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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든
헨리 데이비드 소로 지음, 정윤희 옮김 / 다연 / 2020년 7월
평점 :
<월든>이라는 책을 알게 된 이후 꼭 읽고 싶었는데, 드디어 이렇게 완독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는 날이 되었다. 워낙에 유명한 책이라서 쉽게 읽기가 더 어려웠었는데 막상 읽어보니 술술 읽히는 책이어서 책 읽는 기쁨이 더욱 커졌다. 19세기 이야기인데도 요즘 유행하는 미니멀리즘이나 자연주의와 일맥상통하는 부분도 많아 누구나 한 번 읽기를 권하는 책이다.
<월든>은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월든 호수에 손수 지은 오두막에서 혼자 1845년 여름에서 1847년 가을까지 2년여 동안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것을 기록한 책이다. 어쩌면 다른 사람들한테는 '돌아이'같이 보이는 행동이었을 수 있었겠지만, 초월주의 철학자이자 자연과학자였던 그는 자신의 사상을 행동으로 보여주었던 것이다. 그는 물욕과 인습의 체제에 반하는 삶을 추구하고 사회문제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고 한다.
더군다나 그는 자연이나 시골에서 계속 생활했던 사람이 아니었는데, 하버드 대학교를 졸업하고 도시의 편리함과 호화로움을 누렸음에도 불구하고 자연 속에서 2년여간 살았던 점은 대단한 의지력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책 서두에 마을 사람들이 숲에서 어떤 식으로 살았는지 계속 캐묻지 않았다면 소소한 개인사를 감히 독자들에게 드러낼 엄두를 내지 못했을 거라고도 말했다. 사람들의 호기심은 시공을 뛰어넘어 비슷한 모양이다. 아무것도 없는 <월든> 호숫가에서 무엇을 먹고 살았는지, 외롭거나 무섭지는 않았는지에 대해 질문했다고 했다고 하는데, 사실 나도 그런 기본적인 생활이 가장 궁금했었다.
그는 스스로 오두막을 짓고 콩밭 농사 등을 지으면서 물물교환으로 생계를 유지했고, 또한 <월든> 호수의 이점을 많이 이용했다. 특히 그는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사람이었는데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해 독서에 대한 의견을 제3장에서 서술했는데 그 <독서>라는 장이 너무도 좋았던 단락이었다.
또, 주변 자연의 변화를 만끽하면서 사는 모습을 아름답게 표현했다. 내가 그곳에 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 수 있을 정도로 말이다. 얼음이 언 겨울 호수, 날이 풀려 오리들이 노니는 호수 등 그의 생활은 호수와 함께 하는 시간이었다.
자연에서 살아가면서 생계를 이어간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콩밭을 가꾸면서 콩을 수확해 다른 물건도 사고 생활을 이어나가는 방법을 선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글에서는 콩을 사랑하고 있다는 마음이 느껴진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에서는 자연에서 살아가는 삶은 힐링이라만 표현되고 시골의 여유로움만 보인다. 그것을 보면서 나는 밭의 농작물은 누가 가꾸는지 그 고됨과 어려움은 표현하지 않았다고 생각했었다. 반면, <월든>은 농사의 고됨과 어려움이 충분히 서술되어 있어서 현실적이었다.
책을 읽는 내내 <월든> 호수에서 내가 살아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자연과 함께하는 기분과 더불어 농사의 어려움을 함께 느꼈고, 더불어 혼자만의 시간을 여유롭게 만끽하는 모습들을 간접 체험하는 기회가 되었다. 그 모든 것을 느끼게 해 준 <월든>을 읽는 내내 행복했다.
* 지원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