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마지막 이사를 도와드립니다 - 유품정리사의 일
김석중 지음 / 김영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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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청소부의 경험을 담은 <죽은 자의 집 청소>와 장례지도사의 경험을 담은 책 <대통령의 염장이>에 이어

유품정리사의 경험을 담은 책 <당신의 마지막 이사를 도와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책이 최근에 출간되었다.

모두 김영사에서 출간된 책이다.

사람은 죽을 때도 이렇게나 많은 사람을 거쳐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품정리사는 특수청소부와 다르게 집 안의 물건을 처리하는 일을 한다.

사실 뚜렷한 구분점은 정확하게 알지 못하지만, <죽은 자의 집 청소>를 참고 했을 때,

특수 청소부는 장례를 치루어 줄 주변인이 없는 사람, 동물의 사체 처리같은 일들을 하시는 분들이고

유품정리사는 사망한 사람이 남긴 물건, 음식, 가구 등을 버릴 것과 유가족이 받을 것 등으로 분류하여 처리하는 분들이다.


유품정리사라는 직업을 시작하게 된 이유, 그 동안의 경험과 생각이 담긴 일화들을 읽어나가며

시기에 상관없이 자신의 죽음을 천천히 준비해나가는 것의 중요성을 느낀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죽음의 비용’이라는 소제목의 이야기이다.

지금까지 읽은 죽음에 관련된 책 중 가장 현실적인 부분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느껴졌다.

장례업에 종사하고 있지 않는 한

어느정도의 돈이 어느곳에 쓰이는 것이 적당한 범위인지 알 수없다. 보통 상조회사에 모든 것을 맡기기 때문이다.

여러 옵션과 선택사항 속에서 고인의 가족들은 현명한 판단을 하기 어려워진다.


또한 그의 경험들을 읽으며 내가 가지고 있는 물건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었다.

내가 죽으면 이 물건들은 다 어디로 갈까,

꼭 누군가가 소중하게 보관해주었으면 하는 것이 있는가에 대해.


내 눈앞에 죽음이 있지 않더라도,

죽음을 생각하고 준비하는 것이 점점 당연시되지 않을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엔딩노트를 쓰는 방법과, 성년후견인 제도에 대한 내용도 책 틈틈이 게시되어 여러모로 감성과 이성을 둘다 잡은(?) 유익한 책이었다.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비록 죽은 사람의 육신은 자연으로 돌아가지만, 자신이 살아 있을 때 함께했던 사람들과의 기억과 흔적, 그가 남긴 삶의 이야기 그리고 그 사람의 생각은 그대로 남아 어떤식으로든 연결됩니다. - P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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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즈 : 생각의 잡음 - 판단을 조종하는 생각의 함정
대니얼 카너먼 외 지음, 장진영 옮김, 안서원 감수 / 김영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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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결정장애가 있다.

주위를 보면 무엇을 먹을 것인지에 대해서만 결정장애를 가진 지인이 있는가하면 나는 사소한 것부터 중요한 것까지, 어떤 일을 맡고 있는 와중에도 남들보다 오래 고민하고 결정을 힘들어하는 편이다.

이 책과는 조금 다른 이야기었지만,

무엇인가를 판단하는데 있어서 생기는 오류들을 제거할 수 있다면 뒤끝없는(?)명료한 판단을 내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관심가지게 된 책이다.


책 제목인 ‘노이즈’ 잡음은 청각적으로 들리는 잡음이 아니라 생각을 하고 판단해 결정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잡음을 뜻한다.

머리말에서 사격의 결과를 통해 비유적으로 책에서 다룰 ‘잡음’과 ‘편향’에 대한 개념을 드러낸다. 그리고 이 두가지는 판단에 오류를 일으키는 요인이 된다.


책은 판단에 영향을 주는 잡음을 인식하는데서 그치는 것이아니라 그것을 줄이도록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사실 아직 책을 완독하지 못했다.

생각보다 두께가 있고 내용도 쉽지많은 않은 편이라 틈틈히 시간을 내도 어려웠다.

조금 검색해보니 많은 블로거분들이 같은 저자의 <생각에 관한 생각>을 우선 읽은 후에 노이즈를 읽는 것을 다들 권유해주었다.

통계학책을 읽는 것 같은 느낌이 조금 들었지만 내 사고의 과정과 그 사이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

통계학과 경제, 심리학에 관심이 많은 사람, 혹은 생각이 많아 판단에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읽으면 좋을 책이 아닐까 싶다.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우리는 간단한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바로 측정기처럼 인간의 마음은 불완전하다는 것, 즉 인간의 마음은 편향되고 잡음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 P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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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을 가꾸고 있습니다 - 동물들이 찾아오고 이야기가 샘솟는 생태다양성 가득한 정원 탄생기
시몽 위로 지음, 한지우 옮김 / 김영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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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부쩍 더워졌다.

