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는 뇌 - 인간이 음악과 함께 진화해온 방식
대니얼 J. 레비틴 지음, 김성훈 옮김 / 와이즈베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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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are the lovesick girls 이 아픔 없인 난 아무 의미가 없어


- 블랙핑크 <러브식 걸스> 중에서




미국의 인기 애니메이션 심슨(Ths Simpsons)에 한국 대중가요가 등장해 화재였다. 언어의 장벽을 넘어 많은 사람이 음악이 주는 즐거움을 공감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다른 언어의 노래를 듣고 즐길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간은 왜 노래를 좋아할까?


인지심리학자이자 신경과학자인 대니얼 래비틴은 <노래하는 뇌>에서 이 비밀을 밝혔다.






저자인 대니얼 레비틴은 프로듀서이자 음향 엔지니어 출신의 인지심리학자이자 신경과학자다. <정리하는 뇌>, <음악인류>를 출간했고 이전 저서인 <석세스 에이징>을 흥미롭게 읽었기에 이번 신간도 기대됐다.




일반적인 인지심리학자나 신경과학자가 인류 진화 특히나 뇌의 진화를 말했다면 그다지 궁금함을 유발하지 못했을 것이다. 전문 프로듀서겸 음향 엔지니어로 일했던 사람이 과학자가 되어 기존에 자신이 체득했던 음악적 연관성을 과학적 체계에 맞게 풀어냈기에 신뢰할 수 있었다.




책을 읽으며 신기했던 것은 '우리는 왜 노래를 좋아할까?'라는 질문의 답을 제시하는게 아니였다. 노래의 이점을 이용하기 위한 방향으로 선택 진화 했다는 것이다. (저자의 주장이 정답이 아니라 진화에 관련한 한 이론을 제시했다고 봐야한다.)




인류는 산업혁명 이후 300년이 안된 시간 동안 비약적인 발전을 한 것을 제외하곤 오랜 시간동안 아주 천천히 변화하고 발전하고 진화했다. 인간이 컴퓨터와 스마트 폰을 썼던 시간은 수렵채집을 해왔던 시간에 비하면 아주 찰나의 시간에 지나지 않는다는걸 명심해야 한다. 생존에 필요한 모든 것에 진화의 촛점이 맞춰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 '노래하는 뇌'는 살아남기 유리하기에 자연선택됐다고 주장한다.






1장 인류와 노래를 제외하고 2장부터 우정, 기쁨, 위로, 지식, 종교, 사랑이라는 6가지 범주에서 인류가 노래를 할 수밖에 없는 이유와 노래를 하면서 어떻게 진화했는지 풀어낸다. 다양한 범주에서 매일같이 노래를 사용하고 접하고 있었는데 왜 인지하지 못했을까 하는 의문점도 떠올랐고 이 모든 진화의 산물이 나라는 인간이란 것도 신기했다.




나이를 먹으면서 새로운 노래를 듣기보다 예전에 듣던 음악이 떠올라 찾아 듣는 일이 잦아졌다. 음악을 듣던 당시의 추억이 떠오르기도 했고 귀에 익숙해서 피곤한 삶에서 잠시나마 편안함을 느끼고 싶었던 것 같다. 이전에는 생각없이 흥얼거리던 가사가 어느 날 신이 내려준 계시처럼 가슴을 울릴 때도 있었다. 직설적인 가사에 웃기도 하고 함축적이고 중의적인 가사에 감동받기도 했다. 나를 들었다 놨다하는 4분도 안되는 노래 한 곡 안에는 388쪽이나 되는 방대한 과학적 근거가 담겨 있다는게 놀라웠다.




기쁨의 노래를 부르며 환호하고 뛰어오르고 스트레를 푸는 것이 생존에 유리하게 적용되고, 음악이 들리면 우리가 발이나 손가락을 까딱거리는 이유는 우리에게 독이 될 수 있는 과잉 에너지를 운동에너지로 태워 없앤다니 우리가 괜히 들썩거리며 춤을 추는게 아니었다.




