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보아 예술과 과학의 대가들이 풀어내는 “아름다움”에 관한 이야기. 사실 각각의 에세이들을 모아놓은 이 책이 전체적인 유기성을 가지리라고 기대하는 게 무리다. 각 대가가 바라보는 아름다움을 조금씩 엿볼 수 있는 정도로 만족해야 할 듯. 몇몇 글들은 좋았지만 어떤 글은 예술적인 자기도취가 너무 심해서 무얼 말하려는지 파악도 잘 안되고 읽기가 괴로울 정도였다.
어른의 문답법이라는 제목만 보면 소크라테스의 “질문과 대화를 통한 진리추구”를 떠올릴만 하다. 근데 이 책은 믿음 또는 자기주장이 너무나도 강한 사람과 대화하여 합의를 이끌어내는 방법에 대해서 다룬다. 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혹은 효과적인 설득을 위한 대화와도 결이 비슷한데 그 스킬들이 지나치게 도식적인 나머지, 적용 가능성에 대한 의문을 가지게 한다. 강한 믿음은 결국 그 사람이 지닌 도덕에 대한 가치관과 깊이 연결되어 있다는 인사이트가 맘에 들었던 책.
별점을 3개로 할까 4개로 할까 고민하다 4개로 결정. 과학 관련 소설인 줄 알고 시작했는데 읽다보니 다큐에서 사회고발로 흘러 갔다가 과학으로 돌아와서는 철학으로 넘어가서 수필 및 감상문으로 마무리짓더라. 여튼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정확히는 존재하지 않을 수 있다는 걸) 새로 알게 된 점은 의미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