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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을 가꾸고 있습니다 - 동물들이 찾아오고 이야기가 샘솟는 생태다양성 가득한 정원 탄생기
시몽 위로 지음, 한지우 옮김 / 김영사 / 2022년 4월
평점 :
날씨가 부쩍 더워졌다.
날이 더워지면서 자주 보게 되는 것은 주변을 날아다니는 다양한 벌레 혹은 곤충들이다.
어릴 때는 잘 되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집 안을 침입한 거미와 모기, 날파리와 이름 모를 벌레들은 무자비하게 죽이고 집 밖의 벌레들은 죽이지 않고 최대한 멀리 두고 피하려고 노력한다.
2018년까지 프랑스의 환경부 장관 자리에 있던 니콜라 윌로는 '생물 다양성은 태양 아래 눈처럼 녹아내리고 있다'라는 말과 함께 장관 자리를 내려놓는다.
환경보호에 대한 경각심이 점점 커지는 요즘이지만 생태 다양성은 또 다른 이야기인 것 같다.
어렵고 힘든 일로 생각되는 생태 다양성 보존 문제가 훨씬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저자는 예쁜 수채화와 함께 자신이 정원을 가꾸며 있었던 일들과 만난 곤충, 동물들을 그려낸다.
넓은 마당이 딸린 집을 구매하는 것으로 시작해 조금은 무모하고 대책 없이 마당을 정리하고 여러 가지 식물을 심어나간다. 마을에서 주워오건 동네 나무시장에서 구매하건 이웃에게 얻은 것이건, 하나 둘 심어진 여러 식물들은 다양한 곤충과 새들을 불러오고 쉽게 하나의 생태계가 완성된다.
점점 넓고 다양한 식물이 자리하게 된 정원은 사람의 집인 동시에 다양한 생물들의 집이 되었다.
그것들을 관찰하고 해치지 않으려 노력하는 저자의 따뜻한 마음과 그가 그린 수채화가 무척 잘 어울렸다.
개인적으로는 본인의 집에 찾아온 곤충들을 내쫓기는커녕 찾아와 주는 것에 감사한 마음까지 느낄 것 같은 저자의 태도에 경외심이 들었다.
책을 읽는 내내 또 하나 놀라웠던 점은 정원을 꾸미기 시작할 때부터 나보다는 식물과 곤충에 관해 더 많은 지식을 가진 저자이겠지만, 정원에 새로운 생물이 발견되면 어떤 종인지를 찾아보고, 어떤 방법으로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좋은지 또는 어떤 먹이가 해롭지는 않은 지를 찾아보고 계속 공부하며 나아간다는 점이었다.
예를 들어 지렁이가 다치지 않게 하기 위해 일반적인 삽을 쓰지 않고, 부들레야라는 식물이 나비가 좋아하는 향을 풍기지만 나비에게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난 뒤 나비를 위한 꺾꽂이를 다른 종으로 바꾸려 노력한다.
그 외에도 고양이가 새를 해치는 것을 막기 위해 여러 새집을 높고 안 보이는 곳에 만들어주고, 고양이가 무언가를 잡아오면 고양이를 야단치며 다시 놓아주기도 한다.
책을 읽기 전에는 전혀 모르고, 관심조차 없었던 일들이다.
공교롭게도 오늘인 5월 22일은 UN이 지정한 생물 다양성의 날이다.
5월은 여러 기념일들이 많지만 생물 다양성의 날은 이 책을 읽고 찾아보다 알게 되었다.
당장에 눈앞에 있는 곤충들을 사랑스러운 눈으로 바라보긴 힘들겠지만 모기와 같이 해를 끼치지 않는다면 죽이지 않고 놓아주려고 노력해 보려 한다.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생명은 관상용 도자기가 아니다. 생명은 더럽다.
우리가 허락하기만 한다면 생명은 온갖 곳에 오물을 남길 것이다.
그렇기에 인간은 생명과 거리를 유지하려 하는 것이다...
자연은 공허를 혐오한다.
나도 그렇다. - P91
나는 이 세상을 구하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지구 위 작은 한구석에서, 삶은 괜찮게 굴러간다. - P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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