<노래하는 뇌>는 86세의 나이로 전자 피아노를 배우신 할머니 이야기나 저자 본인이 팬케이크 가게에서 아르바이트하면서 겪은 일 등 예시를 들어 과학적 주장을 쉽게 설명해서 좋았다. 팬케이크 가게 동료인 에디가 머핀을 주는 이야기는 완전이 내 개그코드다! ㅋㅋ






조금 아쉬운 점은 아무래도 국적이 다른 저자가 본인에게 익숙하고 잘 아는 노래를 예시로 들어서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 (일일이 노래를 찾아 듣기에는 굉장히 많은 노래가 나와서 쉽지 않았다.) 가사가 갖는 운율감이나 다음 가사를 유추한다던가 하는 부분은 한계가 있어 대략적인 느낌만 이해하고 넘어갔다. 미국에서 2008년에 나온 책을 뒤늦게 한국에서 출간한 이유를 짐작해 볼 수 있는 부분이었다. 마지막 장인 '사랑의 노래'에는 사랑보다는 진화에 관한 이야기의 비중이 더 높았다. 앞에 5가지 범주에서 이미 설명한 내용과 많이 겹치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노래하는 것이 인간에게 더 이롭기 때문에 진화했다는 주장도 일리가 있으나 음치나 박치인 사람의 유전자가 도태되지 않고 지금까지 이어져온 것을 그저 돌연변이일까 하는 궁금증도 생겼다. 인간 창조와 진화의 정답은 창조주만이 알고 있겠지. 모든 연구와 주장이 절대적이라는 생각은 버리고 이런 다양한 이론과 인간을 이해하기 위한 또 하나의 시도로 받아 들여야겠다. 알면 알 수록 재밌는 뇌과학 이야기다.








#우정의노래


감정이 우리를 움직이게 만드는 것에 대해서 움직임 또한 우리에게 감정을 유발할 수 있다. 중립적인 관찰자의 입장에서 보면 동기화된 춤은 참가자들 사이의 긴밀한 관계가 나은 결과로 보인다. 반면 참가자 자신의 입장에서 보면 처음 춤과 노래를 시작할 때는 그렇지 않을지 몰라도 보통 끝에 가서는 강력한 공감과 보살피려는 마음, 그리고 애정이 생겨난다.

P. 75






#기쁨의노래


음악이 신경화학물질을 분비하게 하여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역할도 했다고 주장한다. 음악을 들으면서 다음에 나올 음을 예상하는 추상적 사고를 하면서 예측을 성공했을 때 생존 적합도를 올릴 수 있었고 도파민이 분비됐을 수 있다는 것이다. 마치 여러 가능성 중에 생존할 수 있는 가능성을 맞춘 것과 동일하게 말이다.





#위로의노래


나는 바람피우고 배신했던 여자의 이야기를 노래 가사를 통해 떠올리는 것이 뭐가 좋다고 사람들이 행복한 기분을 느끼는지 궁금해졌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한다는 사실에서 위로를 얻는 듯 보였다. 공통의 경험 속에서 동지애를 느끼는 것이다.

P.154



슬플 때는 많은 사람이 슬픈 음악을 듣는다. 왜 그럴까? 언뜻 생각하면 슬픈 사람은 행복한 음악을 들어야 기분이 좋아질 것 같은데 말이다. 하지만 연구를 보면 그렇지 않았다. 마음을 진정시키는 호르몬인 프로락틴은 슬플 때 분비된다. 슬픔의 감정이 존재하는 데는 진화적인 이유가 있다. 슬픔은 에너지를 보존하고 정신적 상처를 준 사건 이후로 일의 우선순위를 재점검할 수 있게 도와준다.

P. 171





#지식의노래


내 생각에는 음악, 특히 우리가 일반적으로 노래하면 떠올리는 율동적이고 패턴화된 음악이 지식, 사회 전체가 알아야 할 핵심 공통 정보, 그리고 부모가 아이들에게 전하고 아이들도 쉽게 암기할 수 있는 가르침을 부호화할 막강한 기억법을 제공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P.182



지식은 감정이다. 어떤 사람은 과학은 그냥 과학일 뿐이라 말한다. 그저 감정과 보살핌의 영역 밖에 존재하는, 사실과 측정치의 집합체일 뿐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세상에는 기억하고, 기록해서 다른 사람에게 전달할 수 있는 사실이 수백만, 아니 무한히 많이 존재한다. 우리는 그중에 무엇을 중요하기 여겨 기록할지 선택해야 한다. 그리고 그런 판단에는 감정이 개입한다.

P. 235






#종교의노래


따라서 내 사고방식에 따르면 의례의 노래와 종교의 노래는 특정 시간 및 사건과 결합되어 있고, 특정한 영적 활동에 함께하여 그 활동을 안내하고, 신성하게 만드는 목적을 띤다.

P. 257



다양한 동물이 다양한 경우에서 노래를 이용하지만 외로움, 사랑, 영적인 갈망 등의 노래를 만들고 노래하는 동물은 관찰된 적이 없다.

