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인의 목격자

5인의 목격자
E. V. 애덤슨 지음, 신혜연 옮김 / 하빌리스 / 2022년 6월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에서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한낮의 관광지에서 발생한 살인-자살 사건, 그리고 현장을 목격한 다섯 명의 이방인. 그 남자는 무슨 사연이 있길래 여자친구를 죽인 걸까. 사랑싸움을 하다가 우발적으로 여자친구를 죽이고, 본인도 죽은 걸까.
붉은색 바탕의 투박글씨체의 5인의 목격자는 나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충분했다.

저널리스트 '젠 헌터'는 일거리도 줄고, 결혼까지 생각한 남자도 잃는다. 그래도 다행이다. 젠에게는 '벡스'라는 절친이 있다. 학창시절부터 젠이 멍청한 짓들을 벌여도 묵묵히 보듬어주는 젠의 베프인 벡스가 있다. 그 날도 젠은 벡스에게 위로도 받고, 투정도 부리려고헸다. 그래서 햄스테드 히스와 켄티시 타운 중간쯤에 위치한 공원에서 벡스와 만나기로 하고, 젠은 주변의 커플들을 보며 시간을 떼우고 있었다. 다들 평화로워 보였다. 의문의 여성이 비명을 지르기 전까지. 그 의문 여성은 남자친구로 보이는 남성과 언쟁을 벌이고 있었다. 젠을 비롯한 그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그 커플을 말려야하나 싶었지만, 괜히 남의 일에 끼어드는 것 아닐까 망설였다. 그러던 순간, 남자가 여자를 죽였다. 그리고 자살을 했다...얄궂게도 그날은 밸런타인데이였다.

그 공원에서의 일은 하나의 살인 사건으로 마무리되는 듯 싶었다. 주변에 목격자도 많았고 특별한 음모도 없는 명백한 살인-자살사건으로 마무리되는 듯 싶었다. 하지만 젠은 그날의 트라우마로 악몽에 시달렸다. 나는 분명 이 사건에 트릭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경찰이나 탐정이 나와 사건을 파헤치고 살인의 음모를 밝혀낼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경찰이나 탐정은 나오지 않았다. 이쯤에서 두둥하고 나타나야 하는데....

어느날, 젠에게 진짜 범인이 따로 있다며, 의문의 메세지가 날아온다. 기자였던 젠은 본능적으로 대박사건임을 감지하고 사건을 취재하기로 한다. 사건을 파헤치려는 사람이 경찰도, 탐정도 아닌 여기자이자 목격자이다. 왜인지 새롭게 느껴지는 부분이다. 그 날 공원의 다른 목격자들을 취재하려는 젠은 의문에 남자에게 폭행을 당한다. 취재를 멈추라는 것인가. 취재를 하란 것인가. 과연 젠에게 의문의 메세지를 보낸 자와 젠을 폭행한 자가 같은 사람일까. 과연 그 커플의 죽음에는 어떤 사연이 있는 것인가.

'5인의 목격자'는 단순히 살인이 벌어지고 그 살인의 트릭을 밝혀내서 범인을 쫓는 방식의 여느 미스터리와는 다르다. 심리적인 부분을 이용하여 사건은 충분히 왜곡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하려고 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생각해보면, 대낮에 벌어진 살인이라는 것을 강조할 필요가 없다. 그것도 독자의 심리를 이용하려던 고도의 전술이 아니였을까.

모든 것이 신선한 책. '5인의 목격자'.
새로운 장르소설을 원한다면,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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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류 - 제153회 나오키상 수상작
히가시야마 아키라 지음, 민경욱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2년 6월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에서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몇십 년 만에 한 번 나올 만한 위대한 소설'이라 극찬을 받으며, 출간과 동시에 ‘제153회 나오키상’과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일본 서점대상’ 등 일본 최고의 문학상을 휩쓸며 벼락같이 등장한 히가시야마 아키라의 '류'는 검은색 바탕의 푸른색의 표지가 몽환적이면서도 신비한 느낌이 든다. 어떤 미스테리일까 궁금증을 자아냈다.

