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점을 3개로 할까 4개로 할까 고민하다 4개로 결정. 과학 관련 소설인 줄 알고 시작했는데 읽다보니 다큐에서 사회고발로 흘러 갔다가 과학으로 돌아와서는 철학으로 넘어가서 수필 및 감상문으로 마무리짓더라. 여튼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정확히는 존재하지 않을 수 있다는 걸) 새로 알게 된 점은 의미가 크다
5년만에 다시 읽었다. 넘쳐나는 새로운 개념을 대충 넘겨버렸던 지난번과 달리 그 의미를 조금은 더 깊이있게 느낄 수 있었다. 경향성과 고착화되어버린 생활 양식에서 벗어나, 내 자신이 가치있다는 것을 믿고 다른 사람들에게 공헌하면서도 모두가 나를 좋아할 수는 없고 누군가에게 미움받더라도 그건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다른 사람의 과제임을 인식하면서 용기를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 아직도 알듯말듯 하지만 변화를 믿자
가장 크게 느꼈던 것은 소설이 아닌 희곡으로서의 매력이었다. 과거에 대한 회상, 인물들의 생각을 따로 안내하지 않고 현재의 상황에 바로 이어서 한 무대에서 동시에 묘사하는 방식이기에, 초기에는 혼란스럽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현장감 있고 신선했다. 아버지와 가장의 삶을 떠올리게 하는 스토리도 좋았지만, 뻔한 감성이 아닌 선도 악도 아닌 입체적인 등장인물들로 이루어진 부조리극이어서 더 좋았다. 고전 희곡의 매력에 빠지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