P. 276



**따라서 음악은 기억과 정보를 전달하는 대단히 효율적인 시스템이다. 우리가 음악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 자체가 아름답기 때문이 아니다. 음악을 잘 활용했던 초기 인류가 살아남아 자손을 남기는 데 가장 성공적이었기 때문에 음악을 아름답다고 여기는 것이다.

P.281




종교적인 음악이 인간 본성의 형성에서 담당해온 마지막 두 가지 중요한 역할은 반복적인 행동을 하려는 동기를 부여하는 것, 그리고 심리학자들이 말하는 완결성 효과를 가져오는 것이다. 완결을 달성하면 무언가에 집착하고, 알 수 없는 것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고, 당장 통제할 수도 없는 것에 자꾸만 매달리는 인간적인 경향이 완화된다.

P.282




노래를 부르는 가장 큰 이유는 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 노래하는 사람을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P. 285






#사랑의노래


이렇듯 낭만적인 사랑을 추구하는 성향이 생겨난 역사적 밑바탕에는 다른 사람과 강력한 협력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능력이 자리 잡고 있다. 이것은 분명한 진화적 이점이 있다.

P. 295



하지만 다른 사람, 집단, 이상을 향한 사심 없는 포괄적 헌신이라는 넓은 의미에서 생각하면 사랑은 문명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주춧돌이다. 우리가 수렵채집인이나 유목민으로서 살아남는 데는 중요하지 않았을지 모르나 우리가 인간의 본성이라 여기는 오늘날의 사회를 확립하는 데는 필수적이었을 것이다.

P. 304




정직한 신호 가설은 사랑과 특히나 관련이 깊다. 사랑의 노래가 우리의 마음을 그렇게 뒤흔드는 이유도 이것으로 설명할 수 있을지 모른다.

P.335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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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낭만적인 사랑을 추구하는 성향이 생겨난 역사적 밑바탕에는 다른 사람과 강력한 협력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능력이 자리 잡고 있다. 이것은 분명한 진화적 이점이 있다. - P295

노래를 부르는 가장 큰 이유는 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 노래하는 사람을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 P285

따라서 음악은 기억과 정보를 전달하는 대단히 효율적인 시스템이다. 우리가 음악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 자체가 아름답기 때문이 아니다. 음악을 잘 활용했던 초기 인류가 살아남아 자손을 남기는 데 가장 성공적이었기 때문에 음악을 아름답다고 여기는 것이다. - P281

다양한 동물이 다양한 경우에서 노래를 이용하지만 외로움, 사랑, 영적인 갈망 등의 노래를 만들고 노래하는 동물은 관찰된 적이 없다. - P276

지식은 감정이다. 어떤 사람은 과학은 그냥 과학일 뿐이라 말한다. 그저 감정과 보살핌의 영역 밖에 존재하는, 사실과 측정치의 집합체일 뿐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세상에는 기억하고, 기록해서 다른 사람에게 전달할 수 있는 사실이 수백만, 아니 무한히 많이 존재한다. 우리는 그중에 무엇을 중요하기 여겨 기록할지 선택해야 한다. 그리고 그런 판단에는 감정이 개입한다. - P235

내 생각에는 음악, 특히 우리가 일반적으로 노래하면 떠올리는 율동적이고 패턴화된 음악이 지식, 사회 전체가 알아야 할 핵심 공통 정보, 그리고 부모가 아이들에게 전하고 아이들도 쉽게 암기할 수 있는 가르침을 부호화할 막강한 기억법을 제공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 P182

슬플 때는 많은 사람이 슬픈 음악을 듣는다. 왜 그럴까? 언뜻 생각하면 슬픈 사람은 행복한 음악을 들어야 기분이 좋아질 것 같은데 말이다. 하지만 연구를 보면 그렇지 않았다. 마음을 진정시키는 호르몬인 프로락틴은 슬플 때 분비된다. 슬픔의 감정이 존재하는 데는 진화적인 이유가 있다. 슬픔은 에너지를 보존하고 정신적 상처를 준 사건 이후로 일의 우선순위를 재점검할 수 있게 도와준다. - P171

감정이 우리를 움직이게 만드는 것에 대해서 움직임 또한 우리에게 감정을 유발할 수 있다. 중립적인 관찰자의 입장에서 보면 동기화된 춤은 참가자들 사이의 긴밀한 관계가 나은 결과로 보인다. 반면 참가자 자신의 입장에서 보면 처음 춤과 노래를 시작할 때는 그렇지 않을지 몰라도 보통 끝에 가서는 강력한 공감과 보살피려는 마음, 그리고 애정이 생겨난다. - P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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