날이 더워지면서 자주 보게 되는 것은 주변을 날아다니는 다양한 벌레 혹은 곤충들이다.

어릴 때는 잘 되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집 안을 침입한 거미와 모기, 날파리와 이름 모를 벌레들은 무자비하게 죽이고 집 밖의 벌레들은 죽이지 않고 최대한 멀리 두고 피하려고 노력한다.


2018년까지 프랑스의 환경부 장관 자리에 있던 니콜라 윌로는 '생물 다양성은 태양 아래 눈처럼 녹아내리고 있다'라는 말과 함께 장관 자리를 내려놓는다.

환경보호에 대한 경각심이 점점 커지는 요즘이지만 생태 다양성은 또 다른 이야기인 것 같다.

어렵고 힘든 일로 생각되는 생태 다양성 보존 문제가 훨씬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저자는 예쁜 수채화와 함께 자신이 정원을 가꾸며 있었던 일들과 만난 곤충, 동물들을 그려낸다.

넓은 마당이 딸린 집을 구매하는 것으로 시작해 조금은 무모하고 대책 없이 마당을 정리하고 여러 가지 식물을 심어나간다. 마을에서 주워오건 동네 나무시장에서 구매하건 이웃에게 얻은 것이건, 하나 둘 심어진 여러 식물들은 다양한 곤충과 새들을 불러오고 쉽게 하나의 생태계가 완성된다.

점점 넓고 다양한 식물이 자리하게 된 정원은 사람의 집인 동시에 다양한 생물들의 집이 되었다.


그것들을 관찰하고 해치지 않으려 노력하는 저자의 따뜻한 마음과 그가 그린 수채화가 무척 잘 어울렸다.

개인적으로는 본인의 집에 찾아온 곤충들을 내쫓기는커녕 찾아와 주는 것에 감사한 마음까지 느낄 것 같은 저자의 태도에 경외심이 들었다.

책을 읽는 내내 또 하나 놀라웠던 점은 정원을 꾸미기 시작할 때부터 나보다는 식물과 곤충에 관해 더 많은 지식을 가진 저자이겠지만, 정원에 새로운 생물이 발견되면 어떤 종인지를 찾아보고, 어떤 방법으로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좋은지 또는 어떤 먹이가 해롭지는 않은 지를 찾아보고 계속 공부하며 나아간다는 점이었다.

예를 들어 지렁이가 다치지 않게 하기 위해 일반적인 삽을 쓰지 않고, 부들레야라는 식물이 나비가 좋아하는 향을 풍기지만 나비에게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난 뒤 나비를 위한 꺾꽂이를 다른 종으로 바꾸려 노력한다.

그 외에도 고양이가 새를 해치는 것을 막기 위해 여러 새집을 높고 안 보이는 곳에 만들어주고, 고양이가 무언가를 잡아오면 고양이를 야단치며 다시 놓아주기도 한다.

책을 읽기 전에는 전혀 모르고, 관심조차 없었던 일들이다.


공교롭게도 오늘인 5월 22일은 UN이 지정한 생물 다양성의 날이다.

5월은 여러 기념일들이 많지만 생물 다양성의 날은 이 책을 읽고 찾아보다 알게 되었다.

당장에 눈앞에 있는 곤충들을 사랑스러운 눈으로 바라보긴 힘들겠지만 모기와 같이 해를 끼치지 않는다면 죽이지 않고 놓아주려고 노력해 보려 한다.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생명은 관상용 도자기가 아니다. 생명은 더럽다.

우리가 허락하기만 한다면 생명은 온갖 곳에 오물을 남길 것이다.

그렇기에 인간은 생명과 거리를 유지하려 하는 것이다...



자연은 공허를 혐오한다.

나도 그렇다. - P91

나는 이 세상을 구하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지구 위 작은 한구석에서, 삶은 괜찮게 굴러간다. - P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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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시기 머시기 - 이어령의 말의 힘, 글의 힘, 책의 힘
이어령 지음 / 김영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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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 근처에 있던 큰 교보문고가 문을 닫았다.

그 후로 나는 주로 온라인 서점에서 책을 구매할 수밖에 없었다. 대형 서점이 점점 사라지는 모습을 보며 책을 읽는 사람들이 줄어드는 것을 실감한다. 작년 여름에는 서울문고의 부도로 반디앤루니스가 문을 닫았다.

오디오북과 e북이 많아지는 와중에도 종이책을 선호하는 나로서는 조금 씁쓸하다.

책과 말, 글의 힘을 전달하는 책 [거시기 머시기].

문학평론가이자 초대 문화부 장관, 소설가, 시인인 이어령작가가 말과 글, 책을 주제로 한 강연과 대담을 모은 책이다.