'류'는 마치 광개토대왕릉비가 생각나게 하는 의문의 흑요석 비석에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일본소설이지만, 시작을 중화권에서 시작해 한층 더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했다. (실제로 히가시야마 아키라작가님은 대만 태생으로 다섯 살까지 타이베이에서 지낸 후 아홉 살 때 일본으로 가셨다고 한다.) 너무도 흥미로워 몇일동안 나를 고생시킨 두통도 잊게 만들었다.

장제스 총통이 죽었다. 치우성은 학교에서 장제스 총통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곧바로 수업은 중단되었고, 여기저기에서 장제스 총통을 애도하기 시작했다. 다들 장제스 총통의 죽음을 슬퍼하는 것 같아보였고, 장제스 총통의 죽음으로 인해 큰 혼란에 빠질 것 같아보였지만...장제스의 아들 장징궈가 있었다. 장제스가 죽었어도 변한 것은 없었다. 이 부분에서 북한이 생각나는 건 왜일까...

중국출신인 치우성의 할아버지는 영웅같기도, 불량배깡패같기도 하지만, 예우성에게는 든든한 버팀목과도 같았다. 대의는 없었지만, 의형제의 도리를 지키기위해 나간 전쟁에서 살아돌아왔고 타이페이에 목포점을 차려 처자식을 먹여 살렸다. 할아버지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 먼저 세상을 떠난 의형제의 아내와 고아들에게 재산을 나누어주고 피가 섞이지 않은 의형제의 아들까지 거둔, 괄괄하지만, 그래도 의리는 있는 사람이었다. 다소 폭력적이긴 했어도...

어느날, 할아버지의 목포점에 도둑이 들었다. 그것도 두번씩이나. 할아버지는 도둑을 잡겠다며 목포점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주검으로 발견되었다. 할아버지는 할머니을 힘들게 하고 샤오메이 고모의 원망을 사긴했지만, 살인을 당할만큼 누구에게 원한을 살 사람은 아니였다. 도대체 누가 할아버지를 죽인 걸까?.

이야기 초반, 왜 이 책이 일본 문학상을 휩쓸었을까 의문이 들었다. 이야기가 별로라서가 아니라, 일본보다는 중국-대만이야기가 많이 나와서이다. 보수적인 나라인 일본에서 문학상을 휩쓸었다는 것은 그만큼 매력적인 이야기라는 것이겠지.

중국과 대만, 한 나라인 듯, 두 나라인 듯.
할아버지는 대만에서 잠시 쉬었다가 대륙으로 다시 돌아갈 것이라 생각했다. 치우성은 대만에서 태어났다. 뭔가 익숙한 패턴이다. 류는 일본 사람들에게는 미스터리이겠지만 한국사람인 나에게는 그저 뻔한 미스터리는 아니다.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이 두꺼운 책을 단숨에 읽게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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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내상자

인내상자 ㅣ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2년 7월

마치 판도라의 상자처럼 열면 안되는 것인가~! 궁금하군...

행성세트

[세트] 행성 1~2 - 전2권 ㅣ 고양이 시리즈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5월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에서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품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가볍게 쉽게 시작하였지만 완독 후에는 어김없이 깊은 여운이 남는다는 것일 것이다. 완독을 끝낸 어제까지만해도 인간의 이기심에 혀를 내둘렀다. 하지만 지금은 '정말로 중요한 건 소통인건가?'라는 생각이 든다.

본인의 생각을 상대방에게 이해시키고 설득시키는 것.
프리덤타워의 102개의 부족들은 민주주의라는 이름아래 토론을 벌이지만, 누구하나 소통을 하는 것처럼은 보이지 않는다. 서로를 물어뜯을 뿐이었다. 인간은 실수를 자각하고 그 실수를 만회할 방법을 찾기때문에 행성의 지도자가 될 수 있었다고 말한다. 토론의 방법을 바꿔 소통의 길로 가야하지 않을까?.

