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나는 고작 한번 해봤을 뿐이다
김민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6년 4월
평점 :
판매중지


의도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상당히 오해받기 쉬운 책제목이다. 이 책 제목 다음에 "그러니까"라는 접속사가 오는지, "그런데"라는 접속사가 오는지에 따라 의미는 확 달라진다. 전자라면 지속적인 시도 및 도전을 강조하는 내용이 될테고, 후자라면 첫 시도 및 한걸음 내딛기를 강조하는 내용이 될 것이다. 처음 이 책을 시작했을 땐 전자일 줄 알았고, 책을 읽는 도중에는 후자인 줄 알았으며, 책을 덮을 즈음에는 전자와 후자가 섞였기 때문에 이런 제목을 만든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좋아하는 대학교 선배 형님이 했던 말이 생각이 난다. 세상에 의미없는 경험이란 것은 없으며, 나중에 그것들이 분명히 알게 모르게 자신의 인생이 도움이 된다는 것. 그 형을 인간적으로 좋아해서 그랬는지, 혹은 그 말을 들었을 때가 내가 반복된 실패에 한창 힘들어하고 있던 시절이어서 그랬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항상 살아오면서 그 말을 떠올릴 때가 많았다. 이 책은 그것을 스티브 잡스의 "점의 연결"로 표현하고 있을 뿐이지 그 선배의 말과 똑같은 의미를 담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자면, "잘 세운 계획이 좋은 행동을 가져온다"는 말 보다는 "일단 조금이라도 시도한 행동이 좋은 계획을 가져오며 그것이 다시 좋은 행동을 가져오는 선순환을 가져온다", 즉 "행동이 좋은 계획보다 먼저다"는 것이다. 저자는 지금의 경험이 나중에 어떻게 연결될지 모르니 두려워하지 말고 "한번 하기"에 주저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그리고 그 한번하기를 망설이지 않고 하다보면 그것에 가속이 붙어 습관이 되고 자신의 삶을 변화시킨다는 내용을 강조한다.

불확실성 속에서 그런 한 걸음을 내딛는게 쉽지 않은 측면도 분명히 있다. 더욱이 반복된 실패는 한 걸음을 내딛을 의지를 내기 어려울 정도로 학습된 무기력을 가져올 수도 있다. 하지만 저자는 이러한 측면까지 고려하여, 계획하고 있는 일을 성취할 수 있는 작은 목표로 잘게 쪼개 하나씩 이루어나가라고 조언한다. 심리학에 대해서 많이 고민해본 흔적이 드러난다.

내용은 나쁘지 않다. 지금 인생의 길목에서 방황하고 있는 사람에게도 도움이 될만한 내용들이다. 하지만 아무래도 난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체계적으로 써내려간 글을 더 좋아하는 것 같다. 그간 써놓은 블로그 글을 토대로 글들을 모아 거기에 컨셉을 주고 보충을 해 나간 책은 어쩐지 글의 체계가 딱 들어맞는 느낌도 아니고 좀 성에 차지 않는 느낌이랄까. 읽어갈 수록 처음의 컨셉과는 다르게 책에서 다루는 범위가 삶 전반으로 넓게 퍼졌다는 느낌도 든다. 새로운 것들에 도전하는 삶, 한번하기의 힘에 관심이 있는 분들께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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