이어령 작가님의 책을 읽어본 건 처음이지만, 다양한 강연자리에서 하신 말들을 글로 접하며 지혜와 생각을 조금이라도 들여다볼 수 있었다.

또한 글쓰기와 말의 중요성, 소중함을 다시 떠올리게 되었다.


다양한 사례와 예시로 전달하고 싶은 말을 전하면서 지루함이 느껴질 때쯤 은은한 유머러스함이 느껴지는 문장들도 있었다. 아래의 문장같은.

한국인은 기쁠 때도 슬플 때와 마찬가지로 ‘죽음’이라는 말을 사용합니다. … ‘죽음’이란 말은 어느 나라에서도 조금씩은 다 금기어로 되어 있습니다. 아침에는 "졸려 죽겠다"고 말하면서 일어나고, 저녁에는 "피곤해 죽겠다"고 말하며 직장에서 돌아오는 한국인들도 4층이 없는 아파트에서 사는 일이 많습니다.

실제 강연에서의 모습을 상상했을 때, 내가 그 강연을 듣고 있었다면 슬며시 미소가 지어질만한 말이다.


총 8편의 강연을 접하며 나는 책으로서 질 좋은 인문학 강의를 청강한 기분이 들었다.

강연은 메모나 녹음을 하지 않는 한 다시 듣기 어렵지만, 책으로 접하니 나중에 다시 읽어 보고 곱씹어 볼 수 있다는 생각에서 좋았다. 두고두고 읽어야 할 책이 될 것 같다.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어떤 것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나‘의 세계를 노래하는 것이 시요, 문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치, 법, 경제에서는 ‘베스트 원‘을 추구하지만 문학과 예술의 세계에서는 ‘온리 원‘을 지향합니다. 장미를 맨 먼저 미녀에 비유한 사람은 천재이지만 그것을 두 번째 말한 사람은 바보입니다. - P18

말이라고 하는 것은 이렇게 사람들을 선동할 수도 있고, 소동을 잠재울 수도 있어요. 언어가 병들고 잘못되었을 때, 잘못된 세계에서 잘못된 정보로 사는 거예요. - P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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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진 이들은 홍콩에서 다시 만난다
주성철 지음 / 김영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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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권의 영화들을 즐겨보지 않는다.

중경삼림과 화양연화는 물론이고 영웅 본색과 이소룡의 영화들도 본 적이 없다.

홍콩의 유명한 영화들은 내 세대의 영화가 아니었고 굳이 굳이 본 중화권 영화를 찾자면 거의 대만 로맨스 영화들을 보았다.

(대만 로맨스 영화도 취향은 아니었다.)

그래도 이 책을 고르게 된 건 박상영 작가의 [1차원이 되고 싶어]를 읽고 홍콩 영화에 호기심이 생겼기 때문이다.

책 속의 주인공이 90년대의 홍콩 영화를 찾아보게 만들었다.

하지만 넷플릭스에서 홍콩 영화를 찾아 찜 해놓길 몇 개월,

결국 영화보다 책을 먼저 읽게 되었다.

게다가 저자가 종종 보는 <방구석 1열>의 주기자님이라 왠지 모를 내적 친밀감이 들었다.

 

 

첫머리의 QR코드를 찍으면 그 장소의 지도로 바로 이동한다. 여행 서적과 영화 서적, 그 사이 어딘가에 위치해 있는 책이다.

영화에 대한 내용 때문에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 같아, 영화를 먼저 봐야 하나 고민했지만 여행서로써의 기능이 있기에 무리는 없었다. 풍부한 사진자료가 충분히 시각적인 즐거움을 제공하면서 방구석에서 홍콩 여행을 떠나는 기분이 들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나보다는 홍콩 영화를 사랑했던 아빠에게 환대 받은 책이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이 책은 <홍콩에 두 번째 가게 된다면>이라는 이름으로 2010년에 출판된 책의 개정판이다.

그 사이에 또 영화 속 장소는 바뀌었고, 물론 그대로인 장소도 있다. 몇몇 음식점은 문을 닫았고 이소룡의 집이 모텔이 되어버린 씁쓸한 소식도 있다.

책 곳곳에 저자의 홍콩 영화에 대한 애정이 느껴진다.

영화 속의 장소와 달라진 실제 장소에 대한 아쉬움, 등장인물과 같은 장소에서 같은 음식을 먹는 설렘.

이번 방학에는 꼭 홍콩 영화를 정주행해 볼까 한다.

 

 영화를 보고 책을 다시 읽으면 또 다른 감상이 들것이다.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어쩌면 홍콩 영화가 첫사랑이었던 수많은 이들이 같은 마음일 것이다. …그런 헤어진 이들을 이 책을 통해 다시 만나고 싶었다. - P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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