리 생각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유기적인 존재란 것을 먼저 인식하고 믿음을 가지라고 말한다. 인류가 지금껏 해온것 처럼 앞으로도 해 나갈수 있다는 믿음 말이다.




가볍고 재밌는 책이라곤 말할 수 없다. 쉽게 말해주지 않고 생소한 동식물의 이름과 용어가 나와서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큰 맥락을 이해하는 차원에서 읽어볼만한 책이다.









기본적인 집단의식 - 예를 들어 한 무리의 늑대들이 협력해서 사냥할 때 공유하는 의식 - 조차도 엄청난 이득을 가져온다. 사자들도 무리를 이뤘을 땐 자부심이 개체의 총합보다 훨씬 크다. 집단의식이야말로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진화의 획기적 산물이자 인지적 창발성의 원천인다.

P. 38




현대에 우리가 몸을 어떻게 인식하는가는 우리가 음식을 인식하는 방식에 스며 있다. 우리 몸은 기계고, 그래서 조작하면 쉽게 복종시킬 수 있다는 생각이 음식 문화부터 섭식 장애에 이르기까지 모든 곳에서 작동한다.

P. 130




남성과 여성은 상호 보완적이며, 둘 사이에는 건강하고 본능적인 긴장감이 존재한다.

P. 227



동물은 아동기를 거치면서 환경에 대해 배운다. 따라서 아이들에게서 아동기를 빼앗으면 - 아이들의 놀이를 짜주고 시간을 정해둠으로써, 아이들을 위험과 탐험으로부터 과보호함으로써, 갖가지 화면과 알고리즘 및 안정제로 아이들을 통제하고 진정시킴으로써 - 분명 아이들은 성인이 되었을 때 그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할 것이다.

P. 246



오늘날 자폐스펙트럼 진단이 급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가 추정하기에 이 문제는, 살아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살아 있지 않은 생명체들이 나오는 화면을 아이들이 넋을 잃고 바라보면서 자라는 현상과 관련 있다.

P. 260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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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우리가 몸을 어떻게 인식하는가는 우리가 음식을 인식하는 방식에 스며 있다. 우리 몸은 기계고, 그래서 조작하면 쉽게 복종시킬 수 있다는 생각이 음식 문화부터 섭식 장애에 이르기까지 모든 곳에서 작동한다. - P130

동물은 아동기를 거치면서 환경에 대해 배운다. 따라서 아이들에게서 아동기를 빼앗으면 - 아이들의 놀이를 짜주고 시간을 정해둠으로써, 아이들을 위험과 탐험으로부터 과보호함으로써, 갖가지 화면과 알고리즘 및 안정제로 아이들을 통제하고 진정시킴으로써 - 분명 아이들은 성인이 되었을 때 그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할 것이다. - P246

오늘날 자폐스펙트럼 진단이 급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가 추정하기에 이 문제는, 살아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살아 있지 않은 생명체들이 나오는 화면을 아이들이 넋을 잃고 바라보면서 자라는 현상과 관련 있다. - P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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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부당합니다 - Z세대 공정의 기준에 대한 탐구
임홍택 지음 / 와이즈베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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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 Z 세대가 생각하는 부당한 현실을 조목조목 파악해 본 보고서 같은 책이 나왔다.


나와 너무나도 다른 생각과 행동을 하는 세대를 그저 '다른 존재'로 두는 것이 아닌 그 세대를 이해를 위한 분석과 노력을 담은 책이다. 그리고 모든 사람이 마음 한구석에 갖고 있으나 쉽게 꺼낼 수 없던 불편함과 찜찜함을 속시원히 긁어주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우리는 살면서 공정하지 않고, 공평하지 않은 세상을 마주하게 된다. 가정에서 학교에서 학원에서뿐만 아니라 내가 속한 그룹 모두 정도만 다르지 불편함을 느끼며 살아간다. 어떨 때는 부당하다고 말해봤을 것이고 경험이 쌓이면서 공정함을 포기하는 것이, 내가 손해를 보는 것이 불필요한 시간과 노력을 줄이고 조용하고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깨닫게 된다.