드디어 고양이-문명-행성 시리즈가 끝이 났다. '바스테트'라는 고양이를 통한 인간들에 대한 고찰은 사고의 전환의 계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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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성2

행성 2 ㅣ 고양이 시리즈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5월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에서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티무르가 이끄는 쥐군단은 더 막강해지고 더 두려운 존재가 되었다. 쥐보다, 고양이보다도 더 똑똑하고, 스스로가 더 우위에 있다고 자부하는 인간들은...한심하다.

티무르는 인간의 이기심때문에 만들어진 복수에 눈이 먼 쥐다. 티무르는 인간의 이기심의 희생양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인간들을 용서할 수 없었던 티무르는 힘이 생기자 마자 복수를 꿈꾸며, 세력을 키웠다. 인간들은 그런 티무르를 무시한다. 그리고 생존의 위협을 받는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냐고 물으면, 인간의 이기심과 멍청하다 못해 한심하기까지 한, 인간들의 태도가 잘못이다.

티무르는 복수를 꿈꾸며, 힘을 키우고 본인의 능력을 끌어 올린다. 그런 반면, 인간들은? 모든 것을 포기하고 술과 마약에 시간을 떼우며, 공포를 잊으려 한다. 심지어 고양이들도 캣잎을 먹고 헤롱헤롱 거린다. 이 부분에서 나는 진짜 인류의 멸망이 다가왔음을 느꼈다.

공포에 사로잡힌 인간들은 힐러리에게 죄를 물어 사퇴시킨다. 그리고 분열한다. 102개의 민족들과 대표들은 누가 새로운 대통령이 될지 토론을 벌인다. 민주적이라고 생각되었던 그 제도는, 그건 '악'이었다.

바스테트는 어떻게해서든 상황을 해결하려고 새로운 의견을 제기한다. 하지만 인간들은 고양이일 뿐이라며 무시하고 비난한다. 그래도 인간들은 선택지가 없었기 때문에 울며겨자먹기식으로 바스테트의 의견에 동의한다. 그렇게 바스테트으는 티무르와 협상을 시도한다. 과연 바스테트가 티무르와의 협상에 성공할까?.

사실, 티무르 군단과 인간들은 똑같은 조건이다. 둘다 제3의 눈을 가졌다. 아니, 인간들이 더 우세할지도 모른다. 바스테트에게는 ESRAE가 있으니까...왜 바스테트와 인간들은 빨리 티무르를 무찌르지 못하고 고생중인가?. 인간들이 바스테트를 존중하고 102개의 부족이 아니라, 하나의 단체였다면 대책을 더 빨리 마련할 수 있었지 않을까?.

인간의 이기심이 없었다면, 애초에 티무르는 생겨나지 않았을 것이다. 검은 옷을 입고 턱수염을 기른 사내가 소총을 발사하지 않았더라면, 쥐들이 세상에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가님은 무엇을 말하고 싶은 것일까. 인간이라는 종이 지구의 지배자라는 자리에서 언젠가는 내려오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걸까. 쌓여있는 지식은 오히려 독이 될지도 모른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걸까.

바스테트는 '소통'에 진심이다. 소통을 통하여 문제를 해결하고, 상황을 변화시키려 한다. 바스테트는 인간의 이기심도 서로 소통하여 서로를 이해한다면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그런데말이야, 소통도 이해도 용서도 쉽지 않잖아. 인간의 이기심은 쉽게 사라지지 않아.

귀여운 고양이가 나오는 판타지 소설일줄 알았지만 완독 후, 생각이 많아지는 책이다. 그렇다고 어렵지 않고, 술술 읽힌다. 더운 여름날 아이스아메리카노와 함께 읽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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