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티모어의 서
조엘 디케르 지음, 임미경 옮김 / 밝은세상 / 2017년 10월
평점 :
절판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로 세계적인 작가로 부상한 조엘 디케르의 신작이라는 기대감으로 읽기 시작한 소설이다. 스무 살에 발표한 첫 단편으로 ‘국제 젊은 작가상’을 거머쥐었다는  이 작가의 전작을 무척 재밌게 읽었던 이유도 있었지만 국내에 번역판이 나오기 전부터 이슈가 되었던 소설이었기에 더 반갑게 느껴졌다. 650페이지라는 두꺼운 책을 만나면서 언제 다 읽지 하는 생각은 완전 기우였다. 불과 몇일 만에 완독을 해버리고 아쉬운 마음이 들었던 소설이다.

 이 소설의 화자는  작가 마커스 골드먼이다. 이 소설에는 ‘볼티모어 골드먼’ 가족과 ‘몬트클레어 골드먼’ 가족이 등장한다. 유대인 집안의 사울 골드먼은 맏아들로서 변호사, 아내는 병원 의사로서 볼티모어 골드먼으로, 책 속의 주인공인 마커스 골드먼은 두 번째 아들의 자식으로서 몬트클레어 골드먼으로 불린다.

마커스의 큰아버지 가족이 사는 곳이 ‘볼티모어’이고, 마커스네 가족이 사는 곳이 뉴저지 주 ‘몬트클레어’이다. 큰아버지 사울은 볼티모어 유명 로펌의 변호사로 능력있는 인물이었고 큰어머니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매력적인 분으로 암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의사이다.
마커스 골드먼은 부와 명예를 거머쥐고 여유로운 삶을 살고 있는 큰아버지인 사울 골드먼과 그 가족을 동경해 왔다. 사촌들이 누리고 있는 부족할 것 없는 생은 언제나 선망의 대상이 되었다. 소설은 부와 명예 모든 것을 갖추었기 때문에 남들에게는 선망의 대상이고 부러울 것이 없어보이는 ‘볼티모어 골드먼’가문의 부흥과 몰락의 과정을 그려낸다. 질투란 감정에 대해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다. 그러나 질투를 어떻게 다스리느냐에 따라  독이 아닌 약이 될 수 있다.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1980년대 후반 부터 1990년대의 볼티모어 골드먼들의 가족사를 생생하게 되살리고 있다.과거 그들이 누렸던 화려한 영광의 시절부터 시작해 한 순간에 몰락의 길을 걷게 되는 모습까지 시간적인 흐름을 따라 묘사하고 있다. 모든 사람은 어떤 형태로든 누군가의 가족이 될 수 밖에 없다.  찬란했던 가문이 서서히 쇠락해 가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의 생을 결정하는건 바로 우리 자신이고, 그 책임도 우리라는 말이 가슴에 오랫동안 여운으로 남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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