말도 안 되는 세상의 규칙에 순응하며 살아가고 있는데 요즘 어린 친구들은 새삼 이러한 규칙이 공정한지 묻는다. 막상 명쾌하게 대답해 줄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질문자가 암묵적인 규칙을 받아들이지 않기도 한다. 왜 그럴까? 나와 동일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게 요즘 젊은 것들은 이래라며 푸념 섞인 이야기로 그칠 것이 아니다. 행동을 이해하기 위해 원인을 생각해 보고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하는 게 우리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다르다고 이해할 수 없다고 방관하면 결국 세대 갈등의 골만 깊어질 테니까. 이것이 이 책을 읽는 이유이고 책을 읽고 난 후 나온 대답이다.









『그건 부당합니다』에선 많은 문제를 언급하고 있다. 공무원 열풍의 감소, 대기업에서 보너스 산정기준을 묻는 것, 결혼과 출산 문제, 대기업 자녀의 고속 승진 문제 등등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문제의 원인을 분석하고 나름의 조언을 짧게 덧붙인다. 여기서 주목할 건 해결 방안이 아니라 원인을 분석하는 저자만의 방식에 있다. 최대한 신빙성을 높이기 위해 숫자로 도출된 연구결과를 제시한다. 잘못 해석된 것도 나름 타당한 이유가 있는 해석도 독자에게 보여주려 한다. 그리고 도입부에 잘 알려진 문제 또는 개인의 경험을 예로 들어 독자가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이야기의 길을 잘 닦아준다.








줄 서기의 공정함과 나이를 따지는 문화의 기원을 이야기하는 부분은 정말 재밌었다. 실생활에서 매일 겪으면서도 공정함의 원리나 불편함의 원인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무엇이든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 아닌 경제적인 이익과 가장 알맞은 접점을 이루는 곳이 우리 생활에 자리 잡는다는 것도 다시금 주목할 점이었다. 그리고 나이를 따지는 문화가 일본 강점기의 잔재 문화란 건 매우 슬펐다. 군대를 양성하고 효율적으로 식민지를 다스리기 위한 상명하복의 규율이 그대로 내려온 것이라니. 다른 식민지 국가에 비해 짧은 시간 동안 식민지 생활을 했지만 이렇게 철저하게 치밀하게 나라를 뒤집어엎은 국가도 없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약 80여 년이 지났음에도 말이다.









젊은 세대가 이러한 공정함의 문제를 제기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으면 좋겠다. 그동안 우리가 불편함을 가슴에 품으면서 입 밖으로 내뱉지 못한 것을 수많은 젊은 세대의 발언을 시작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것을 바꾸고 결정할 세대는 비판적인 시각의 부족을 채우려 노력했으면 좋겠다. 먹고살기 바쁘다는 핑계로 주체적인 사고를 안일 시 한 것도 어느 정도 원인을 제공했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을 설득할 명분의 부재를 당연하게 생각한 것도 있다.









작가도 나름 중립적으로 말하려 한 노력이 있었으나 독자인 내가 동의할 수 없는 부분도 있었다. 책이 말하는 모든 말이 다 옳은 것은 아니라는 걸 기억하며 다양한 의견과 그에 맞는 근거를 생각하는 독자가 되기를 희망한다. 지금의 Gen Z세대가 이전 베이비 부머 세대와 다르고 앞으로 자라는 세대와 다르단 건 확실하다. 변화의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세대 간 차이도 더욱 심화되고 있다.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은 더 많이 해야 하며 더 적어지는 공통점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내가 속한 곳만 보는 어리석은 우물 안 개구리는 더 빨리 도태될 것이기에 계속해서 밖으로 눈으로 돌려 주시해야 할 것이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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